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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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 자매 시리즈 5번째이자 두 번째 공포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모두 다섯 편이 실려 있는데 서늘한 공포를 심어준다.

물론 이 다섯 편 모두 히가 자매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히가 자매나 노자키가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학교 전설이나 도시 전설을 이용해 전설과 현실의 경계를 지우고 허물어낸다.

괴담과 그 괴담의 이면을 파헤치면서 밝혀내는 인간의 뒤틀린 욕망은 더 끔찍하다.

여기에 이전 소설과 연결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것을 찾는 재미도 솔솔하다.

그리고 읽으면서 영화 등으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은 읽으면서 그 이상한 장면과 상황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거래처 높은 분 아들의 결혼식 장면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상황들은 솔직히 어리둥절하다.

실제 내가 그 장소에 있다면 다른 하객처럼 웃으면서 그 장면을 즐겼을까?

아니면 주인공처럼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어리둥절했을까?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다.

이 기묘하고 뒤틀린 장면과 자신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혼란을 더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 호텔에 놓인 이상한 거울을 본 것 때문이다.

진짜 무서운 것은 그 결혼식 신부와 곧 태어날 예정인 아이의 이름이 같은 것이다.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는 도시전설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장남자 레이코 씨의 전설이 학교에 떠돌고, 목격자도 나온다.

이 이야기 이전에 오래 전 납치된 후 남성을 잃은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이 아이는 몇 년이 지난 후 자살했고, 이것이 도시전설로 발전했다고 화자의 친구 다쿠미가 말한다.

공포는 그 이유를 알면 쉽게 해소된다고 하지만 이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숨겨진 사실을 알면서 더 무서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전설의 이유는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어쩌면 그 비극과 도시전설은 1회성이 아닐 수 있다.

마지막 여운은 살짝 그것을 암시한다.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도 과거 사건과 현재 사건을 연결하면서 풀어간다.

갑자기 몸이 불편해진 시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부부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남편의 새로운 일이 잘 되지 않고, 해고까지 된다.

새로운 일을 찾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고 이런 저런 핑계로 집에 눌러 앉는다.

아내는 시어머니를 돌보고, 일하고, 집안 일까지 같이 한다.

힘겨운 나날을 이어가는 어느 날 사라졌던 남편의 쌍둥이 형이 나타난다.

30년만에 나타난 형은 세상에 빠르게 적응하고, 그녀의 일을 덜어준다.

이런 형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이 갑작스러운 사라짐과 복귀의 반복 이유가 드러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들려온 뉴스는 이 사건의 안타깝고 서늘한 진실을 보여준다.


<빨간 학생복의 소녀>는 병원에서 일어나는 도시전설과 엮었다.

교통사고로 입원한 슌스케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외롭게 보낸다.

그가 입원한 병실 307호 사람들이 매일 한 명이 갑자기 죽은 채 발견된다.

슌스케는 밤에 깨어 병실 밖으로 나가는 환자를 따라간다.

그가 따라 간 곳에서 빨간 학생복을 입은 소녀와 만나는 환자를 본다.

그가 말려도 소용없고, 소녀가 잡은 신체 부위는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이렇게 한 명씩 같은 병실의 환자들이 죽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과 그를 찾아온 아들의 한 마디는 서늘한 여운을 남긴다.


표제작 <젠슈의 발소리>는 어쩌면 가장 무섭지 않은 단편이다.

마코토와 노자키의 결혼과 언니 고토코의 등장.

언니의 실수로 마코토가 손과 발을 다친다.

마코토가 의뢰받은 사건을 언니가 해결하려고 한다.

노자키와 함께 밤에 마을을 돌면서 진상을 파헤치려고 한다.

그러다 한 커플이 죽은 것을 발견하고, 요괴의 흔적을 발견한다.

요괴를 쫓지만 오히려 그들이 부상을 입는다.

결국 요괴의 흔적을 쫓아 사라진 곳까지 오고, 다음 날 그 집을 방문한다.

이 집에서 그 요괴의 정체를 알아채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전 소설들과 다른 해결책과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결혼 때문인가?

실제 영상으로 옮기면 소설과 다른 느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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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는 남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28
조경아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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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오리지널 28권이다.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재밌게 읽었다.

후속작이 나왔는데 아직 읽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장편이 안전가옥에서 나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들었고, 아주 재밌게 읽었다. 취향저격이다.

재밌는 캐릭터의 탄생이자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후속작이 나와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했으면 좋겠다.

주인공 테오는 부동산 탐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그 과정을 보여준다.

그가 이 소설에서 보여준 아주 특별한 능력은 그 어떤 명탐정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집과 관련된 부분에서 그 능력은 더욱 특별하게 작용한다.


유치장. 테오는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갇혀 있다.

여형사 제영과 진술녹화실에서 탐색전을 펼친다.

제영은 증거 하나 없이 심증으로 그가 살인자임을 고백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테오는 제영이 말하는 것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그를 심문하게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가 방문했던 집들의 노인들이 갑자기 죽는 일이 일어난다.

이미 이 이전에 이것을 수상하게 생각한 형사가 바로 제영이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을 방문한 사람이 테오이니 그가 의심받기 딱 좋다.


사실 테오는 굉장히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다.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힘들어한다.

초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 두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면서 학위를 취득했다.

나이가 들면서 온라인으로 취득할 수 있는 수많은 자격증을 땄다.

오래된 주택의 주차장을 자신의 아지트 삼아 살아간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 온라인 게시판에 상담을 한다.

대면 업무가 없어 편하고, 그의 친절하고 현실적인 조언은 호응이 좋다.

이런 편한 일상에 변하가 생긴 것은 동생 고희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들어오면서부터다.

히키코모리 청년 테오가 집밖으로 나가게 된 데는 동생의 집을 구해 내보내기 위해서다.


오랜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부동산 상담을 한 테오다.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 집들을 둘러본다.

마음에 드는 집들이 보이지 않지만 이상하게 그를 끌어당기는 집들이 있다.

그리고 집안에 들어가는 순간 그 집의 시각과 후각의 정보들이 신경을 아주 예민하게 한다.

다른 사람과 제대로 대면하지 못하는 그가 갑자기 집과 그 주인에 대한 정보를 쏟아낸다.

동네 중개사무소를 돌면서 집을 보면서 수많은 문제점들을 이야기한다.

당연히 중개인들이 그를 기피하고 집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이전에 이웃에 살았던 임서라를 만나 다른 집을 둘러보게 된다.

그런데 그 집의 분위기가 너무 수상하고 위험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테오는 집을 보면서 이전에 자신이 몰랐던 재능을 발견한다.

단순히 재능뿐만이 아니라 세상으로 한 발 내딛는 역할을 한다.

임서라의 괴상한 요청도 척척 해결하는데 이때 한 인물이 테오의 말과 행동에 반한다.

동생 고희가 차고의 한 자리를 차지했는데 새로운 인물이 여기에 가세한 것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의 기묘한 거주. 몰래 그를 찍어 올리기도 한다.

테오의 특별한 재능을 본 고희는 새로운 사업의 중심축으로 테오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보다 우선적으로 동네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살인을 해결해야 한다.

사실 누가 범인인지는 이야기가 진행한지 얼마되지 않아 쉽게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범인인지가 아니라 왜, 어떻게 그것을 증명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약간의 책태기가 최근 몇 권의 소설로 사라졌다.

특히 이번 책은 취향에 가장 맞고, 아주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다.

캐릭터의 힘이 중심을 잡아주고, 집이란 공간을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낡은 집이 아니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을 돌아보게 해서 더 좋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테오가 관심을 두고, 돌아다니는 집들은 삶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테오가 그 집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집이 삶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문득 테오가 우리집을 찾아온다면 어떤 표현을 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우연히 이전 책들에 대한 기록을 찾다가 주인공 이름이 모두 테오라는 것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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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죽음을 안전가옥 쇼-트 21
유재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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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쇼트 21권이다.

처음 이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내가 예상한 설정은 조금씩 박살났다.

도서관 사서인 설희와 대학 교수 이수혁의 관계.

이수혁과 그의 아내 오은수와의 관계.

지나가듯이 나왔던 소문 하나 등이 천천히 탑을 쌓아간다.

그리고 드러나는 사실 하나, 또 다른 사실 하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후속작이 궁금해진다.


설희가 이수혁에게 끌려 연인이 된다.

이 둘의 달달한 연애는 한 편의 로맨스 소설을 보는 것 같다.

이수혁에게 아직 이혼하지 않은 아내가 있지만 그는 이혼 진행중이라고 말한다.

그의 달콤함 말과 행동은 설희를 사랑에 빠지게 한다.

이런 그들 주변에 나타난 수상한 남자 한 명.

혹시 수혁의 아내가 보낸 사람이 아닐까 의심한다.

이혼 후 확실한 미래가 펼쳐질 것 같던 순간 부고 문자 하나가 온다.

이수혁이 죽었다는 문자다.


사랑하는 남자가 죽었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말한다.

설희는 그가 자살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럼 가장 가능성 높은 인물은 이혼 과정에 있는 아내 오은수다.

장례식장에서 슬픔을 참아내지만 그 슬픔을 토해내는 사람도 있다.

며칠 후 오은수의 약국을 찾아간다.

짧은 대화, 미묘한 분위기, 서로 다른 생각들.

여기서 오은수의 과거로 넘어간다.

오은수의 이야기를 통해 숨겨져 있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진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는 소설에서 중요한 설정이다.

유디트의 살인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두 여성.

오은수는 무대장치에 관심이 많고, 레고로 멋진 제작물을 만든다.

짧은 이야기 속에 압축된 사실들은 살인의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준다.

그리고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던 한 인물을 통해 또 다른 과거가 밝혀진다.

점점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수록 이야기는 더 흥미로워진다.

여기에 설희의 언니가 스토커 범죄로 죽었다는 사실과 관대한 처벌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드러낸다.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길지 않은 이야기 속에 다양한 분위기와 캐릭터를 멋지게 잘 살렸다.

다른 소설도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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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드립니다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김이환.임지형.정명섭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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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두 번째 책이다.

세 명의 작가가 참여했는데 임지형 작가는 처음 만난다.

다른 두 작가는 워낙 요즘 자주 단편집에 만나고, 장르 소설에서 유명한 작가들이다.

임지형이 후기에 썼듯이 요즘은 렌탈의 시대다.

모든 것이 대여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물건이나 대상에 따라 대여가 불가능한 것도 있지만.

이 단편집은 청소년들이 가장 빌리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일지 묻는다.

세 명의 작가는 각각 다른 것을 내세웠는데 이것이 그들의 관심사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책, 초능력, 친구 등인데 나는 무엇을 빌리고 싶을지 잠시 생각했었다.


김이환의 <책을 빌려드립니다>는 SF 소설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머나먼 미래 우주선을 타고 쉽게 다른 행성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슈마엘호를 타고 정빈을 사람 등을 실어 나른다. 당연히 돈을 받고.

같은 또래의 유리는 우주선을 타고 생일 축하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민트 작가의 미발표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행성에 가서 그 책을 빌려달라는 것이 유리의 요청사항이다.

행성 하나가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위험하지만 호기심과 높은 수당이 정빈을 움직인다.

민트 작가의 집에서 발견하는 책과 그 집을 돌보는 안드로이드.

책과 작가와 이야기와 독자들의 이야기가 뒤섞여 흘러나온다.

책에 대한 강렬한 사랑은 지금은 조금 약해진 나의 과거 단편이 살짝 떠오른다.


정명섭의 <초능력을 빌려드립니다>는 제목 그대로 초능력이 나온다.

엄마의 밀착 관리에 힘겨워하는 나경, 그녀에게 초능력을 빌려주는 앱을 친구가 알려준다.

앱을 깔고 초능력을 빌릴까 고민하다가 우발적으로 어디론가 사라지는 초능력을 요청한다.

이 초능력을 사용해 낯선 곳에 도착한다.

낯설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멋진 곳이다.

잠깐 동안의 휴식, 그곳 아이와의 대화,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

하루에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의 제약, 그리고 한 번의 긴급 사용.

좋은 대학과 성공을 같은 선상에 놓고 아이들을 닦달하는 부모.

마지막 장면은 살짝 의문을 던지며 나오지 않아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임지형의 <친구를 빌려드립니다>는 그렇게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는 주변에서 친구인 척하거나 가족인 척하는 사람을 빌린다.

유민은 한번도 친구를 사귄 적이 없어 다빌이란 곳에서 친구를 빌린다.

처음 빌린 친구는 그의 게임기를 빌려가 망가트린다.

업체에서 보상으로 무상 대여를 제공해주어 여러 명의 친구를 빌린다.

누구 하나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는다.

그러다 자신에게 딱 맞는 친구를 빌린다.

어느 순간 이 친구가 다른 아이와 대화하는 것을 듣고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된다.

교훈적인 전형적인 마무리지만 잊고 있던 친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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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무녀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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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호러 소설이다.

이어지는 작품으로는 <올빼미 눈의 여자>가 있다. 2부라고도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이전에 쓴 글을 다시 보면서 잊고 있던 이름 한기성을 떠올렸다.

이번에 나오는 무속인의 모습은 이전과 조금 많이 달라 보인다.

무속과 호러를 연결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은 같지만 그 결말은 이전과 너무 다르다.

중반까지는 이전 소설처럼 주인공의 고난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살기 위한 선택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자신만의 계획을 꾸민다.

그가 겪는 고통, 달아나기 위한 노력, 가스라이팅 등이 정신없이 몰아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면서 진실이 드러난다.


추리소설 작가 김민규는 자신의 집을 둘러싼 윗층과 아랫층, 좌우 옆집의 소음에 시달린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윗집, 살벌한 말을 내뱉는 아랫층

늘 토하고 가래를 뱉는 소리를 내거나 억울하다는 소리를 사람을 괴롭히는 좌우 옆집들.

이 소음에 시달리다가 꿈을 꾸는 데 ‘재림’이란 글자가 보인다.

경찰을 불러오면 이 소음은 사라지고, 찾아가면 문도 열어주지 않는다.

<떼부잣집 탐정>이란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돈은 상당히 넉넉한 편이다.

이런 환경에 살 수 없어 사는 환경을 바꾸기로 한다.

그렇게해서 둘러본 집은 조용한 외곽에 있고, 1층이다.

다만 눈에 거슬리는 것은 윗집에 무당이 살고 있다는 것 정도다.

집에만 들어가면 소음에 고통받는 그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다.


이 과정에 그를 상당해준 정신과 의사, 집을 중개해 준 공인중개사, 경찰인 집주인 등이 나온다.

이들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민규를 진찰할 때 선글라스를 쓴 채 상당하거나 자기 아내의 얼굴을 봐달라는 공인중개사.

새로 이사온 집에서조차 민규는 평온한 잠을 자지 못한다.

꿈속에서 윗집 천지선녀와 이상한 주문 같은 소리가 잠을 방해한다.

그리고 장군 갑옷을 입은 존재가 그 앞에 나타난다.

층간 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난 뒤 그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그가 밤에 소리를 지르면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웹캠에 찍힌 그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영묘한 능력이 있다는 윗집 천지선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가 본 장군은 그에게 강림하기 위해 찾아온 이전 명나라 장군의 귀신이라고 한다.

그를 물리칠 방법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떠나는 것이다.

살아 있는 그를 죽은 것처럼 만드는 굿에 들어간다.

이 계획을 보면 혹시 그를 죽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천지선녀와 법사들은 민규를 죽일 듯한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천지선녀 밑에서 일하는 호정의 이야기를 듣는다.

신내림을 거부한 결과 그녀의 가족이 어떻게 되었는지 말해준다.


읽을 때는 이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될까 하는 호기심에 다른 생각을 별로 못했다.

이상하고 수상한 장면들이 나와도 무속 호러란 장르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환상과 주술이 뒤섞이고, 어딘가에서 본 듯한 기시감과 단편적인 장면들.

그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장군의 존재, 그럴 때마다 그를 더 죽일 듯한 천지선녀.

작가는 교묘하게 인물과 장면을 배치해 그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결국 모든 사실이 밝혀진 후 그 소음과 장면과 사람들의 정체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과 분위기가 바뀐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분위기의 민규와 그의 동료가 활약하는 조금 밝은 느낌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

물론 그 과정 속에는 무겁고 무섭고 힘든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식으로 변주가 일어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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