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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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 이어 이번 우화에는 펭귄 대신에 미어캣이 등장한다. 평온했던 미어캣의 터전에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치면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공유되는 과정에서 긴장과 갈등, 대화와 타협, 협상과 합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여러 가지 변화관리와 리더십이 발휘된다. - '책소개' 중에서

 

 

변화관리와 리더십에 관한 우화

 

책의 저자 존 코터는 변화관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다. 그는 명문 MIT와 하버드를 졸업하고, 1980년 불과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교수로 발탁되어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교수 임명'이라는 영광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를 통해 발표한 논문이 20년 동안 15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경영대학 교과과정 혁신으로 엑손 상, 가장 우수한 HBR 논문으로 맥킨지 상 등을 수상했다.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기술> 등은 국내외 CEO들에게 변화관리의 교과서로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변화관리 8단계 모델'을 흥미진진하고 감동

 

 

 

 

 

 

 

 

 

 

 

 

 

 

창의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나디아에게는 이런 훈련이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교육 도중 가 가끔씩 이해가 되지 않는 특정 규칙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볼 때면, 대답은 놀라우리만치 한결같았다. "왜냐하면 경험은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야!" 오랜 시간을 통해 선구자들에 의해 축적된 경험에 따른다는 답변이었다. 그리고 비록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손치더라도 규칙을 떠나 아이들에게 이를 적용해선 안된다는 지적에 반발심마저 생겼다.

 

여기서 우리들은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도 과거부터 늘 그래왔던 난공불락의 규칙이나 관례가 없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규칙이든 관례든 또는 제도근 시스템이든 간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 또한 변화되어야 함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조직의 구성원은 예전에 비해 날로 커져가고 일 도한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에 유연하게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하지도 못한 위기

 

갑자기 경보음이 울렸다. 나디아는 본능적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아 위를 올려다보았다. 커다랗고 흉측하게 생긴 생명체가 하늘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고 있었다. 근때 인근에는 두 명의 아이들이 나비와 놀면서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나디아는 즉시 아이들을 끌어안고 가까운 굴로 급히 몸을 숨겼다.

 

이미 바깥에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지금껏 미어캣은 이 무서운 새들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바로 독수리다. 조심스레 굴 밖으로 나간 나디아는 눈 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했다.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한 시간 이내에 모로와 마리에 의해 회의가 소집되었다. 포식자는 미어캣 두 가족을 덮쳤고, 한 마리는 실종, 두 마리가 부상을 입은 피해 상황이었다.

 

이후 몇 주에 걸쳐 독수리의 공격 횟수는 점점 증가했다. 그리고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음에 따라 물기가 많은 먹잇감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먹이와 물이 줄어들자 미어캣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졌다. 물과 먹이 공급에 대한 문제로 회의를 가지며, 이에 만족할 만한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독수리가 나타났을까? 가뭄 때문에 먹이를 구하러 멀리까지 온 것일까?

 

한편, 경비요원 에이요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에 나디아를 만나 자신이 개발한 경비법을 설명하며 직접 이를 체험하도록 했다. 즉 9미터 높이의 나무에 올라가 아래의 땅을 내려보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는 나디아에게 이렇게 방법을 개선해야 위험을(독수리 출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순찰 중에 나무에 올라갔다는 게 사실이야?"

 

경비대장 니콜라스의 질문에 에이요는 기죽지 않고 사실이라고 답했다. 에이요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되어 나무에 올라가 보면 시야가 더 멀리까지 볼수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에이요의 말을 매몰차게 잘랐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경비요원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자리를 떠나면 안 된다는 것 모르나!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야. 절대! 너도 분명 알고 있을 텐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 거지? 네 멋대로 행동하다니 정말 실망이군. 현장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야"

 

마침내 실망한 에이요는 이곳을 떠나 다른 무리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했다. 나디아는 에이요의 충격적인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굴 관련 일을 하는 주베리와 유능한 그의 친구들이 어제 이곳을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었기 때문이다. 나디아는 충동적으로 같이 가자고 말하고 여러 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후 오빠 니콜라스를 찾아가 에이요와 함께 이곳을 떠나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오겠다고 말할 참이었다. 언제나처럼 니콜라스는 나디아가 대화를 시작할 때 서두르고 있었고 매우 바빴다. 자기 얘기를 듣지 않는다고 판단된 나디아는 최근에 쌓였던 불만을 한꺼번에 털어 놓았다.

 

"일단 자기들이 최선이고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면 그걸 뛰어 넘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는 들으려 하지 않는 것도 정말 싫어.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오히려 자리에서 밀려나고, 입 다물고 하던 대로나 하라는 말을 듣는 것도 진절머리가 나"

 

참고로, 미어캣들은 굴을 팔 때 귀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귀를 닫는 독특한 능력을 선천적으로 물려받았다. 비단 미어캣의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창조적인 개선 내지는 건의를 할 경우 리더가 귀를 닫는 경우가 많다. 나디아는 계획, 규정들만으로는 갑자기 닥쳐온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걸 느꼈고, 해결책과 방안을 고안하기 위해선 새로운 도전이 요구됨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해질 무렵, 에이요와 나디아는 길을 떠났다.  

 

 

새로운 도전과 실패

 

무리를 떠난 나디아와 에이요가 이틀을 걸어 처음 만난 미어캣 무리는 대략 60~80마리 정도였는데, 책임자로 보이는 이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명령만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나 망가진 굴을 보수하는 일상적인 일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이라 이곳에선 더 배울 게 없다고 판단하고 하루 만에 다시 길을 떠났다.

 

또 다른 무리들을 만났지만 가뭄 때문에 새로운 동료를 반기질 않았고, 심지어 다른 어떤 곳에선 나디아와 에이요를 내쫓기까지 했다. 그밖에 만난 무리들도 역시나 그들이 떠나온 고향의 무리들과 거의 비슷한 축소판이었다. 새로운 무리를 만나기 위해 그들은 계속되는 행군이 불가피했다. 그러면서 먹는 것도 부실하다 보니 이내 지쳐갔다.

 

그러다 떠돌이 미어캣인 매트를 만났다. 매트의 사연은 비극적이었다. 매트의 무리는 새로운 위협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붕괴되고 만 것이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경비업무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업무는 굴을 담당하는 베타였다. 에이요는 그의 진지한 태도에 금방 매료되었다. 나디아 또한 마치 오빠 니콜라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젠 세 마리의 미어캣이 함께 이동을 했다. 매트는 요 근래 새로 생긴 무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곳으로 가면 구성원으로 기꺼이 받아주고 먹을 거리도 풍부하며 더구나 독수리나 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추천했다. 매트는 이미 사흘 전부터 그곳을 찾아 헤매는 중이며 분명히 이 근처라는 얘기였다. 그러자 에이요가 매트를 근처에 있는 큰 나무로 데려가 평원을 내려보았다. 펼쳐진 광경에 감탄한 매트는 잠시후 그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밤이 되자 그들은 그곳을 향해 갔다. 작은 무리를 발견했다. 12마리뿐이었다. 그들은 둥글게 둘러앉아 막 회의를 하려던 참이었다. 이 무리의 리더는 레나였다. 그녀는 새로 찾아온 나디아 등에게 회의가 끝날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곳의 회의 안건도 가뭄에 대한 대책이었다.

 

이 무리들이 독수리의 공격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것은 구성원 각자가 경비대 역할을 맡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즉 누군가가 독수리를 발견하면 큰 소리로 위험을 알리고 이를 듣고 모두 재빨리 굴로 피신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었다. 처음 공격당한 이후 사투가 몇몇을 모아 안전한 대피 요령을 개발했으며, 이렇게 대응하자 독수리는 이후 더 이상의 공격이 없었다고 한다.

 

이곳은 레나와 운영 방식이 맘에 들지 않아 큰 무리를 떠나온 일곱 마리 미어캣들이 지금의 무리를 만들었는데 불과 몇 달밖에 되지 않은 새로운 무리였다. 나디아가 이 무리의 운영 방식을 궁금해하자 오후에 있을 먹이 공유 팀의 첫 회의에 참석해보라고 권했다. 회의를 주관하는 타무는 무리에서 어느 누구도 다른 이에게 명령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자 누군가 먼저 먹이를 나누는 일을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팀원은 다섯 마리였다.

 

다음날, 이들은 반원을 그리며 둘러앉았다. 나뭇잎으로 장식한 바구니에 각자가 잡아온 먹이를 담았다. 다음날에는 여덟 마리가 같은 장소에 모여 먹이를 나누었다. 그 다음 날에는 열 마리가 모였다. 나디아가 이를 살펴본 결과, 서로 잡아온 먹이를 세어 보거나 기록하지 않았지만 공유를 시도하기 전보다 자발적으로 먹이를 더 많이 잡아왔다.

 

이에 나디아는 아이가 잘 자라도록 돌보는 일을, 에이요는 경비업무를, 매트는 굴의 점검을 자발적으로 맡아 수행했다. 어느날 타무는 코끼리 똥을 밟았는데, 이 더미엔 하얀 벌레가 수백 마리 우글거리고 있음을 목격했다. 시험삼아 몇 마리를 모래에 씻어 맛을 보았더니 즙도 많고 먹을 만했다. 그의 머리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코끼리 똥을 모아 작은 벌레를 키워 먹이로 활용하는 농장 운영이 먹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타무의 계획을 들은 동료 중 몇몇은 이를 해보자고 했다.                    

 

이를 지켜본 나디아는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지지하고 실현시키는 속도, 열정, 협력, 에너지. 마음속으로 그동안 자신의 삶에서 알았던 것들과 자꾸만 비교가 되었다. 이곳은 근본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아주 잘 돌아간다. 그녀는 타고난 호기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갔다. 그런데 왜? 왜 그런 걸까? 나디아는 레나를 만나러 갔다.

 

"레나 무엇이 당신네 무리를 단결시키나요?"

 

"중심에는, 매주 모여 우리가 원하는 것, 되고자 하는 모습, 그리고 우리가 당면한 핵심 이슈들을 논의하는 그룹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를 단결시키는 것은 동지애라고 할 수 있죠"

 

레나의 무리는 점점 더 커졌다. 안전하고 풍부한 먹이, 그리고 좋은 분위기에서 새끼들이 속속 태어났다. 소문이 퍼져나가 떠돌이 미어캣들이 계속 이 무리를 찾아왔다. 순식간에 서른이 되었다. 나디아, 에이요, 메트 등도 이젠 이 그룹 내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디아는 여기서 배운 것을 고향으로 돌아가 펼치고 싶었다.

 

 

성장과 함께 찾아온 문제

 

레나의 무리가 오십을 넘기자 문제점이 나타났다. 늘어나는 무리들을 수용할 만한 충분한 지하 터널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매트는 굴의 세부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마침 이 일에 흥미를 느끼는 구성원들이 있었지만 매일 아침에 모여 터널을 파고 정비하는 일에는 지원자가 별 없었다. 에이요도 마찬가지였다. 경비에 관한 지시를 별로 따르지 않았다.

 

타무의 벌레 농장일에 참여하는 자원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나디아의 아이들 돌보미에 자원한 사람 중 몇몇은 그 역할에 적합치 않았다.

매트가 굴의 취약성을 설명해도 아무도 굴을 만들고 보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에이요가 경비를 지시해도 따르지 않았다

 

마침내 비가 왔다. 문제점이던 취약한 굴은 붕괴되고 말았다. 매트는 동료들과 함께 구조작업에 전력을 다했다. 그날밤 미어캣 일곱 마리가 죽엇고, 굴은 엉망이 되었다. 생존한 미어켓들은 망연자실했다. 다들 본격적으로 비난할 대상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새로 최근에 합류한 이들을 비난했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에 나디아는 낙심했다. 소규모일 때는 성공적이었지만 너무 큰 조직에는 사랑, 에너지, 열정, 비전, 리더십만으로는 운영이 되지 않음을 느꼈다.

 

 

위기 속에서 발견한 기회

 

레나는 무리의 규모가 25마리를 넘어가면 훌륭하게 이끄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나디아에게 고백했다. 하지만 나디아는 고개를 저었다. 전에 살던 고향은 150마리나 되었어도 굴이 한 번도 붕괴되지 않았고, 방치된 경비구역도 없었고, 적합한 이들이 새끼를 돌보는 일을 잘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디아는 땅에다 레나의 원을 그렸다.   

 

"이 원들과 내포된 원리만으로는 그것을 달성할 수 없어요. 물론 우리가 행동하고 엄청난 에너지와 종종 굉장한 속도로 혁신을 이루게끔 동기부여를 하겠지만, 대규모의 무리가 일상적인 일을 확실히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네요"

 

이어서 나디아는 그녀의 오빠인 니콜라스의 논리를 설명하면서 미어캣 개개인이 창의적인 동시에 훈련이 되어 있다면 무리의 수가 많아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하자 레나는 하루종일 '관리'라는 일을 해야 한다면 완전히 지쳐 버리거나 미쳐 버릴 거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레나는 그 일을 나디아가 해줄 수 있냐고 묻자, 나디아는 고향으로 돌아가 이 방법을 오빠에게 알려주겠다며 따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다. 이에 에이요도 따라나선다.

 

 

고향에 돌아온 나디아는 오빠 니콜라스에게 레나의 원을 그려서 리더십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 후 니콜라스가 관리를 중심으로 그려던 그림을 연결해 하나로 만들었다. 농장은 계속 성장햇고, 절대로 자신은 리더가 될 수 없다고 여겼던 수십 마리의 미어캣들은 리더로 성장했다. 니콜라스와 나디아는 선구자였다. 미어캣 세계에서 관리와 레나 스타일의 리더십은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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