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고현숙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더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그것들을 그들은 어떻게 풀어갔을까? 때론 좌절하기도 하고 때론 후퇴하기도 했지만, 그들을 도우면서 분명히 인식과 행동의 전환을 경험하는 순간들을 마치 증인처럼 옆에서 봐왔다. 그런 지헤를 모아 정리한 것이 이 책,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고민하고 흔들리는 리더들을 위한 조언

 

리더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에 빠진다. 왜 목표한 바대로 성과가 나지 않을까? 왜 조직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까? 왜 어떤 조직은 살아남고 어떤 조직은 사라질까? 그 원인은 바로 구성원도, 시스템도 아닌 결정적 순간에 빛을 발할 수 있는 리더십에 있다. 리더는 조직 내에서 무슨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리더십을 펼쳐서 구성원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고, 스스로 움직여 목표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조직을 만들 것인가? 등을 숙명적으로 고민한다.

 

책의 저자 고현숙은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자 코치로서, 리더십과 코칭 분야의 전문가이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따뜻한 지지를 겸비한 코칭 스타일로 인해 한국의 CEO와 임원들이 '가장 조언을 듣고 싶어 하는 코치'로 통한다. 지난 15년간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POSCO,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과 듀폰,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의 고위 리더를 코칭하며 그들이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조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렉서블 씽킹 -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생각 탄력성 수업
마티아스 피셰디크 지음, 한윤진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사실 인류의 뇌는 석기시대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는 변화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며 두려움을 느낀다. 그 결과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행복과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이제 다신은 이 책을 통해 석기시대 사고방식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탄력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무엇이 변화를 방해하는가

 

책의 저자 마티아스 피셰디크방송국에서 PD로 근무하면서 <Eyeworks Entertainment>, <Endemol Deutschland>, <Grundy light Entertainment> 등 세계적인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인간 심리와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현재는 지속적인 동기유발과 창의적인 해법 모색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상담가, 멘탈 코치로 활동 중이다.

 

 


이 책에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닥친 문제나 어려움을 외면하거나 확대 해석해서 행복과 점차 멀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변화에 탄력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거짓된 습관의 힘은 우리를 조종한다

 

이는 습관으로 인한 말이나 행동이 석기시대에 만들어진 사고기관의 체계를 따르기 때문이다. MIT의 두뇌인지과학부의 연구진이 이와 관련된 결과를 발견했다. 신경학자인 앤 그레이비엘 교수는 미로 안에 초콜릿 한 조각을 숨기고 쥐들이 그것을 찾도록 풀어놓았다. 쥐들은 달콤한 초콜릿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해서 미로를 탐색했다.

 

그레이비엘 교수는 실험을 하는 동안 쥐의 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수치가 상승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을 반복할수록 실험 쥐는 더 빠른 속도로 초콜릿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같은 시간 뇌 활동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복합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활동이 멈춘 것이다. 대신 뇌 구조상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세포집단인 기저핵이 그 키를 넘겨받아 조종했다. 이 세포집단은 반사반응 및 본능적인 행동을 맡아왔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학계에서는 습관'한 번 성공적으로 입증된 행동을 하나의 행동양식으로 저장해버리는 일종의 기억력'이라 판단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 안의 겁쟁이가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뒤 기록해놓은 목록인 것이다. 이 목록에 들어있는 행동을 하게 되면 뇌의 현대적 부위는 활동이 감소하거나 완전히 멈춰 휴식을 취하고, 석기시대의 기저핵만이 활성화된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준다

 

이십대 초반이었던 저자는 당시 디즈니 어린이방송을 제작하던 회사에 PD로 근무 중이었다. 이 시기 그는 회계팀에서 일하던 여성 동료와 친분이 쌓이면서 회사 밖에서 만나는 횟수도 늘어났다. 이때 그녀는 개인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제대로 결정을 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수심이 가득했다.

 

어느 날 퇴근 후 함께 차를 마시던 그녀는 그런 자신의 결정장애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녀는 이미 작성해놓은 입사지원서를 꺼내 보여주며 그 서류를 보낼지 말지를 물어왔다. 그 순간 저자는 즉흥적으로 물었다. "그 서류를 보내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뭔가요?" 그녀는 두 경우에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사지원서를 보내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확한 '통찰'을 통해, 감정에만 빠져 걱정만 할 때보다 사실 잃을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 다음 날 회사에서 만난 그녀는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그때만 해도 난 아무런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질문의 여파에 깜짝 놀랐었다. 물론 지금은 그 효과를 잘 알고 있다. 핵심을 찌르는 정확한 질문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끔 도와준다. 그렇게 우리는 석기시대의 뇌에게 넘겨준 지배권을 되찾는다.

 

 

안락지대를 벗어나라

 

탄력적인 뇌로 만들기 위해서는 안락지대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통신판매업체인 크벨레Quelle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안락지대에 머무르려고 할 때의 결과를 엿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크벨레, 오토, 네커만 같은 통신판매업체들은 독일 경제 부흥을 상징했다. 배고픈 시절을 보낸 독일 국민은 의류, 가구, 장난감, 전자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로 가득했다. 당시 크벨레의 공급 품목에는 일반적인 소비용품은 물론 캠핑카, 모터보트, 통나무집까지 있을 정도로 다양했고, 덕택에 외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대도시의 백화점과 전문상가에나 있을 법한 물품들을 구매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독일 전역에 전화부 두께만한 카달로그가 배포되었다. 이 사업은 1995년 온라인업체인 아마존이 독일 시장에 뛰어들기까지 전성기를 누리며 번창했다. 그러다 보니 크벨레의 경영진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전략에 변화를 시도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옛것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것이야말로 정신착란의 가장 순수한 형태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마존이 초기 공급 품목인 책과 CD에서 수많은 추가 품목으로 확장하기까지, 크벨레는 그때까지의 방식과 시스템을 고수했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택하지 않았다. 온라인 카달로그가 인쇄판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훗날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려고 시도할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후였다. 탄력적이지 못한 경영으로 인해 결국 이 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이는 2009년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뇌의 습성에서 벗어나라

 

책은 마지막 파트(특별부록)에서 자신의 목표와 행복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면 될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이는 아래와 같다.

 

액션 플랜1~ 사용 가능한 수단과 방법 모으기

액션 플랜2~ 시작위치 정하기

액션 플랜3~ 자질과 방법 분석하기

액션 플랜4~ 하이라이트 정하기

액션 플랜5~ 핵심 목표에 이르는 단계 계획하기

 

 

"아무리 먼 길도 비로소 첫 걸음을 떼면서 시작한다"

- 공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안전에 대해 거짓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것에 변화가 없는 한, 안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실제로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조건에는 늘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환경이 복잡해지면 우리의 상호작용도 복잡해지고 의도치 않은 결과와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 '프롤로그' 중에서

 

 

안전하다는 일방적인 믿음이 위험하다

 

미국은 이미 1700년대 초부터 미시시피강을 따라 제방을 건설해서 둑과 범람원을 정착과 농경, 산업에 사용했다. 그 결과 제방이 무너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홍수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일본은 쓰나미로부터 도시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안을 따라 방조제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해안을 따라 인구가 늘어나고 핵발전소가 들어섰다. 최근 들어 미국 서부를 자주 휩쓸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산불 역시 기후변화의 탓만은 아니다. 이전 수십 년간 산림감시원들이 불을 빈틈없이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안전하다는 느낌 때문에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위험이 다시 나타날 수 있었다. 안주安住의 본질은 결국 그런 것이다. 경계를 늦추고, 너무 많은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를 증명해 보이는 많은 연구가 있다. 도로에 눈이나 얼음이 덮여 있을 때에는 가벼운 사고와 작은 부상이 많이 일어나지만 오히려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자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운전자들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 천천히 운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안티록 브레이크ABS와 징 스노타이어가 장착된 차를 운전할 땐 위험한 조건에서도 고속으로 달리는 대담함을 발휘한다. 이런 장치를 고안한 사람은 사실 운전자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운전 형태가 달라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안전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경계하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타이타닉호의 승무원들은 배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 믿고 사방에 빙산이 펼쳐져 있는 바다를 전속력으로 항해했다. 이런 유형의 사고가 현대에도 발생했다. 2009년, 228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에어프랑스 447편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파리로 향하는 길에 심한 뇌우雷雨가 있는 지역을 지나다 갑자기 사라졌다. 2년 만에 블랙박스를 복원한 후 사건의 내막이 밝혀졌다. 부기장이 급격히 고도를 올리려다가 에어버스 A330의 시동이 꺼지면서 급격하게 추락한 사고였던 것이다. 항공기 기체에 생성된 얼음 때문에 자동조종장치가 멈춰버려 조종사의 행동을 제한하지 못했다. 위험 경보가 울려도 아마도 조종사들은 이런 상황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경보를 무시했을 것이다.

 

책의 저자 그레그 입은 미국의 저명한 경제, 금융 저널리스트로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부문 수석논설주간이며, 미국과 세계 경제 개발 및 정책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 캐나다의 <글로브 앤드 메일>과 <파이낸셜 포스트>를 거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후 <이코노미스트>에서 6년간 경제 에디터로 일했다. 세계리더십포럼에서 올해의 비즈니스 저널리스트 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그는 책을 통해 이와같은 사건들을 단순히 도덕적 교훈을 가르치는 장면으로만 바라본다면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의 원인이 비도덕적인 일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 환경, 기술 등의 해악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려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들이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준다. 따라서 열린 마음으로 역사와 증거를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엔지니어 vs 생태주의자

 

경제의 키를 잡고 우리의 환경을 관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이러한 걱정에 시달린다. 철학적인 측면에서 이들을 두 파로 나눌 수 있다. '엔지니어'라고 부르는 분파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능력의 최대치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더 안전하고 더 안정적인 곳으로 만들려 애쓴다. '생태주의자'라고 부르는 다른 분파는 그러한 노력을 의혹 섞인 시선으로 본다. 사람들이나 환경의 복잡성과 적응성으로 인해서, 그러한 노력이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보다 어쩌면 더 심각한 예기치 못한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제 엔지니어들에게는 경제를 경영할 기본적인 도구들이 주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도구들을 얼마나 활발하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이자 이 시스템의 실질적 리더인 벤저민 스트롱은 포괄적인 그림을 그렸다. 종전終戰이 되자 그는 경제의 변동을 줄이고자 공개시장조작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이 방법이 잘 먹혀들었다. 이에 주요 경제학자들은 불황의 문제는 사라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은행은 연방준비은행을 강력한 댐에 비유하는 포스터를 보여주며 고객을 안심시켰다. 1929년 가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제학자 어빙 피셔 "주가가 영원히 하락하지 않는 고원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물론 이는 경제학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실언失言이었다. 1929년, 경제는 깊은 불황에 빠졌다. 대공황의 정확한 원인은 지금까지도 논쟁거리다.

 

1930년대 초에는 엔지니어들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가 자기 꾀에 넘어갔다는 이론이 등장햇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이끄는 몇몇 오스트리아 태생 경제학자들은 경제 활황이 수상쩍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제는 이러한 불필요한 자산의 과잉을 제거하기 위해 슬럼프가 필요하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불황은 억제시켜야 하는 유해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변화에 대한 적응의 형태다" - 조지프 슘페터,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또 후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한 앤드루 멜런도 이런 생태주의적 견해에 동조했다. 그는 대공황이라는 세척효과를 환영했다. 후버는 멜런으로부터 "노동자를 청산하고, 주식을 청산하고, 농민을 청산하고, 부동산을 청산하면, 시스템으로부터 부패가 축출될 것이다. 생활비가 떨어지고 사치스러운 생활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 것이다. 가치가 조정되고 기업가 정신이 왕성한 사람들은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잔해를 건져 올릴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이에크나 멜런 등의 생태주의자들은 엔지니어들이 지나쳤다고 비난하는 반면, 엔지니어들은 생태주의자들이 한 일이 너무 모자랐다고 생각했다. 1928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버는 이 두 분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멜런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멜런의 처방을 묵살하고 부흥금융공사를 설립해 뱅크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은행들에 대출을 해주는 방법으로 공황과 싸우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충분한 조치가 되지 못했다.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 은행 휴업을 시행하고, 금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절하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비를 진행하고, 정부의 역할을 확장시켰다. 당시의 경제학자들은 광범위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거시경제학의 개념이 없었다.

 

대공황은 경제가 스스로 평형 상태를 찾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때 획기적인 식견을 내놓은 경제학자가 등장했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어드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1936년)에서 기업 투자가 '낙관적 정서와 비관적 정서의 물결'에 의해 움직인다고 묘사했다. 모두가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지출을 줄인다면 모든 사람의 수입이 줄어들고 형편이 좋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며 경제는 침체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절약의 역설'을 주장했던 것이다. 

 

케인스의 제자들은 통화정책(금리)과 재정정책(예산)이라는 지렛대를 사용해서 수요와 고용을 촉진하고 경제의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동안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결국 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967년, 밀턴 프리드먼은 노동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익숙해지면서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노동 수요를 무효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1970년대에 실업이 증가하고 물가가 올라가고 불황이 심해짐에 따라 이 주장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저축 과잉이 위기를 키우다

 

태국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과도한 민간 대출,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건전성 회복을 위해 여러 강력한 정책이 시행되었다. 바트의 환율을 고정하는 것도 이 정책의 일환이었다. 환율의 안정 덕분에 외국 투자자들은 태국 기업에 자국 통화로 대출할 때 걱정을 덜게 되었다. 이에 태국 기업들은 달러로 돈을 빌렸다. 정상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바트의 가치가 하락하면 더 많은 돈을 상환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은 주요 차입국이 되었다. IMF 총재는 태국에 달러 페그제를 끝내라고 계속 경고했다. 파운드 화에 투자해 큰 돈을 번 조지 소로스는 이번에도 바트화의 하락에 엄청난 돈을 걸었다. 결국 태국은 1997년 7월 바트화를 평가절하했다. 바트화는 하루 만에 6분의 1이 급락했다. 계속해서 다음해에는 반토막이 되어버렸다.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태국의 사태를 본 저축자들은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주일 후 필리핀도 평가절하했고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한국이 그 뒤를 따랐다.

 

IMF와 미국은 서둘러 긴급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엄격한 조건으로 말이다. 태국은 세금을 올리고, 예산 균형을 꾀하고, 자금 부족에 허덕이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국영기업의 보조금 중단 등 조치를 해야만 했다. 한국은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과 은행의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재벌에 대한 정부의 대출 지시를 중단하고, 수입 관세를 낮추어야 했다. 인도네시아는 부패한 수하르토 대통령 일가를 표적 삼았다. 자동차와 비행기 개발 프로젝트의 중단, 인프라 프로젝트의 취소, 설탕과 정향 등의 독점을 방지해야만 했다. 사실 이런 조건들은 위기의 원인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한국인은 이 위기를 오랫동안 'IMF 사태'라고 불렀다. 긴급구제의 굴욕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인들에게 빚을 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수많은 나라들은 세계시장의 혼란에 대비하는 보험용으로 엄청난 해외자산을 쌓았다. 특히,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긴급구제가 필요한 상황을 결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2014년 기준 이렇게 조성된 자금의 총액은 무려 12조 달러로 위기 이전의 두 배 규모다. 케인즈가 말한 '절약의 역설'이 세계적으로 파급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부터 중국에 이르는 여러 나라들이 자신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다른 나라의 성장을 저해하고 금리를 끌어내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융투기를 부추겨 다음번 위기의 씨앗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난 100년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모든 국가가 개별적으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때 그 집합적 결과로 세계는 이전보다 덜 안전해진다.

 

 

리스크 분산이 초래한 재앙

 

리스크 분산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구성의 오류는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구성의 오류는 개인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전체에게도 득이 된다고 잘못 받아들여질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던 사람이 일어서면 화면이 잘 보이겠지만 다른사람도 모두 일어선다면 영화를 보기가 힘들어지고 서로 불편해진다.  

 

주택저당증권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혁신은 개인이나 은행, 기업이 위험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 위험을 다른 사람에게 이전할 수 있게 해준다. 더 안전해졌다는 믿음으로 투자자나 은행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한다. 이렇게 해서 시스템 내 위험의 총합이 증가한다. 이 위험들이 서로 연관성이 없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명보험 산업이 돌아가는 것은 보험계약자들이 한 번에 모두 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 번에 죽는다면 생명보험업자는 파산할 것이다.

 

하지만 금융에서는 리스크들이 서로 연관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상관관계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드러난다. 이는 리스크를 나누기 위해서 고안된 금융혁신이 더 광범위한 시스템을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1970년대부터 등장한 금융파생상품들은 단순한 주식이나 채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리스크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재난을 피할 수 없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캐나다는 주택 거품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규제기관들은 계약금과 대출 만기, 대출자가 반드시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들을 꾸준히 강화해오고 있다. 언젠가 미국에서와 같이 캐나다의 주택 거품도 터질 것이다. 규제기관의 노력으로 그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것은 마치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는 것과 같다. 이 과녁을 맞히기 위해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나름의 처방전을 내놓고 경합을 벌인다. 엔지니어들은 불확실한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에서 오는 불안을 잠재우며 우리의 통제 욕구를 충족시킨다. 경제 공학자들은 불경기와 금융위기를 덜 가혹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해냈다.  

 

우리는 재난과 위기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지만 그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것을 바라서도 안 된다. 주기적인 위기는 리스크의 부담을 조장하고 그에 대해 보상을 준 경제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주기적인 재해는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장소에 도시를 지은 데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다.

 

엔지니어와 생태주의자는 다른 방식으로 최고의 문명을 구현한다. 꼭 어느 한 편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양쪽으로부터 최선의 것을 취하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큰 재해를 제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보다 큰 보상과 안정성을 바라보고 현존하는 약간의 위험과 불안정성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위기관리법을 고민하라

 

안전은 위험을 부르고, 위험은 안전을 부른다. 호랑이를 두려하던 과거 시대든 금융공황을 두려워하는 지금 시대든, 인가닝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다.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새로운 위기관리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작에 이어 이번 우화에는 펭귄 대신에 미어캣이 등장한다. 평온했던 미어캣의 터전에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치면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공유되는 과정에서 긴장과 갈등, 대화와 타협, 협상과 합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여러 가지 변화관리와 리더십이 발휘된다. - '책소개' 중에서

 

 

변화관리와 리더십에 관한 우화

 

책의 저자 존 코터는 변화관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다. 그는 명문 MIT와 하버드를 졸업하고, 1980년 불과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교수로 발탁되어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교수 임명'이라는 영광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를 통해 발표한 논문이 20년 동안 15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경영대학 교과과정 혁신으로 엑손 상, 가장 우수한 HBR 논문으로 맥킨지 상 등을 수상했다.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기술> 등은 국내외 CEO들에게 변화관리의 교과서로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변화관리 8단계 모델'을 흥미진진하고 감동

 

 

 

 

 

 

 

 

 

 

 

 

 

 

창의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나디아에게는 이런 훈련이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교육 도중 가 가끔씩 이해가 되지 않는 특정 규칙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볼 때면, 대답은 놀라우리만치 한결같았다. "왜냐하면 경험은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야!" 오랜 시간을 통해 선구자들에 의해 축적된 경험에 따른다는 답변이었다. 그리고 비록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손치더라도 규칙을 떠나 아이들에게 이를 적용해선 안된다는 지적에 반발심마저 생겼다.

 

여기서 우리들은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도 과거부터 늘 그래왔던 난공불락의 규칙이나 관례가 없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규칙이든 관례든 또는 제도근 시스템이든 간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 또한 변화되어야 함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조직의 구성원은 예전에 비해 날로 커져가고 일 도한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에 유연하게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위기

 

갑자기 경보음이 울렸다. 나디아는 본능적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아 위를 올려다보았다. 커다랗고 흉측하게 생긴 생명체가 하늘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고 있었다. 근때 인근에는 두 명의 아이들이 나비와 놀면서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나디아는 즉시 아이들을 끌어안고 가까운 굴로 급히 몸을 숨겼다.

 

이미 바깥에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지금껏 미어캣은 이 무서운 새들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바로 독수리다. 조심스레 굴 밖으로 나간 나디아는 눈 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했다.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한 시간 이내에 모로와 마리에 의해 회의가 소집되었다. 포식자는 미어캣 두 가족을 덮쳤고, 한 마리는 실종, 두 마리가 부상을 입은 피해 상황이었다.

 

이후 몇 주에 걸쳐 독수리의 공격 횟수는 점점 증가했다. 그리고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음에 따라 물기가 많은 먹잇감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먹이와 물이 줄어들자 미어캣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졌다. 물과 먹이 공급에 대한 문제로 회의를 가지며, 이에 만족할 만한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독수리가 나타났을까? 가뭄 때문에 먹이를 구하러 멀리까지 온 것일까?

 

한편, 경비요원 에이요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에 나디아를 만나 자신이 개발한 경비법을 설명하며 직접 이를 체험하도록 했다. 즉 9미터 높이의 나무에 올라가 아래의 땅을 내려보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는 나디아에게 이렇게 방법을 개선해야 위험을(독수리 출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순찰 중에 나무에 올라갔다는 게 사실이야?"

 

경비대장 니콜라스의 질문에 에이요는 기죽지 않고 사실이라고 답했다. 에이요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되어 나무에 올라가 보면 시야가 더 멀리까지 볼수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에이요의 말을 매몰차게 잘랐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경비요원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자리를 떠나면 안 된다는 것 모르나!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야. 절대! 너도 분명 알고 있을 텐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 거지? 네 멋대로 행동하다니 정말 실망이군. 현장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야"

 

마침내 실망한 에이요는 이곳을 떠나 다른 무리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했다. 나디아는 에이요의 충격적인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굴 관련 일을 하는 주베리와 유능한 그의 친구들이 어제 이곳을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었기 때문이다. 나디아는 충동적으로 같이 가자고 말하고 여러 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후 오빠 니콜라스를 찾아가 에이요와 함께 이곳을 떠나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오겠다고 말할 참이었다. 언제나처럼 니콜라스는 나디아가 대화를 시작할 때 서두르고 있었고 매우 바빴다. 자기 얘기를 듣지 않는다고 판단된 나디아는 최근에 쌓였던 불만을 한꺼번에 털어 놓았다.

 

"일단 자기들이 최선이고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면 그걸 뛰어 넘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는 들으려 하지 않는 것도 정말 싫어.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오히려 자리에서 밀려나고, 입 다물고 하던 대로나 하라는 말을 듣는 것도 진절머리가 나"

 

참고로, 미어캣들은 굴을 팔 때 귀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귀를 닫는 독특한 능력을 선천적으로 물려받았다. 비단 미어캣의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창조적인 개선 내지는 건의를 할 경우 리더가 귀를 닫는 경우가 많다. 나디아는 계획, 규정들만으로는 갑자기 닥쳐온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걸 느꼈고, 해결책과 방안을 고안하기 위해선 새로운 도전이 요구됨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해질 무렵, 에이요와 나디아는 길을 떠났다.  

 

 

새로운 도전과 실패

 

무리를 떠난 나디아와 에이요가 이틀을 걸어 처음 만난 미어캣 무리는 대략 60~80마리 정도였는데, 책임자로 보이는 이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명령만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나 망가진 굴을 보수하는 일상적인 일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이라 이곳에선 더 배울 게 없다고 판단하고 하루 만에 다시 길을 떠났다.

 

또 다른 무리들을 만났지만 가뭄 때문에 새로운 동료를 반기질 않았고, 심지어 다른 어떤 곳에선 나디아와 에이요를 내쫓기까지 했다. 그밖에 만난 무리들도 역시나 그들이 떠나온 고향의 무리들과 거의 비슷한 축소판이었다. 새로운 무리를 만나기 위해 그들은 계속되는 행군이 불가피했다. 그러면서 먹는 것도 부실하다 보니 이내 지쳐갔다.

 

그러다 떠돌이 미어캣인 매트를 만났다. 매트의 사연은 비극적이었다. 매트의 무리는 새로운 위협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붕괴되고 만 것이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경비업무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업무는 굴을 담당하는 베타였다. 에이요는 그의 진지한 태도에 금방 매료되었다. 나디아 또한 마치 오빠 니콜라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젠 세 마리의 미어캣이 함께 이동을 했다. 매트는 요 근래 새로 생긴 무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곳으로 가면 구성원으로 기꺼이 받아주고 먹을 거리도 풍부하며 더구나 독수리나 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추천했다. 매트는 이미 사흘 전부터 그곳을 찾아 헤매는 중이며 분명히 이 근처라는 얘기였다. 그러자 에이요가 매트를 근처에 있는 큰 나무로 데려가 평원을 내려보았다. 펼쳐진 광경에 감탄한 매트는 잠시후 그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밤이 되자 그들은 그곳을 향해 갔다. 작은 무리를 발견했다. 12마리뿐이었다. 그들은 둥글게 둘러앉아 막 회의를 하려던 참이었다. 이 무리의 리더는 레나였다. 그녀는 새로 찾아온 나디아 등에게 회의가 끝날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곳의 회의 안건도 가뭄에 대한 대책이었다.

 

이 무리들이 독수리의 공격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것은 구성원 각자가 경비대 역할을 맡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즉 누군가가 독수리를 발견하면 큰 소리로 위험을 알리고 이를 듣고 모두 재빨리 굴로 피신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었다. 처음 공격당한 이후 사투가 몇몇을 모아 안전한 대피 요령을 개발했으며, 이렇게 대응하자 독수리는 이후 더 이상의 공격이 없었다고 한다.

 

이곳은 레나와 운영 방식이 맘에 들지 않아 큰 무리를 떠나온 일곱 마리 미어캣들이 지금의 무리를 만들었는데 불과 몇 달밖에 되지 않은 새로운 무리였다. 나디아가 이 무리의 운영 방식을 궁금해하자 오후에 있을 먹이 공유 팀의 첫 회의에 참석해보라고 권했다. 회의를 주관하는 타무는 무리에서 어느 누구도 다른 이에게 명령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자 누군가 먼저 먹이를 나누는 일을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팀원은 다섯 마리였다.

 

다음날, 이들은 반원을 그리며 둘러앉았다. 나뭇잎으로 장식한 바구니에 각자가 잡아온 먹이를 담았다. 다음날에는 여덟 마리가 같은 장소에 모여 먹이를 나누었다. 그 다음 날에는 열 마리가 모였다. 나디아가 이를 살펴본 결과, 서로 잡아온 먹이를 세어 보거나 기록하지 않았지만 공유를 시도하기 전보다 자발적으로 먹이를 더 많이 잡아왔다.

 

이에 나디아는 아이가 잘 자라도록 돌보는 일을, 에이요는 경비업무를, 매트는 굴의 점검을 자발적으로 맡아 수행했다. 어느날 타무는 코끼리 똥을 밟았는데, 이 더미엔 하얀 벌레가 수백 마리 우글거리고 있음을 목격했다. 시험삼아 몇 마리를 모래에 씻어 맛을 보았더니 즙도 많고 먹을 만했다. 그의 머리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코끼리 똥을 모아 작은 벌레를 키워 먹이로 활용하는 농장 운영이 먹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타무의 계획을 들은 동료 중 몇몇은 이를 해보자고 했다.                    

 

이를 지켜본 나디아는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지지하고 실현시키는 속도, 열정, 협력, 에너지. 마음속으로 그동안 자신의 삶에서 알았던 것들과 자꾸만 비교가 되었다. 이곳은 근본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아주 잘 돌아간다. 그녀는 타고난 호기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갔다. 그런데 왜? 왜 그런 걸까? 나디아는 레나를 만나러 갔다.

 

"레나 무엇이 당신네 무리를 단결시키나요?"

 

"중심에는, 매주 모여 우리가 원하는 것, 되고자 하는 모습, 그리고 우리가 당면한 핵심 이슈들을 논의하는 그룹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를 단결시키는 것은 동지애라고 할 수 있죠"

 

레나의 무리는 점점 더 커졌다. 안전하고 풍부한 먹이, 그리고 좋은 분위기에서 새끼들이 속속 태어났다. 소문이 퍼져나가 떠돌이 미어캣들이 계속 이 무리를 찾아왔다. 순식간에 서른이 되었다. 나디아, 에이요, 메트 등도 이젠 이 그룹 내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디아는 여기서 배운 것을 고향으로 돌아가 펼치고 싶었다.

 

 

성장과 함께 찾아온 문제

 

레나의 무리가 오십을 넘기자 문제점이 나타났다. 늘어나는 무리들을 수용할 만한 충분한 지하 터널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매트는 굴의 세부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마침 이 일에 흥미를 느끼는 구성원들이 있었지만 매일 아침에 모여 터널을 파고 정비하는 일에는 지원자가 별 없었다. 에이요도 마찬가지였다. 경비에 관한 지시를 별로 따르지 않았다.

 

타무의 벌레 농장일에 참여하는 자원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나디아의 아이들 돌보미에 자원한 사람 중 몇몇은 그 역할에 적합치 않았다.

매트가 굴의 취약성을 설명해도 아무도 굴을 만들고 보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에이요가 경비를 지시해도 따르지 않았다

 

마침내 비가 왔다. 문제점이던 취약한 굴은 붕괴되고 말았다. 매트는 동료들과 함께 구조작업에 전력을 다했다. 그날밤 미어캣 일곱 마리가 죽엇고, 굴은 엉망이 되었다. 생존한 미어켓들은 망연자실했다. 다들 본격적으로 비난할 대상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새로 최근에 합류한 이들을 비난했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에 나디아는 낙심했다. 소규모일 때는 성공적이었지만 너무 큰 조직에는 사랑, 에너지, 열정, 비전, 리더십만으로는 운영이 되지 않음을 느꼈다.

 

 

위기 속에서 발견한 기회

 

레나는 무리의 규모가 25마리를 넘어가면 훌륭하게 이끄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나디아에게 고백했다. 하지만 나디아는 고개를 저었다. 전에 살던 고향은 150마리나 되었어도 굴이 한 번도 붕괴되지 않았고, 방치된 경비구역도 없었고, 적합한 이들이 새끼를 돌보는 일을 잘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디아는 땅에다 레나의 원을 그렸다.   

 

"이 원들과 내포된 원리만으로는 그것을 달성할 수 없어요. 물론 우리가 행동하고 엄청난 에너지와 종종 굉장한 속도로 혁신을 이루게끔 동기부여를 하겠지만, 대규모의 무리가 일상적인 일을 확실히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네요"

 

이어서 나디아는 그녀의 오빠인 니콜라스의 논리를 설명하면서 미어캣 개개인이 창의적인 동시에 훈련이 되어 있다면 무리의 수가 많아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하자 레나는 하루종일 '관리'라는 일을 해야 한다면 완전히 지쳐 버리거나 미쳐 버릴 거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레나는 그 일을 나디아가 해줄 수 있냐고 묻자, 나디아는 고향으로 돌아가 이 방법을 오빠에게 알려주겠다며 따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다. 이에 에이요도 따라나선다.

 

 

고향에 돌아온 나디아는 오빠 니콜라스에게 레나의 원을 그려서 리더십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 후 니콜라스가 관리를 중심으로 그려던 그림을 연결해 하나로 만들었다. 농장은 계속 성장햇고, 절대로 자신은 리더가 될 수 없다고 여겼던 수십 마리의 미어캣들은 리더로 성장했다. 니콜라스와 나디아는 선구자였다. 미어캣 세계에서 관리와 레나 스타일의 리더십은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탠퍼드 수학공부법 - 스스로 답을 찾는 힘
조 볼러 지음, 송명진.박종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학생들의 머릿 속에는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게 뿌리박혀 있다. 수학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더해져서 삶의 다른 부분에서는 성공할 수 잇어도, 수학은 결코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 '서문' 중에서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타고 났을까?

 

이 책의 저자 조 볼러는 스탠퍼드 대학교 수학교육학과 교수이자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영감을 자극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아이디어를 교사와 학부모에게 제공하기 위한 온라인 학습 사이트 유큐브드(www.youcubed.org)의 공동 설립자이다. 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팀의 분석가이며, 수학 교육과 학습에 대한 첫 번째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의 개설자이기도 하다.

 

영국에서 수학 교육계의 퀴리 부인으로 인정받으며 영국교육연구협회로부터 최고 박사에게 주어지는 상을 받았다. 영국왕립예술학회 선임 연구원이며, 국제여성수학교육기구(IOWME) 회장을 역

 

 

 

 

 

 

 

 

 

 

 

 

 

 

 

 

 

 

 

 

 

 

 

 

 

 

 

 

 

 

 

 

 

 

 

 

 

학습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제안

 

1. 여러 방법, 경로 및 표현을 할 수 있는 열린 과제여야 한다

2. 탐구 기회를 포함하는 과제여야 한다

3. 방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질문한다

4. 식각적 구성 요소를 추가하고 수학을 어떻게 보는지 학생들에게 묻는다

5. '바닥은 낮고, 천장은 높은' 과제가 되도록 확장한다

6. 학생들에게 설득하고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