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탐정 6 : 엘리트 클럽의 위기 스무고개 탐정 6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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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 <스무고개 탐정 사무소>를 차려놓은 ‘스무고개 탐정 클럽’. 이제 이들이 첫 번째 사건을 의뢰받기에 이른다(공식적으로는 두 번째 사건이란다. 작은 사건을 하나 의뢰받음으로.). 다름 아닌 학교 내에 존재하는 비밀조직 ‘엘리트 클럽’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조사다.

 

‘엘리트 클럽’은 각기 한 가지 방면 이상에서 뛰어난 아이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그 뛰어남이 클럽 회원으로 적합하다 여겨질 때, 기존 회원들 허락 하에 가입할 수 있는 비밀 조직. 부잣집 아이, 실력 있는 운동선수, 바이올린 연주가, 탁월한 미술 재능을 가진 아이, 고등학교 과정 수학문제를 줄줄 푸는 초등 4학년, 예비 연예인 등 모두 특출 난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 회원이 한 명씩 테러를 당하기 시작한다.

 

수학천재의 수학문제집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부자 공주님의 명품 가방이 찢어졌다. 클럽 수장으로 권위가 있던 회장은 다른 회원들이 보는 앞에서 강력접착제로 의자에 붙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수영선수는 발을 삐고,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는 손가락을 다친다. 연예인은 머리를 밀게 되고, 마지막 남은 바이올린 연주가는 이 모든 사건의 범인으로 내몰려 고통당하게 된다.

 

과연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아니, ‘스무고개 탐정클럽’은 어떤 과정을 통해,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 그렇다.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 스무고개 탐정이 질문하는 20개의 질문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만은 특징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스무고개 질문이 왠지 동화의 이야기를 구속하고, 한계에 부딪히게 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아울러 어떤 것이 질문에 속하고 어떤 것이 질문에 속하지 않는지 그 구분도 불분명하고. 스무고개 질문이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의 성격을 규정하는 단단한 틀임에 분명하지만, 오히려 이젠 이 틀을 깨뜨려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니, 굳이 깨뜨린다기보다, 그 틀에 억매이지 말고, 이제는 보다 자유롭게 질문하며 사건에 몰입하는 건 어떨까? 그럴 때, 더 자유롭고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를 사랑하는 독자 입장에서 해보게 된다.

 

이제 『스무고개 탐정 시즌Ⅱ』 두 번째 책이자,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은 『엘리트 클럽의 위기』란 제목이다. 본격적으로 학교 내에서 사건을 의뢰받아 해결해나가는 ‘스무고개 탐정클럽’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제 ‘스무고개 탐정클럽’ 회원도 더욱 늘어났다. 스무고개 탐정, 문양, 명규, 다희 뿐 아니라 마술사, 주원까지 자연스레 회원이 된다. 여기에 스무고개 탐정의 아픈 손가락이자, 오랜 친구인 병호 역시 ‘스무고개 탐정클럽’의 잠재적 회원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스무고개 탐정클럽’ 회원들이 ‘엘리트 클럽’에 불어 닥친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멋지다. 특히, 이들 탐정클럽 안에 속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스무고개 탐정과 대립했던 관계에 있던 마술사, 그리고 주원이 이젠 대립의 각을 허물고, 함께 어우러지게 됨이야말로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가 우리에게 말하는 감춰진 메시지가 아닐까? 경쟁관계에 있었고, 서로 원한을 품었던 사이라 할지라도 그 벽을 허물고 하나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번 이야기를 통해 아무래도 진정한 ‘엘리트 클럽’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것 역시 작가의 숨겨진 의도가 아닐까? 이야기 속의 ‘엘리트 클럽’에 속한 아이들은 뭔가 남들보다 뛰어난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그 뛰어남을 들여다보면, 어떤 아이는 자신의 것이 아닌, 부모의 것을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하고 그 자리에 앉아있는 아이도 있다. 물론, 부모의 부가 자녀에게 이어지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무런 고민 없이 부모의 부로 인해 ‘엘리트 클럽’에 속하게 되는 ‘엘리트 클럽’이라면 가짜다. 오히려 위기를 맞아야 당연하지 않을까?(물론 회원 개인에 대한 위협이 아닌 클럽 자체의 위기를 말한다.)

 

초등4학년임에도 고교과정 수학문제를 술술 풀어내는 아이는 수학문제 푸는 것이 쉽다. 하지만, 재밌고 즐겁지는 않다. 수학문제를 푸는 것 역시 사실 부모의 강요에 의한 것이지 자발적인 것은 아니다. 이런 아이의 모습은 또 하나의 씁쓸함을 안겨준다.

 

또한 진짜 엘리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 남보다 뛰어난 점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남보다 더 가진 것은 남을 위해 사용하도록 주어진 것이다. 이것을 오로지 자신을 위해 쌓아가는 아이들, 그리고 그렇게 주어진 것을 비밀스러운 조직 안에서 뽐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자칫 우리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엘리트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엘리트 클럽’안에서 회원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그저 몇 번 회원으로 칭할 뿐이다. 각자의 개성이 사라지고 그저 하나의 번호에 불과한 모임이라니. 그들은 서로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이것이 그들을 의젓하게 만드는 걸까? 아니다. 그들은 그저 어른 흉내를 내며, 자신들의 동심을 스스로 파괴하는 어리석은 모습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엘리트 클럽’은 그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하나의 괴물에 불과하다. 이런 괴물이기에 해체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엘리트 클럽에 불어 닥친 위기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마땅한 해체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사건의 범임을 밝혀내는 스무고개 탐정과 친구들도 멋지지만, 오히려 범인의 역할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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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 5 : 네 개의 사건 스무고개 탐정 5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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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고 다소 소심한 성격의 문양은 연휴를 친구들(스무고개 탐정, 명규)과 함께 새로 나온 미니전사를 구경하며 즐겁게 보내려 계획하지만, 계획과 달리 이모 집에서 보내게 된다. 황금연휴에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신 모친 때문에.

 

게다가 이모 딸 수양은 한 살 어린 동생인데, 문양에게 오빠 대접은커녕 문양을 괴롭히는 걸 역사적 사명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사촌동생 수양 눈치까지 봐야 하는 이 연휴는 황금연휴는커녕 지옥연휴나 다름없다(마치 두들리 집에 있는 해리포터의 모습이랄까.).

 

설상가상 수양의 친구들까지 몰려온 바람에 방안에서 죽은 듯 보내야 하는 신세라니. 그런데, 수양이 친구들과 함께 문양을 찾는다. 문양에게 스무고개 탐정의 조수냐며. 이에 문양은 자신은 스무고개 탐정의 조수가 아니라, 자신도 탐정이라 말해버린다. 그것도 자신의 이름은 다섯고개 탐정이라며. 이를 믿지 못하는 수양의 친구들이 낸 추리문제를 문양은 거뜬히 해결함으로(마침 아는 문제였다.) 이들의 사건을 의뢰받게 된다. 수양의 또 다른 친구 윤성이 비상금을 잃어버렸는데, 그 범인으로 수양과 친구들이 의심받고 있는 것.

 

아뿔싸! 스무 개의 질문으로도 사건을 해결할까 싶은데, 다섯고개 탐정이라니. 질문을 다섯 개밖에 할 수 없다. 과연 문양은 이 사건을 질문 다섯 개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이렇게,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 다섯 번째 책, 『네 개의 사건』이 시작된다. 5권은 이제 본격적으로 스무고개 탐정과 친구들의 활약이 시작될 『스무고개 탐정 시즌Ⅱ』 그 첫 번째 책이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스무고개 탐정의 활약을 다루지 않는다. 스무고개 탐정의 친구들이 각자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각기 다른 네 가지 사건. 문양, 명규, 다희(4권인 『과거의 친구』에서 스무고개 탐정을 괴롭히는 주원과 함께), 마술사. 이렇게 네 아이들, 아니 다섯 아이들이 네 가지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이야기다.

 

시즌Ⅱ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하더니, 다른 친구들이 각자 사건을 해결하는 산발적인 전개라니.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이제 ‘스무고개 탐정클럽’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기에 앞서 스무고개 탐정만이 아닌, 다른 친구들의 성장도 보여줌으로 앞으로 펼쳐질 ‘스무고개 탐정클럽’의 활약이 모두가 함께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한 팀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됨을 미리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시즌Ⅱ 전체의 서론격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도리어 이야기 자체는 더욱 흥미를 끈다. 특히, 스무고개 탐정이 아닌, 다른 친구들의 활약이기에 때론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함께 마음 졸이기도 한다. 또한 이들이 사건을 해결했을 때에는 스무고개 탐정이 사건을 해결한 것과는 또 다른 뿌듯함을 느끼게도 되고.

 

이번 책에서는 예전에는 탐정과 거리감이 있던 아이들이 점차 멋진 탐정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느낄 수 있다. 소심한 성격의 문양이가 잃어버린 비상금의 범인을 멋지게 찾아내는 이야기.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명규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또 다른 고양이 습격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여기에서는 병규-스무고개 탐정의 진짜 과거의 친구-가 안락의자 탐정으로 활동할 여지를 살짝 보여준다.). 못된 쌍둥이 녀석들의 범행을 밝혀내는 다희와 주원(이제 주원 역시 스무고개 클럽의 멤버가 될 것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술대회에서 출전자들의 사라진 마술가방을 찾고 범인을 밝혀내는 마술사 이야기(마술사는 여전히 스무고개 탐정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사건 앞에서는 스무고개 탐정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며 사건을 해결한다.). 이들의 멋진 활약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의 멋진 활약만큼 점점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이들처럼 우리 아이들 역시 성장할 것임을 생각할 때, 뿌듯함도 느낄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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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 전설의 검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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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세 번째 책은 「전설의 검」입니다. 2권에서 건방이는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인 오지만과 한판 승부를 벌였습니다. 애초에 오방도사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가 벌여야할 승부였지만, 오방도사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에게 중독되어 제자들이 대신 대결을 치른 겁니다. 이렇게 대결이 무사히 마쳐진 후, 오방도사는 두 명의 제자, 도꼬와 건방이에게 폭탄선언을 합니다. 바로 둘 중에 한 사람을 후계자로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이제 3권은 바로 그 후계자를 결정할 결정적 사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둘은 이제 보름간 무술 수련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장소는 계룡산. 그곳에서 수련을 통해, 각자 자신들의 무예 수련의 벽을 뛰어넘고자 합니다. 도꼬는 각석술(다리를 돌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건방이는 수검술(손을 칼처럼 사용하고 더 나아가 손에서 검강이 나오게 되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계룡산을 찾습니다.

 

이렇게 떠난 무술 수련 여행에 또 다른 불청객들(자신도 검술의 벽을 뛰어넘겠노라며 사부 몰래 도망쳐 온 초아, 초아를 좋아하여 초아를 좇아온 호길-학년 일짱으로 통하는 호길이는 유일하게 건방이와 초아의 진짜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이 찾아들게 됩니다. 또한 건방이의 유일한 반찬인 김치를 도난당하게 되고, 뒤늦게 합류한 초아가 가져온 음식들도 도난당하게 됩니다. 그 범인은 바로 권법을 할 줄 아는 원숭이 저공.

 

깊은 산속에서 건방이와 초아는 우리나라 최고의 도검 장인인 타타를 만나게 되고, 타타로부터 저공을 잡아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안 그래도 저공에게 악감정이 있던 건방이와 초아는 저공을 잡기 위해 여러 작전을 세우는데, 과연 저공을 붙잡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공의 뒤에는 누가 있는 걸까요? 최고 도검 장인인 타타는 왜 저공을 잡으려는 걸까요? 도꼬와 건방이 이 둘 가운데 과연 누가 오방도사의 후계자가 될까요?

 

이번 3권에서는 아이들의 무술 수련 여행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전설의 검에 얽힌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의 혼란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벽을 뛰어넘는 성장입니다.

 

무예 뿐 아니라, 모든 일에도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벽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벽 앞에 포기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벽을 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벽과 사투를 벌일 수도 있겠고요.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벽 앞에 가로막히게 됩니다. 그 벽은 때론 우리가 감당키 힘들 만큼 높은 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저앉기보다는 그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끈기와 용기, 그리고 지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참, 이번 이야기의 끝부분에서는 머니맨으로 활약하는 건방이를 점찍어둔 여자아이가 등장합니다. 과연 이 여자아이는 자신의 사랑을 쟁취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랑 앞에 건방이는 또 어떤 수난을 당하게 될지도 기대해보며 곧 출간될 4권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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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 결투단의 최후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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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두 번째 책은 「결투단의 최후」란 제목입니다. 오방도사의 제자가 되어 오방구결을 통해 멋진 권법을 익히는 건방이. 건방이에게 사형이 생겼답니다. 바로 1권에 등장하던 악당 대도(大盜) 도꼬마리가 바로 건방이의 사형이었네요.

 

20여 년 전 오방도사의 제자가 되어 권법을 배우던 촉망받던 후기지수(后起之秀)였지만, 변면술(變面術, 무협소설에서는 ‘역용술(易容術)’이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죠. 한 마디로 변장술이지만, 일반적인 변장도 있지만, 얼굴 근육을 변용시키는 기술이죠.^^)에 재미를 붙이며, 변면술을 이용하여 도둑질을 하다가 파문당한 도꼬마리. 도꼬마리는 변면술을 너무 많이 사용한 나머지 몸은 어린이의 몸이면서도 얼굴은 늙어버린 그런 상태가 되었답니다. 이에 오방도사는 건방이와 함께 금강산에서 캤던 ‘회춘풀’을 도꼬마리에게 먹이게 되고, 이 효능이 너무 과하여 도꼬마리는 9살이 되어 버렸답니다.

 

나이는 건방이보다 훨씬 많은 사형이지만, 실제 외모는 더 어린 도꼬와 건방이의 동거가 2권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도둑질에서 손 씻은 도꼬는 건방이와 함께 머니맨2로 활약을 합니다. 두 명의 머니맨의 활약도 기대되네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오방도사의 오래된 라이벌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이름도 참 거창하네요. 그런데, 실제 이름은 광삼이랍니다.^^)와 오방도사의 대결. 그리고 그 제자들인 오지만과 건방이의 대결이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언제나 빵셔틀을 해야만 했던 홀쭉이(오지만, 일명 오지랖)는 어느 날 만난 이상한 할아버지를 통해, 자신을 괴롭히는 못된 녀석에게 복수할 힘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만난 이상한 할아버지가 바로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입니다. 오지만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가 되어 스승에게서 온갖 독공과 암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는 오방도사와는 라이벌 관계에 있답니다. 오방도사를 이기는 것을 일생일대의 사명으로 삼고 있는. 이렇게 하여 오지만은 스승의 영향으로 건방이에게 악감정을 갖게 되고, 건방이를 호시탐탐 노리게 됩니다.

 

과연 건방이와 오지만의 대결, 오방도사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또 하나, 한참 늦사랑을 불태우던 오방도사와 설화당주의 사랑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무신경한 오방도사가 그만 100일 기념일을 잊고 지나갔거든요. 이에 설화당주가 단단히 뿔이 났답니다. 과연 둘 사이의 애정전선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두 번째 이야기인 「결투단의 최후」에서는 독공과 암기술의 대가가 등장합니다. 마치 무협소설에서의 사천당가의 절대고수처럼 말입니다. 이런 독공과 암기술을 통해 무예를 연마하는 이들을 많은 무예인들은 비겁하다는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화 속에서도 그렇습니다. 이런 무시와 천대에 대한 오지만의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며, 마음을 울립니다.

 

숨어서 암기를 날리고, 몰래 독을 쓰는 게 바로 내가 배우고 익힌 우리 스승님의 무술이야. 너희가 권법이나 검법을 연마하는 것처럼 나도 최선을 다해서 익힌 기술을 쓴 건데 그게 미안할 턱이 없잖아? 하지만 결투로 진 건 변명할 여지가 없지.(166쪽)

 

남들은 무시할지 모르지만, 암기를 던지고, 독공을 펼치는 것 그것은 오지만이 스승에게서 배우고 정당한 노력을 들여 익힌 결과라는 겁니다. 정정당당함의 한계가 무엇인지 질문해보게 됩니다. 자신이 익힌 무예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갖고 있는 오지만의 모습이 멋져 보이네요. 게다가 대결의 결과에는 이의 없이 수용하는 자세는 오지만이 사실은 마음이 큰 아이인지도 보여주고요.

 

진짜 비겁한 녀석들은 독술이나 암기술을 익힌 오지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조금 힘이 있다고 힘없는 오지만에게 빵셔틀을 시키던 녀석들입니다.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기 위해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진짜 비겁한 녀석들이죠. 자신이 가진 권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녀석들.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도록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하여 본질을 흐리는 녀석들. 자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힘없는 이들이 힘을 기르지 못하도록 온갖 야료를 부리는 녀석들이 진짜 비겁한 녀석들입니다. 이런 녀석들은 어른들 가운데도 참 많습니다. 아마도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를 읽는 아이들이라면 이런 비겁한 모습은 배우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역시 2권도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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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1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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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입니다. 100명의 깐깐한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읽어보고 손을 들어준 작품이니 만큼 믿고 볼 수 있는 동화입니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작품이니 만큼 참 재미나네요. 이 동화는 무협동화입니다. 무협소설과 동화의 만남이 이토록 멋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동화입니다.

 

유일한 피붙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건이는 보육원으로 갈 예정입니다. 그런 건이가 우연히 ‘비밀의 집’에서 이상한 노인네(오방도사)를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오방도사의 제자가 됩니다. 천하제일고수라 큰소리치는 오방도사의 제자가 된 건이는 오방도사에게서 권법을 배우게 됩니다. 정식 제자가 되며, 이름도 건이에서 ‘건방’이로 바꾸게 되고요. 건방이는 하늘 건(乾), 방위 방(方)을 써서, ‘하늘의 방위’란 뜻입니다.

 

그런데, 건방이가 오방도사에게서 배우는 것이라고는 가사도우미처럼 음식하고 집안 살림하는 것, 여기에 더하여 사부에게 매일같이 한 시간 동안 안마하는 것이 전부랍니다. 하지만, 여기에 비밀이 담겨 있어요. 사부에게 안마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권법을 익혀가게 된답니다.

 

이렇게 오방도사의 제자가 된 건방이는 또 하나의 감춰진 신분을 만들게 됩니다. 그건 바로 ‘머니맨’.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겨, ‘머니맨 도와주세요~.’ 소리가 들리기만 하면 즉각 출동하여 악당에게서 약한 이들을 도와주는 머니맨. 참 착한 일을 하네요. 그쵸? 그런데, 건방이 이 녀석, 약한 이들을 못된 녀석들에게서 구해주고는 수고비를 받네요. 물론, 건방이에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요. 건방이는 소년가장이거든요. 이 돈을 받아 생활비를 해야만 하는 억척 소년가장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받는 것 괜찮은 걸까요?

 

이런 건방이네 반에 새로운 전학생이 왔습니다. 초아라는 아이인데, 예쁘장한 얼굴에 냉기가 풀풀 날리는 성격의 소유자인데, 검법의 달인 설화당주의 막내 제자라네요. 그리고 설화당주는 건방이의 스승 오방도사의 옛 애인이라 하고요. 오방도사와 설화당주의 재회, 그리고 둘 간의 닭살 돋는 달달한 연애사업도 동화 속에서 한 재미 합니다.

 

또 한 아이 건방이네 반장인 면상이도 주목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아이, 특히 여자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 면상이. 착한 아이의 대명사입니다. 그런데, 왠지 꺼림칙하답니다. 특히, 대도 도꼬마리의 출현과 함께 면상이에게서 왠지 도꼬마리의 향기가 느껴진답니다.

 

이렇게 1편 「무술인의 길」에서는 건방이가 새롭게 스승을 모시고 수련을 시작하는 과정. 그리고 머니맨으로서의 활약. 여기에 전학생 초아와의 관계. 도꼬마리라는 도둑의 정체(도꼬마리에게는 놀라운 신분의 비밀이 있답니다.). 등 재미난 전개가 가득합니다.

 

또한 건방이가 스승과 함께 금강산을 다녀오는 장면도 인상적이고요. 무협동화답게, 온갖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약들이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금강산에서는 젊어지게 만든다는 신비의 영약 ‘회춘풀’을 구하게 되고요. 이런 신비한 풀들의 등장도 동화를 더욱 재미나게 해줍니다.

 

다소 존재감이 없던 건이가 건방이로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 무엇보다 권법의 수련을 통해 위기에 처한 약자들을 돕는 장면은 통쾌하기 그지없습니다(물론, 수고비를 받긴 하지만 말이죠.). 험하기만 한 세상 속에서 이처럼 약자들을 돕는 머니맨의 존재는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됩니다. 현실 속에서도 이런 멋진 존재들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이중적인 모습들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언제나 근엄하고 위엄 가득한 오방도사는 집에서는 완전 철부지 어린애 같답니다. 고기반찬만 찾는. 뿐 아니라 화사한 장미처럼 예쁘고 향기 가득한 외모의 초아는 대단히 표독하고요. 물론, 이런 초아에게는 감춰진 아픔도 있답니다. 또한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면상이. 그에게는 정말 추악한 비밀이 감춰져 있답니다. 아울러 다소 꺼벙하게 보이는 건방이에게는 멋진 권법 고수의 향기가 나고요(물론, 아직 초보 권법사이긴 하지만요.). 우리에게는 어떤 모습이 감춰져 있을까요?

 

무협지와 동화의 만남이 이토록 재미나며 멋지고 신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화입니다. 참, 강경수 작가의 멋진 그림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강경수 작가의 그림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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