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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책
김이경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책 사이즈가 생각보다 작다 - 맘에 안든다. (책장에 꽂을 때 크기가 안맞다)
★ 여백이 생각보다 크다 - 역시 맘에 안든다. (내용이 적다)
★ 책 구성이 좋다 - 이건 맘에 드네. (소설도 재밌고, 책에 대한 상식과 지식을 높여준다.)
★ 일러스트가 고전틱하다 - 이것도 맘에 든다. (책 내용과 잘 어우러진다.)
★ 내용이 독특하고 재밌다 - 이것 역시 맘에 든다. (이걸로 다 용서가 된다. )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을 찬양하라 !! 순례자의 책은 책에 관한 독특한 교양서이자 단편소설집이다. 알라딘에서 뭘 살까 고민하다 평이 너무 좋아 사게 된 책인데... 충동구매한 것 치고는 잘 샀다는 생각 중이다. ^^
이 책은 짧고 이색적인 소재의 단편으로 시선을 끌고, 소설 뒤로 글의 소재가 되었던 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늘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게 책이지만, 책이 어떤 시간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생각해 본적은 없다. 사실 지금도 그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막연하다.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언급되었을 뿐, 본격적인 주제로 쓰여진 책이 많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있는데 읽지 못했던 탓일까. 책이라면 무조건적으로 호의를 보이는 나와는 달리 책에 대한 불온한 상상을 하고 싶었다던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 책이란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거 ? 모두가 권장하는 독서가 인생에 항상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 작가가 머리말에 했던 말처럼 독서란 모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있겠지만, 방향 모르는 독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집중하지 못하고 여기 조금, 저기 조금 하는 독서도 어설픈 지식만을 쌓을 뿐이다. 그러함에도 독서란 죽을 때까지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할수 있는 충직한 동반자가 된다.
책이란게 사람들에게는 다 다른 의미로 남겠지만, 나에게 책이란 나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뺄수 없는 한 부분이자 꼭 이루고 싶은 꿈의 한 자락이다. 어쩌면 그런 부분을 넘어서 집착이 되어버린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에겐 책이 많다. 만화책을 제외하고도 대략 800권은 넘어가리라 생각이 드는데... 물론... 이 책을 다 읽었다는 건 아니다. 사 놓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 쳐다만 보고 있는 것도 상당수 있다. 무리하게 책을 사놓고 읽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놓기라도 하면 언젠가는 읽지 않겠느냐는 어설픈 변명을 해본다.
단편 뒤에 딸려있는 책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10개의 단편 중 대부분의 이야기가 맘에 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첫 번째 이야기였던 ‘저승은 커다란 도서관’과 두 번째 이야기였던 ‘상동야화’다. 물론 그 외에 인피장정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말하는 책,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상식을 허무는 내용이었다. 매 이야기마다 전개방식이 달라 색다른 재미가 있는 책이기도 하다. 편지형식으로 된 부분도 있고, 별순검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도 있고, 아예 다큐멘터리라고 못을 박고 시작하는 부분도 있다. 하나 하나씩 끊어 읽어도 어색하지 않고, 머리를 쓰면서 읽어야 하는 부분도 없어 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몰랐던 책의 인생의 일부분을 볼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문서는 아니나 흔히 말하는 교양을 쌓을수 있는 정도의 책이라, 이런 기회를 통해 책에 대해 좀 더 궁금해하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걸로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재미있었던만큼 내용이 적어 많이 아쉬운게 사실이다. 소위 입맛만 버렸다는 느낌 ?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