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한번도 읽어진 적 없는 문장이다
임중효 지음 / 아우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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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집의 제목에서 읽혀지듯이 책에는 한사람을 향하는 마음이 진솔되게 담겨져 있다.

저자가 페이스북에 하루하루 조금씩 올렸던 글들을 엮은 시집이다.

저자의 글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에세이와 시의 중간부분에 자릴 잡고 있어서 그런지 시마다 제목이 없어서 그런지 이어지는 듯 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들이 처음에는 어디까지 끊고 어떻게 읽어야 할지 패턴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한 번을 읽고 그 다음에 두 번째 읽을때는 조금은 익숙한 패턴들이 눈에 들어온다.

 

언어적 유희가 많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왠지 모를 서글픔이 있다.

이제는 말라서 쪼그라진 나의 심장에 사랑의 설레임과 달달함과 애절함을 다시 느껴보라구 말한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의 방향성도 말하고 있다.

 

풍부한 크림이 듬뿍 올려져 있는 커피를 마시는 듯 크림의 달달함과 커피의 쓴 맛과 그리고 쓴 맛 뒤에 오는 비어지는 듯 신맛을 지닌 시집이다. 표지의 화려함과 대조적으로 내지는 시가 주는 느낌들을 그대로 담고 있다.

화려하면서도 기나긴 고통과 애절하면서 때론 담담함을 가지고 희망을 이야기 하는 듯 하면서도 어느새 낙담하듯 축 쳐진 어깨를 보여주는 시.

 

너는 한 번도 읽혀진 적 없는 문장이기에 나는 너를 읽을 수 있고, 그 문장에 이어 나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너가 나에게 한번이라도 읽혀진 문장이었다면 난 너에게 맞는 그림을 너에게 그려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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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0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썸머썸머 베케이션 살림 YA 시리즈
이희영 지음 / 살림Friends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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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나의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 한 방울이 흐르고 나서야 책이 끝났다. 유쾌한 하준이의 여름방학 이야기.

여름방학 이야기에서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나의 유년시절의 풋풋한 기억들을 소환하고 사라진다. 유년시절 살구나무집 할머니에게는 방학이 되면 서울에서 내려오는 내 또래의 남자아이가 있었다.

둘이 같이 놀러 다녔던 기억들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하얀 얼굴과 하얀 피부, 그리고 잘생긴 남자 아이로 나의 기억속에는 자릴 잡고 있다. 그 아이를 마지막으로 보게 된 것은 아마도 중학교 입학 즈음이 아니었나 싶다.

서로를 알아봤는데 나는 그 아이의 시선을 외면하고 집으로 들어갔던 기억..

 

이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한 하준이와 서연이의 풋풋함이 사과향 되어 가득 퍼진다.

우리 청소년 또래의 아이들의 이야기여서 자칫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책속에 녹여져 있는 우리의 이웃들의 삶의 한 부분들을 보는 듯해서 몰입도가 높았다. 하준이 형 동준이가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부분에서 밝혀지는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진실과 그 진실 앞에 나약하고 비참하게 무너져야 했던 엄마와 어린 동생 앞에서 동준이는 그렇게 차갑고 차안대로 모든 시야를 가리고 오직 전진하는 경주마처럼 앞을 향해 달리는 동준이의 숨겨진 마음이 딱할 뿐이었다.

 

서로의 상처들을 보듬어주며 아름답게 마무리 되는 이야기는 동준이의 차갑던 마음이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막을 내린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들이 새콤하고 맛있게 어우러진 이야기지만 마지막 동준이는 매움 고추처럼 나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차갑던 마음의 동준이지만 그 안에는 동생을 향한 사랑과 엄마를 향한 사랑이 가득 차 있다는걸 나에게 들킨 것이다. 몰입도 있게 짧은 시간동안 푹 빠져 있던 하준이의 여름방학 이야기.

겨울방학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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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30 15: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순원의 소나기도 생각나는 썸머~~~입니다~

줄리엣지 2017-03-30 15:20   좋아요 2 | URL
풋사과처럼 여러 장면들이 떠올라 상큼함을 전해준 책입니다..공부 열심히 하고 계시는지요??ㅋ

2017-03-30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30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타로로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심리상담사와 떠나는 타로 여행 타로로 묻고 답하다
자연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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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나에게 이 책은 저자가 타로를 이용해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는 한 줄의 말이 흥미를 느끼게 했다. 심리 상담에 앞서 내담자의 심리분석은 중요하다. 내담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심리상태와 라포 형성이 되기까지 상담가를 믿지 못해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말하지 않는 내담자들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심리분석도구들을 이용한다. 대표적으로 MBTI나 애니어그램, 에고그램을 들 수 있다. 그렇기에 타로를 이용해 심리 상담을 해주는 저자의 기법이 너무나 궁금했던 것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읽히는 책이다.

처음 하나는 타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타로 입문서로 훌륭한 책이다. 타로의 기본적인 개념과 메이저카드와 마이너 카드등 총78가지 타로그림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나처럼 타로를 이용한 심리상담 관점에서의 훌륭한 책이다. 각 타로그림의 해석과 더불어 그 타로 카드안에 담겨져 있는 심리상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책을 목차를 훑어보면서 의문점이 들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타로카드를 선택할 뿐인데 그 타로 그림이 나의 심리상태를 말해준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한 답을 저자는 내가 뽑아든 타로카드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에게 일어난 동시성의 교감이라고 말한다. 나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기운이 타로카드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며, 나의 삶의 파장이 같은 파장의 카드를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78장의 타로그림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마치 직접 저자와 대면하고 설명을 듣는것처럼 집중할 수 있었다. 타로카드가 담고 있는 상징과 의미를 신화를 통해, 철학과 역사, 그리고 예술로 풀어내는 저자와의 타로여행은 그 어느 영화보다 재미있었고 타로라는 매력이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저자의 다음 책인 [타로로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가 너무나 기다려진다. 이 책보다 한걸음 더 들어갈 수 있는 책을 만나보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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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03-29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답답, 궁금할 때 타로점을 한번씩 보는데
안 믿는다고 하면서도 혹~하게 되던데
이런 심리적인 의미가 들어 있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줄리엣지 2017-03-29 11:08   좋아요 0 | URL
타로와 심리상담을 접목시켜 내담자와 쉽게 라포형성을 할 수 있는 장점과 어렵지 않게 마음의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시도같다는 느낌을 들었어요.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17-03-29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재밌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네요^^: 줄리엣지님 덕분에 즐거운 책 알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줄리엣지 2017-03-29 11:3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겨울호랑이님^^
이 책을 통해 급 타로에 관심이 가네요~ㅋ
다른 타로책 찾아보고 있어요~
행복한 수요일 되세요^^

yureka01 2017-03-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심리 분석할 때 그림 그려 보라 하거든요..
그런데 그림을 못그리면 다른 걸로 대신해서 선택하게 해서 속마음을 비추곤 하죠..
타로점이 아마 그런 효과는 있을 듯합니다.ㅎㅎㅎ^^..

줄리엣지 2017-03-29 13:47   좋아요 1 | URL
HTP검사를 통해 미술심리상담을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검사라는 부분이 내담자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할것같아요~타로는 재미와 호기심을 접목시켜 좋은 방향성을 가질듯합니다~
 
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오민석 지음 / 살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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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소란스럽거나 맘에 여유가 없어질때, 나를 위해 잠시 집중하고 싶을때면 나는 시집을 읽는다.  그저 시가 내 마음에 이야기 해주는 대로 들어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때문에 맘에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언어의 유희를 느끼고 싶을 때 맘에 드는 시집을 골라 읽는다.


하얀 커튼이 드리워진 창너머로 푸른 나무들이 손짓을 한다. 바람따라 시 한편이 창문 넘어 나에게 다가온다. [아침 시]는 그렇게 나에게 읽혀진 책이다.

오민석 교수가 들려주는 시들은 중앙일보의 시가 있는 아침 코너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들려줬던 시들로 인생, 사랑, 풍경이라는 주제로 분류해 묶은 시들이다.


[아침 시]는 오민석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수많은 시집들과 문예지에서 매혹적인 시들을 선택해서 그 시에 오민석 교수의 감성으로 멋진 옷을 입힌 책이다.

때로는 간단하게 시 맛을 느낄수 있게 살짝만 옷을 입히고, 때로는 시의 깊은 맛을 알 수 있게 멋진 옷을 입혀준다. 시를 읽어주는 교수님이라고 해야 하나.. 교수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책을 읽는 맛이 두배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들의 시가 아닌 오민석 교수의 나름의 기준에 부합하는 시를 선택한 것이다. 그 기준은 쉬우면서도 언어의 매력을 잃지 않고, 난해하면서도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시들이 그 기준이 되는 것이다. 오민석 교수는 시를 읽어주고 그 시가 품고 있는 맛을 우리가 편하게 맛볼수 있게  조각조각 내어준다. 시를 읽다보니,  마치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시를 배우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시가 담고 있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시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시와 연관된 다른 시들의 이야기들을 함께 들려줌으로써 한 편의 시가 품고 있는 깊은 맛을 느끼기에 충분한것 같다.

 

시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오롯이 내가 느끼는 감성이 궁금하다고 말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얼굴을 붉힐 뿐이다. 말을 하려다가 말하지 못하고 수줍은 미소가 지을 뿐이다.

아직은 들려주고 읽어주는 시가 좋다.

시는 마음으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편의 시로 공감을 얻고, 한편의 시로 위로를 받고, 한 편의 시로 시련의 아픔을 이겨내고 한 편의 시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시들이 저마다 품고 있는 여러 감성들로 마음이 풍요롭다.  

매일 아침, 오분의 투자로 하루가 행복할 수 있다.  한 편의 시로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감성을 깨우듯 한 편의 시로 매일 아침 하루의 시작을 깨우고 싶다. 매혹적인 떨림이 고스란히 시를 읽는 이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오민석 교수의 바램처럼 매일 아침 마음 한가득 따뜻함 감성을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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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8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8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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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책들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책 한권이 나의 품에 들어왔을 때 그 책을 처음 받아들고 대략적으로 훑어보면 그 책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두께와는 상관없는 무게들이 느껴진다. 얇지만 책에 비해 무게감이 있는 책이 있고, 두껍다고 느껴지지만 때론 가벼운 책들이 있는 것이다. 전에는 이러한 무게를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느끼곤 했는데 이제는 책의 목차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상처의 인문학] 이 책은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무거운 책이었다.

다른 인문학을 다룬 책들보다 깊이가 깊은 책이었다. 저자의 인생의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그 묵직함이 실로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주었다.

 

28편의 작품들 속에서 투영되어지는 아픔들은 작품 속 작가들의 고뇌였고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러한 작가들의 아프고 처절한 상처들이 문학 작품 속에 녹아들어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에게는 공감하며 감격하는 능력이 있기에 작품들 속의 아픔과 처절함을 공감하며 그 아픔과 처절함을 통해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고 내가 힘들어 했던 부분들이 나 혼자만의 아픔이 아니었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그 위로를 통해 조금은 홀가분하게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해서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그런 과정들 역시도 나의 한부분이 되어서 나 자신을 완성시켜주는 한조각의 퍼즐이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깨우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우리는 고통이라 여기는 것들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만,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나의 몫인 것이다.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해 우리는 인문학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상처의 인문학이 읽고 치유의 인문학이라 쓰고 싶은 나는 이미 길을 찾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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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27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책의 심리적인 무게감...아무래도 무거운 주제의 책은 얇더라도 무거운 법입니다....

오거서 2017-03-28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게라는 말 때문에 책 두께가 엄청 두꺼운 줄 알았습니다만… ㅎㅎ

2017-03-28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