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 15년 만의 재취업 코믹 에세이
노하라 히로코 지음, 조찬희 옮김 / 꼼지락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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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노하라 히로코는 일본 가나가와 현 출생으로 아이의 출산을 계기로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녀의 취미는 등산이며, 지은 책으로는 <이혼해도 될까요?>, <내 아이 친구의 엄마가 무서워>, <딸이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등이 있다. 수상 실적으로 <코믹 에세이 쁘띠 대상>을 수상했다.

 

 

경단녀의 재취업 성공기

 

줄임말로 주로 사용하는 '경단녀'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총칭하는 말이다. 나는 어감이 별로 좋지 않은 듯해서 가급적 이 말의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다. 여성 직장인의 경력 단절이란 정말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무리없이 잘 수행하던 여성이 결혼하면 자의반타의반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사에 충실하고 곧 태어날 아이의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과거엔 직장 여성의 결혼은 곧 퇴직을 의미하는 게 관례였다.

 

책의 주인공 스즈키 유리코도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로 살아온지 15년이 된 마흔 살의 아줌마다. 그녀의남편 스즈키 류스케는 두 살 많은 마흔두 살의 가장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월급이 잘 오르지 않아 유리코는 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남편은 어린 자식들을 누가 돌볼 것이며, 그리고 엄마가 가장 필요한 때이므로 돈은 자기가 벌어올테니 집에서 가사와 육아에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아이들도 일하러 가지 말고 같이 놀아달라고 엉엉 울기에 마음 약해진 유리코는 남편의 뜻에 따르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10년이 흐르자 그녀의 체중이 15킬로그램이 늘어났다.

 

가계부를 체크해보던 유리코는 이제 아이들도 커서 돈이 점점 더 많이 소요되는데 남편의 월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되었다. 아이들의 학비에 교육비까지, 또 식비도 점점 늘어날 게 분명하고 대출금과 노후자금 등 돈 걱정이 태산 같았다. 살림의 여왕만으론 이 위기를 넘기기 힘들어 보였다. 그렇지만 갓 졸업한 학생들도 취업을 못하는 요즘에 마흔이 넘은 나이에다 자격증 하나 없는 경력 단절 여성이 어디 쉽게 취업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 질 뿐이었다.

 

애초에 맞벌이 부부로 살아가는 여동생은 형부의 월급이 어중간하니까 아이들이 대학 가려면 앞으로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고, 아이의 학비 때문에 사채를 끌어다 쓰는 부모까지 있다는 말을 전하며 언니가 그리 될까봐 걱정이라고 겁을 주었다. 중학생 아이를 둔 친한 엄마 소메 씨도 13년만에 요양 병원에 아르바이트를 나간다고 하니 이젠 같이 놀 엄마가 주위엔 없다. 이에 유리코도 헬로워크(일본의 취업안내소)로 나가 일자리를 알아 보기로 결심했다.

 

 

 

15년차 전업주부 유리코의 취업 성공기

 

마침내 유리코는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무수한 불합격 통지를 받고, 취업안내소 직원과 상담을 거듭하며, 적성과 무관한 곳에 취업을 하기도 하고, 끝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까지의 여정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렇다. 이처럼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평소 일을 단순히 '돈이라는 대가를 위한 활동'으로 생각하던 유리코가 진정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을 찾은 후 보람과 성취감을 얻는 모습과 그런 유리코의 분투를 응원하며 집안일을 분담하는 가족의 변화가 마치 한 편의 TV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현장감과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40세, 신입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구직 활동을 해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자주 불합격 소식을 접하게 되는지를. 편의점, 슈퍼, 패밀리 레스토랑, 빵집 등 수없이 낙방하고 만다. 그런 실패 끝에 마침내 처음으로 합격한 곳은 인쇄 회사, 컴퓨터로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데, 사실 그녀는 컴퓨터를 다룰 줄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신을 뽑아준 게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감동은 너무나도 짧았다. 실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워낙 부족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잔업은 없다고 말하지만 맡은 일은 반드시 다 끝나야 한다는 사실, 그녀는 업무 처리의 미숙함으로 인해 정시 퇴근은 아예 불가능했다. 이 뿐이랴! 업무 시간 내내 나이 어린 직장 선배에게 혼나기 일수였다. 정시보다 대략 두세 시간 늦게 퇴근할 수밖에 없었기에 귀가하면 파김치가 불가피했다. 결국 열등감이 싹트고 말아 회사를 퇴직하고 말았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자

 

실무의 무게감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못하고 입사한 부작용은 생각보다 컸다. 그러던 차에 지인 워킹맘으로부터 '일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쪽의 일이 적성에 맞음을 깨닫고 산속 료칸의 청소 일을 시작한다. 여행객을 위해 객실을 쾌적한 상태로 정리하는 일을 통해 주인공 유리코는 비로소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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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다시 읽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6
양지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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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사람들이 모여 살고, 나라 살림은 누가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하는지, 국민인 우리는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정리해 놓은 것이 헌법이야. 네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을 때, 혹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게 바로 헌법이란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헌법, 얼마나 아시나요?


이 책의 저자 양지열은 법무법인 가율의 대표 변호사로 헌법을 이야기로 쉽게 풀어서 자녀들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기자 출신의 변호사'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중앙일보에서 8년간 사회부, 문화부 기자로 일했고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짧지 않은 기자 생활을 하며 돈이 없고 마땅한 조언자가 없어 법적 곤란을 겪는 사람을 수없이 봐왔고, 펜만으로는 그 짐을 덜기가 힘들다는 생각에 늦깎이로 사법시험에 응시해

 

"책에 쓴 얘기들은 대부분 너를 보면서 떠올린 것들이야.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가지고 노는 모습에서 인공지능을 생각해 냈고, 하늘공원에 놀러 갔던 사진을 보다 우리 경제에 관한 얘기를 썼고, 네가 학급회장에 출마했을 때를 떠올리며 선거제도와 민주주의에 관한 글을 쓴 거야. 그렇게 네가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헌법에 대해 이해하기 편하고 쉬울 거 같아서 말이야"

 

 

 

 

 

헌법은 초등학생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저자의 딸 시연은 왜 공부를 하러 학교에 다니고, 커서 뭐가 될 수 있을지 그런 게 궁금했다. 그래서 변호사인 아빠에게 법대로 답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당연히 아빠가 얘기할 거리가 없을 줄로 알았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아빠는 당연히 법에 정해져 있다고 대답을 하자 놀라고 만다.

 

"법대로? 왜 공부를 하는지는 헌법을 보면 되지. 시연이도 학교에서 헌법에 관해서는 배우지"

 


"헌법? 사회 시간에 조금 배우기는 했어요. 민주주의가 어떻고,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어떻고 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헌법에 나와 있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연이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어.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타고난 능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겠지? 그래서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야. 그것도 무상으로 말이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교육은 학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계속 받을 수 있어야 해. 부자 아빠를 만난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공부를 해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교육이기도 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하는 것도 그렇게 노력해서 평등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줘야 진짜니까. 대한민국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이지. 국민은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아 나라를 운영하도록 맡기는데, 뭘 알아야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 그것도 교육을 받는 이유가 되겠구나. 누구나 공무원 시험을 치러 공무원이 될 수도 있는데, 그것도 교육이 뒷받침을 해줘야 하고 말이야. 어때? 대답이 어느 정도 됐을까? 그러고 보니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시연이의 궁금증에 대해 헌법이 어느 정도는 대답이 될 수 있겠구나"

 

그렇다. 저자의 설명처럼, 헌법 제10조 전문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제3항은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제5항은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제11조 제1항 전문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제24조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

 

기본권의 영역

 

1. 평등권~ 법 앞에 평등하다

2. 자유권~ 국가는 국민의 삶에 함부로 간섭할 수 없다

3. 사회권~ 교육을 받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4. 청구권~ 기본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5. 참정권~ 선거 또는 공무원이 돼서 나라 살림에 참여할 수 있다

 

 

헌법은 크게 다섯 가지 권리와 거기에 포함된 여러 가지 권리들을 자세하게 정해 놓았다. 그리고 헌법 제37조 제1항에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않는다'고 정함으로써 혹시 빠진 것이 있더라도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면 헌법이나 마찬가지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서? 바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말이다.

 

 

평등권의 의미

 

시연이는 얼마 전 TV에서 본 어느 중학생 오빠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강원도 산골 마을에 사는 그 오빠는 스키를 너무너무 잘 탔다. 취미 정도가 아니라 선수로서 나라를 빛낼 만큼 말이다. 따로 배운 적도 없다는데 실력이 대학교 언니, 오빠들과 막상막하였다. 국가대표 감독님이 중학생 오빠를 선수로서 크게 활약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그 오빠는 집안 형편 때문에 본격적인 선수 활동을 망설였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어린 동생들을 돌보면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스포츠 단체와 기업에서 후원해주기로 했다는 TV 프로그램의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시연이는 그 오빠는 헌법에서 말하는 평등권 이상으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게 아닐까란 의심이 들었다. 물론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골고루 기회를 주는 걸 넘어서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은 평등권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평등에는 적극적인 뜻도 내포되어 있다. 예를 들어 눈이 불편한 사람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올록볼록하게 특별한 보도블록을 설치해 놓고, 팔 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 계단 옆에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모두를 위한 투자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많은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므로 개인적인 장애를 이기고 국가에, 나아가 인류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평등권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본권에 대한 과잉금지원칙

 

과잉금지원칙이란 게 있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판단하는 것인데, 첫번째는 목적이 정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알아서 옷차림을 하면 가정환경에 따른 차이도 나니까 이런 차별을 막기 위해 교복을 입는다면 이는 나쁜 목적이 아니다. 두번째는 수단과 방법이 적절해야 한다. 교복으로 아주 이상한 옷을 강요하거나 머리를 빡빡 밀자고 하는 게 아니라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세번째는 그런 일로 입게 되는 피해를 최소한도로 줄여야 한다.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는 피해는 있겠지만 역시 아주 엄격한 제한만 아니라면 받아들일 만하다. 네번째는 목적을 달성해서 얻는 이익이 희생보다 크거나 최소한 같아야 한다는 균형성이다.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친구와 원만하게 지낼 수 있다면 멋 부리는 정도는 참을 수 있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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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서배스천 배리 지음, 강성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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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배스천 배리195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더블린의 가톨릭 대학과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했다. <매커의 정원 Macker's Garden>(1982)을 시작으로 1998년까지 시집과 소설을 발표하고, 극작가로도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에네아스 맥널티의 행방> (1998), <애니 던>(2002), <머나먼 길>(2005), <가나안 땅 쪽에서>, <파넬 거리의 자랑거리>(2014), <일시적 젠틀맨>(2015) 등이 있다.

 

맨부커 상 최종 후보작에도 오른 <머나먼

 

 

 


소설 <로즈>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매우 혼란스러운 1920년대 아일랜드이다. 역사적으로 당시의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할지, 비록 불완전한 독립일지라도 이를 수용할지를 놓고 각각 정규군과 반군으로 나뉘어 내전內戰을 벌이는 중이었다. 종교와 정치적 분파에 따른 갈등은 아일랜드의 수많은 가족, 연인, 그리고 이웃들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이는 지금껏 여러 문학작품과 영화의 소재로 다루어졌을 정도로 아일랜드의 역사는 정말로 다사다난했다. 지금까지도 불행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한반도의 서글픈 역사와 유사한 모양새이다.  

 

과거 로잔느의 아버지는 영국 편에 줄을 섰던 경찰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결혼 생활마저 불행해졌고, 딸 로잔느마저도 대를 이어 마을 사람들에게 배척당한다. 소설 <로즈>의 이야기는 정신병원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로잔느와 그녀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그린 박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묘미는 서정시를 닮은 섬세한 문장과, 이와는 달리 충격적인 반전에 있다. 로잔느의 기억과 그린 박사가 추적하는 진실은 서로 엇갈리다가 결말에 이르러 독자들에게 반전을 선사한다.

 

 

 

 

 

 

 

 

 

 

결혼했지만 불행하게도 이를 인정받지 못한 로잔느는 미모 때문에 동네 슬라이고의 모든 남정네들로부터 선망의 부러움을 샀다. 당시 묘지 관리인이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로잔느, 넌 아주 사랑스러운 소녀지. 그래서 걱정이구나. 네가 마을에 나가면 슬라이고의 남자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자 어른들까지 유혹을 느낄까 봐 말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널 결혼시키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옳은 일이란다"  

 

이후 결혼했던 남자의 동생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마저 빼앗긴 채 말도 안되는 색정증色情症(여성의 비정상적인 왕성한 성욕)으로 몰고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긴 세월을 정신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비운한 한 여인의 인생을 보면서 너무나도 슬프고 아픈 이야기라고 느낄 때쯤 작가는 우리들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선사한다.

 

"전 남편과 같이 살고 싶어요" 

 

슬프고 불행한 한 여인의 이야기 속에서 놀라운 반전까지 보여주는 서배스천 배리의 글솜씨에서 왜 그녀가 맨부커 상 후보였는지 실감하게 한다. 즉 단순히 상처받은 여인을 다룬 그저 그런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하고 이 작품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곧 작가의 미려美麗한 문장들에 한번 놀라고, 한 여인의 슬프고도 아픈 이야기에 또 놀라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된다. 특히, 여성 독자라면 더욱 더 할 것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너무나 큰 반전에 다시 한번 깜짝 놀라게 된다.

 

영화 <로즈>의 한 장면

 

"곤트 신부는 타락한 여자, 미친 여자를 남겨두고 그 끔찍한 집에서 깔끔하게 빠져나갔다.

톰, 사랑하는 나의 톰은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짐 쉐리단 감독의 영화 <로즈>(여우 주연, 루니 마라)가 며칠 전에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영화에선 정신병원의 이름도 다르게 각색되었지만 주요한 줄거리는 거의 비슷하다. 이 소설을 완독한 후 영화를 감상한다면 나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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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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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 동안 이디야는 한 순간도 현재에 머무르지 않았다.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 상생相生이라는 기본원칙을 지키면서도 고객에게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디야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꿈꾼다. 커피를 로스팅하고 꿈을 로스팅하며, 다가올 더 나은 미래를 기다린다. - '프롤로그' 중에서

 

 

꿈을 로스팅하는 남자

 

한때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였던 카페베네는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2015년 12월 30일 카페베네는 최대주주가 김선권 회장에서 사모펀드 케이쓰리에쿼티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케이쓰리제5호(K3제5호)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카페베네의 극심한 실적 부진 때문이다. 2012년 2,207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5년 1,463억원까지 하락했으며, 1~3분기 동안 33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2016년 실적은 더 악화되었다. 매출액 817억원, 영업손실 336억원을 기록했으니 말이다.

 

어디 이뿐이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의 여건도 그리 녹록치 않다. 어느 중소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는 현 여건을 "창사 이래 최악의 업황"이라고 말한다. 이런 경영 환경 속에서도 유독 쑥쑥 커 나가는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가 있다. 바로 '이디야커피'다. 매장 수로는 국내 1위의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 책의 저자 문창기는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의 CEO다. 그는 과거 동화은행과 삼성증권을 거쳐 투자자문사인 ㈜유레카벤처스를 설립 운영한 금융전문가였는데, 우연히 기업 매각을 의뢰받은 이디야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서 2004년 80여 개의 매장을 가진 이 회사를 인수해 경영하기 시작, 12년 만에 그 수를 2,000개 이상으로 늘리며, 업계 최고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허름한 작은 사무실에서 1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정체기를 겪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

 

 

 

 

 

 

 

회사의 발전과 함께 점포의 개발 방식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점포를 출점할 때 그는 반드시 확인하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이는 개발팀과 새로운 점포 장소를 의논할 때 꼭 물어보는 말이다.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경제 용어를 사용한 판단보다 이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렇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실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맹점의 확장에만 촛점을 맞추고 가맹점주야 어찌 되던 상관이 없다는 식의 문어발 확장 스타일이 주류였다.

 

사실 프랜차이즈 사업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 수수료가 생기므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매장 수의 증가에만 혈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난 일이긴 하지만 카페베네가 이리 되기 훨씬 전부터 카페베네 본사 책상에는 가맹점주의 민원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인다는 말을 전해 듣고 오래 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디야의 문 대표 질문엔 핵심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가족의 생계를 걸고 직접 운영할 매장을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가맹점 상담에 임하면, 신규 출점하는 일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게 되고 장사가 될 만한 장소를 물색하게 되므로 그만큼 실패의 확률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커피연구소의 설립

 

문 대표는 이디야 경영과 관련해 자신이 가장 잘한 일로 커피연구소 설립을 꼽는다. 처음 이 연구소를 만들 때,  이디야가 무슨 제조업체냐고 사서 고생한다는 식의 볼멘소리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업체들은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커피를 들여와 판매로 돈을 버는 전형적인 판매유통업을 추구했기에 자체 연구소를 갖출 필요는 없었다.

 

이디야 랩 

 

하지만 그는 노련한 금융전문가 출신답게 생각이 남달랐다. 어떤 업종이나 마찬가지이듯 커피 역시 연구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커피야말로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음료는 맛으로 승부를 해야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입맛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작년에 잘 팔렸다고 그 제품이 올해도 인기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사람의 혀, 즉 입맛은 간사하다.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제공하려면 불철주야 연구 밖에 없다. 마치 인간의 심장이 쉼 없이 인체에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것처럼 커피연구소는 바로 이디야의 심장인 것이다.

 

 

직원이 만족할 때까지

 

 

인수하고 오랫동안, 이디야는 지루한 답보 상태에 있었다. 신규 가맹점은 1년에 많아야 40개였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들은 성과를 별로 거두지 못함에 따라 회사의 수익이 증가할 기미가 안 보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만 있을 뿐 그 방향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무작정 사무실에서 나와 거리를 쏘다니다가 대형 서점 앞을 지나는 순간

머릿속에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수십 권 샀다. 철학, 역사, 경영, 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 보따리 사서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보이지 않는 길을 책 속에서 찾아야 했다. 두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나서 마침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핵심은 '내부고객 만족'이었다. 즉 직원의 만족 없이는 어떤 기업도 성공할 수 없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해주겠다는 허황함보다는 먼저 회사가 직원에게 혜택을 베풀어야 함을 그때 깨달았다.

 

 

가맹점 사장은 이디야의 경영 스승이다

 

대부분의 가맹점 사장은 문 대표에게 훌륭한 선생님이자 현재의 이디야 성공을 만든 장본인들이다. 이디야에 대한 그들의 애정愛情은 훌륭한 아이디어가 됐고, 그 아이디어가 모여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디야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가맹점 사장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그 방법은 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포함해 각 매장의 순회 방문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 한다. 나아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가맹점의 성공 사례를 정기적으로 소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그들의 의견이 모여 이디야의 밝은 미래가 그려질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도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해주며 함께 어울려 상생相生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에 더해 성향이 다르고 인생관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이미 그는 이 기적과도 같은 일을 경험했다.

 

 

이디야의 제안 시스템 '막뚫굽펴'

 

'막뚫굽펴'에는 건의 사항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왔다. 소중한 제안들이 중간에서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직원들의 제안이 올라오는 즉시 그에게 알람이 작동되도록 했다. 몇 단계에 걸친 업무보고 라인을 없앰으로써 현장의 소리를 빠른 시간에 파악함으로써 신속한 개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각 팀장 및 실무진들에게는 제안 사항에 대해 무조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검토 및 조치 결과를 수시로 업데이트해서 보고하게 했다. 곧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제안이 부서별 검토를 거쳐 시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막뚫굽펴 시행 사례는 호남사무소의 케이스다. 호남에 사무소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접수, 2016년 5월 광주광역시에 호남사무소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가맹점 오픈 상담, 점포 개발, 가맹점 관리까지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소년은 어른이 되어간다

 

소년은 현재 사춘기를 겪고 있다. 15살의 이디야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열정이 가득하다. 한편으론 급속히 성장한 만큼 다가올 미래에 대해 불안감도 공존하고 있다. 10여 명이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사업을 시작한지 십수년이 흘러 이젠 300명의 대가족을 거느리며 서울 논현동 고개에 본사 사옥까지 마련했다.

 

 

2016년 8월, 국내에선 최초로 2,000호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국내 커피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면서 경쟁 또한 치열하다. 한참 앞서 가던 카페베네가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더니 어느 순간에 매출이 급락하고 자본이 잠식되는 경영 악화의 현상이 나타날 둘 누가 알았겠는가. 이를 타산지석 삼아 이디야는 똑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아가 이디야의 100년 역사를 기원하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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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양연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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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저평가 우량주'다. 트럼프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과 위기의식 때문에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면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작된 '미국 랠리'는 금융시장이 그 사실을 미리 알았다는 증거다. - '프롤로그' 중에서

 

 

트럼프 시대, 글로벌 투자자에겐 기회이다

 

책의 저자 양연정실리콘밸리의 투자 전문가로 헤지펀드 자산운용 서비스 회사 Fioneers Inc. 대표이다. 공학도의 길을 꿈꾸며 KAIST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우연한 기회에 금융공학 분야에 입문하여 JP모간체이스증권 서울과 홍콩 지점에서 일했다. 주로 외환과 채권, 파생상품 거래를 담당하면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경험했다. 그 후 관련 경험을 발판으로 제18대 국회 정무위원회에 5급 정책 비서관으로 들어가 파생상품 손실 관련 조사와 입법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에서 투자 컨설턴트로, 호주뉴질랜드은행ANZ에서 채권 트레이더로도

 

 

 

 

 

 

달러화의 강세는 이미 트럼프 당선 이전인 2014년부터 진행되었다. 상대적으로 G2인 중국의 경제성장율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 경제는 2016년 12월 금리를 상승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성장과 소비, 고용 등 제반 경제지표가 이를 말해 준다.  

 

내일이 불안한 사람들은 당연히 안전한 곳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달러화는 기축통화고 안전자산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달러에 투자한다. 아이러니하지만 미국발 불안에도 달러화 매입으로 대응한다. 미국이 사고를 쳐도 달러화를 산다. 금융위기 때 그랬고,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한참 전부터 달러화 강세는 진행되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트럼프의 '생각보다 괜찮은 경기 부양책'이다.

 

 

미국 투자의 5가지 키워드

 

공격: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No 환헤지: 미국 투자는 강달러와 미국 경제에 대한 베팅

10%: 합리적인 목표 수익률은 연간 10%

인덱스: 개별 종목은 하지 말자

역발상: '트럼프 무풍지대'를 보자 

트럼프는 재앙이 아니다. 좋게 보면 괜찮은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온 새 대통령이고, 보수적인 시각에서 봐도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 시대의 투자라고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경제는 펀더멘털이다. 트럼프는 하나의 정치적 변수인데, 시장은 단순히 정치로 움직이지 않는다. 미국 투자는 좀 더 공격적이어도 괜찮다.

 

트럼프가 많이 언급하는 공약과 관련될수록 전망이 불투명하다. 당장 실행하기 어려우니 여론 무마용으로 강성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맥시코와 국경 장벽 설치', '오바마 케어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장벽 설치 비용을 미국 의회가 승인할리 없고, 오바마 케어는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는 이를 이미 안다. 단지 지지층 달래기일 뿐이다. '트럼프 무풍지대'에 관심을 두자. 

한국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효과적인 분산투자는 중국 같은 아시아가 아니라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가진 한국 부동산이나 주식과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찰스 리,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첨단 기술과 4차 산업혁명은 메가트렌드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의 사업 전망이 나빠진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우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은 금세기의 대세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에서 기술 경쟁력이 확실한 기업은 오히려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다. ㄱ국제 경쟁력은 높은 기술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정책 영향을 덜 받는 것이다. 

 

이리 본다면 한국의 경우 최순실 사태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삼성전자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이 단기적인 악재일지라도 세게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냥 둘리 없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타의 추종이 불가할 정도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거의 절반이나 되기에 미국 주요 IT업체들이 삼성과 LG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체불가능한 기술력은 보호무역에 대한 최고의 방패인 셈이다.  

 

 

미국 부동산, 불안한 한국 부동산의 대안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2018년 폭락설이 대두되면서 그 방향성을 잃고서 갈팡질팡 중이다. 특히, 믹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그간 호황을 누렸던 아파트 분양시장은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대출이자의 부담 상승으로 인해 중도금대출이 엄격히 제한될 여지가 많기에 투자자 입장에선 상승보다는 하락설에 기울어진 모양새다. 

 

이와 같은 불안한 한국 부동산의 대안으로 미국 부동산을 고려해볼 만하다. 부동산은 주식, 채권과 함께 반드시 포함해야 할 자산이다. 투자 방법도 간단하다. 요즘은 소액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리츠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리츠는 부동산의 임대 수익과 가격 상승분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부동산투자신탁이다. 그리고 미국 부동산의 수익 전망도 밝은 편이다.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한다고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 다니기보다는 미국 리츠 상품이 더욱 매력적이다.

 

 

미국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투자를 '장기 분산투자' 관점에서 추천한다. 2016년만 해도 연초 유가 급락,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 깜짝 이벤트가 줄을 이었지만 세계시장은 끄떡없었다. 한국에서는 위기설이 들리지만 해외 분위기는 다르다. 금리 인상,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 4차 산업혁명 같은 미래 산업까지 한국 밖에서 뭔가 바쁘게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물론 나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진국 자산가들은 평균적으로 총 자산의 30~4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한다. 한국은 이 비율이 5% 미만이다. 해외 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한국이 미국에 유학생이 이렇게 많고, 한류도 세계적으로 알려졌는데 투자는 참 보수적이다"라며 놀라워한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50%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극,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 투자를 먼저 떠올린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잘못 방향을 잡은 탓이다. 미래에셋은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하겠다.

 

 

미국 투자, 왜 자산의 20%인가?

 

"좋은 상품 있어요?"

"추천 종목은 요?"

 

이처럼 대다수 투자자가 투자 결정과 상품 선택을 동일시한다. '무엇'에 투자할지가 투자 결정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 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훨씬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바로 '자산 배분' 결정이다. 투자금 중 얼마를 국내 혹은 해외에, 부동산에, 주식에, 채권에 투자할지 그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다. "여윳돈의 20%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1차적인 자산배분을 결정해야 한다.

미국 투자에 나서려면 앞서 살펴본 '자산 배분'과 다음으로 '분산투자'다. ETF는 저렴하고 편리하게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ETF는 말 그대로 '상장된 펀드'다. 펀드와 같은 투자 방식을 취하지만,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상장된 상품에 투자하면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여기에 투자하면 수백개의 기업에 자금을 쪼개서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 셈이다.

 

 

저자 양연정

 

 

트럼프 시대는 기회다

 

글로벌 분산투자는 미국 투자가들에게도 당연히 중요하다. 특히 자국 중심주의가 강한 미국의 특성상 미국인의 해외 투자는 소극적인 성향이다. 이런 미국 투자자들이 2016년부터 주목한 곳이 바로 '신흥국'이다. 한국 시장은 미국 투자달이 오랫동안 선호해온 대표적인 신흥국 시장이다. 2017년에도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입은 활발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은 기회보다 위기라고 많은 언론들이 노평했엇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는 오히려 기회다. 한국 주식의 매력이 저평가 우량주이었듯이, 미국이라는 나라도 '저평가 우량주'다. 트럼프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과 위기의식 때문에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미국 투자'라는 선반 위에 놓을 상품은 정말 많다. 투자금이 100만, 1000만, 1억, 10억, 100억 원인 사람들에게 각각 가능한 옵션이 맞춰진 투자 백화점이 바로 미국이다. 랠리는 이미 시작되었다. 늦기 전에 올라타라고 저자는 권하고 있다. 이는 스탠퍼드와 UC버클리 교수진과 미국 현지 투자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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