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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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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구중궁궐처럼 폐쇄적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제왕처럼 행세했다. 박 대통령과 장관들의 관계는 갑과 을의 수직관계였으며, 장관들은 무엇을 하는지 전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반면 프랑스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꽤 평등한 관계로 하나의 팀을 구성한다. 매주 수요일 아침 엘리제궁에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각자의 집무실로 돌아가는 장관들의 손에는 한 아름의 서류 뭉치가 들려있고, 현안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한다. 이를 통해 이번 주 프랑스의 주요이슈는 무엇인지 국민들도 알게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정치를 말하다


책의 저자 최인숙은 파리3대학에서 <선거여론조사 공표가 프랑스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파리정치대학에서 <일본과 한국 여론조사의 제도화 과정>을 역사사회학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해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파리7대학 일본학과에서 일본의 선거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이를 계기로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사회심리학과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수학했다. 그 후 동경대 사회심리학과에서 일본인의 심리구조와 여론형성 관계를 연구해 박사후기 과정을 마쳤다.

 

 

현재 성공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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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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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추함과 아름다움, 잔인함과 선함 같은 양면성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즉 호모 데카당스와 호모 스피리투알리스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적인 존재입니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같은 양면성과 모순이 한 시대나 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 한명 한명의 머릿속에도 존재합니다. 뇌과학자인 저는 우리가 어떻게 천재적인 행동을 하는 동시에 잔인하기 그지없는 행동까지 서슴없이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것이지요. - '서문' 중에서

 

 

인간의 뇌를 읽어내자

 

이 책의 저자 김대식KAIST 전기전자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MIT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으며,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를 역임했다. <중앙SUNDAY>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칼럼이 <빅 퀘스천>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조선일보>에 뇌과학 칼럼 <김대식 교수의 브레인 스토리>를 연재했고, KBS에서 <장영실쇼>를 진행했으며

 

1강(뇌와 인간)에서는 '나'라는 '존재' 자체를 탐문하면서 '나'를 '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는 내 몸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단 하나, 바로 뇌세포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2강(뇌와 정신)에서는 합리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을 묻는다. 유명한 철학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이는 뇌가 손상되면 성립하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 비합리적이며 다만 우리 뇌가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3강(뇌와 의미)에서는 의미를 갖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추적한다. 인간이 사라진 세상에서 예술이나 문화에 의미가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고등 지능을 가진 동물은 물론 인공지능 기계도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의미는 오직 인간의 정상적인 뇌에서만 만들어진다고 해석한다. 4강(뇌와 영생)에서는 인간의 영원성을 탐문하고, 마지막으로 5강(뇌과학자가 철학의 물음에 답하다)에서는 뇌라는 기계의 작동 원리, 그 매뉴얼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에 관한 질의응답을 다룬다.

 

 

 

 

인간은 뇌가 없이는 불가능한 존재

 

 

 

 

뇌과학이란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는 생물학적 자연과학이면서 동시에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적 성격도 지니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행동도, 히틀러의 악마 같은 행동도 모두 뇌에서 나온다. 인간의 창의성과 도덕 그리고 윤리, 결국 모두 뇌라는 생물학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다게 바로 뇌과학의 주장이다.

 

예컨대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파괴됨에 따라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흑질이라는 세포가 망가진 탓에 뇌가 걷겠다는 명령을 내릴지라도 걷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춰 서 있고 만다. 이처럼 걷는 것 같은 단순한 동작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것은 결국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가능해진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뇌를 관찰하다   

인간의 뇌가 단순한 관찰이나 철학적 이론을 넘어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였다. 이탈리라 의사 카밀리오 골지가 최초로 신경세포를 염색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는데, 이를 골지 컬러링이라 부른다. 1890년, 이 방법으로 신경세포에 염색이 가능해짐으로써 관찰이 용이해졌던 것이다.

 

골지 컬러링의 특징은 염색 물질이 신경세포 단백질에만 붙어 신경세포만 눈에 보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골지가 관찰한 신경세포들은 마치 거미줄같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했다. 그래서 그는 신경세포는 단일 세포가 아닌 서로 연결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이론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 이론에 반기를 든 사람이 나타났다. 스페인 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화가를 지망했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렸고 관찰력도 뛰어났다. 이를 토대로 그는 신경세포가 거미줄 모양이 아니라 나뭇잎 모양의 단일 세포로 존재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던 것이다.

 

이 두 사람은 1906년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골지는 카할이 이 상을 받으면 안된다고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 시간이 흘러 2000년대에 염색 방법이 훨씬 발달하면서 카할의 이론이 맞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적인 뇌과학자인 제프 리히만 하버드대 교수 등이 2007년 <네이처>지에 발표한 '브레인보우'가 변별력을 키우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모든 생각은 나에서 시작되어 나로 끝난다     

이 순간에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나라는 존재는 대체 무엇일까? 다음 세 가지 중의 하나일 것이다. 첫째,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둘째, 우리가 모르는 것. 셋째,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 사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대부분 세 번째 상태일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잘 모른다. 예컨대 나라는 존재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나일까, 아니면 내가 안다고 믿고 있는 나일까? 이도 아니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존재일까?

 

인간의 피부세포는 시간당 3~4만 개가 죽는다. 아무리 집을 깨끗이 청소해도 하연 먼지가 쌓인다. 허연 먼지의 실체는 바로 죽어서 떨어져나간 피부이다. 매일 밤 피부에 비싼 화장품을 발라 봤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먼지가 될 정도로 매년 3.6킬로그램의 피부세포가 떨어져나간다.

 

파부세포만이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창자세포도 2~3일에 한 번, 허파세포는 2~3주에 한 번, 적혈구세포는 4개월에 한 번, 간세포는 5개월에 한 번 바뀐다. 이처럼 우리 몸안에 있는 모든 세포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100퍼센트 다 바뀐다. 나의 몸으로 판단했을 때 나라는 존재는 1년 전의 나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나'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이는 뇌세포 때문이다. 몸 속 다른 것은 다 변해도 뇌세포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합리적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은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과 선택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이 비합리적이며, 서로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인 프로세스로 이루어진다. 다만 우리 뇌가 그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어낼 뿐이다. 사회적으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한 시스템을 경제학에선 '파레토 최적'이라고 한다. 만약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우리는 파레토 최적 사회에 살아야 한다.

 

그런데, 개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균형 가격에서 최적의 가격이 결정될 것이다. 즉 팔고 싶은 사람의 최적 가격과 사고 싶은 사람의 최적 가격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균형 가격이다. 하지만 1637년 튤립 열풍으로 인해 한 촉에 현재 가치로 약 5억 원이 될 정도로 폭등했으니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정신 질환은 뇌의 손상

 

정신 질환은 특별한 병이 아니라 뇌의 특정 영역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역으로 손상된 뇌를 복원할 수 있다면 정신 질환도 치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질환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였다. 브로카 영역은 말을 하게 하는 영역으로 왼족 측두엽 앞부분에 해당하고, 베르니케 영역은 말의 의미를 만드는 영역이다. 

정신 질환의 일종인 '코타르 증후군'은 이해하기 어려운 병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자신이 죽었거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확실한 명제이다. 그런데 코타르 증후군 환자들에게 데카르트는 설득력이 없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이니 말이다.

 

 

의미는 어디서 만들어지는가?

 

만약에 인간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예술이나 문화에 과연 의미가 존재할까? 현대 뇌과학에서는 높은 수준의 지능이 있는 문어나 돌고래 같은 동물은 물론 인공지능 기계나 식물인간, 태어나기 전의 아이도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해석한다. 오직 인간의 '정상적인' 뇌에서만 의미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던 테리 샤이보는 평소 과체중을 비관해 거식증을 앓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심장 마비로 뇌에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되었다. 이 상태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계속되었다. 뇌사 상태임에도 그녀는 물을 마시거나 눈을 깜박거리는 것도 가능했고, 일으키면 서기도 했다. 그런데, 그녀의 남편은 1998년 아내의 생전의 뜻이라면서 영양 공급관 제거를 요청함으로써 그녀의 부모와 장기간의 법정 공방이 진행된 끝에 마침내 플로리다 주 대법원은 제거 명령을 내렸다.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안락사 논쟁을 초래했다. 냉정하게도 뇌과학은 식물인간의 뇌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인간이 아닌 그저 물체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오직 정상적인 뇌를 갖고 있어야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의식이란 무엇인가?

좀비에게도 기계에게도 없지만 우리들 인간에게는 있는 것, 이는 바로 의식이다. 의식이 어디서 어떻게 비롯하는지는 여전히 비밀에 싸여 있다. 다만 과학적으로 뇌 한복판에 있는 클라우스트룸을 끄면 의식이 사라진다는 것은 밝혀졌다. 많은 과학자들은 의식이나 정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일부 과학자들은 정신도 물질처럼 존재한다는 가설하에 지금도 연구 중이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환자의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클라우스트룸을 켰다 컸다 하는 실험에 성공했는데, 클라우스트룸을 끄자 환자가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다시 클라우스트룸을 켜면 시스템 작동이 꺼지기 전에 했던 말을 이어서 했음이 밝혀졌다. 클라우스트룸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마에스트로의 역할을 한 것이다. 지휘자가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그저 좀비에 불과해 진다.

 

붉은색 부분이 클라우스트룸 

 

 

영생永生과 엘레우시스의 비밀스런 의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는 신화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세르피나 신화이다. 라틴어 프로세르피나는 그리스어로 페르세포네라 부른다. 프로세르피나는 곡식의 여신 또는 농업의 여신으로 알려진 데메테르의 딸로 매우 아름다웠다. 그 자태에 반한 지옥의 신 하데스(주피터의 동생)는 그녀를 납치해서 지하세계로 데려갔다. 지하세계로 한번 들어오면 결코 지상으로 나갈 수 없는 특별한 규칙이 있었다.

 

농업을 관장하는 데메테르가 딸을 찾느라고 자신이 할 일을 하지 않게 되자 곡식들은 죽어가고 덩달아 동물들도 죽어나갔다. 사람들 역시 하나둘 굶어 죽기 시작했다. 그리스 신들도 인간이 바치는 제물의 연기를 먹어야 살 수 있는데, 제물이 없어지고 제물을 바칠 인간도 없어지므로 큰 낭패가 발생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주피터는 하데스에게 프로세르피나를 지상으로 돌려보내라도 명령했지만 응하지 않자 협상안을 제시하여 겨우 이 사태를 봉합했다. 협상안은 바로 1년의 1/4은 지하에서, 3/4는 지상에서 살도록한 것이다. 결국 프로세르피나는 봄, 여름, 가을은 엄마와 함께 살고, 겨울에는 지하 세계에서 엄마를 떠나 살게 되었다.

 

 

고대 그리스에는 엘레우시스의 비의秘儀가 있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행복한 사후를 약속해주는 의식이었다. 그런데, 이 의식에는 황제나 귀족만이 멤버가 될 수 있었다. 이 클럽에 가입한 사람은 1년에 한 번씩 동굴에 들어갈 기회를 얻는다. 한 달간의 의식을 치른 후 환각 상태에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동굴 끝에 이르면 삶과 죽음의 비밀을 알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 비밀을 발설하는 사람은 즉석에서 죽는다는 저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엘레우시스 비의에는 그리스인들이 예전에 가지고 있던 믿음, 즉 인생과 우주는 순환 관계에 있다는 믿음이 반영되어 있다. 즉 우리 인간의 삶은 태어나고 죽고 또 태어나는 등의 순환성을 띤다는 것이 엘레우시스 비의의 숨은 의미라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우리 인간이 알아야 하는 최고의 비밀이기도 하다.

 

 

영원히 살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상현실 또는 증강 현실이라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가상의 이미지가 실제 현실처럼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멀리 떨어진 사람은 물론 죽은 사람과도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그 모습이 우리가 진정 원하던 모습일까? 

 

많은 미래학자들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반영구적인 삶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머리의 이식이 가능하다면 50년마다 새로운 몸을 구해 머리만 계속 그쪽으로 옮기는 것이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수백 년 후에 뇌와 거의 비슷한 컴퓨터가 만들어진다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나라는 존재를 계속 복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물음에 뇌과학으로 답하다

인간은 138억 년 전 빅뱅이 생기고 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지구에서 살고 있다. 만약에 인간의 조상이 한 명이라도 실패했다면 진화의 고리는 끊어졌을 것이다. 우주가 창조되고 지금까지 이어져온 불패의 성공, 138억 년 동안의 어마어마한 노력으로 인간은 여기까지 온 존재이다. 

 

겨우 1.4㎏짜리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인간의 뇌가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다. 현대 뇌과학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변혁 앞에 서 있다. 인간의 의식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아직 그 비밀을 풀지 못한 채 우리 인간들 앞으로 '기계의 시대'가 찾아온 셈이다. 이제 뇌의 언어를 밝혀내는 것은 인간들의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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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 하루 30분 3주면 된다!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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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성공과 부와 명예를 자랑한다. 그러나 나는 도서관에서 꼬박 책만 읽은 것 외에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하고, 그 길을 갔다는 것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을 하나 말해보라고 한다면 이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주위의 반대와 세상의 무지를 견디며, '3년 독서'를 실천했다는 것이다. 독서의 양이 달라지면서 독서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독서에도 혁명이 필요하다

 

책의 저자 김병완은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직장인의 삶이 지는 낙엽 같다는 깨달음에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3년 동안 도서관에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책만 읽었다. 당시 그가 읽은 책은 무려 1만 권에 달했고, 어느 날 깨달은 글쓰기의 즐거움 덕분에 그는 '3년 1만 권 독서, 3년 60권 출간'을 하면서 '신들린 작가'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대표 저서로 <48분 기적의 독서법>, <나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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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장동선 지음, 염정용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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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뇌과학자들과 의학자들, 생물학자들이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는 말에 동의할 것입니다. 대뇌, 소뇌, 간뇌, 중뇌, 교뇌, 연수 .....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뇌는 마치 거울에 비친 거울과도 같습니다. 쉴 새 없이 분주한 우리의 뇌가 가장 많이 노력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예측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우리의 뇌는 발달했거든요. - '한국판 서문' 중에서

 

 

 

 

 

 

우리의 뇌는 '사회적 뇌'로 진화했다

 

 

 

책의 저자 장동선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인간은 왜 집단에 소속되려 하는가?

영장류의 뇌의 크기를 그들이 함께 사는 집단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거대한 사회 집단이 EQ(대뇌화 지수)에 유리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웃이 북적댈수록 생활은 더욱 복잡해진다. 구성원이 많은 집단에서는 남들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고, 서로 도와주거나 또는 의심스러울 경우에는 계략을 꾸며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서 최고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최악의 적이 되기도 했다. 이를 잘 해내려면 커다란 두뇌가 필요했던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의 주장에 의하면, 동료, 친구, 친지 들을 다 합쳐서 현재 우리의 뇌가 관리할 수 있는 구성원의 상한은 약 150명이다. 이 정도라야 잘 기억할 수 있고, 그들과의 접촉 (물론 친밀도는 다르겠지만)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서조차 우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친구'의 수는 이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이처럼 숫자 150을 넘어서면 우리 뇌에는 과도한 부담이 된다.

 

 

왜 자꾸 무능한 정치인이 당선되는가?

 

스위스의 심리학자 야쿱 사모호비에츠는 박사 학위 논문을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정치가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각 인물들에게 '좌파'나 '우파'라는 정치 노선을 부여하도록 요청했다. 실제로 놀랍게도 적중률이 높았고, 각 실험 참가자의 입장과 대립되는 견해를 가진 정치가들에게서 특히 높았다. 그런데 사모호비에츠는 수정 작업을 통해 옷차림을 제거했었다. 오직 얼굴만으로도 모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정치가들은 연설을 하고 선거 유세전을 펼치는 그 모든 힘든 노력은 그만두고 그냥 자신의 사진만 공고해도 좋을 것이다.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의 알렉산더 토도로프크리스 올리볼라 가 인물 사진을 근거로, 유권자들이 1초 안에 누가 얼마나 유능한지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심지어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처럼 우리가 한 인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불과 몇 초 또는 몇 분 후에 이미 어느 정도 확정된다.

 

 

파워 포징 power posing


자신감을 주는 자세, '파워 포징'이라는 용어 이면에는 부작용이 없고 합법적인 데다 공짜인 '도핑(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약물)'이 숨겨져 있다. 슈퍼맨처럼 느껴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냥 그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기만 하면 된다. 다리 사이를 벌리고, 몸을 똑바로 세우고, 가슴을 내밀고, 팔을 허리에 대고 버텨라. 다만 지붕에서 날아 보려는 시도는 하지 말자. 이제 시작이군, 하고 생각한 당신은 강인하고 위험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몸을 작게 만들면 정신도 움츠러들어 용기를 잃고 만다.


'파워 포징' 은 이미 일상에서 효력이 입증되었다. 만약에 시험, 면접 혹은 임금 협상 같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면 평소보다 더 자신감 있게 행동하라. 따라서 뇌는 명령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몸이 알려 주는 정보를 받아들여 정신 상태를 거기에 맞게 적응시킨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것이 자기 자신의 몸인지 더 이상 명확히 인식할 수 없을 때는 힘들어진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고무 손 환상 gummihand illusion'이란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참가자에게 탁자 앞에 앉아 두 팔을 탁자 위에 나란히 올려놓게 한다. 고무 손은 해당되는 원래의 손 옆에 놓아두고, 팔은 천으로 덮어 두면 된다. 실험 참가자는 언제든지 어느 손이 자신의 것인지, 어느 손이 고무로 된 것인지 볼 수 있다.

 

 

 
하지만 뇌는 이제 그에게 좀 다르게 설명할 것이다. 진짜 손과 고무 손을 붓으로 동시에 가볍게 쓸어내리면, 실험 참가자에게는 혼동이 시작된다. 정확히 동시에, 그리고 동일한 방향으로 진짜 손과 고무 손을 쓸어내린다. 오래지 않아 실험 참가자는 고무 손이 진짜라는 느낌을 받는다. 천으로 진짜 손이 보이지 않도록 덮어 두면, 뇌는 서서히 진짜 손을 잊어버리기까지 한다. 더구나 물리적으로 측정까지 가능하다. 숨겨진 진짜 손의 체온이 떨어지고, 접촉에 대한 감수성도 낮아진다.

 

면역반응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난다. 실험 참가자에게 자신의 손이 어느 것인지 물어보면, 그는 아마도 고무 손을 가리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극적인 효과를 일으키도록 커다란 바늘이나 망치를 가지고 고무 손을 찌르거나 내리칠 것처럼 해보면 곧 몸에 닥칠 통증에 대비하게 해 주는 뇌 중추에서 모든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실험 참가자는 즉각적으로 자신의 손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거의 모든 실험 참가자들은 놀라서 몸을 움찔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진짜 손을 빼낸다.

 
얼떨떨해진 뇌는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지 이상하다고 여길 것이다. 시각적인 정보(내 손처럼 보이는 고무 손)와 감각을 통한 확인(붓으로 쓸어내리는 느낌)만으로도 뇌는 진짜와 가짜를 혼동하게 된다. 이처럼 뇌가 얼마나 믿기 힘든 존재임을 이는 순간, 우리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편애는 합당하다?


최소 집단 실험minimal groups experiment, 이는 폴란드 태생의 영국인 사회심리학자 헨리 타이펠이 방학 야영장에서  실험 참가자들을 동전 던지기를 통해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시켰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서로를 전혀 몰랐고, 두 그룹 사이에 이렇다 할 차이점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몇 분 만에 자기 집단을 옹호하는 강렬한 감정을 키워 냈고 다른 집단을 멸시했다.

 

그들은 자기 팀 구성원들은 열렬하게 응원했고, 팀원들의 성과를 터무니없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그들은 상대 팀 선수들을 목이 터져라 야유하고 모욕했다. 더구나 구성원들 각자가 무작위로 뽑힌 그룹 일원이라는 사실 외에는 어떤 것도 그들을 단결시켜 주거나 갈라놓는 것은 없었다. 집단 사고따돌림은 아무런 근거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남들이 '남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자기중심적인 입장은 사실상 누구에게나 당연하다. 이처럼 집단은 우리들의 지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수결은 실제를 정확히 반영하는가?

 

'다수의 환상majority illusion'은 실제의 상황이 잘못 반영된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원인은 지역 주민들의 친구 관계의 규모가 불균등하다는 데 있다. 축구를 즐기는 사람은 지인이 얼마 되지 않지만, 야구를 즐기는 사람은 제각각 마을 주민의 절반을 알고 있다. 그리고 마을 주민의 절반은 적어도 야구팬 한 명을 알고 있고, 대부분은 심지어 여러 명과 접촉하고 있다. 이로써 야구를 애호하는 경우가 평균적인 축구 팬 한 사람의 견해보다 집계에 훨씬 더 자주 반영되는 셈이다.

 

 

 

야구팬들은 말하자면 의견 선도자opinion leader 들이다. 비록 그들의 수는 적지만 각자가 자신이 바라는 바를 알고 있고, 표결을 할 때 그 점을 고려에 포함시킨다. 그래서 소수가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행한 투표에서 다수를 이긴 것이다. 부당한 특혜나 매수도 전혀 없었고, 우리의 경우에는 결코 의도적이지도 않았다.


실제 생활에서 이와같은 다수의 환상이 현실을 왜곡해서 지각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보여 주는 하나의 예이다. 우리에게 제시되거나 우리가 직접 찾아내는 정보들의 조작된 선별이 더 자주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언론 매체들은 일상적인 일이나 보통의 경우에 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대신 언론 매체들은 비상한 일과 특수한 일을 전면에 내세운다. 때문에 일이천 명이 참여하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데모는 외국인과 난민들을 전혀 반대하지 않는 시민들 수천만 명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뇌는 자신이 모아 놓은 인상들에 따라 판단을 내린다. 여러 날에 걸쳐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외국인 혐오에 관한 보도를 끊임없이 접하게 되면 우리 뇌는 얼마 후에 예외의 경우를 정상 상태로 여기며, 그 나라를 외국인 혐오가 가장 심한 나라로 받아들인다. 얼마전 행해진 대통령의 탄핵도 이와 유사하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 세뇌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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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신호등
하수은.비행청소년.시쓰는사람단 지음 / 북랩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하수은의 <행복의 물약>, 비행청소년의 <겨울 계절의 난로처럼>, 그리고 시쓰는사람단의 <날개> 등 세 가지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일종의 단편소설집을 연상하게 한다. 먼저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행복의 물약>은 동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행복은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다음 이야기 <겨울 계절의 난로처럼>은 마치 원고지에 써내려간 듯한 분위기를 주는 18편의 에세이다. 추운 겨울에 얼어붙은 심신을 녹여주는 난로처럼 우리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준다. 작가의 필명이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피터팬을 연상하게 하고 따뜻하게 몸이 녹이라는 소망을 담고 있기에 상처받은 많은이들을 위한 연고와 반창고가 되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날개>는 기차 여행 중에 마주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등장시켜 다양한 형태의 감정들을 만나볼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절망', '상실감', '후회', 답답함', '바람' 등등의 감정 말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에게 날개를 가졌는지, 가졌다면 이는 생생한 것인지, 아니면 상처받은 날개인지를 묻고 있다. 그 답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

 

 

 

 

사색思索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이다. 책의 제목에 포함된 사색은 이처럼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깊게 생각해보라는 주문일 것이다. 그런데, 책소개에 따르면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네가지 색 사색四色이다. 이는 세 사람의 작가와 독자를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끝나는 매단락 후미에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이 실려 있다. 예를 들어, 하수은 작가는 독자들에게 첫 번째 질문으로 '행복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두 번째 질문으로 '여러분의 꿈은 뭔가요?', 세 번째 질문으로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라고 말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전쟁이 끝나질 않고 계속 이어져 인심이 흉흉해지자 신은 한 요정에게 '행복의 물약'을 선물했다. 신비하게도 이 물약을 지니고 있으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신비한 물약 덕분에 요정은 언제나 웃을 수 있었고, 긍정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요정의 주변에 있기만 해도 덩달아 행복해질 수 있었다. 요정이 머물다 간 마을은 한 해 동안 넘치는 음식과 재물로 풍요롭게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정을 '행복의 요정'이라고 불렀다.

 

행복이 있으면 이를 빼앗으려는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행복의 물약을 탐내는 마녀가 있었다. 하지만 물약은 요정이 항상 휴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아귀에 넣기가 어려워지자 짝퉁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수없이 많은 실험을 해봤지만 끝내 성공할 수 없었다. 이에 마녀는 더이상의 짝퉁 제조를 포기하고 대신에 요정의 물약을 훔쳐낼 방법을 고민했다.

 

 

어느날, 마녀가 살고있는 마을에 행복을 나누어 주려고 요정이 방문했다. 그러자 마녀는 자신이 비슷하게 만든 가짜 물약을 진짜와 몰래 맞바꾸려는 계획에 착수했다. 마녀는 우연히 집앞 아름드리나무 밑에서 발견했다는 행복의 물약을 요정에게 보여주며 아마도 자비로운 신께서 세상 곳곳에 이와같은 물약을 많이 숨겨두고서 도움이 간절하거나 기특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숨겨둔 장소를 알려주는 것같다고 요정을 현혹했다. 

 

다음 단계로 마녀는 요정의 낡은 약병을 자신의 깨끗한 물약병으로 교환해주겠다고 요정을 설득했다. 이미 마녀의 말을 믿고 있는 요정은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진짜 물약병을 가짜 물약과 교환하고 말았다. 이후 진짜를 손에 넣은 마녀는 이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탐욕스럽게도 모두 마셔버렸다.

 

한편, 가짜 물병을 휴대한 요정은 다른 마을을 방문했다. 파란색 앞치마 차림의 한 아주머니의 집을 찾아 갔다. 물약병을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 아주머니는 2층에 있는 아들에게 빨리 내려와 요정의 행복을 받으라고 외쳤다. 하지만 내려온 아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물약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그런 거 안 믿어요"

 

아들의 논리는 행복은 감정인데, 어떻게 물약에 담을 수 있느냐고 반박하면서 행복은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집을 나온 요정은 아들의 말이 귓가에 맴돌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들의 말이 지극히 당연한데, 그동안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게 오히려 더 이상했던 것이다.

 

이후 마녀의 행동이 '행복의 물약'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된다. 당초 진짜 물약을 혼자서 독차지할 경우 자신만 홀로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가짜 물약을 가진 요정은 여전히 늘 행복한 반면 자신은 행복은커녕 오히려 그런 요정의 행동에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었던 것이다.

 

땅바닥에 깨어진 가짜 쪽물병

 

이에 마녀는 지금껏 평범한 물이 행복의 물약이라고 속임을 당했다고 판단되어 이를 따지려고 요정을 찾아 나섰다. 어느 마을에서 행복을 전파하는 요정을 만나게 되자 마녀는 마을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요정의 목에 걸려있는 물약은 자신이 쪽을 물에 넣어 우려낸 평범한 물일 뿐  모두 요정에게 속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요정의 목에 걸린 가짜 쪽물병을 빼앗아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지만 요정의 감동적인 말을 듣고서 마을 사람들은 이내 진정을 되찾았다.

 

"우리는 행복을 얻기 위해, 한낱 물약 따위를 서로 쟁취하기 위해 서로 싸우고, 미워하고, 매달릴 필요가 없어요. 제발, 우리 진정한 행복으로 가득찬 세상을 다시 되찾아요!"

 

 

답은 항상 정답이 아니다

 

 

                

     

작가 비행청소년<겨울 계절의 난로처럼>에는 일련의 수필이 실려 있다. 수필의 내용은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힐링 역할을 한다. 18편의 작품 중 <답>이라는 글을 소개하려 한다. 살아보니 우리들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결정이 늘 정답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작가 또한 이를 우리들에게 전하려 한다. 고심 끝에 찾은 '답'이 '정답'일 수도 '오답'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오답이 두려워 앞으로 나아가는 걸 멈출 수는 없다. 틀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뚜기처럼 다시 재기하는 회복탄력성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성공했다는 사람의 인생일지라도 100점짜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부단히 노력하면 100점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당신의 날개는 생생한가?

 

탈출을 꿈꾸는 주인공은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있는 날개를 찾아 기차 여행을 떠난다. 기차 안에는 무수한 인간 군상들이 있다. 배 불룩한 사내, 배 불룩한 여자, 등 굽은 노인,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은 여자, 흰 머리카락과 깊은 주름살의 노인, 정신과 의사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기차 여행은 종착역이 있기 마련이다. 종착역이 다가오는데, 주인공은 살아있는 날개를 아직 보지 못했다. 고작 본 것이라곤 날개가 떨어진 흔적뿐이었다. 도박 때문에 대물림으로 물려받은 날개를 상실한 상처로서의 날개였다. 술병을 든 사람이 주인공에게 꼬깃한 쪽지를 전달한다. 날개가 있는 장소를 적어놓았다고 말했다.

 

그 사람과 작별한 주인공은 날개를 찾아 나섰다. 한적한 바닷가, 그는 해가 움직이는 자리를 따라다닌다는 어부를 찾고 있다. 한 아주머니가 오두막집으로 찾아가라고 알려준다. 도착하니 막 배에 그물을 얹고 출항을 서두르는 한 노인을 만났다. 기차에서 만난 사람이 알려주어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노인은 배에 올라타라고 말했다. 자신의 날개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배는 해를 따라간다. 노인은 부지런히 해를 쫓아간다. 해가 멈춰 선 자리에 노인은 그물을 펼치고 때를 기다린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노인은 주인공에게 그물을 함께 당기자고 요청한다. 그는 모든 힘을 다해 그물을 잡아당겼다. 파닥거리는 생명들이 그의 몸 위에 힘차게 뛰고 있었다.

 

"어떤가? 나의 날개들일세. 자네의 날개가 될 수 있겠는가?"

 

 

노인은 이 많은 날개들이 늦은 나이까지 먹을 것을 제공했고, 돈벌이가 되어 자식들도 키울 수 있었다면서 바로 빛나는 자신의 날개라고 말했다. 주인공은 바로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노인은 걷는 법부터 제대로 배운다면, 창공을 날 때에도 흔들리는 법이 없을 것이라고 그를 격려해주었다. 이미 주인공의 몸 곳곳에 싱싱한 날개가 자라나고 있었다.

 

 

치유가 필요할 때 잠시 멈춰 신호를 기다려라

 

왠지 정체되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또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잃고 막막한 사람들에게 신호등이 되어 준다. 계속 걸어갈 것인지, 멈출 것인지, 아니면 다음 신호를 기다릴 것인지... 선택은 바로 자신의 몫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도서의 제목이 왜 '사색신호등'인지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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