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버드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이키에서 배웠다
신인철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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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하버드에서 공부한 내용이 알고보니 나이키를 공부하면서도 배울 수 있었던 거였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표지에 보이는 로고 같은건 말그대로 마케팅을 위해 넣은 것.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흔히 알려진 케이스 스터디 방식을 통해 나이키라는 기업을 창업스토리에서부터 전략,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여러각도를 통해 분석한 결과물을 1강부터 19강까지 쪼개서 엮은 책이었다.


스우시, 나이키 운동화의 로고를 부르는 명칭이다. 기업명은 알아도 로고의 이름을 별도로 붙여놓은 경우가 얼마나 될까 문득 궁금해진다. 스타벅스의 세이렌도 신의 이름이지 로고의 이름은 아니니 같은 경우는 아닐 것이고. 애플의 로고 삼성의 로고라고 하지 별도의 이름은 없지 않나? 아, 벤츠의 로고의 삼각별이라고 부르긴 하는것 같던데 이게 공식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로고하나만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특히나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유명 스포츠 스타 마케팅을 통해서 전세계적인 스포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한 나이키. 이 회사에 대해 저자는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스토리를 갖고 있고, 이러저러한 위기를 이겨냈고, 나름의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적지않은 분량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일본의 오니즈카 타이거 운동화를 수입해 파는 무역상에서 와플기계에서 착안한 운동화 깔창개발을 통한 창업, 스우시 로고를 디자인학과 대학생을 통해 일주일만인가에 받아서 적용, 제3세계 아동 노동 착취 문제로 인해 발생한 위기, 스포츠 선수 후원을 통한 브랜딩 전략 등 상당 부분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이렇게 한 기업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필나이트가 쓴 자서전도 몇년전에 나왔는데 그 책을 아직 못봤다 싶지만 분명 이 책 저자가 그 책의 내용을 상당히 참고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한때 경쟁자였던 아디다스나 리복, 푸마 등은 이제 나이키와는 브랜드 가치 차이가 벌어진 듯한데 얼핏 찾아보니 우리나라 한정해서는 아디다스와 최근들어 업치락 뒤치락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화승의 프로스펙스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전이 아쉬운 마음도 들고. 그러고보니 몇년전 잠깐 반짝하다가 대리점들 부도내고 먹튀한 국내 신발 생산업체가 있지 않았나 싶은데 어디였더라...


하여간 나이키라는 회사가 궁금하다면 창업자의 자서전 만큼 이렇게 분야별로 정리된 책을 보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또 저자의 프로필을 보니 조직문화 담당자, 리더십 교육 담당자로서 오래 일하시고 책도 여러권 내신 분인데다 콘텐츠 재능기부 단체를 운영하고 계신다고 하여 이런 부분도 눈에 띄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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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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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강연을 통해 처음 접하고 마침 책이 나와있길래 챙겨두었다가 이제서야 완독. 저자의 고고학 관련 여행기를 담은게 아니라 고고학자로서 겪은 자신의 경험과 주요 고고학 유적지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엮어 에세이 형태로 담아낸 책이다. 그러니 사실 어느부분 부터 읽어도 상관없어보이는데 나야 늘 그렇듯 차례대로 읽어나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니만큼 발굴관련한 전문적인 이야기보다는 교양서로서 알아두면 좋을 지식들이 친절하게 녹아들어 있어 의외로 유익하게 볼 수 있었다. 사피엔스라던지 로빈 던바의 수 같은 다른 분야에서 접했던 지식과의 접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대충 몇가지만 요약해 생각을 덧붙여 적자면.


- 직립보행은 목숨을 건 진화였다. 발달된 두뇌와 지혜를 얻는 대신에 너무나 많은 동물적인 장점을 포기했기 떄문이다. 이동 속도 등에서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이게 직립보행을 한 결과물이 발달된 두뇌인 것이지 두뇌를 발달시키기 위해 직립보행을 한건 아닐것 같으니 뭔가 인과관계가 바뀐듯 한 느낌. 애초에 왜 인류의 조상은 두발로 걷고자 했으려나.


- 임사체험의 경험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 중 하나는 나비의 출현이다. 뇌과학자였던 이븐 알렉산더는 자신이 겪은 임사체험을 공개했고 뉴스위크지에 실리기도 했다고. 실제로 나비같은 매개체에 이끌려 저승으로 헤엄쳐가는 모습은 세계 각지의 무덤에서 관찰된다고 한다. 오래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무슨 책에서 임사체험을 관광상품화 한 소재를 다룬 기억이 난다. 아마 거기서도 나비이야기가 나왔던걸로 기억. 그러고보면 장자의 호접지몽이라는 고사성어에도 나비가 나오는걸 보니 정말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비는 죽음너머의 세계와 관련이 있는듯 하다. 그러고보니 나비 본지 참 오래되었다.


- 십수어년전 제너두라는 펜션을 갔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펜션의 이름은 원나라가 건설했던 '여름의 수도'를 말하며 흔히 초원의 낙원을 상징한다고 한다. 제너두라는 활자를 읽는 순간 같이 갔던 엠티 멤버들이 생각나더라는.


-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마늘은 실제로 당시 '곰마늘' 또는 '곰파'라고 불리던 '명이나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명이나물 먹고 싶어진다. 명이나물 관련해서 최근 방송에서 다룬걸 본 기억이 나는데. 찾아보니 선을 넘는 녀석들이었다. 편집하고 보니 여기서는 '산마늘'이라고... 이름이 많았나.



그러고보니 명이나물 관련한 광고도 있었다는!



이 광고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또 피식하고 웃게 된다. 얼른 마무리하고 맥주한캔 하고 싶어지네.


그러니 후다닥 마무리. 건물이나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된 유적을 공사를 중지하고 발굴하는 것을 구제발굴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는 것은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몇년년 이슈가 되었던 강원도 레고랜드 이야기도 나오고 마찬가지로 부동산 개발로 많은 부분이 유실된 풍납토성 이야기도 등장. 인디아나 존스라는 영화를 일본에서 리메이크 한다면 우리나라가 배경이 될텐데 이걸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하는 부분에서는 그 영화가 달리 보이기도 했다. 일본의 우리나라 문화재 발굴 이야기, 후지무라의 유물조작 사건(방송에서도 다뤄졌다.) 등 에피소드 중심으로 되어있어 쉽고 재밌고 유익했던 경험이었다.


아 이문장을 마지막으로 인용하는 걸로 마무리.


- (전략) 수많은 무덤을 발굴하면서 이처럼 덧없는 인간의 욕망을 깨닫게 되곤 한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의 생에서 중요한 건 뭘까? 이 한 문장이 그 힌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 공짜야. 그걸 누릴 줄 알면 부자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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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 천재들이 사랑한 슬기로운 야행성 습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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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요즘 야행성으로 사는지라 뭔가 유의미한 내용이 있을것 같아 읽어봤는데 제목에 속았다. 어느정도의 과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적어도 생산'술'이라는 단어는 붙이지 않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마지막 챕터에서 다루고 있긴했지만 일반적인 이야기일뿐 야행성 인간과의 접점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야행성으로 사는 것이 나쁜것이 아니라는 것, 즉 지적인 인간이 되는 것과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서는 볼만했다. 아침형 인간이 주목받던 시기가 있었고 오래전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보았던 유명인들의 생활 사이클을 분석한 그래프(글쓰고 찾아서 넣어야겠다.)에서 볼 수 있듯이 언제가 가장 생산적인 시간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이야기.


그러고보면 어쩌면 나는 이미 주로 밤에 독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종이책 만큼 전자책도 많이 보고 있는데 저자는 오디오북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한번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게 이득이라면 이득이랄까. 영화랑 같이 책을 보라는 부분도 비슷하게 실천하고 있기도 했고. 아참, 부작용도 있었는데 혼술보다 혼책을 하라는 챕터가 있는데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반대로 갑자기 혼술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다. 책이든 영화든 타인의 삶을 간접경험해보는 효과가 있는데 자서전이 아닌이상 책이나 영화 또한 저자나 감독(또는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겪은 사건과 스토리가 담긴 결과물이니 그 결과물을 다시 내가 접한다는건 일종의 돌려막기가 아닌가 싶은 엉뚱한 생각도 한번 해본다.


이런류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목차만 보아도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대략 알 수 있을법하지만 이 책을 보고 관련한 영화를 한편 봤으니 나름대로는 의미있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러고보면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생산술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내용이라면 잠들기 직전에 어두운 방안에 누워서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켜놓고 내일 일정에 대해, 혹은 생각나는 아이디어에 대해 주절주절 녹음해놓고 다음날 아침에 들어보면서 해야할일을 놓치지 않거나 지나칠뻔한 아이디어를 살려봐라라는 내용이라도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하는 아쉬움도.


아, 하나 동의할수 없었던 부분은 댓글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흐름을 본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언론사나 포털의 댓글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에 대해서 저자가 모르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고보니 일본 언론도 만만치 않은걸로 아는데 통제라는 다른 측면에서 문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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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들 - 천만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티브는 어디서 시작하는가
강제규 외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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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기획한 특강시리즈를 엮어낸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연사는 강제규, 곽경택, 김용화, 봉준호, 이명세, 이순재, 임순례, 장준환, 정진영, 허진호까지 10분. 중요한건 아니지만 저자 및 차례도 가나다순으로 배치한걸 보니 강연하신 순서는 아닌듯 해보인다. 아쉬운 점은 내용을 많이 생략한건지 강연 시간 자체가 길지 않아서였는지 10개나 되는 강연을 담은 책이 270페이지 정도, 그러니까 각각의 이야기가 십수어장씩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짧았다는 점. 아무래도 다들 비슷한 분야에 계시다보니 메시지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덜어내고 비슷하게 분량을 맞춘건가 싶은 생각도 해본다.


그런 차원에서 몇가지 주제 문장만 발췌해보자면


- 강제규 : 그래서 저는 창작을 할 때만은 배우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무엇이든 만들어보세요. 만약 영화를 찍고 싶은 거라면 말이 되든 안 되든 신경 쓰지 말고 찍어보세요. (중략) 일단 만들어놓고 부족한 걸 공부하세요. 순서를 바꿔야 해요. >> 생각만 많은 내게 항상 실행 먼저라는 메시지!


- 곽경택 : 내 아이디어, 내 연기, 내 글, 이런 것들을 소개할 때 움츠러들지 마세요. 필드에 나갔을 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공격적으로나의 상상력과 나의 재주와 내 연기력을 소개할 줄 아는 것입니다. >> 지금도 내게 필요한 부분이다.


- 김용화 : 저는 제가 만든 시나리오 혹은 영화에 대한 의견을 물을 때 (중략) 1점과 5점은 읽지 않습니다. 소중한 의견이지만 두 눈 질끈 감고 넘깁니다. 그리고 2점부터 봅니다. 2점을 3점으로, 3점을 4점으로, 4점을 5점으로 만들기 위해서요. >> 약간 다르지만 NPS가 생각나기도 하는 멋진 접근법.


- 봉준호 : 대학시절 우연히 본 오대산의 고속버스, 중학생 때 낙서를 하며 상상했던 한강 속의 괴물, 어린 시절 지하실에 들어가서 놀던 추억들까지. 그 이미지를 마주하고 바로 작품으로 꺼내놓을 수 있던 건 하나도 없어요. 모두 아주 오랜 시간 마음속에 담아두고 고민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탁 하고 꺼낸 거죠. >> 당장 이분들처럼 작품을 만들어내야하는 창작자가 아닌 우리는 언제 꺼낼일이 있을지 모르니 쌓여만 가는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기록을 해두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 이순재 : 왜 스스로의 평가가 중요하자면, 남의 평가에 신경 쓰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는 잘 안하려고 하기 때문이에요.남이 보는 것에 상관없이 나는 좋았는지 나빴는지 전혀 고민을 안하는 거예요. (중략) 젊었을 적에는 욕이라도 섞어가면서 누가 가르쳐주려고 하지만 나처럼 나이가 들면 누가 말을 해주지도 않게 되죠. 불편하니까 다음에 안 부르고 마는 거예요. >> 나같은 경우 다른 의미에서 와닿는 내용.


- 허진호 : (타인의 경험을 홈쳐라는 메시지) 송강호 배우는 대표적으로 관찰을 많이 하는 배우로 꼽힙니다. 포장마차에서 가서 술을 마실 때도, 우연히 만난 사람을 대할 떄도 언제나 주변을 보며 개인적이면서도 독특한 특징들을 살피고 연기에 적용하죠. (중략) 창작에 있어 성공보다 중요한 것이 색깔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재능보다 진하게 느껴지는 색깔이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되기 때문이죠. >> 나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돌아보고 다른사람의 다양한 일상과 특징을 관찰하는 게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나의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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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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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국내에서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판데믹으로 인한 반사이익 또한 꽤나 보고 있을것 같고.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이름 또한 넷플릭스인데 혹 이 회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창업자 이름을 이렇게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고. 리드 헤이스팅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혹 이야기는 들어봤을지도. 그가 이 회사를 창업한 이유가 비디오를 빌렸다가 깜박하고 대여기간을 넘겼더니 연체료를 몇십달러 물어내야했고 이때 연체료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어떨까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


이 책은 내가 알고 있었던 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모두 정확하지 않았음을 일깨워 주었다. 넷플릭스는 리드 헤이스팅스 혼자 만든게 아니라 저자인 마크 랜돌프와 둘이서 창업한 회사였고(이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기전까지 상당기간 마크가 CEO 역할을 역임했다.), 그 아이디어 또한 맞춤형 샴푸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아이템을 검토한 끝에 선택된 것이었으며, DVD 대여사업을 시작했을때는 그들도 연체료를 받았었다는 것.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라는 제목은 마크가 넷플릭스 사업모델을 아내에게 이야기했을때 들었던 첫마디라고 한다. 그만큼 어찌보면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는 말이다. 이 책을 보면 이러한 평가를 받았던 아이디어를 성공시키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준비하고 대비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넷플릭스 창업 초기의 리스크 극복에서부터 블록버스터나 아마존의 위협을 이겨내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마크의 관점에서 짚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보았던,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만들어낸 하워드 슐츠의 온워드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사업모델 설명을 바탕으로 DVD 확보를 위한 투자를 받기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에서부터 자율성, 책임감을 바탕으로한 직원관리에 대한 이야기까지 리더십이 녹아든 기업성장기는 생각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비디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포럼에 참석하면서 정보를 습득하고, 소니와의 협상을 통해 소니DVD 플레이어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기존에 없었던 서비스를 안착시키기 위한 여러 스토리들은 실수로 고객들에게 포르노 DVD를 배송하는 바람에 사과했던 사건이나(그런데 아무도 안돌려줬다고), 클린턴 스캔들을 기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한 이야기, 블록버스터의 인수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이야기 등과 더불어 교훈과 재미를 둘다 만족 시켰다.


안타까웠던 부분은 마크 랜돌프가 넷플릭스를 떠나게 된 이유였는데 보는 내가 다 약간은 화가날 정도였다. 마크는 리드를 엄청나게 똑똑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판단이 아주 빠른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는데(마크가 제안한 많은 사업모델을 모두 거절하고 하나 그럴듯하다고 동의한게 바로 넷플릭스) 그가 사직하게 된 이유 또한 리드가 보기에 더이상 CEO로서 이 회사를 이끌어나갈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전할때 리드는 그의 업적을 먼저 칭찬하고 본론을 나중에, 위로 및 청사진을 그려주며 마무리했다고 하는데 이를 업계에서는 '똥 샌드위치'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법을 리드에게 마크가 가르쳐줬다며 '제기랄'이라고 푸념하는 부분도 나온다.)


일전에 넷플릭스의 인재를 다루는 방식에 관해 다룬, 넷플릭스의 인사책임자 패티 맥코드의 '파워풀'이라는 책을 본적이 있는데 이 책에도 등장한다. 자유와 책임, 솔직함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고. 결국 모두가 훌륭한 판단력을 갖춘다면 규칙은 점점 무의미해질 것이고 조직관리자는 이것을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뜬금없이 '신독'이라는 용어가 생각나는데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거리낄게 없이 행동한다면 가이드라는 건 존재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자기수양 방법론(?)을 조직관리쪽에 접목시켜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책 말미에 실린 랜돌프 집안의 성공규칙이 이와 유관한 내용이기에 이를 옮겨본다.


1. 시키는 일보다 최소한 10% 이상은 더 해라.

2. 절대로 누구에게든 모르는 일에 관해 사실처럼 이야기하지 마라. 항상 조심하면서 자신을 다스려라.

3. 윗사람에게든 아랫 사람에게든 항상 배려하면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

4. 트집을 잡거나 불평하지 마라. 언제나 진지하게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자세를 유지하라.

5. 결정을 내릴 만한 근거가 있다면 결정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6. 가능하다면 무슨 일이든 숫자로 정리하라.

7. 마음을 여러두되 끊임없이 의심하라.

8. 시간을 꼭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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