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 34 | 35 | 36 | 3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 노력만 하는 독종은 모르는 성공의 법칙
벤저민 하디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화에 있어서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환경 설정이다. 저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력을 탓하며 여전히 의지력에 매달리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성장하고 싶다면 지속적으로 환경을 바꾸고 반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금보다 성장하도록 요구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즉, 재능이 문제가 아니라 재능을 펼칠 만한 상황에 놓이지 않은 것이 바로 문제이다. 

물론, 다들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다. 인간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기본적으로 이 부분은 모두 알고 있고 동의한다. 그러나, 실제로 환경이 우리가 인지한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서 의지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즉, 환경은 적응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체적으로 바꾸고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인지, 그리고 나를 성장하기 위해 어떠한 환경이 필요한지에 대한 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것을 환경설정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책을 읽고 싶으면 출퇴근길에 휴대폰은 가방에 넣고 책을 손에 들고 무작정 읽는 것이다. 그럼 매일 출퇴근 시간 1시간은 독서 시간으로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것이 바로 환경 설정이다. 

개인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도 달라진다. 사람은 그 사람만을 딱 떼어내어서 그 가치를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 맥락, 환경에 비추어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같은 사람이라도 맥락이나 환경에 따라 다른 가치를 지니게 된다. 

나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할 필요도 없고 제한해서도 안 된다. 흔히 이야기하는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한계를 만들게 되고 그 한계에 갇히게 된다. 따라서, 변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다음,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환경을 설정해야 하는가? 바로 노력을 요구하는 강화된 환경과 휴식과 회복을 위해 강화된 환경 2가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각 환경이 제공하는 상황에 몰두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힘을 쓴 시간보다 더 길고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적, 창의적 진전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휴식과 관련해서는 명상, 기도 혹은 일기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감사한 일에 대한 일기를 쓸 때 특히 마음이 고양된다고 말한다. 일기를 쓸 때는 무엇보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주간 계획도 추천한다. 

저자는 또한 아침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아침 루틴을 통해 절정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럼 하루 종일 절정 상태로 보낼 수 있다. 아침 루틴으로는 운동, 명상, 기도, 창의적 프로젝트 등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침 루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일기 쓰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기 쓰기는 다른 활동들의 효과를 열 배, 백 배 높여준다. 일기 쓰기를 병행하지 않는다면 명상, 심상 기법, 기도의 효과는 훨씬 떨어진다." 

저자는 간혹 냉정한 비판을 하며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말한다. 

"뭔가 이득이 없다면 당신은 지금처럼 살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득을 인정하라. 당신이 지금의 삶을 즐긴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렇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당신은 지금의 환경을 바꿨을 것이다. 당신은 지금의 삶이 편안하다." 

그렇다. 누구나 지금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지금 삶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성장은 없게 된다. 더 큰 가능성이 있는 환경으로 들어가야 한다. 

저자는 또한, 환경을 조성할 때,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이 없는 환경을 여러 번 강조한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손해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명상이나 일기를 쓸 때도 꼭 스마트폰을 꺼두거나 멀리 치우라고 조언한다. 

중독에 대한 그의 처방도 매우 훌륭하다. 중독은 혼자 빠져나오려고 하면 더 깊이 빠져든다. 의지만으로는 안되고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곡 기억해야 한다. 무조건 사회적 지원을 받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유혹의 순간에 자동화된 대응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일단 큰 컵으로 물 마시기 등이다. 자동화된 대응은 유혹에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질문해보아야 한다. 

당신은 얼마나 학습 환경을 변화시켰는가? 
당신은 어떻게 자신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있는가? 
당신이 환경에 위임한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강제 기능을 마련했는가? 
당신은 성공에 대한 압박을 더 느끼는가? 
지금의 환경에 안주하고 편안함을 느끼는가? 
당신을 둘러싼 환경이 제공하는 편의에 만족하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나나 제국의 몰락 - 풍요로운 식탁은 어떻게 미래 식량을 위협하는가
롭 던 지음, 노승영 옮김 / 반니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단일 품종의 대규모 생산에 따른 식량 확보는 당장은 인류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다양성의 감소는 또 다른 위기를 가지고 올 수 있다. 생산성과 경제적 이득만을 쫓는 행위의 이면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나나, 커피나무가 단적인 사례이다.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단일 품종으로 재배를 하게 되나, 이는 생물학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바로, 병충해로부터 너무나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품종으로 재배했으면 그중에서는 특정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 품종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전멸할 위험은 없고 사람도 일부 식량의 공급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단일 품종은 전멸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식량이 고갈된다.  

지금처럼 단위 면적당 식량 생산성이 높았던 적이 없다. 그로 인해, 굶어 죽는 사람도 엄청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준비를 해야 한다. 단기적인 시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품종의 재배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다. 

단일 품종 재배로 인한 끔찍한 재해를 가지고 온 대표적인 사건이 1800년대 중반의 아일랜드 감자 기근이다. 감자역병으로 인한 감자의 전멸은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이렇게 피해가 컸던 이유는 아일랜드의 감자 의존도가 그 어느 민족보다도 높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춥고 습해서 감자 말고는 잘 자라는 작물이 거의 없었다. 그 당시 아일랜드의 성인 하루에 50~80개의 감자를 먹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감자역병이 돌아 감자밭이 쑥대밭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감자역병의 원인을 찾는데 너무나 많은 세월이 걸렸다. 원인을 모르니, 해결할 수도 없고 무방비채로 당하는 것이다. 결국, 감자역병의 원인은 난균류였다. 난균류는 균류가 아니고 조류도 아닌 고대 생명체였다. 

그렇다면 감자역병에 저항력이 있는 감자 품종은 없을까? 최근까지 학계는 그러 품종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는 섣부른 판단이었다. 안데스 감자 품종들은 감자역병에 대한 저항력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감자역병균도 하나가 아니었다. 감자역병균도 종류가 다양했고 그중에는 최상의 살진균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것들도 있다. 즉, 여전히 감자는 위협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감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주요 단일 작물들도 언제 어떻게든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 원인이 난균류일 수도 있고 균류나 바이러스, 곤충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경작 면적이 넓을수록 해충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  

그 당시의 감자처럼 지금 현대인들도 몇몇 단일 작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바로 북아메리카에서는 옥수수, 유럽에서는 밀, 아프리카에서는 카사바, 아이아에서는 쌀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카사바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사는 5억 명의 주 열량 공급원이다. 특히, 콩고는 일일 열량 섭취량의 80퍼센트를 카사바에서 충당하고 있다. 카사바는 가난한 자들의 식량이다.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만약, 이 카사바가 균류나 해충에 의해 공격을 당한다면 아일랜드 감자 기근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실제로 카사바는 카사바가루깍지벌레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 연구 끝에 이 벌레를 공격하는 로페스기생벌을 카사바 경작지에 뿌리게 된다. 이 과정이 말로는 간단하지만 어마어마한 돈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무엇보다 저 멀리 아프리카의 빈곤에 그 누구도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 다행히 바사바가루깍지벌레 방제 작업에 참여한 300명의 연구진 덕분에 수백만 명이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카사바는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작물이라고 저자는 이어서 설명한다. 온난화에 따라, 점점 작물이 가능한 지역은 줄어든다. 따라서,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서도 자라는 작물의 중요성은 더 커지게 된다. 카사바가 바로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인 것이다. 

재미있지만 위험한 사실은, 작물들은 천적을 피해 이동했지만, 영원히 천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해충과 병원체가 따라잡고 만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해충이나 병원체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한 국가나 지역, 단체를 해치려고 할 때 인위적으로 퍼뜨리기도 한다. 이것도 큰 위험이자 재앙이다. 책에는 브라질의 카카오나무 사례를 이야기한다. 브라질에서 빗자루병이 갑자기 발병해 카카오나무가 감염되었다. 그리고 카카오경작계획집행위원회(CEPLAC)는 카카오나무의 생산과 회복을 지원하는 단체인데, 이들이 제시한 대책들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나아가, CEPLAC은 농부들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지도 않고 대형 은행으로부터 고금리의 대출을 받도록 했다. 이 결과로, 브라질 바이아의 카카오 생산량은 75퍼센트 감소하게 되었다. 결국, 브라질은 세계 2위의 초콜릿 생산국에서 4년 만에 초콜릿 순수입국이 되었고 지금도 같은 처지이다. 

연방 경찰은 이 재난의 원인을 찾으려고 수사하였다. 여러 정황을 봤을 때 빗자루병이 자연적으로 발병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으로 의심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이대로 미스터리로 남겨지는 듯했으나 10년도 더 지난 2006년 놀라운 반전이 발생한다. 바로, 자신이 빗자루병을 퍼뜨린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자백한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를 비롯한 범인들은 바로 CEPLAC의 기술자였다. 그들은 토지와 부의 재분배를 옹호하며 카카오 귀족의 권력에 반대하는 목적을 가지고 빗자루병을 퍼뜨린 것이었다. 그저, 감염된 가지를 카카오나무와 접촉시키면 끝이었다. 너무나 쉽게 퍼뜨릴 수 있다. 

저자는 농업 생태학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병균과 해충으로 작물이 피해를 입을 경우, 바로 병균과 해충의 천적을 이용하여 농작물을 보호해야 한다. 이때 작물과 다른 종 간의 상호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바로 농업 생태학이다. 살충제는 일단 비싸기도 하고 일시적으로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추천할만한 것이 못 된다. 자연의 생존력은 위대해서 살충제에 대한 면역력이 금방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더 강력하고 독한 살충제를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따라서, 농업 생태학을 통한 작물 보호가 더 중요하다. 

어느 지역에 어떤 종이 있는지 파악하고 상호 관계를 연구하는 것은 사실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저자는 생명의 계층을 나타내는 지도를 그럴려면 수백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자와 대학원생 수만 명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종자 연구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빌로프이다. 바빌로프는 종자를 모으고 보전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확신했다. 이 모아놓은 종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배종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충해나 균류에 저항성이 있는 특정 품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체 과제를 500년으로 보고 그중 100년을 자신이 맡겠다고 생각했다. 이 얼마나 헌신적이고 위대한 생각인가. 자신이 그 열매를 따 먹지 못하더라도 그는 개의치 않고 씨앗을 뿌리는데 전 인생을 바친 것이다. 이런 이들의 헌신 위에 문명은 발전한다. 

바빌로프 뿐만이 아니다. 바빌로프의 종자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 종자 보관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부터 보관소를 지켜야 했다. 보관소가 있는 지역의 시민들을 비롯하여, 쥐들로부터도 식량을 지켜야 했다. 종자가 곧 식량이기 때문이었다. 쥐로부터 종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와 종이 용기를 금속 용기로 바꾸었다. 독일의 봉쇄로 인해 900일 동안, 150만 명의 러시아인이 목숨을 잃었다. 굶어 죽거나 얼어 죽었다. 보관소를 지키는 연구원들도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바로 옆에 벼 품종(쌀)이 있었는데 보관소 직원들은 결코 이를 탐내지 않았다. 결국 쌀 포대 옆에서 여러 직원들이 죽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게 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자신이의 목숨과 바빌로프의 종자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기로에 섰을 때 그들은 모두 종자를 선택했다. 그들은 미래 세대를 살리기 위해 죽었다. 그들은 지식과 식물의 대성당을 짓는다는 원대한 계획을 품었으며, 그 유산이 후대에 전해지기를 바랐다." 

바빌로프도 나중에 러시아의 교도소에 수감된다. 거기서 그는 다른 수감자들에게 식물학 강의를 하며 '전 세계 농업의 역사'라는 책도 집필했다.  

다음으로 녹색혁명을 이끈 볼로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볼로그 전까지는 겨울밀을 비롯한 농사용 종자는 발아 전에 동면해야 한다는 종자생물학의 기본 법칙이 있었다. 즉, 1년에 한 번 재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품종을 만들기 위한 육종이 1년에 한 번 가능하다는 것이고 그만큼 신품종 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볼로그는 한 해에 두 번의 재배에 성공한다. 즉, 2배 빠른 속도로 새로운 품종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볼로그는 새로운 신품종 밀을 만들어 멕시코에 보급하고 밀 생산량이 4배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한 해에 두 번이 아니라, 나라를 옮겨가며 5-6번의 세대를 번식시키게 되고 이렇게 탄생한 품종은 저항력이 더 커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볼로그가 5년 만에 일으킨 밀품종 변화는 지난 수천 년간의 변화와 맞먹는다'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볼로그는 키 작은 일본 밀과 다수확 밀을 교배하여 생산성을 더 높이고 녹병에 저항력이 있는 품종을 개발한다. 이 품종의 개발로 멕시코의 밀 생산량은 1965년에 1945년 대비 10배나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야생 밀에 비하면 60배나 소출이 급증한 것이다. 말 그대로 녹색혁명인 것이다. 이 공로로 볼로그는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게 된다. 

문제는 녹색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높은 단일 품종의 대규모 농작을 하게 되고 비료와 살충제, 제초제도 함께 쓰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미국식 농업자본주의에 물든 새로운 생태가 조성되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로 인해, 농사를 짓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 결국, 종자를 구매하고 상업적 설비를 구축하고 비료와 살충제를 구매할 수 있는 농부들만 농작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는 해충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내성이 생기는 해충들이 나타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이다. 그럼 농부들은 더 독성이 강한 살충제를 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부들은 종자와 제초제, 살충제를 파는 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몬센토같은 회사들 말이다. 

동시에, 천연 살충제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천연 살충제는 유기농 농장에도 쓸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티균이다. 이런 천연 살충제를 제대로 만들게 되면 농업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다. 나아가, 세균 유전자를 작물에 심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는 언급한다. 그리고 몬센토가 비티 독성 유전자를 작물에 주입하는데 성공했다고 언급한다.  

책에서 녹색혁명의 방향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론상 녹색혁명은 생태와 진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작지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품종을 지배하는 현대의 집약적 논은 품종의 수가 적은 논보다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성이 높다. 어떤 품종이 특정 병원체에 취약하더라도, 저항력이 있는 다른 품종들과 함께 있으면 병원체의 공격을 덜 받는다. 다양성의 단점은 경작이 힘들다는 것이다." 

 

헨리포드의 이야기도 언급한다. 헨리포드는 아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고무를 직접 재배하고 싶었다. 그래서 브라질 우림 지대 바깥에 거대 농장을 지으려고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게 된다. 농장의 인구가 1만 2,000명까지 증가할 정도로 대규모의 농장이었다. 그러나 헨리포드는 자연의 힘을 간과했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고무나무에게 최악의 병원체인 잎마름병균 때문이었다. 특히, 잎마름병균은 나무가 다 자랄 때까지는 발병하지 않고 나무가 빽빽한 곳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힌다. 결국, 포드는 두 손을 들게 된다.  

세계2차대전 중 고무나무 수입이 안되자 미국은 합성고무 개발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합성고무로 전쟁에 필요한 모든 비행기, 자동차 등에 타이어를 장착할 만큼 산업으로 탄생시킨다. 그러나 합성고무는 천연고무만큼 질기지도 않고 오래가지도 않는다. 즉, 여전히 천연고무를 대체할만한 재료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잎마름병은 여전히 고무나무를 위협하고 있다.  

저자가 갑자기 식량을 이야기하다 고무나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야생에서 다양한 고무나무 종자를 확보하여 신품종을 개발하는 것 등을 통해 잎마름병에 대한 대응을 미리 하지 않으면 고무 부족 사태가 한순간에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카카오가 그랬듯이 고무나무도 전염된 고무나무로 쉽게 전염이 되기 때문에 누군가 악의적인 의도로 쉽게 퍼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된 잎만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국제연합은 잎마름병을 생물학 무기로 분류하고 있다. 

야생에서 오랜 세월 동안 돌연변이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종자를 구할 수 있다. 기후가 바뀌고 새로운 병원체가 나타날수록 야생의 다양한 종자는 더 중요해진다. 따라서 야생을 보존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경작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엄청난 면적의 야생이 사라지고 있다. 야생이 없으면 종자 보존도 안되고 우리 식량을 위협하는 해충들의 천적을 찾는 생태도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이다. 결국, 야생은 마지막 보류라고 할 수 있고 완충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야생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종자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국제 종자은행의 토대를 마련한 캐리 파울러의 이야기도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후원을 받아 노르웨이 스발바르라는 군도에 국제종자저장소(Doomsday seed vault)를 설립하게 된다. 이 저장소에는 50만 종의 종자 샘플이 모여 있고 이는 세계 식량 종자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몬센토 같은 회사들은 종자은행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수익 창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산업적으로 생산되는 유전자 변형 작물의 가장 큰 위험은 건강도 아니고 환경도 아닌 바로 해충과 병원체로부터 벗어나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유전자 변형 작물은 농업의 단순화를 유발했고 다양성의 감소를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유전자 변형 작물 등장 이후, 우리는 몇 개의 작물에 주식을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도 다양성을 늘리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저자는 '미래에는 거대 농산업 회사들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해충과 병원체, 기후에 대한 대응을 대부분 공공 기관에서 처리했는데, 농산업 회사와 경제체제가 부상하면서 식물 육종, 식물병리학, 등의 공공 연구 자금이 꾸준히 줄었다는 점이다. 모든 연구가 그렇듯, 관심과 자금이 없으면 연구를 계속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문제에 대처할 능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크나큰 위험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원래 제목인 Never out of season(언제나 제철)은 현시점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바로, 편향된 우리의 입맛이 산업적 작물 생산과 맞물려 다양성이 사라지고 단일한 주요 작물을 재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지금은 식량이 풍부하니 종자가 단일화되고 제철이 없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내재된 위험을 함께 공감하고 고민하지 않는다면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을 때 큰 피해를 입고 인류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희망적인 대안을 보여주며 책을 마무리한다. 희망 중 하나는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휴스와 살라테는 플랜트 빌리지(www.plantvillage.org)를 만들어 식물 병원체와 해충에 대한 자료를 올려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바나나 페이지에 가면 바나나와 관련된 병원체와 해충을 확인할 수 있다. 플랜트 빌리지는 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농부들이 직접 사진과 글을 올릴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전 세계의 농민들이 파수꾼이 되어 자신의 밭에서 발견한 각종 병원체와 해충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이미지를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까지 만들었다. 테스트에서 작물 14종에 대해서 식물 사진만 가지고도 26종의 병원체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준비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녹색혁명과 농산업 회사들로 인해 작물은 단일화되고 병충해의 위험은 더 커졌다. 그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새로운 병충해나 기후의 변화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것을 연구하는 기관이나 연구자들도 거의 없다. 개인이 힘을 모으고 자료를 모으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자발적 네트워크와 플랫폼이 대안인 것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굴데굴 2018-07-17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쓴 리뷰 중에서는 상당히 긴 글이 되었네요
네이버 블로그에는 3개의 글로 나눠서 올릴 계획인데, 여기는 한 번에 올렸습니다^^
https://blog.naver.com/wjlee984/221320861707

나와같다면 2018-07-1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과불식 碩果不食
씨과일은 먹지 않는다.

씨과일은 무조건 남겨야 하는 것입니다
때론 힘들 수도, 아플 수도 있지만
후대에 남겨줘야 합니다

석과불식.. 고 신영복님 생각이 납니다

데굴데굴 2018-07-19 15:4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말씀하신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 책이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는 너와의 연애를 후회한다
허유선 지음 / 믹스커피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철학자가 되고 시인이 된다. 나의 마음을 노래하게 되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온 마음과 정신을 쏟아붓는다.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서는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풀기 전까지는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는 것, 이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과 연애, 깊은 관계에서 상처가 없을 수는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그 사람이랑 나랑 공통점이 많다고 해서 '나=그 사람'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따라서, 상처나 고민이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기성애자이거나 자기 정체성을 완전히 포기한 사람일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흔히 밀당의 시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안정적인 관계에 접어드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저자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나누어주라고 조언한다. 다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상대방은 전혀 마음이 없고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려고 하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을 나누려면 일단 내 안에 사랑이 있어야 한다.  

"사랑을 진정으로 '쓰고',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은 혼자만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해서 마음이 가난해지지 않는다. 쓰고 또 써도 줄지 않는 사랑을 상대방을 통해 확인하고, 새로운 경험과 교훈을 얻고 있으니까. 그래서 혼자 하는 사랑은 때로 슬프지만, 진정으로 사랑을 나누고 있다면 삶은 더 풍성해진다."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사실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아무리 오랜 시간 같이 있는다고 해도 관계가 더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허하고 허무한 느낌만 들 수도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일부분을 사랑한다는 것이 아니다. 일부분 혹은 특정 조건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랑의 대상은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혹은 그 일부분이 없어지면 사랑할 이유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전부, 혹은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삶, 인격 등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은 조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조건을 전혀 안 볼 수는 없다. 아니, 못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돈과 외모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못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못 본척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저자는 돈과 외모를 본다고 해서 전혀 속물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오로지 내면만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계가 정상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도 제시한다. 즉, 관계에 있어서 내가 무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기준이다. 그것은 바로, 내가 웃을 수 없고 마음이 불편한지를 보는 것이다. 내 마음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지금 관계에서 뭔가 불편하고 웃을 수 없다면 무리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사랑은 일방적 희생이나 헌신이 아니라는 사실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뜻에만 맞추는 연애도 정상적인 연애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함께 뜻을 맞춰 가는 건 몰라도 내 뜻을 다 버리면서까지 연애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다. 변한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더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좋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누군가 당신을 구원해주기를 바라며 먼 환상으로 도피하기보다 '지금'을, '나'를 살자. 철학이든 사랑이든 자기를 괴롭히거나 제자리에서 방황하는 일이 아니다. 때로는 진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과정도 있지만 힘들다고 도망치지 말자. 나와 사랑과 철학을 계속 움직이면서, 마주하면서 살아보자. 이제는 우리가 사랑할 시간이다. 살며, 사랑하며, 철학하며."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평등의 이유 - 부와 권력이 집중되는 10가지 원리
노엄 촘스키 지음, 유강은 옮김 / 이데아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암 촘스키를 왜 이 시대의 지성인이자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이야기하는지 <불평등의 이유>에서도 잘 드러난다. 놈 촘스키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석학들의 글을 보면 논리력도 탁월하지만 한 가지 이슈에 대해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뛰어난 학자의 특징은 그 무엇보다 '균형'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현재 미국의 불평등이 역사상 최악의 시기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정부는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반면,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거의 정체되었다. 무엇보다 계급 이동성이 너무나 낮은 미국 현실을 지적한다.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악순환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거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정치인들은 대기업에 손을 내민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정치인은 친기업 정책(규제 완화, 기업지배구조 규정 등) 을 입법하며 다시 기업을 지원한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불평등은 심화된다. 

저자는 제임스 메디슨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불평등으로 대중들이 뭉쳐서 부자들에게 대항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비교한다. 메디슨은 민주주의를 축소했다. 부유층에 권력을 주고 국민들을 파편화시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반대로 복지국가를 제안하며 불평등 축소를 주장했다.  

불평등은 정말, 대중들한테 장점이 하나도 없다. 그 자체로 정의에 어긋나고 심지어 불평등이 심하면 건강 인자가 더 악화된다는 연구도 있다. 낙수효과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 정설이다. 불평등이 심한 국가는 경제 성장이 정체된다는 연구도 있다. 이처럼 불평등의 폐해는 끝도 없다. 다만, 권력과 부를 유지하고 끝없는 탐욕으로 더 쌓아올리려는 이들에 의해 사회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실업률도 언급한다. 기업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착취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업을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다. 결국, 가난한 노동자들은 점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반면, 임금이 높은 전문직은 보호받는다. 그들은 사실, 경쟁자가 거의 없다.  

특히, 앨런 그린스펀이 의회에서 증언한 내용은 너무 황당하다. 요지는 노동자 불안정성을 확대하면 순순히 통제된다는 것이다. 즉, 고용 불안에 시달리면 임금 인상이나 근무조건 개선 등을 요구할 여유나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연장선상에서 미국의 근로 시간도 한국에 비해 만만치 않은데, 노동시간이 길면 자유와 여가 및 생각할 시간이 적어지게 되고 주어진 삶에 순응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진 자들은 더 가지려고 하고 대중을 손아귀에서 놓치려고 하지 않는다. 금융권의 로비 앞에 금융 규제도 다시 하나씩 사라진다. 심지어, 규제를 받아야 하는 기업이 규제자를 관리하게 된다. 권력의 중심에 있는 자들을 누가 막을 것인가? 이에 대해 저자는 유일한 대항 세력은 바로 '당신'이라고 말한다. 나를 포함한 대중이 감사기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중이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금융기관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  

"대중이 반격을 가하는 정도만큼(거대 은행을 규제할 뿐 아니라 이 은행들이 적법성을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효과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요구는 금융 체계를 이루는 기관들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권력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대중을 견제한다. 그중 하나는 바로 연대를 막고 '타인에게 신경 쓰지 말라'라는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다. 특히, 권력자들은 사회보장제도를 혐오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회보장제도는 연대라는 하나의 원리에 근거한다. 연대란 타인을 돌보는 것이며, 사회보장제도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상위 부유층에게는 사회보장이 전혀 필요 없기 때문에 그것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일사불란하게 불어진다." 

그래서 사회보장 예산을 삭감하여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이 화를 내어 민영화만이 답이라는 식으로 끌고 간다. 

공교육에 대한 공격도 마찬가지다. 내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어 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이웃에 사는 아이가 다닐 수 있도록 기꺼이 세금을 낸다. 이것이 정상적인 인간이 지는 감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이런 감정을 몰아내고 있다. "나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없는데, 왜 세금을 내야 하지? 민영화하면 되잖아."라는 식으로 말이다.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무상교육 혜택을 주어서는 안 될 경제적 이유 같은 것은 없다고 저자는 확실히 말한다. 다만 사회적, 정치적 이유만 있을 뿐이다. 

'시장의 원리'라는 잣대로 복지와 사회보장제도, 의료보험 제도에 들이대면서 정작 대기업들은 시장 원리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정부는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모든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도와주려고 한다. 시장 원리대로라면 망할 회사는 망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 개인들과 사회 제도에는 엄격한 잣대를 대는 정부가 정작 기업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중의 손으로 뽑은 정부가 기업의 편에 서 있다.  

저자는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은 오직 당신을 포함한 대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투표도 중요하지만 평상시에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로 대중운동을 개발하고 조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조직은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정치인들을 견제해야 한다.  

이런 조직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동조합이다. 노조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는 수많은 미디어와 매체가 있다. 이에 따라 이제 대중들도 이제는 노조가 시위한다고 하면 일단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많다. 부자들의 전술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증거이다.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하면 기업이 흔들리고 나라 경제가 흔들릴 것 같은 암시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대중에게 변화시킬만한 힘이 있을까? 많은 이들이 더 이상 피통치자들이 아무리 뭉쳐도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권력자들이 꽉 쥐고 있는데 과연 세상이 변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런 생각을 갖게 만든 것이 바로 부자들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똑똑한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과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대중에 있을까라는 생각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쟁점이 아닌 주변으로 돌리는 것 이 모두가 그들이 사용하는 홍보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우리가 이 정당하지 못한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렇게 정당화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 그런 정당성 없는 권위 형태를 해체함으로써 자유와 정의의 영역을 넓히려고 해야 한다. 헌신적으로 몰두하는 조직화된 국민들이 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단지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애당초 그런 구조가 왜 존재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사람들이 조직화된다면, 즉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의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운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으며, 우리는 많은 승리를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역학이라는 분야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역학과 사회학 만남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고립 등의 여러 문제들이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사회역학이다.  

"사회역학은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입니다." 

저자는 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고민한다. 질병의 원을 개인 차원이 아닌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토대 위에서 역학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고용불안에 처한 사람이 더 일찍 죽는다. 이에 대해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정부와 사회는 이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 해결의 시발점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사회역학 탐구의 목적이다.  

고용불안에 처한 사람뿐만이 아니다. 남녀 차별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아팠다. 놀라운 것은 자신이 남녀 차별을 받았는지에 대해 '해당사항 없음'으로 답한 여성들이 가장 많이 아팠다는 것이다. 심지어 차별을 경험했다는 사람들보다 더 건강 상태가 안 좋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차별 경험을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가장 많이 아팠다'라고 이야기한다.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였다. 폭력을 경험하고 누구에게도 요청하지 못한 학생들의 우울증상 유병률이 높았다. 놀라운 점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학생들보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라고 답한 남학생이 더 아프다는 것이다. 스스로 괜찮다고 말하며 상처를 숨기는 학생들이 더 큰 아프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 현상들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결국 사회의 약자들과 소외받는 자들이 단순히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까지도 약탈당하고 침해당하며 보호받지 못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여러 사례를 통해서 알려준다. 나아가, 이런 사회역학 구조를 분석해서 원인을 파악하게 되면, 그다음 유사한 위험이 닥쳤을 때에 준비하고 방어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저자는 강조한다.  

폭염도 에어컨이 없는 가난한 이들이 일반인들보다 사망할 위험이 3배나 높았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혼자 사는 이들도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높았다. 이 원인을 사회역학적으로 파악한 뒤, 그다음 폭염에서는 대체가 가능했음을 저자는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놀랍게도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대응한 결과, 사망자 수가 700명에서 110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낙태 금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1966년 루마니아에서 낙태금지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처음 잠깐은 출산율이 증가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음지에서 낙태수술을 하거나 의사 도움 없이 유산하는 등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출산율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고아원 아이의 수는 늘어나고 모성 사망비가 급증하게 된다. 결국 1989년 12월 낙태금지법은 철폐되고 모성 사망비는 다시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아무런 사회적 제도와 안전망 없이 시행하는 낙태금지법은 오히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임신 상태에서의 영양 공급이 아기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건강 상태와 아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이 결과는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여러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사실이다.   

흡연도 사회역학의 관점으로 다가서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흡연은 저소득층 사람들이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적은 비용으로 푸는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스트레스는 아주 잠깐 줄어들었다가 원래대로 다시 늘어난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10년 뒤에 폐암이 발생할 수 있으니 담배 끊으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그들이 처한 상황이 개선되거나 바뀌지 않은 채, 개인에게 금연을 하라는 것은 옳은 접근이 아니다. 실제로 저자는 연구 결과 금연 프로그램만 진행한 경우와 금연 프로그램과 더불어 산업안전 프로그램 진행을 병행하여 사업장을 안전하게 바꾼 케이스를 비교한다. 그 결과 놀랍게도 후자가 금연율이 2배 가까이 높았다. 

에이즈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이미 치료약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나 정부가 제공하지 못하면 여전히 사람들은 치료를 못 받고 죽게 된다.  

저자는 IMF 관련해서도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유럽 나라의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14%, 16% 증가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프로그램에서 빠져나오면 결핵 사망률이 31% 정도 줄어들었고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슬로베니아는 오히려 결핵 사망률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데이비드 스터클러 교수는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공공의료 시스템과 사회안전망에 투자하는 비용이 감소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처럼 개인의 질병과 관련하여 국가와 정부, 공동체의 책임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회역학 탐구를 통해 그 관계와 원인이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 원인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위험한 작업장을 방치했던 일터가 금연율을 낮췄고, HIV 치료약 공급을 전적으로 민간보험에 맡겨둔 지역사회가 AIDS 사망률을 높였고, 경제 위기 속에서 공공보건의료 영역의 투자를 줄이기로 한 국가의 결정이 결핵 사망률을 증가시켰습니다." 

책에 나오는 저자의 연구결과는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울 때가 있는데, 쌍용차 노동자들의 연구가 그중 하나였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50.5% 제1차 걸프전에 실제 참여한 군인(22%), 포로로 잡힌 군인들(48%) 보다 높았다. 정리해고와 파업을 하며 경험한 일이 전쟁보다 더 깊은 상처로 노동자들에게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자살을 비롯해, 뇌출혈, 심장마비 등으로 죽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실업률이 증가하면 그 사회의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것도 너무나 슬픈 연구 결과이자 '사실'이다. 그런데,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는 두 지표가 서로 관련이 없었다. 바로, 정부와 국가에서 실업자에 대한 재고용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사회적 안전망이 있고 없고는 개인의 안녕에 너무나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의 해고는 북유럽의 해고와는 질이 다른 것이다. 저자는 '해고는 살인'이 되기도 한다고 표현한다. 

대기업과 연관된 직업병에 대한 이슈는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대기업의 근무 환경이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내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기업의 권력과 돈을 앞세운 공격 앞에서 묵묵히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심지어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약자인 근로자들의 편에 서는 것도 쉽지 않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는 살아있고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있어서 그나마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이슈조차 되지 않고 부당한 처우와 죽음을 당한 이들은 잊혀졌을 것이다. 

고용 불안은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몸이 아픈데도 참고 일한 경우가 2배 이상 높았다. 언제 해고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몸이 아파도 쉬지도 못하고 참고 일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가 바로 경제적으로도 건강에서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장시간 노동도 문제인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공의들이다. 한국의 전공의들이 비교해보면 노동 시간이 길수록 우울증상 발생 위험도 높아졌다. 그리고 이들도 아파도 참거나 스스로 처방해서 약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직 30%만 다른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았다. 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의료과실이고 그 피해는 다시 서민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소방공무원도 빠질 수 없다. 소방공무원은 업무 중 부상당해도 혹시나 인사 평가에 불이익이 있을까 봐 치료 신청을 하지 못했다. 항상 위험을 동반하며 근무할 수밖에 없는데, 그리고 일하다 다치는 것도 억울한데 치료도 자기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면서 해야 된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연구결과, 동성 결혼 금지 법안이 통과된 주에 거주하는 성소수자들만 정신건강이 악화되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즉, 합법적으로 결혼한 성소수자들은 이성 부부와 비슷하게 양호했다. 이성애자보다 성소주자의 자살 시도도 높고 우울증 등도 1.5배 높았다. 결국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편견, 분위기, 차별이 이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더 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이민자와 재소자의 인권에 대한 부분도 짚고 넘어간다.  

또한 책에서는 사회적 연결과 사망률이 연관되어 있음을 이야기한다. 놀랍게도 사회적 관계망에 따라 1.8배에서 2.7배가량의 사망률 차이가 존재했다. 더 많이 연결될수록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지금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은 여전히 그 독성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화학물질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이렇게 버젓이 사용되는 이유는 독성이 확실히 있다는 충분한 증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새로운 물질이 사용되기 전에(사전주의 원칙) 기업이 충분히 사람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크리벨 교수를 인용하며 말하고 있다. 또한 대중들이 사용할지 말지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함도 지적한다. 

이와 같이 저자는 책에서 사회 곳곳에 있는 약자들을 대변하며 공동체에 그 책임이 있음을 호소한다. 이제는 더 이상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할 수 없다. 나아가, 정부와 국가, 공동체가 변화될 때 더 많은 사람이 더 건강하고 아프지 않은 상태로 이 땅을 살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보고 고민해야 하는 소중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 34 | 35 | 36 | 3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