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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니스 -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코로나19 때문에 요즘 같으면 생각도 못할 시기이지만 몇년전 멍때리기 대회라는걸 했었다. 두해 정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후로는 뉴스를 못본것 같긴하다. 1회는 어떤 어린 학생이, 2회는 어떤 가수인지 래퍼인지가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은듯. 찾아보진 않았지만 짐작컨데 그 행사의 취지는 바쁜 현대인, 정보의 홍수, 스마트폰 중독 등의 키워드에서 벗어나보는 시간을 갖고자 함일 것이다.
스틸니스라는 단어가 얼핏보면 생소할수 있는데 원제를 보니 'Stillness is the Key' 그러니까 가만히 있음이라고 쓰려다가 사전을 찾아봤다. 고요, 정적이라는 뜻이다. 직역하면 고요함이 열쇠다 정도. 많은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이 스틸니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었던 책인데 자기계발서가 으레 그렇듯이 이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와 개념을 알수 있어서 나름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다. 세네카를 비롯한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아파테이아apatheia의 경지 같은 개념 같은. (정념에서 해방, 초월한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침착함, 차분함, 평온함을 뜻하는(그러고보니 책에 스틸니스 뜻으로 나온다.) 이 단어를 불교에서는 우뻬카라고 하고 이슬람교에서는 아슬라마라고 한다는데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결국 이 스틸니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나 인생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 것인가가 화두였다. 빌게이츠 처럼 일주일인가 세속과 분리된 생각주간(think week)를 가지든 책이고 뭐고 다 두고 몸만 훌쩍 새로운 공간으로 떠나보내든간에.
마침 지금 읽고 있는 책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었는데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작가는 두루마리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가져다가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기 위해서는 두루마리 휴지처럼 충분한 길이의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무슨 책이냐면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김호') 그러고보니 몇년전인가 어떤 해외작가의 전시회가 있었는데 온통 빨갛게 칠해진 큰 직사각형 모양의 액자앞에서 배우 이영애씨가 멍하니 서있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불현듯 난다. 생각해보니 이건 별 연관없는 이야기려나. 어떤 매개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봐도 될듯 하고.
저자는 이런 스틸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정신, 영혼, 몸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는데 얼핏보면 정신과 영혼이 헷깔려보일 수 있으나 여기서의 정신은 심리, 마음 정도로 보면 된다.(원어로는 뭐였으려나.) 이를 테면 나폴레옹 같은 경우 자신에게 온 편지는 무조건 2주 후에 열어봤다는게 대표적인 사례. 이유는 대부분의 안건들이 2주안에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열어볼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나. 안네의 일기로 대표되는 일기쓰기 또한 스틸니스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등장한다. 오스카 와일드를 비롯하여 프란츠 카프카 등 많은 인물들이 일기를 썼다고.
영혼파트에서는 타이거 우즈 사례가 나온다. 저자는 우즈의 영혼이 병들어 있었다고 하는데 그가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골프전성기 시절에도 특수부대에 입대할거라는 망상에 빠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훈련소를 자주 방문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거나 '내부 수색'같은 훈련을 받았다는데 그의 무릎 부상도 이때 있었던 부상일 확률이 높다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그의 불륜은 절정으로 치달았다고 하고. 보진 않았지만 최근 넷플릭스에 다큐로도 올라온 마이클 조던 이야기도 나오는데 무시당하는걸 절대 참지 않았던, 그래서 속좁은 사람으로 보일만한 언행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여러 사례들도 몰았던 부분이라 흥미로웠다. 분노를 에너지삼아 자기성장을 이루었다는 식으로 다큐에서는 다뤄지려나.
육체파트에서는 정신과 영혼을 담아 실천하는 매개가 육체이니 만큼 건강의 중요성과 더불어 이를 위한 생활리듬 유지와 걷기 등을 잘 실천했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처칠은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 36도의 온수에 들어가서 40도까지 수온을 올린다음 나와서는 2시간 동안 독서를 하고 난 후 일과를 시작했다고. 심지어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밀은 12시전까지 얼굴을 안보는 것이라고 믿어 12시쯤 되어서야 아내에게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잠은?) 이 밖에 산책을 즐긴 인물들과 창의력, 우울증 예방등의 효과도 등장. 자기만의 도구, 소리, 냄새를 중심으로 루틴을 짜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마지막즈음 한문단을 옮기면서 마무리.
'키케로는 말했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건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이 책의 대부분은 어떻게 잘 살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다. 결국 둘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