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있거라》를 서른아홉번 고쳐 썼다고 하니. 나는 첫 번째 퇴고를 할 때에는 이야기의 앞뒤가 맞는지 먼저 검토한다. 소설이라면 회수하지 않은 복선이나 캐릭터 붕괴, 설정 오류가 없는지,
비소설이라면 논지에 맞게 글이 전개됐는지, 어색한 대목이 없는지 살핀다. 문장을 다듬기 시작하는 것은 세번째나 네 번째 퇴고할 때쯤에서다.
- P227

뾰족한 곳을더 뾰족하게 깎자. 글은 날카롭게 깎되 마음은 온유하게 먹자. 욕을 먹어야 한다면 정확한 욕을 들어먹기 위해 애쓰자. 비판에 익숙해지자.
- P233

어떤 이들은 이런 농담도 한다. 한국에서 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이라도 한 달에 한권씩 책을 읽는다면 성인 인구 독서율이 이렇게 낮지 않을 거라고.
- P243

책을 만드는 작업이야말로 협업이며, 전업 작가의 업무 역시 협상과 타협의 연속이다. 유명 작가가 조용한 집필실에서 다른 사람 방해 없이 원고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영화에나 나오는 판타지다.
- P252

그렇게 경솔하게들 자기 야심을 드러내다니……… 경쟁자가 얼마나 많은데. 실은 선장들의 은밀한 공동체는 마냥 훈훈하고 연대감이 넘치는 곳만은 아니다. 우리는거친 뱃사람들이라. 뭍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고독과 경이를 한번씩 체험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이번에는 정말 망했다‘는 생각도 꽤 자주 해본 인종들이라.
내가 더 멀리서 죽을 테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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