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사오정과 저팔계가 무슨 무기를 들고 다니는 줄 아니?
무기와 방어구 (중국편) 판타지 라이브러리 20
시노다 고이치 지음, 신동기 옮김 / 들녘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이 자리를 빌어 솔직히 고백컨대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된 한 친구의 커뮤니티에서 인기 좀 끌어보고자 무협지를 연재한 적이 있다. 나중에 원고 매수로 계산해보니 대략 400매 가량을 썼는데, 제법 인기가 있었지만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중도에 그만두게 되었다. 소설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한다.

때는 바야흐로 서기 1085년 송나라 시대의 일이었다. 일찌기 중원 문명의 맹위를 떨치던 당의 몰락 이후 중원의 은인자중하던 영웅호걸들은 저마다 군웅을 떨쳐 일어나 용맹있는 자 용맹으로, 지략 있는 자 지략으로 중원의 패권을 차지 하기 위해 운증용변(雲蒸龍變)하여 다투던 천하쟁패의 시대가 도래했다. 천하는 혼란에 빠지고 민생은 도탄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시절, 절도사 조광윤이 천하를 평정하고 나라를 세우니 이것이 서기 960년, 송의 건국이었다. 천하 통일을 이루기 위해 송 태조가 칼을 들어 천지의 도를 바로세우니 그의 칼날 앞에 형남과 후촉, 남한과 남당이 무릎을 꿇어 천하일통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송 태조 조광윤은 서기 976년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급사하여 동생 광이 태조의 뒤를 이어 태종으로 등극하여 후업을 달성하고자 하나 요를 토벌하지 못한 채 연운십육주는 여전히 요의 수중에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흐른 어느 날...

어둠이 소리 없이 내리는 시각, 송의 수도 개봉부를 지키는 성문의 초병들은 종각의 타종 소리를 들으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대 최고의 상업도시이자 최고의 문화도시였던 개봉부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두툼한 성문이 스러져가는 제국의 어둠과 함께 닫히기 시작했다. 대륙의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운하들의 최종집결지이자 북의 요가 가로막기 전까지 북방과 남방을 잇는 수많은 가도의 최종목적지,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개봉부는 그날따라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운하에서 피어난 안개들로 인해 어둠은 스산하기까지 했다. 평소 건강하였던 송의 천자 신종이 갑작스러운 병증으로 드러누워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붕어가 멀지 않았다는 소문마저 개봉부 장안을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법파인 사마광 일파에 의해 신법파인 왕안석의 개혁이 좌절된 이래 중원 천지에 영웅호걸의 목소리는 오간데없고, 구법파에 빌붙어 출세하려는 자들의 아부소리만이 시끄럽게 들려오던 시절이었다. 구법 일파들이 모여 산다는 천자궁 남벽 일대에는 돈 헤아리는 소리만이 들려온다는 투덜거림이 민초들의 고통스러운 삶의 주변에서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냥 재미삼아 쓰긴 했지만 이민족들과의 대결이 거듭되던 송 시대를 배경으로 왕안석의 개혁이 좌절된 후 몰락을 눈 앞에 둔 송을 시대 배경으로 삼았다. 북송과 남송의 경계를 이루는 신종 이후 휘종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일종의 재야지사라 할 수 있는 강호의 무협들과 중앙정부의 권력, 어용 무사들과 벌이는 대결 구도를 놓고, 거기에 송의 명장이자 평민 의용군 출신의 악비(岳飛, 1103~1141)가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송의 부흥이 좌절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나름대로는 대하소설적인 분위기도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무협소설에 실제 역사를 곁들인 요샛말로 픽션스러운 이야기로 꾸몄다. 어쨌거나 장난삼아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일을 계기로 무협의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쓰는 입장에서 진작에 이와 같은 책을 만났다면 좀더 재미난 묘사가 가능했을 터수다. 그건 비단 쓰는 입장에서만 그런 것은 아닐 거다. 읽는 입장에서도 무협지 혹은 중국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보는 데도 도움이 될 테니... 

예전에도 종종 말한 바 있지만 서구의 판타지에 대응할 만한 동양의 판타지는 무협지라 할 수 있다. 서구의 판타지가 기본적으로 기독교적인 정신세계에 북구의 신화를 곁들인 것이라면 동양의 판타지인 무협지는 도가적인 정신세계를 밑바탕으로 지역적으로는 중국이라는 한 나라가 아닌 광대한 대륙을 배경으로 한다. 최근 동북공정 같은 민족 감정을 자극하는 부분만 없다면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그다지 마음에 걸릴 만한 사안이 되지 못하는 까닭은 알게모르게 우리가 중국을 나라로 생각하기 보다는 일종의 대륙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카우보이가 실체 없는 추상화된 제국의 초상인 것처럼 중국의 무협 고수들 역시 추상화된 존재란 말이다.

서구의 판타지에 매료된 이들은 자연스럽게 피요르드의 이국적인 풍경과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안개, 켈트 뮤직에 끌리게 된다. 이 관심이 좀더 진화해가면서 북구의 신화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그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게 되고, 그네들이 사용하는 도구들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물론 국내에서 판타지 붐이 일게 된 것은 근래 10여년의 일이고, 출판계에서 이에 호응하여 그간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서구의 판타지들을 소개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에겐 기본적으로 판타지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력이 없었던 거다.

들녘에서 최근 몇년 사이에 펴낸 판타지 라이브러리 시리즈를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하나둘씩 구해지는 데로 읽어볼 생각이다. 권당 가격이 만원이 조금 넘어서 이 시리즈(내가 알기론 30권까지 나온 걸로 아는데)를 전부 구해서 읽는 것은 약간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다른 읽을 거리들도 많고, 헌책방에 가면 손때묻은 책이긴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서 나는 틈나는 대로 이 시리즈를 헌책방에서 콜렉션하고 있는 중이다. "무기와 방어구(중국편)"을 포함해서 "타락천사"까지 두 권을 읽었는데, 전자는 아주 훌륭했고, 후자는 어렸을 때 시중에서 천원에 두 권이던가 한 권이던가에 팔던 포켓북 판형의 "세계괴수대사전"과 흡사한 수준이다. 그러고보니 포켓북 판형의 "세계괴수대사전"이나 "로봇대사전" 같은 류의 책은 어린 시절의 나를 꽤나 흥분시켰던 추억의 책들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오래된 궁금증 한 가지를 풀었는데, 그것은 동양의 갑옷 중에서 이른바 면갑(綿甲)이란 것에 대한 것이다. 아마 역사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가끔 무관이 투구는 제대로 갖춰 입었는데 갑옷은 그냥 면재질에 놋쇠 단추 몇 개 단 것으로 보이는 무장을 갖춘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면갑이란 건데, 내 궁금증은 도대체 저런 솜옷이 갑옷 구실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 했었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면갑은 두꺼운 면이나 비단 천 속에 쇠미늘을 넣어서 동으로 된 못으로 고정시킨 개갑"이며 날씨가 한랭한 중국 북방에서 즐겨 입었고, 명나라 말기에 최종적인 형태가 완성되어 명나라 군대나 청나라 군대에서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청의 주력군이었던 팔기군의 갑주가 이와 같았다. 갑옷도 군복이고, 일상적인 생활까지 했으므로 나름대로 편의성, 보온 기능까지 해줄 필요가 있었을 거다. 가죽으로 만든 갑주는 편하기 하지만 보온 기능이나 방어력에서 뒤처졌을 것이고, 철갑은 방어력에선 좋았겠지만, 일단 무거워서 활동이 불편했을 테고, 보온 기능도 많이 떨어졌을 거다. 쇠미늘 갑옷에 면과 솜으로 앞 뒤를 대어 코트처럼 만들어 입으면 비교적 가볍고, 보온성과 활동의 편의성까지 있었으니 동양갑주의 최종적인 형태로 진화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거기에 명나라 말기에서 청나라로 넘어오면 화포를 이용한 전투도 빈발했을 터이니 과거 형태의 철갑이 방어력면에서도 그다지 메리트가 없을 테니 이해가 된다.

"무기와 방어구(중국편)"을 쓴 시노다 고이치의 약력을 살펴보니 간사이학원대학에서 문학연구를 전공했고, 문학수사(MA)를 했다는데 잘은 모르지만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취미를 넘어선 연구에 이른 모양이다. 헌책방에 가서 이 책을 고르는 나를 보고 후배가 왜 이런 책까지 읽느냐고 하길래, 사실 딱 한 마디 했다. "너 손오공 알지? 손오공이 쓰는 무기가 왜 여의봉인지 아니? 너 저팔계나 사오정이 무슨 무기를 들고 다니는 지 알아?" 사실 이런 책은 우습게 보면 참 하잘 것 없는 책이다.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포켓북 판형의 '세계몬스터대사전'류의 책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일 수도 있고, 어떤 것들은 실제로도 그 수준에서 별반 앞서지 못한다. 하지만 따지고보면 세상의 모든 책이 그와 같다. 읽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낼 재간이 없다면 제 아무리 좋은 책도 그저 펄프뭉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능하다면 시노다 고이치를 중심으로 이 시리즈들을 읽어볼 생각인데, 어느 측면에서 보자면 이것이 일본 출판문화의 능력이고, 저력이다. 별걸 다 궁금해 하는 학자가 있고, 자기 연구 틈틈이 대중이 궁금해 할 만한 것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책을 쓴다. 출판사는 그것을 잘 꾸며서 한 권의 책으로 엮고, 대중은 그것을 읽어준다. 그리고 출판사는 이를 다시 해외에 판매한다. 그것이 문화산업이고, 지적재산권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세계에 어필할만한 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에 부응할 만한 보편적 관심사, 다양한 영역에서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필자가 없어서라면 몰라도 출판시장이 개방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출판시장만큼은 거의 완전하게 개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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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하는 수업이라 엄마와 아빠가 같이 갈 수 있었답니다.


까만 잠바가 너무 크군요. 갈아입고 나갑시다아~~


창틀위에 올려주세요 아빠~



햇살이 참 따듯해요~~



토토 아가가 좋아하는 공을 가지고 놀고



이야~ 하고 공을 던져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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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j
- 명동에 있는 카레 전문집.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식사하러..
중간에 엄마가 카레를 조금 줬는데 안매운 거였지만 혀가 얼얼해서 큰일날뻔 했어요
하지만 덕분에 엄마가 우유를 타줘서 조금 안심..

Leeum




- 명동에서 남산길로 접어들어서 가는데, 리움가자고 엄마가 그래서 길을 나섰지요
하얏트 앞에보니 이길로 가면 리움이라고 표지가 있어서
큰집들이 있는 동네를 따라가다보니 미술관이 나왔어요
아가는 들어가는 입구에 숫자가 반짝 반짝 한것부터 참 마음에 들었나봐요
엄마가 옛날에 하던 어린이 특별전만 기억하고 갔는데 그건 2년전에 없어진 거래요..
그런건 좀 상설전시로 하지.. 그래서 그냥 돌아설까 하고 있는데
토토 아가
상설 전시관 쪽으로 가자고 우~ 이러면서 손을 뻗어서 가르켜서 그리로 갔어요
도자기도 보고 그림도 보고 왕관도 보고 청동 탑도 보고
그렇지만 토토가 제일 좋아한건 리움의 계단. 구조가 신기한지 계속 아래로 내려다 보고,
엄마가 반대편에서 손을 흔들자 기분 좋아라 하고
계단 창에서 겁도 없이 계속 내려다 보고 그러네요 ^^;;
현대미술 쪽에서는 가서 색색의 약 들을 만져보고 싶어서 계속 만지려고 해서
미술품 지키는 분한테 안됩니다 하고 듣고 그랬어요.
그리고 백남준 선생 작품은 영상이 바뀌니 뚫어져라 보고
나오면서도 어린이 문화관의 앤디워홀 팩토리 전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는 내려갈려고 해서
끊어서 같이 들어갈걸 그랬나봐 아가..
앤디워홀의 강렬한 색감이 아가한텐 또 다른 자극이었을 수도 있는데
엄마가 미처 그 생각은 못했구나..
여튼
나오면서 또 입구의 반짝 반짝하는 시그널을 지나치지 못하고
가면서 그것만 밟고 그럴려고 해서
근데 어른들이 거기서 너무 사진을 많이 찍고 그래서 위험할까봐 아가를 안고 왔단다.
다음에 또 재미난거 하면 보러가자 아가

 (사진은 1층 화장실에서 저기서 서서 기저귀 갈고 난 다음 혼자서 손 씻는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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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앤디워홀 보러 리움 갈 예정이랍니다.
예정예정;;;

해적오리 2007-03-2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움은 아직 못가봤네요.
근데 그닥 끌리지 않는다는...^^;

토토랑 2007-03-2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 앤디워홀전 주말 오후에 가니 사람 많드라구요~ 그리고 예약하고 가심 30% 할인 된대요.. 예약하시고 한갓진 시간에 댕겨오세요~

해적님 ^^;; 저두 리움을 그리 사랑하진 않는데.. 입장료도 비싸고.. 근데 도자기는 확실히 국보급들 전시가 많이되어있고, 조명이나 이런게 신경많이 쓴티가 나서 관람하기는 좋은거 같아요..
 

CF촬영지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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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 2007/03/17 (토) 10:05



하루에도 수십 번씩 TV 광고를 보면서 궁금한 것 하나. 도대체 저 좋은 장소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영화나 드라마, 광고의 배경 장소를 찾아내는 이들을 ‘로케이션 매니저’라 부른다. 아름다운 곳, 가볼 만한 곳을 많이 알고 있는 이들의 일은 시나리오나 콘티를 보고 글자나 그림으로 표현된 장소를 현실에서 찾는 것. 수많은 장소가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어야 한다. ‘올인’의 제주도 섭지코지나 ‘겨울연가’의 남이섬처럼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는 금방 명소가 되지만 TV 광고의 촬영지는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잠깐 나오니 드라마에 비해 덜 어려울 것 같지만, 비교적 헌팅 기간이 긴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광고는 “내일 찍으니 섭외해 달라”는 부탁도 적지 않다. “
 
CF촬영지 베스트 10
 
 
 
 
충남 태안 곰섬해변
당일 여행 코스로 늘 추천해 주는 곳이다. 몽산포부터 꽃지까지 태안군과 안면도의 여러 해변 가운데 곰섬은 조금 감춰져 있는 위치 덕분에 인적이 드물어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온 감독의 영화 ‘피아노’의 포스터에 나오는 정적인 바다와 닮았다. 여름 해변에 흔한 상점이나 모텔, 횟집 등 경관을 해칠 만한 그 무엇도 찾아볼 수 없다. 서해안이지만 갯벌보다 고운 모래와 거뭇한 바위들이 많으며 썰물 때 더욱 아름답다. 최근 펜션이 생기긴 했지만 개발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아 숙박지가 많지는 않고 인근에 민박집을 구할 수는 있다. 이 곳에서는 롯데제과의 빈츠 광고를 촬영했는데 개항 초기의 인천항을 재연해 찍었다. 영화 ‘스캔들’의 바닷가 일몰 장면도 여기서 촬영됐다고.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다 홍성 나들목을 나와 안면도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원청 삼거리가 나오고 삼거리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계속 가면 곰섬 표지판이 나온다. 곰바위 펜션 041-675-6281, 시밀레 펜션 041-675-6288
 
 
 
 
 
경남 창녕 사지포(砂旨浦)
경남 창녕군에는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인 우포늪이 있고 우포늪을 목포, 쪽지벌, 사지포늪이 둘러싸고 있다. 이 전체를 우포늪 생태공원이라 부른다. 이는 1억4000만 년 전 한반도가 생성되던 시기에 낙동강으로 흘러들던 작은 하천인 토평천이 넓게 퍼지면서 형성된 것. 우포늪 일대에는 48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한다. 우포늪 북동쪽의 사지포는 크기로 보면 세 번째이지만 아름답기로는 첫째로 꼽힐 만하다. 이곳에서 칠성 사이다와 메치니코프의 광고가 촬영됐다. 칠성 사이다의 로케이션을 위해 2003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한마디로 ‘초록에 대한 고요한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사람의 출입이 다른 곳에 비해 적은 사지포는 특히 여름철에 물옥잠꽃이 장관을 이룬다. 늪 앞에는 가로 놓인 제방이 있는데 제방의 오른쪽 부분이 비교적 조망하기 수월한 장소다.
 

 
 
늪 위에는 온통 식물들이 펼쳐져 있어 군용 담요를 덮어놓은 듯하다. 여름 볕이 뜨거우면 물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수면의 초록이 짙어진다. 창녕군청 환경위생과 055-530-2391
 
 
 
경기 포천 서운동산
경기 포천시 내촌면에 있으며 광릉수목원과 인접한 죽엽산 자락 4만여 평에 조성된 관광농원이다. 서운동산의 정원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 치고는 꽤 넓은 연못이 중앙에 있고 주위엔 너른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주변 산책로는 따가운 햇살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수채화 같은 자연의 정적인 모습이 아름다워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런 경관은 서운동산에서 촬영된 한샘이나 아락실 광고에서 잘 드러나 있다. 둘 다 정원을 배경으로 오픈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는데, 촬영 기간 내내 스태프진은 휴가온 듯 저녁에 바비큐 파티를 했다.
 

 
 
이 밖에도 갤러리 카페와 식당, 야외 예식장과 수영장이 있으며 정원 한 쪽에는 승마장이 있고 이탈리아 풍의 클럽하우스와 라커 룸도 있다. 아늑한 숙박 시설도 있는데 4인실은 1박에 5만 원. 한적한 숲길을 걷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정원의 오픈 카페에서 향기로운 차도 마실 수 있다.
 
 
 
 
대관령 삼양목장
대관령 고산지대에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야인시대’ ‘임꺽정’ ‘가을동화’ 등에 배경으로 나오면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삼양목장을 관람할 때 대부분 관리사무소 광장에서 우측 길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 중간 중간에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에 대한 표지판이 있다. 새벽에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무척 아름답다. 전망대에서 목장 전경을 바라보면 멀리 대형 풍력발전기 세 개가 돌아가는 모습 때문에 알프스에 온 착각이 들기도 한다. 삼양목장에선 S오일과 매일우유 CF가 촬영됐다. 목수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교감을 주제로 한 매일우유 광고는 영화 연애소설을 촬영했던 장소에서 찍었다. 동해 바다로 피서를 다녀오는 길에 잠깐 들러 산의 정기를 호흡하고 오면 좋을 듯
 

 
 
. 목장 내 연수원에서는 1박에 8만 원으로 숙박과 다음 날 아침 식사도 할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다가 용평 리조트의 길목인 횡계 나들목을 나와 우회전해서 횡계읍내를 가로질러 계속 직진하다 보면 정면에 이정표가 보인다. 033-336-0885
 
 
 
경기 남양주 밤나무 동산 주변과 수동 국민관광지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의 밤나무 동산에는 정말 그림 같은 전원주택들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 남양 알로에 광고를 찍었다. 밤나무 동산 맞은 편에 ‘물동네 유원지’가 있어 방갈로와 평상이 준비되어 있으며 식사도 가능하다. 널찍한 물가지만 사람은 많지 않다. 주변에 축령산 휴양림도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숙박이 어렵다. 주변의 몽골문화촌에서는 몽골 유목민의 전통 가옥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 하다. 몽골문화촌을 지나면 수동계곡이 나온다. 축령산과 서리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합쳐져 제법 많은 수량을 자랑한다. 최상류 비금리의 비금계곡과 하류의 물골안계곡 등이 유명하다.
 

 
 
경기 구리시에서 경춘국도(46번 국도)를 타고 서울 리조트와 마치터널을 통과한 뒤 좌측에 쉼터 휴게소가 보이면 좌회전을 해 수동면까지 들어간 뒤 수동초등학교를 지나 계속 가면 표지판이 보인다. 수동국민관광지 관리사무소 031-592-0088, 물동네 유원지 031-591-6050
 
 
 
 
충남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외암리 민속마을은 조성된 지 오래됐으며 실제로 주민이 살고 있다. 보여 주기 위해 만든 마을이 아니라 조선 시대부터 터전을 일구고 살아 온 예안 이씨의 집성촌이다. 이곳은 드라마 ‘덕이’ ‘옥이이모’, 영화 ‘취화선’ 등에 등장했다. 삼성생명 CF도 여기서 촬영했다. 아빠와 함께 다니러 온 외가의 정겨움이 흠뻑 묻어나는 광고였다. 마을 입구에는 밤나무를 깎아 세운 남녀 장승과 열녀문이 있고, 곳곳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레방아 디딜방아 등이 있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정겨운 돌담이며 커다란 나무들이 돌담을 따라 늘어서 있다. 영암 군수댁과 이 참판 댁에서는 아름다운 정원도 볼 수 있다.
 

 
농촌 생활을 체험하는 ‘팜스테이’도 가능한데 6인까지 민박만 4만 원이고 식대나 체험비는 별도. 외암 마을은 당일로 다녀오기 좋은 곳에 있으며 가까운 거리에 온양온천이 있어 여행에 지친 몸을 온천욕으로 풀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독립기념관에도 가보자. 041-541-0848
 
 
 
 
전북 부안 내소사
전북 부안군 진서면의 내소사는 변산반도의 4대 사찰 중 하나. 나머지 사찰들은 전란 중 소실되고 내소사만 남았다. 내소사 입구에는 6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있다. ‘겨울연가’의 배용준과 최지우가 출연했던 산소피아 광고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 숲의 맑은 공기를 가정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려는 취지였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인 633년에 창건된 절로 보물 277호인 고려동종 등 문화재를 지니고 있다. 내소사 주변에도 볼거리가 많다. 양질의 소금을 생산하는 곰소 염전을 둘러볼 수 있고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 나오는 곰소항에 가면 젓갈류를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곰소에서 격포 방향으로 20분쯤 해안도로를 달리면 모항에 이르는데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해안절벽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격포항 오른쪽의 채석강과 채석강 바로 옆의 죽막마을 북쪽에 있는 적벽강도 좋다. 변산반도국립공원관리사무소 063-582-7808, 내소사 분소 063-583-2443, 내소사 063-583-7281
 
 
 
 
서울 메이필드 호텔
스코틀랜드의 자연 속에 있는 성(城)을 한국에서도 보려면? 서울 강서구 발산동의 ‘메이필드 호텔’로 가면 된다. 도로에서 보기에는 그저 ‘호텔이 있구나’ 하는 정도지만 호텔 진입로를 거쳐 호텔 본관 뒤쪽에 자리 잡은 정원을 보면 스코틀랜드에 있는 메이필드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전경이 펼쳐진다. 곳곳에 있는 조각상들과 정원을 받치고 있는 검은 대리석 분수는 이 정원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정원 밖으로는 파란 잔디광장이 있고 건물 위에 솟은 하얀 첨탑도 아름답다. 정원 바로 옆에는 오픈 카페가 있어 음료를 마시며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정려원과 다니엘 헤니가 키스를 나누는 ‘미닛메이드’ 주스광고가 촬영됐다.
 

 
 
잔디 광장 옆에는 정갈한 한옥이 있어 서양과 한국적 이미지가 대조를 이룬다. 이 한옥은 경복궁 복원에 참가했던 문화재 기능자 이일구 대목수가 지었다. 못 하나 사용하지 않는 전통방식으로 지었으며 높은 천장과 은은한 소나무 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다.
 
 
전남 구례 화엄사
적막함이 감도는 화엄사 대웅전 앞, 동자승이 돌바닥에 낙서를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나타난 노스님의 얼굴이 사천왕상과 겹쳐진다. 동자승은 놀라지만 이내 노스님의 얼굴엔 인자한 미소가 머금어지며 동자승에게 크레파스를 내민다. 우체국예금보험 광고의 장면이다. 섭외가 쉽지 않았으나 광고 내용이 스님의 마음을 움직여 화엄사 경내 촬영 허가를 받았다. 전남 구례군의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인 544년 창건된 절로 현존하는 목조 건물로는 국내 최대인 국보 제67호 각황전을 비롯해 국보 4점, 보물 5점, 천연기념물 1점, 지방문화재 2점 등 문화재가 많다. 화엄사 주위에도 볼거리가 많다. 섬진강변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는 유명하다.
 

 
 
지리산 노고단에 올라 천제를 올리던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도 있고 드라마 모래시계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다. 내려오는 길에 노루목 산장에서 파전을 맛보기를 권한다. 화엄사 061-782-7600, 구례군청 관광과 061-780-2224
 
 
경기 고양 원당 종마장
경기 고양시 삼송리 서삼릉 옆에 있는 원당 종마장은 서지혜 지현우의 KTF 커플파이 스쿠터 편의 배경이 된 곳이다. 두 사람이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찍었다. 진입로인 가로수 길을 지나면 좌측에 원당종축장, 우측에 원당종마장, 정면에는 서삼릉이 있다. 종축장은 들어갈 수 없고 종마장은 입장료는 없지만 월, 화요일은 휴무이고 개방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종마장은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과 하얀 울타리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종마장 길을 걸어 들어가면 종마장 관리소 옆에 있는 비포장 길이 눈에 띈다. 장서희가 출연한 챠빌이라는 ‘화장품 냉장고’ CF를 찍은 곳으로 언덕 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인상적이다. 음식을 파는 곳이 없으니 밥을 먹고 둘러봐야 한다.
 
 

 
서울에서 파주 방향으로 1번 국도를 타고 가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삼거리에서 일산 방향으로 접어든 직후 농협대학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작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진입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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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날 토토는 태어나서 두번째로 동물원에 갔습니다.
작년 7월에도 한번 가긴 했지만, 그 땐 6개월 아가라.. 별로 재미난지 모르고 갔답니다.
하지만 인제 좀 컸다고 코끼리 열차를 타자마자 오~ 이러고 봅니다.



아빠한테 안기기도 하고

 

좀 걷기도 하다가, 유모차 타고 놀기도 하다가, 잠도 좀 자다가

 

식물원에 가니 꽃도 아주 많았어요
아빠가 안아 주셔서 계속 안겨있었지요


중간에 쉬를 해서 옷도 갈아입구요, 조개구이집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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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3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애기아빠치고는 너무 동안이세요 :)
총각 같으신데...~

토토랑 2007-03-2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후훗 체셔님~ 옆지기 한테 전해줄께요. ㅋㅋ 사실... 저보다 3개월 어린데
고 3개월 사이에 해가 바뀌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연하남편이랑 살게되었다는 -_-;;

하늘바람 2007-03-2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컸네요 아빠 닮았나봐요

토토랑 2007-03-2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늘 바람님 ^^;; 1년만 있으니 저렇게 크더라구요.. 참 지나고 나면 너무금방 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