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유혹 - 성형수술의 역사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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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겐 타고난 욕망이라는게 있다. 피에 새겨진 본능이랄까. 남자들은 강한 힘을.. 여자들은 아름다움을..

어떤 사람들은 사회가 성형을 유도한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여자들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고, 아름다움이 여자들의 무기가 되기 때문이며, 이는 번식을 위하여 강한 힘을 차지할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신체발부수지부모라 하여 유교에서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에 손대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요즘에서야 자기 맘이지만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조차 죽음으로 거부할 때가 있었다. 서양화물결을 타고 성형의 바람도 불어 성형미인들이 많아졌지만 아름다워지고 싶은 본능을 과연 욕할 자격이 누가 되는가 ?
 

사회는 미의 기준을 제시할 뿐 그 기준에 맞춰 예뻐지고자 하는 마음은 모든 여성의 공통된 심정이 아닐까.. 중국 소수민족 중 한 민족은 문신이 미의 기준이 되고, 아프리카 어떤 민족은 목의 길이가 미의 기준이 된다. 입술이나 귀의 구멍이 클수록 미인이 되는 사회에서는 신체의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예뻐지려 한다. 자신을 만족시키고 더 나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

우리 사회라고 별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는 미인이 되기 위해 ‘성형’이라는 하나의 방법을 택했을뿐 그것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성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다.그래서라도 성형에 대해 알고 싶은 맘이 들어 읽게 된 책이다. 
 

초기 성형의사들은 주로 돌팔이로 불렸다. 이는 성형이 의료과목에서 전문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하다. 인류의 재앙이라는 1차대전 이후 성형은 새로운 기적이라 찬양받는다. 전쟁에서 특히 참호전은 머리나 목 부상에 취약했기 때문에 성형은 전쟁 중 다친 군인들이 제대 후 다시 사회생활이 가능도록 도와주었다. 이런 재건성형은 전후 ‘아름다움’이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질수 있다는 확신아래 미용성형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간다.

결국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외모란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개념이 힘을 얻게 되면서 성형의학이란 무시할수 없게 된다. 돌팔이라 구박받던 성형의학은 꾸준한 노력 덕에 41년 무렵 독자적인 전문과목으로 인정받지만 여전히 미용성형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고, 동네 미용실 등지에서 비싼 돈을 선불로 치르고 돌팔이에게 시술받는 형태로 남았다.

경제대공황을 거치면서 외모는 일자리의 여부를 결정하는 수단이 되었고, 1970년대 이후 영화와 광고의 붐이 미국인들의 눈을 높임에 따라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어가는 미국에서 외모가 성공 또는 실패를 결정한다는 생각은 본능적인 감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외과수술을 통해 사회적 직업적 상황을 개선하거나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얻으려는 사람의 수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말이고, 현대세계에서 미가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널리 받아들여짐으로 의사들은 미용수술에 대한 태도를 바꾸도록 설득당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초기 성형외과가 의료 전문과목으로 안착하는 과정의 의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실려 있다. 성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에 대해 알수있는 성에 대한 사회학적 문화적 심리학적 보고서이다.

“멋진 외모를 갖기 바라는 남녀가 허영에 찬 것은 아니다. 이것은 자부심과 자기존중의 문제이며, 또 그래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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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나일까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5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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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건주와 시우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초등학교 근무하면서, 그리고 그간 초등생들을 가르치고 봐오면서 책속 행동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뭐 이래’라고만 할수는 없다는 걸 안다. 요즘엔 초등생들이 더 무섭다.

흔히 말하듯 건주는 문제아다. 단지 조금 있는 문제아의 모습이 주변의 무관심과 편견으로 더 커져만 간다는 것이다. 건주는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다 자기 스스로 학교폭력이 가해자가 된 아이다. 6학년이 되어 친했던 친구 시우를 만날 생각에 기뻐했지만 시우는 좀 더 많은 친구를 얻고 싶은 생각에 건주를 두고 반에서 가장 맣은 무리를 거느린 은찬과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지내면서 은찬의 교활한 모습을 할게 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건주의 모습에 결국 양심의 소리에 따라 무서움을 견디고 모든걸 밝히는 약한 시우의 성장소설이다. 또한 학교폭력의 주인공이던 건주의 모습을 통해 편견의 무서움과 관심의 중요함을 알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건주를 보면서 큰 조카 생각이 많이 났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 된다고 한다. 요즘 조카를 보면서 짜증을 부리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또 짜증을 부리는 나를 본다. 소설속 건주의 주변 사람처럼 ‘니가 그렇지 뭐..’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깔려있는거 같다. 늘 미안한 마음이라 잘해주려 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 문제아 건주가 자신을 믿어주고 대화해주는 사람을 만나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큰 조카에게도 긍정적인 말로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카에게 성질을 부릴땐 다시 한번 얘길 해볼 생각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동용도서라 그다지 복잡한 짜임도 아닐뿐더러 어려운 말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봐서 그런지 애들 모습인지 어른 모습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글이라 읽는데 전혀 부담은 없다.

아이들 키우는 입장이 아니라도 한번쯤은 봐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책이다. 아이들의 공부교육만이 아니라 인성교육과 감성교육도 중요하다는 걸 알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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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1 조반니노 과레스끼 선집 2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이승수 옮김 / 서교출판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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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 책은 우리세대 이후로는 그 재미를 잘 느끼지 못할수도 있다. 이미 사회주의는 사라진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꼭 사회주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재미를 느낄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회주의란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읽어야 소설 속의 위트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세대는 이념이 갈리는 과도기에 있어 행복한 세대일까 ?

이 얘기는 시간과 장소가 좁다. 1946년 12월부터 1947년 12월까지 이탈리아 뽀강 유역의 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정치풍자소설이다. 못 배우고 성격 안 좋은 마을의 읍장인 공산당원 빼뽀네와 덩치크고 주먹이 매운 마을 신부님 까밀로의 티격태격 이념다툼이랄까....

시리즈는 전체 10권으로 되어 있는데 이야기가 각자 이어진 것이 아니라 별개의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따로 읽어도 별 부담은 없다. 책 사이즈도 좀 작고... 군데 군데 삽입된 조그마한 그림들이 귀엽다.

몇 년전에 초판 완역본이 나왔을 때 사실 별 기대는 없었다. 대부분의 완역본이 그렇듯 이 책도 어릴때의 기억보다는 재미가 없겠지 싶었기 때문에...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다른 완역본과는 달리 처음 봤을 때의 재미가 그대로 살아있어 반갑기도 했다.

빼뽀네와 까밀로는 서로의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늘상 티격태격한다. 그래도 상황은 웃음을 자아내면서 해결이 된다. 분명 심각한 상황도 있다. 그러나 읽고 있으면 그다지 심각하다는 상황이라고 느껴지지 않는것은 이 소설이 풍자소설이기 때문이지 싶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하느님의 존재이다. 까밀로신부가 모시는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경건한 그 하느님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이 하느님은 까밀로신부의 양심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왜 하느님은 인간에게 말할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까 ?”

예수님이 웃으셨다.

“인간은 문자로 또는 수화를 써서라도 하느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 방법을 찾았을테니까.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죄를 짓는 방법을 알고, 충동을 갖고도 죄를 짓지 않는 게 미덕이기 때문이니라.”

도시사람들은 죽음을 싫어한다. 그뿐만 아니라 평범허게 죽는 것을 슬퍼하는 데 반해, 시골 사람들은 단지 더 이상 숨을 쉴수 없다는 것을 슬퍼한다. 도시 사람들이 더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식은 이처럼 삶뿐만 아니라 죽음까지도 골치 아프게 만들기 때문에 어쩌면 이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물건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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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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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해야, 그 사랑이 증오로 변해 누군가의 신체를 요리해 먹일수가 있을까 ? 인간이기에 가질수 있다는 그 복잡한 감정선을 나는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다. 내가 그런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아서일까 ?? 내가 그런 성격이 아니라 그런 것일까.. 주인공의 그런 행위는 분명 충격적이나 입체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문장법탓이 아닐까.

이 책은 글쎄..... 실연녀의 엽기적인 살인행각.. 정도가 되지 않을까 ? 하지만 요리에 대한 유래, 음식재료에 얽힌 일화와 추억 등등 몰랐던 새로운 사실과 감성에 실연에 관한 이야기가 버무려져 마치 하나의 요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요리의 맛은 썩 달콤하지 않다. 씁쓸하고 진한 여운이 남는 맛. 맛을 보면 슬프고 안타까운 맛이 가득하다. 책을 읽고나서 ‘왠지 묘한 맛이 나는 책’이란 느낌이 남았던 건 그 탓일거다.


책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다.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그러나 그녀처럼 헤어진 연인에 집착해 나를 버리는 짓은 못할것 같다. 아직은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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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6 - 태극편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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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를 많이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이다. ‘아베노 세이메이’ 일본에서는 아주 유명한 음양사이며 지금까지도 온갖 매체에서 들먹이는 이름이기도 하다. 나도 만화를 통해서 자주 접한 이름이기도 하다.

대체 음양사란게 무엇인가.. 하면... 딱히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가장 근접한게.... ‘무당’정도나 될까 ? 물론 대우는 우리나라 무당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지만... 일본에서 음양사는 전문직이다. 관직진출도 가능하다. 헤이안시대에는 궁 내에 음양료라는 관직을 두고 뛰어난 음양사를 관리로 임명하기도 했다. 신분계층 중 천민에 속했던 우리나라 무당과는 그 격이 다르다.

이 책은 10세기 전후 일본 헤이안 시대에 살았던 아베노 세이메이라는 최고의 음양사와 친우였던 미나모토노 히로마사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본은 어쩌면 우리나라보다도 더 귀신을 믿어왔다. 온갖 사물에 귀신이 산다고 믿는 나라다. 그리고 그 믿음이 가장 강했던 헤이안 시대에 그 귀신을 식신으로 부리며 사악한 귀신을 쫓아내는 음양사의 이야기는 작가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소재일지도 모른다.

별 이야기는 없다. 어디서 귀신이 출몰했는데 그걸 세이메이가 물리친다는... 뭐 그런 단순한 이야기의 반복이다. 그보다는 이야기 속에서 나타나는 헤이안 시대의 생활모습이 어려운 공부보다도 더 쉽게 일본을 이해할수 있게 해준다. 그 당시의 여자들은 눈썹을 뽑고, 이를 검게 물들이는게 최신 유행이었다는지 뭐 이런... ^^

책은 작다. 짤막한 글들이 모인 책이라 읽기 편하고 시간도 많이 안 걸린다. 읽다가 질리면 중간에 보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는 책이다. 표지를 넘기면 책의 앞 뒤로 바둑판처럼 생긴 당시 헤이안시대의 지도가 나온다. 한번쯤은 눈여겨 볼만 하다. 당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던 시기라 당나라와 마찬가지로 주작대로를 만들고 계획적으로 도시를 지어놨다. 그리고 본 얘기가 나오기 전에 일본의 신이나, 문화, 의복.. 이런 것들을 먼저 소개한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것이니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봐두는 것도 좋다. 일본에 관심이 있다면 제일 집중하며 봐야 할 것은 책 뒤에 딸린 해설이다. 국내 일어과 교수들이 직접 쓴 헤이안시대의 설명을 거의 논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나는 읽다가 포기했다....... 내가 원한건 이야기지 설명이 아니기 때문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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