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국내에서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판데믹으로 인한 반사이익 또한 꽤나 보고 있을것 같고.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이름 또한 넷플릭스인데 혹 이 회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창업자 이름을 이렇게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고. 리드 헤이스팅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혹 이야기는 들어봤을지도. 그가 이 회사를 창업한 이유가 비디오를 빌렸다가 깜박하고 대여기간을 넘겼더니 연체료를 몇십달러 물어내야했고 이때 연체료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어떨까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


이 책은 내가 알고 있었던 이에 관한 이야기들이 모두 정확하지 않았음을 일깨워 주었다. 넷플릭스는 리드 헤이스팅스 혼자 만든게 아니라 저자인 마크 랜돌프와 둘이서 창업한 회사였고(이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기전까지 상당기간 마크가 CEO 역할을 역임했다.), 그 아이디어 또한 맞춤형 샴푸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아이템을 검토한 끝에 선택된 것이었으며, DVD 대여사업을 시작했을때는 그들도 연체료를 받았었다는 것.


'절대 성공하지 못할거야'라는 제목은 마크가 넷플릭스 사업모델을 아내에게 이야기했을때 들었던 첫마디라고 한다. 그만큼 어찌보면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는 말이다. 이 책을 보면 이러한 평가를 받았던 아이디어를 성공시키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준비하고 대비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넷플릭스 창업 초기의 리스크 극복에서부터 블록버스터나 아마존의 위협을 이겨내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마크의 관점에서 짚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보았던,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만들어낸 하워드 슐츠의 온워드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사업모델 설명을 바탕으로 DVD 확보를 위한 투자를 받기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에서부터 자율성, 책임감을 바탕으로한 직원관리에 대한 이야기까지 리더십이 녹아든 기업성장기는 생각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비디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포럼에 참석하면서 정보를 습득하고, 소니와의 협상을 통해 소니DVD 플레이어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기존에 없었던 서비스를 안착시키기 위한 여러 스토리들은 실수로 고객들에게 포르노 DVD를 배송하는 바람에 사과했던 사건이나(그런데 아무도 안돌려줬다고), 클린턴 스캔들을 기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한 이야기, 블록버스터의 인수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이야기 등과 더불어 교훈과 재미를 둘다 만족 시켰다.


안타까웠던 부분은 마크 랜돌프가 넷플릭스를 떠나게 된 이유였는데 보는 내가 다 약간은 화가날 정도였다. 마크는 리드를 엄청나게 똑똑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판단이 아주 빠른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는데(마크가 제안한 많은 사업모델을 모두 거절하고 하나 그럴듯하다고 동의한게 바로 넷플릭스) 그가 사직하게 된 이유 또한 리드가 보기에 더이상 CEO로서 이 회사를 이끌어나갈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전할때 리드는 그의 업적을 먼저 칭찬하고 본론을 나중에, 위로 및 청사진을 그려주며 마무리했다고 하는데 이를 업계에서는 '똥 샌드위치'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법을 리드에게 마크가 가르쳐줬다며 '제기랄'이라고 푸념하는 부분도 나온다.)


일전에 넷플릭스의 인재를 다루는 방식에 관해 다룬, 넷플릭스의 인사책임자 패티 맥코드의 '파워풀'이라는 책을 본적이 있는데 이 책에도 등장한다. 자유와 책임, 솔직함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고. 결국 모두가 훌륭한 판단력을 갖춘다면 규칙은 점점 무의미해질 것이고 조직관리자는 이것을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뜬금없이 '신독'이라는 용어가 생각나는데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거리낄게 없이 행동한다면 가이드라는 건 존재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자기수양 방법론(?)을 조직관리쪽에 접목시켜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책 말미에 실린 랜돌프 집안의 성공규칙이 이와 유관한 내용이기에 이를 옮겨본다.


1. 시키는 일보다 최소한 10% 이상은 더 해라.

2. 절대로 누구에게든 모르는 일에 관해 사실처럼 이야기하지 마라. 항상 조심하면서 자신을 다스려라.

3. 윗사람에게든 아랫 사람에게든 항상 배려하면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

4. 트집을 잡거나 불평하지 마라. 언제나 진지하게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자세를 유지하라.

5. 결정을 내릴 만한 근거가 있다면 결정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6. 가능하다면 무슨 일이든 숫자로 정리하라.

7. 마음을 여러두되 끊임없이 의심하라.

8. 시간을 꼭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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