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힘 - 인생의 무기가 되는 12가지 최소한의 수학도구
올리버 존슨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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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전공은 사회학이고, 부전공은 아동 가족학입니다. 사회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싶었고, 더불어 인간 내면도 알고 싶었습니다. 둘은 참으로 멀게 보이지만 실은 매우 가깝습니다. 인간을 빼고 사회를 분석할 수 없고, 사회 현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또 있습니다. 수학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문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수학이 어려웠습니다. 친해지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더군요. 수학이 저를 싫어했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죠. 사회학과 아동 가족학을 공부하면서 좋았던 것은 수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문제는 사회학 필수 전공인 사회통계학이었습니다. 사회통계연구에 사용되는 SPSS를 실제로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억지로 따라가긴 했지만 참으로 고역이었습니다. 수학을 피해서 사회학을 선택했는데, 여전히 수학은 매우 중요한 존재로 가까이 있었습니다.



학문으로서의 수학을 멀리할 수는 있지만, 수학은 일상 곳곳에 뿌리내려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시대에는 수학의 활용이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이 책 『수학의 힘』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학 도구를 통해 보다 친숙하게 수학을 대하게 해줍니다.



판데믹 기간 코로나바이러스 통계를 알기 쉽게 해설해 주면서 주목받은 이 책의 저자 올리버 존슨(Oliver Johnson). 그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서 통계나 수학 도구를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자체로는 많은 말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가공하여 적절하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본 지식이 없다면, 그것을 오용하여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속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실제로 매우 많습니다.



축구 경기나 주식 등의 예측이나 AI, 자율주행, 스마트폰, 게임이론 등 우리의 일상에 매우 친숙한 사례에서 어떤 수학적 법칙이 사용되었는지를 저자는 분석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수학적 법칙을 도구로 활용하여 보다 더 풍성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저자는 데이터를 그래프로 표현하여 수학적 방식을 쉽게 익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쏟아지는 복잡한 수량과 데이터를 어림짐작하는 방법도 가르쳐 줍니다. 또한 지수적 증가 개념으로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과 수학모델이 변화를 어떻게 파악하는지도 말해줍니다.



이러한 다양한 수학적 법칙들을 살펴본 뒤 저자는 오류에서 배우는 교훈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다양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기를 촉구합니다. 수학 자체는 올바른 도구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사회의 복잡다단함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수학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수학이라는 학문에 조금 더 마음이 열리게 됩니다. 이미 우리의 삶에 아주 밀접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데이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해야겠다는 다짐하게 해줍니다.



*이 리뷰는 더퀘스트(@thequest_book)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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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 말씀이 실제가 되는 교회론
이재학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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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시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초대교회의 지도자들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지요. 교회의 교회됨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구현할지를 끊임없이 질문했을 것입니다.


교회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 지역과 교회의 현장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계속된 노력으로도 변화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많습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요 말씀으로의 순종일 것입니다. 그로부터 신선한 지혜가 선물로 주어질 것입니다.


'본질로 돌아가자'라는 말을 하지만 그것은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요 열매입니다. 여기에 그런 싸움의 흔적을 가진 교회가 있으니 '하늘땅교회'입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작은교회연구소 소장인 이재학 목사는 교회가 교회되게 하는 든든한 신학을 바탕에 두고, 지역 교회들과 세상과 소통하는 모델을 제시합니다.


예배, 교육과 교제, 선교는 교회론의 핵심적 주제입니다. 바로 교회의 본질입니다. 이것을 목회자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현장에서 이 영역들에 균형을 잡고 생명력을 더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여러 상황으로 인해 어떤 영역들은 축소되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저 영역 이외의 세상 가치관이 침투하는 것이겠지요.


위의 영역들이 선순환을 일으킬 때 교회는 영적으로 살아납니다. 저자는 각 영역들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구체적인 사례들로 적용합니다. 실제적인 교회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가니 막연했던 교회론은 구체화된 살아있는 교회로 다가옵니다.


특히 지역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교회의 사명으로 삼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지역과 소통하며 그 필요에 반응하는 목회입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지역의 다른 교회와 연합하여 함께 기도하고 섬기는 것은 한국교회가 상생할 수 있는 적실한 대안으로 보입니다.


한 사람의 목회자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모든 교회와 함께 손을 잡고 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더불어 교회가 교회를 세우고, 목회자가 목회자를 세우는 것이 지역을 살리며, 동역자를 세워가는 일임을 강조합니다.


앞으로 세상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며, 그만큼 더욱 다양한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성장보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이 곧 우리의 부름이요 교회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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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옆 미술관 -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능력
구미정 지음 / 비아토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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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



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



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는 작가의 시선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일반적인 성경 읽기와 다른 독특한 시각을 볼 수 있는 그림이 많습니다. 왜 저 그림에서는 등장인물을 저렇게 배치했을까? 등장인물을 왜 저렇게 표현했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경에서 강조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볼 때의 짜릿함이 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비밀스럽게 숨어있기에 꼼꼼하게 관찰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빛으로 주인공을 강조하기도 하고, 섬세한 붓 터치로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을 표현할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참으로 다양하고도 풍성하게 오랫동안 작가들이 성경 말씀을 표현했음에도 우리가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작품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더불어 성경에 대한 건강한 해석이 필요해서 일 것입니다. 어느 하나가 부족하다면 우리를 위한 친절한 안내자가 되기 어렵겠지요.



여기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적실한 안내자가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깊은 관심과 더불어 탄탄한 신학적 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인문학자로서 세상과 기독교의 소통, 생명과 윤리, 자연에 열려있는 구미정 저자의 신학적 색채가 이 책 『교회 옆 미술관』에서 찬란하게 빛납니다.



예술가로서 하나님은 제한된 교리에 답답하게 묵여있으신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모든 만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지쳐서 한숨만 나올 때, 우연히 마주친 음악과 그림, 꽃과 태양으로 일순간에 하나님으로 충만한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를 능숙하게 인도합니다. 성경의 인물들을 톺아봅니다. 여러 작품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성경 이야기와의 차이점에 주목하며 작가의 시선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조목조목 말해줍니다.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다 미술관에 온듯한 착각을 합니다.



그렇게 저자를 따라가다 우리는 작가의 마음 한가운데로 들어가 봅니다. 작가들은 성경 이야기의 맥락과 분위기에 진심이었습니다. 미처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냅니다. 그렇습니다. 작가들이야말로 섬세하게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약하고 소외된 성경 인물들을 대합니다. 여전히 그림 가운데서도 은연중에 담긴 배제와 차별을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금 꿈을 꿉니다. 세밀하게 성경의 인물을 관찰하고 상상했던 작가들의 눈을 빌어, 조금 더 환대하고 포용하며 평화를 꿈꾸는 세상과 교회가 되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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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신자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문제는 이 마음을 갖고서도 세상 권력에 굴복한다는 거다. 큰 고민 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신앙과 권력은 양립할 수 없는데오 버젓이 두 주인을 섬긴다.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면서 정치권력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도무지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는다. 아무런 죄책감이 없이 ‘생각하지 않는 죄‘를 범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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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위로 - 카페, 계절과 삶의 리듬
정인한 지음 / 포르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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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체성이 모호합니다. 카페에서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립니다. 사무실에서는 재정을 관리하고 온갖 행정을 담당합니다. 강단에 서면 말씀을 전합니다. 새벽에는 책을 읽고 서평을 적습니다. 이런 일들의 구획은 정해져있지 않아 필요가 달라질 때마다 저의 역할도 바뀝니다.




문제는 전문성입니다. 바리스타로서의 전문지식이나 실전 경험도 부족합니다. 여러 문서와 엑셀 작업을 하지만, 전문가는 아닙니다. 신학적 지식이나 목회 감각도 여전히 부족합니다. 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아쉽습니다. 글을 적는 사람으로서는 걸음마 단계입니다.




이 모든 일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모든 일에 마음을 담아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커피의 향으로, 행정적 필요를 적시에 채워주는 탁월함으로, 가장 필요한 말씀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현재 우리에게 울림이 될만한 책을 따뜻하게 포장하여 소개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김해 장유에서 10여 년 있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고, 카페에서 책 읽는 시간을 즐기다 보니, 전임 사역을 하기 전에는 카페를 여러 군데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입소문을 통해 만나게 된 곳이 '좋아서 하는 카페'입니다. 예술가의 향기를 풍기는 사장님과 풍부한 맛의 커피가 일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환대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많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음료 한 잔에 담긴 정성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 비치된 책들은 이곳에서 충분하게 시간을 보내도 된다는 메시지로 느껴졌습니다. 아메리카노를 리필까지 해주시니 따스한 마음은 더해갔습니다.




온종일 사무실과 카페에 있다 보니, 다른 카페에 갈 수가 없습니다. 한 번씩 '좋아서 하는 카페'의 원두를 사서 내려먹지만, 카페에서의 그 맛과 향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이제 사장님이 아닌 작가로 만납니다. 커피에 담았던 진심을 글에도 빼곡하게 넣어 둡니다.




정인한 작가의 글은 과장되지 않습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습니다. 일상을 그대로 녹여내어 정감있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그 행간에 녹여 있는 치열한 고민을 마주합니다. 사람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엿보입니다. 커피에 관한 전문적인 글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어우러집니다.




이 책을 읽노라면 '좋아서 하는 카페'에 앉아 사시사철 변하는 풍경을 바라보는 듯합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쌓였던 피로가 사그러듭니다. 힘들고 고되어 지쳤던 우리에게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여전히 사람을 그리워하고, 마음을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음이 위로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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