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블룸 - 희망을 잃어버린 블룸 가족에게 까치 펭귄이 선물한 놀라운 기적
캐머런 블룸.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박산호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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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샘은 이제 잃어버린 과거의 자신을 위해 조용히 애도했다. 그녀는 울면서 잠이 들었고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아이들이 집에 와서 그녀를 볼 때면 애써 기운을 차렸다. 하지만 나는 생전 처음으로 그녀가 내면의 힘을 잃어가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그녀의 미소는 빛을 잃어갔고 전처럼 자주 미소를 짓지도 않았다. 매일 아침 샘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졋다. 샘은 더 이상 잠에서 깨고 싶어 하지 않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까치가 블룸 가족에게 희망을 가져 오다

 

2013년, 새끼 까치 한 마리가 거센 해풍에 휘말려 지상 20미터 높이로 우뚝 솟은 소나무 위에 있던 둥지에서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한쪽 날개는 옆에 축 늘어져 있었고 추락 도중에 심하게 상처 입고 움직일 수 없는 작은 새를 블룸 가족의 둘째 아들 노아가 발견했다.

 

 

 

당시 블룸 가족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태국 여행에서 엄마 샘이 불의의 추락 사고를 당해 척추를 크게 다쳐 몸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족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어린 까치를 구하는데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다. 즉 까치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희고 검은 깃털에서 영감을 얻어 '펭귄'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책의 제목 '펭귄 블룸'은 바로 이 까치를 가르키는 말이다.

 

이 책은 블룸 가족과 까치 펭귄이 함께한 2년여 동안의 기록이다. 블룸 가족의 이야기에 BBC를 비롯해 <가디언>, <허핑턴포스트> 등 다양한 매체가 주목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감동했다. 왜냐하면 이들 가족의 행복한 모습 이면에는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즉 엄마 샘의 사고 말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녔던 캐머런 블룸과 그의 아내 샘은 아이들이 성장하자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신은 이들 가족의 행복을 시샘했는지 낡은 울타리가 붕괴되면서 6미터 높이의 안전펜스에 기대어 서 있던 샘이 추락하고 만 것이다. 샘은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다시는 자신의 두 다리로 설 수가 없었다. 블룸 가족의 행복 시계는 여기서 멈추고 말았다. 이들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던 어느 날, 까치가 나타난 것이다.

 

저자 캐머런 블룸은 블룸 가족의 아버지이자 사진작가로 열여섯 살 때 서핑 전문 사진작가로 일을 시작했다. 그의 여행, 광고, 예술 사진들은 <뉴욕 타임스>, <하퍼스 바자>, <보그>와 미식 여행 잡지를 포함한 국제적인 출판물에 꾸준히 실리고 있다.

 

 

 

 

"펭귄이 흑백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오른 모습을 보며
우리의 영혼도 함께 날았다. 그것은 순수한 기쁨의 순간이었다.
블룸 가족이 마침내 중력을 정복한 것이다"
 

 

 

마치 까치 펭귄은 블룸 가족의 세 아들들이 언제 학교에서 귀가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오후 3시 30분이 가까워지면 집 가장자리에 있는 오렌지 나무 위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이 거리 모퉁이를 돌아오길 기다리다가 아이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까치 소리를 흉내 내서 화답했다.

 

펭귄과 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뚤은 항상 서로를 보살펴줬다.

펭귄이 아프고 힘이 없을 때는 샘이 애정에 찬 손길로 펭귄을 돏봐서 건강을 회복시켰다.

샘이 움직이기 힘들어하면 펭귄이 샘에게 노랠를 불러주며 가운을 북돋워줬다.

샘이 집 안에서 사무를 보거나 일기를 쓰면 펭귄은 항상 그 옆에 있었다.

둘은 엄마와 딸이자 간호사와 환자이기도 했다.

그리고 강하지만 동시에 연약한 두 자매가 '위로'라는 한 단어로 묶여 있는 사이이기도 했다.

 

 

샘은 힘과 체력을 키워서 자립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업슬 정도로 열심리 노력했다. 매일 운동 기구들을 들어올리거나 당기고 밀며, 또는 권투 글러브를 끼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마음 속의 어두운 생각들을 몰아냈다. 손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날 때까지 몇 시간씩 카약의 노를 저었다. 샘은 도무지 포기라는 걸 몰랐다.

 

"재활 훈련이 진전을 보이면서 그녀의 시각 또한 밝아졌다"

 

처음엔 블룸 가족이 펭귄을 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이 작고 놀라운 새가 가족을 더 강하게 만들어줬고, 더 가깝게 만들어줬고, 아주 힘든 시기에 웃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블룸 가족의 영혼과 육체가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셈이다. 말하자면 까치 펭귄이 현실적인 면에서 이들을 구한 것이다.  

 

 

해피엔딩은 자신의 이야기에 믿음을 가지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쁨을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펭귄은 우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것만으로도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수없이 보여줬다.

 

 

 

 

사랑은 사랑으로 보은報恩한다

 

자신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측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스스로를 돌보는 것을 넘어서 얼마나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시도해보는 겁니다. 제게는 작고 여리고 아픈 펭귄을 돌본 일이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펭귄이 다시 기운을 차리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 자체가 저에게 많은 면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자주 제가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제게 의지할 수 있는 입장에 서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녁을 한다거나 운전을 해서 사람들을 데려다주는 것과 같이 단순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점점 그 횟수가 늘어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 내 주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제 삶을 잘 통제하고 있으며, 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 '샘 블룸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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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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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가 바로 옆에 있었다. 식당 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온 게 분명했다. 누군가 주방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왔을 거라 단정한 것도 실수였다. 허술한 주방문이 늘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지만 식당에도 정원으로 통하는 유리문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침입자는 식당 유리문을 깨고 집안으로 들어온 게 분명했다. 현역 시절 신입 경찰들을 교육할 때 첫 번째로 강조하는 수칙이 바로 '섣불리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였다. 섣부른 오판이 경찰 본인은 물론 시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만큼 침착하고 면밀하게 따져보고 나서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리처드 린빌은 평소 자신이 늘 강조했던 수칙을 어기는 바람에 끔찍한 순간을 맞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침입자의 무쇠 같은 주먹이 어깨를 가격하는 순간 그의 무릎이 저절로 꺾어졌다. 뒤이어 관자놀이를 향해 주먹이 날아들었다. - '2014년 2월 22일, 토요일' 중에서

 

 

은퇴한 노형사의 죽음에 얽힌 비밀

 

소설가 샤를로테 링크는 작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10대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크롬웰의 꿈, 또는 아름다운 헬레나>를 1985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그녀의 소설은 현재까지 독일 내에서만 2,4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독일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으며, 다수의 소설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최고의 시청률을

 

 

 

 

은퇴 경찰관 리처드 린빌의 모범적인 삶의 이면에 부도덕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듯이 내성적인 딸 케이트의 이면에도 사려 깊고 치밀한 면모가 숨겨져 있었다. 책임감이 투철했던 케일럽 헤일 반장이 알코올중독자라는 사실과 장래가 촉망되던 제인 스캐핀 여형사가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경찰 신분을 이용했던 점들은 결국 인간을 단편적으로 이해해선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즉 사람의 얼굴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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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리듬 때문이었어 -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
김성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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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 초창기에는 내 생각과 의견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쭈뼛거려서 생기는 문제들이 다반사였다. 그때의 나처럼 자존감 낮고 자신감 없는 사람과의 소통은 정말 어렵다. 조금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매사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독일어가 조금 된다 싶은 순간부터는 기죽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것이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주었다. 결국 사회가 잘못된 것도, 상대가 나쁜 것도 아니었다. 내 리듬의 문제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삶은 리듬이다

 

책의 저자 김성은은 음악의 여러 요소들 가운데 특별히 '리듬'에 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그녀는 우리 일상이 모두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음악을 가까이 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강조한다. 그녀는 세상만사 모든 일을 리듬으로 해석한다.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하던 해 결혼

 

스물두 살의 철부지 아줌마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독일이었다. 무려 10년을 독일인들과 싸우며 살다가 귀국해서는 자신의 내면에 살고 있던 독일여자가 문제가 되어 자꾸 독일과 한국을 비교하면서 마치 싸움닭처럼 좌충우돌했다. 그녀는 지금껏 원인을 알수 없던 실패의 경험, 설명이 안 되는 성공의 비법이 모두 리듬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30년이 걸렸다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리듬의 본질, 리듬의 중요성, 리듬 활용법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소망을 밝힌다.

 

사람들은 각자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그 리듬으로 일도 하고, 연애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수많은 사람들과 교제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관계를 이끌어가는 리듬은 따로 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조직의 팀워크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리듬 활용법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어떤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나에게 맞는 리듬은 무엇일까?

 

최근 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발달음악가 김성은 원장의 '삶은 리듬이다'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 호응에 힘입어 강의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어, 자신의 리듬을 파악하는 법부터 대인관계의 리듬 법칙, 음악적 리듬의 일상생활 활용법 등 다양하고 실용적인 리듬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제, 나만의 리듬을 찾는 법, 나를 지키면서 관계를 이끄는 리듬 사용법을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소통하려면 상대의 리듬을 읽어라

 

개개인의 타고난 신체 조건에 따른 리듬이 고정적인 반면, 기분과 건강 상태에 따른 리듬은 매일매일 다를 수밖에 없다. 정서적, 육체적 컨디션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피로가 누적되어 몸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감기에 걸리면 꼼짝도 안 하고 싶고, 못마땅한 상대와 일해야 하는 상황은 내내 짜증이 난다. 또 어떤 날은 특별한 이유 없이 아침부터 괜히 우울하고 기운이 없는 날이 있다. 반대로 사소한 행운들이 함께하는 아주 기분 좋은 날도 있다.

 

이런 리듬은 어떻게 결정될까? 선천적 신체 조건에 따른 리듬은 노력에 의해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반면 컨디션에 따른 리듬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리듬 오퍼레이션Rhythm Operation, 즉 리듬작동이다. 스스로의 리듬을 작동하는 기술이 있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컨디션 곡선을 유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리듬 오퍼레이션이 가능하려면 먼저 우리의 감정과 우리가 가진 조건을 잘 파악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거울을 보지 않고선 자신의 표정을 알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리듬을 잘 모른다. 예를 들어 자신은 활짝 웃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얼굴은 입꼬리만 겨우 올린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을 수도 있다. 거울을 보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내 속도는 내가 정한다

 

공포 영화가 무서운 이유가 뭘까? 이는 괴기스러운 분장이나 세트 장치보다는 소름끼치는 음악 때문이다. 특히 부적절한 템포는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갑자기 빨라지는 배경음악과 갑자기 멈추는 소음,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 소리, 또는 긴박한 극의 전개와는 맞지 않는 느린 음악 등 정상적인 리듬을 깨트리는 자극이 부자연스러움을 넘어 불안으로 마침내 공포로 연결된다.

 

템포가 서서히, 자연스럽게 변할 수밖에 없는 원리를 이해하면 의도적으로 템포를 변화시키려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활용 지침이 생긴다. 예를 들면 우울증으로 만사 귀찮고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리듬의 변화를 줘서 활기 넘치게 해주겠다며 빠르고 시끄러운 음악이 흐르는 클럽에 갔다고 치자. 그곳의 크고 빠른 음악이 친구에게는 소음일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본래 갖고 있는 리듬보다 조금 빠른 음악, 혹은 템포는 거의 같지만 그저 약간의 생기가 도는 음악을 들려주면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식욕도 생긴다. 그래서 우울할 때 산책을 하라는 거다. 우울감에 몸이 처져 있을 때는 조깅보다 가벼운 산책이 맞다. 집 앞을 15분 정도 산책하는 정도의 리듬환기면 충분하다.

 

 

시대와 세대의 리듬을 잇는 배려의 소통법

 

"무척 곤란하군"

"퍽 난감하군"

 

광풍이 몰아치듯 한바탕 휩쓸고 간 드라마 <도깨비>, 사실 지금도 난 재방을 시청하고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도깨비의 예스러운 말투가 유행을 탈 수 있었던 것은 그 말투가 가진 유머러스한 리듬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부분을 완성한 것은 주인공들이 주고받는 언어리듬의 변형이다.

 

만약 "무척 곤란하군"이라고 하는 남자의 말에 여자가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라고 한다면 이미 우리들이 많이 보아 온 전형적인 사극물의 대사가 되므로 평범한 옛것이 되고 만다. 하지만 이때 들은 체 만 체하는 귀여운 여자가 "아저씨, 이리 와봐요", "그쪽은 말투가 왜 그래요?"라고 하면 참 희한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의 시대차를 이용해 조금씩 변주된 리듬이 인물에 활력을 넣어준다. 퇴근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이렇게 말한다면 얼마나 정감이 나겠는가 말이다.

 

"서방님, 퇴청하셨사옵니까?"

 

 

반전의 리듬, 의외성이 주는 매력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예외와 의외성은 유머를 유발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그 리듬에 매료된다. 영화 <문라이즈 킹덤>은 등장하는 어른들은 바보스럽고 철부지 같아서 웃기고, 또 아이들은 지나칠 정도로 진지하고 어른스러워서 웃긴다. 이렇게 고정된 관념을 벗어난 의외의 리듬이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시종일관 즐겁다고 느끼게 된다. 

 

리듬의 고정관념은 규칙적인 4분음표의 진행이라 할 수 있다. 리듬이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상황을 싱코페이션(Synchpation, 당김음)에서 찾을 수 있다. 액센트가 들어가는 부분이 당겨지거나 밀려서 그 의외성으로 인해 리듬이 생동감을 갖게 된다. 유머는 바로 리듬의 싱코페이션과 같다.

 

 

 

나의 리듬을 컨트롤할 수 있는가

주변 환경의 리듬을 정리하면 놀랍게도 기분도 환기된다. 이는 이미 우리들이 경험한 바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엔 유독 자신의 방이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창틀의 뽀얀 먼지가 시선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목이 간질거려 신경이 쓰인디. 책꽂이도 그렇다. 책이 왜 그리 정리정돈되지 않고 너저분해 보일까? 당장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는 공부를 안하려고 꼼수 부리는 도피 행각이 결코 아니다.    

 

그래서 평소의 나의 리듬과 공간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공간을 정리하는 것은 나의 감정과 행동, 생각, 나 자신의 리듬을 정리해두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청소의 재미를 아는 사람은 다소 과격하게 해석해서 리듬의 규칙을 찾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리듬은 삶을 바꾼다

 

딸의 졸업식장에서 목격한 일이다. 후배들이 졸업하는 언니들에게 송사를 읽은 후 졸업생 대표가 후배들과 선생님들에게 답사를 읽으면서 울먹인다. 이를 듣던 학생 한 명이 끝내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다가 울음을 떠트린다. 그러자 이 울음은 마치 전염병처럼 급속도로 퍼진다. 잠시후 강당은 온통 울음바다로 변한다.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평소 코믹한 몸짓과 유머러스한 말투로 주변을 웃기는 부서장이 오늘은 다소 심각한 용어를 사용하며 부서원들에게 야단을 친다. 그런데, 평소의 코믹한 모습들이 오버랩되기에 무게감이 떨어진다. 마침 대머리 부서장의 머리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았다. 이를 손으로 쫓아내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웃음 폭발 직전이다. 마침 누군가가 '픽'하고 소리를 내는 순간 모두 파안대소를 하고 만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리듬이다. 우리들의 일상은 리듬의 점철이다. 슬픈 영화를 볼 때 누군가 눈물을 훌쩍이면 앞서의 여학교 졸업식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처럼 주변 사람들도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내린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불가의 가르침처럼 결국 내가 만드는 리듬 때문에 삶이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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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바이블 -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가 털어놓는 모든 것, 2017-18 개정증보3판 좋은집 시리즈
조남호 외 지음 / 마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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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500여 가구가 한 건축사무소로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 많은 이들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돈이 많지 않은 건축주들이 충분치 않은 정보로 넉넉지 못한 기간을 잡고 집짓기에 나섰다가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우리는 이 책이 유행을 좇아 건설되는 랜드마크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편히 드나드는 시민광장 같은 책이 되길 바랐다. - '초판 서문' 중에서

 

 

단독주택 건축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의 저자 조남호는 ㈜솔토건축사무소 대표건축가이다. 오래 전부터 현대건축의 보편적 구법과 전통을 수용한 목구조에 집중해 왔다. 최근에는 '보편적 실험'이라는 진중한 시선으로 두 명의 주거학 전공 교수들의 단독주택을 설계해 <아파트와 바꾼 집>으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200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2002년 한국건축가협회상, 2010년 교보생명환경문화상 환경예술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보편성과 품격을 함께 갖춘 집이 건강한 도시를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대담에 참여했다.

 

또 다른 저자 문훈은 지질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유년기는 강원도 상동읍 탄광도시에서, 청소년기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보냈다. 인하대학교 건축과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1년 문훈발전소를 설립,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에스마할, 락있수다, 롤리팝. K-POP, 투문정션, 피노키오, 윈드하우스 그리고 2005년 건축가협회상을 받은 상상사진관 등이 있다. 그 밖에 그림, 설치, 단편영화 제작 등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는 다양한 활동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2009년 건축학과 교수들이 뽑은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1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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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분의 힘 - 당신의 미래를 바꾸는 기적의 시간 사용법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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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출근해야 하니까, 일해야 하니까, 공부해야 하니까 등 외부 조건에 의해 시간을 사용해왔다. 거기에만 익숙하다. 늘 바빴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부에 의해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 '바쁘지 않은 시간'을 생각해보라. 출근길, 퇴근길, 쉬는 시간, 주말 등 그 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었는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연예기사를 보거나 잡담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들은 무엇을 위한 시간이었을까? 연예 기사를 보고 게임을 하면서 나의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긍정적이거나 발전적인 방향은 아니었을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무의미하게 허비하는 시간을 가치있게 활용하라

 

저자 김범준은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SK브로드밴드, 삼성SDS를 거쳐 현재 LG유플러스에 재직 중이다. 직장을 다니는 틈틈이 글을 써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LG그룹, 삼성그룹 등의 대기업과 KB국민은행, MG새마을금고 등의 금융기관 및 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KIST(한국과학기술원) 등의 공공기관에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전파하는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도 회사밖에 몰랐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 꿈을 이루고 싶다 등 마음속에 다양한 바람을 가졌지만 주어진 회사의 일을 처리하는 데도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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