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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는 유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4월
평점 :
금새 읽을 줄 알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생각보다 잘 읽히지 않았다. 70%가량 읽었을때까지, 아쉬움이 더 많았다. 다카스키와 대화를 나누며 풀어가는 액자구성은 별론으로, 쌍둥이 설정이 진부했고, 진행이 느려 지루했다. 이름까지 "후가? 유가? 뭐야 헷갈리게스리" 이러는 지경에 까지.
그런데, 분량의 2/3 이후 하루코, 하루타가 등장하고 아버지가 재등장하고, 왜 다카스키하고 대화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하나둘 속도감있게 밝혀지면서 작품을 다시 봤다. 거기다 작가가 우리의 친구 와타보코리를 잊지 않고 재등장시킨데에는 감사한 마음과 애정하는 마음이 동시에 생겼으며, 다 읽고난 후엔 "아, 역시 이사카 코타로! 대단하다" 란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예전에 작가의 다른 작품(골든 슬럼버)의 독후감을 쓰며, "작가가 어떤 등장인물을 잊고 어떻게 되었는지 결말부분에서 자세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되도않는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불만 자체가 내가 뭘 모르고 떠든 것이거니와, 이사카 코타로란 작가를 제대로 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불만제기였다. 작가는 놀랍도록 꼼꼼하고 애정이 넘치며, 한번 등장시킨 인물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 스포일러
작품에는 놀랄만한 반전이 여럿 있는데,
1. 다카스키의 정체 <- 이것이 초반 의아한 다카스키, 유가간 대화 설정, 액자식 구성의 근본이유
2. 후가의 죽음 미스터리
3. 와타야 호코루는 누구인가 등
같은 날 읽은 반전을 정면으로 내세운 다른 작가의 미스터리 소설보다도 더 반전이 훌륭했다.
도키와 유가, 후가, 고다마, 암굴아줌마, 와타보코리(와타야 호코루), 하루코, 하루타, 모두 내 기억속에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어떤 다른 작품에 스윽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잘 기억해 둬야지.
* <마왕>과 유사한 느낌이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1. 형, 동생, 동생 여자친구란 주인공 구도
2. 초능력 설정
3. 형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