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학교에서 박완서작가님 독서토론회를 했어요. 강의를 다 빼먹고 앞자리에~!ㅋㅋㅋ

주제는 '내 이야기의 뿌리'였는데, 말을 어찌나 재미있게 하시는지 내내 웃음바다였어요. 사람이 뭐낙 많아서 의자없이 바닥에 앉거나, 서서 듣고 그랬음.

 

 

 

 

 



사회보는 영어학부 권택영교수님.  

 

 

 

 

 

 

 

 



열심히 사인하시는 박완서 작가님. 신작 추첨이벤트 했는데, 뽑히지는 않았다는ㅋㅋ

하도 사인받으려는 사람이 많아서, 힘드실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짠!!! 박완서님 사인입니다. 고이 간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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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삿갓 - 바람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이청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김삿갓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서 김삿갓의 삶을 중심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런 류의 소설을 아주 좋아한다. 역사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거니와, 친근한 역사를 바탕으로 해서 따분하지 않고 잘 읽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정수준의 재미역시 보장한다. 소설 김삿갓 역시 저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흥미롭게 읽었다.

처음 책장을 넘기면, 김삿갓은 아니나오고, 홍경래와 그 패거리가 등장한다. 바로 역사시간에 배운 '홍경래의 난'이 그려지는 것이다. 처음 난 왜 홍경래가 나와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이상한데...하면서 뭔가 이유가 있겠지하며 읽어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왜 홍경래가 등장했는지 알게되었다. 만약 홍경래의 난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김삿갓도 없었을 것이다. 왜? 없었다면, 김삿갓은 장원급제한 자기 능력대로 관직에 진출해 뜻을 펼쳤을 것이고, 굳이 방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김삿갓(김병연)의 할아버지는 김익순으로, 바로 홍경래의 난에 가담했던 인물이다. 결국 난은 진압되고 병연네 집안은 문중에서 내침을 당하는데, 멸족되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었다. 김삿갓은 바로 역적집안의 아들인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과거를 보게된 병연. 그런 병연은 아직 자기 집안내력을 모르고 있다. 그런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시제는 바로 "논정가산충절사 탄김익순죄통우천"(가산군수 정시의 충성스런 죽음을 논하고, 하늘에 사무친 김익순의 죄를 탄하라"(p.55) 자기 할아버지를 비난하라는 것. 하지만 위에도 말했다싶이 병연은 집안내력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글을 짓고 장원급제를 한다. 그러나, 그는 역적집안의 자손. 벼슬길은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기 할아버지를 욕한 배은망덕한 자손이 되었다.

그는 방황한다. 장원급제 했지만 뜻을 펼 수 없는 현실. 자기 할아버지를 욕되게 한 자기자신. 그는 인간이기에 방황했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뿌리를 부정해 버린 천하의 불효자식이 발 붙일 땅은 적어도 이 세상에는 없었다."(p.70) 산에 열심히 오르는 그의 처는 그에게 금강산에 가볼것을 청하고, 병연은 금강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금강산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건 남의 재물이나 터는 썪은 무리들. 하지만 그는 금강산에서 한 젊은이를 만나는데...그는 과연 김삿갓에게 있어 어떤 의미일까?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사회에 의해 배척당하고 떠돌 수 밖에 없었다. 역적의 자손인 그를, 자기 할아버지를 비난해 장원급제한 그를, 세상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 현실속에 좌절하고만 김삿갓을 비난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란의 근본원인인 조선사회의 뿌리깊은 지역차별과 썩을대로 썩은 세도정치에 대항하지 않고 떠도는 삶으로 현실을 도피했다고 그를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당신이라면 그러한 현실에 대항할 수 있었겠는가? 아무도 그를 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사회의 피해자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그의 안타까운 삶의 기록이다.

저자의 글은 다이나믹한 맛을 없지만, 담백하고 솔직하다. 차근차근 읽어가며 난 김삿갓의 삶의 괘적을 따라다녔다. 그의 험란한 인생사는 오늘날 약자들의 모습과 어울린다. 오랜만에 깊이있는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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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한국문학 이벤트 당첨!!! 상품은 무려 한국소설 24권 ㅋㅋㅋ

리뷰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마이리스트에서 뽑혔다. 고마워요 알라딘!! 부족한 날 뽑아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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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이 2007-06-0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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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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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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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심1 (김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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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득 찬 책 시집 (강기원)
플레이어 (최재경)
 

 

 내일 우리학교에서 박완서 작가님 사인회 및 강연회를 합니다.  신작증정도 한다네요. 호미...

내일 강의가 무려 4개나 있지만, 하나만 듣고 달려가야겠습니다. 오후 3시부터니까 점심먹고 달려가서 앞자리 맡아놔야지 ㅋㅋㅋ

사인받을 책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고 '그 산은 정말 거기 있었을까'  가져가고...^^

 벌써부터 설레는 군요. 좋아하는 박완서 작가님을 보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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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랠프 헬퍼 지음, 김석희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해외소설을 읽을때 중요한 건 내용보다 오히려 번역이라 생각한다. 잘못된 번역이 얼마나 원저를 왜곡시키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역자가 김석희님인걸 알고 일단 믿음이 갔다. 지금까지 김석희님이 보여준 멋진 우리말 작업은, 역자를 보고 책에 대한 믿음 갖는데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되리라 생각한다.

안개 자욱한 어느 우중충한 아침, 들려오는 아기울음소리와 귀청을 찟는 듯한 나팔소리와 함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동시에 태어난 아기와 코끼리. "내 아들이 아기 코끼리와 한날한시에 태어난 건 뭔가 신비롭고 특별한 사건이 분명해"란 요제프의 말은, 저자가 막 책을 손에든 독자에게 하는말이리라. 그렇다. 이 책은 브람이란 아이와 아기코끼리 모독의 종種을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 갑자기 현관문 앞뒤에서 날뛰며 신들린듯 소란을 피우는 모독. 왜 그럴까? 요제프는 순간 생각한다. 왜 모독이 저러는지를…"왜? 왜 모독이 현관까지 왔을까? 그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브람이다! "(p.33) 그렇다. 그의 예감은 적중한다. 그의 아들 브람은 침대에 누워서 땀에 흠뻑 젖은 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모독은 자기 친구인 브람이 뭔가 안좋은 상태임을 알아차리고, 이를 알리기 위해 그러 소란을 피운것이었다. 마치 '오수의 개'를 보는 듯하다.

아. 모독과 브람의 애정은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한다는 걸 말하지 않았다. 모독은 바로 서커스단에서 묘기를 부르는 코끼리이고, 브람의 아버지는 조련사. 계속될거만 같던 이들의 우정은 서커스단이 운영난으로 매각되면서 위기를 맞이 한다. 모독역시 팔려가는 것이다. 슬퍼하는 브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요제프. "모독은 반드시 네 옆에 있지 않아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 (중략) 둘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지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마음과 가슴이야. 모독을 잊어버려라. 그래야 네 마음에 평화가 찿아올거야"(p.74) 하지만 모독을 잊으라는 요제프의 말을 브람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들의 우정, 사랑은 그토록 깊었던 것이다.

마침내, 브람은 모독과 함께 하기로 마음을 정한다. 자기가 모독과 헤어져 지낼 수 없음을 알고 큰 결단을 한 것이다. 팔려가는 동물들이 실려가는 배에 숨어드는 브람…그러나 배가 난파당하는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는데, 이는 브람과 모독이 겪는 시련의 시작에 불과하다. 죽음의 위협을 가하는 산적떼…"산적들은 우르르 달려와 밀치닥거리면서 브람의 물건을 뒤져서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물건을 서로 차지하려고 저희들끼리 다투었다. 브람은 그들을 막으려다가 옆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하미드는 브람의 팔을 움켜잡고 단검을 브람의 목에 들이댔다."(p.209) 하지만 이들은 모독까지 끌어가는데, 또 한번의 이별인걸까? 이제껏 한번도 사람을 죽인적 없던 모독은 이들을 응징한다. 몸으로 이들을 짓이겨 버린것이다. 이 과정에서 칼에 찔리는 부상을 입는 모독. 가슴이 아프다.

또 하나의 시련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미치광이가 모독을 애꾸로 만든것이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그 미치광이는 한때 유명한 조련사였지만, 사랑하던 연인이 서커스도중 사고로 죽자 코끼리들에게 화풀이를 해왔다고 한다. "모독은 사내를 짓밟을까 내던질까 생각하면서 망설였다. 갈고리를 힘껏 휘둘러 모독의 눈에 박아넣는 데에는그 시간만으로 충분했다."(p.345) 정말 끔찍한 상황. 브람이 고통스런 모독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왔지만, 그 앞에 펼져진건 목이잘린 사내와 아직도 모독의 눈에 박힌채 느슨하게 매달려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는 갈고리...정말 가슴아프다. 왜 사람은 동물을 괴롭히는건지. 사실 난 못난 사람을 '짐승같은 놈' '개 같은 놈'이라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오히려 인간보다 짐승들이 훨신 낫다. 동족을 죽이고, 온갖 음모와 추악함이 넘실대는 인간보다 오히려 동물들이 낫다. 불쌍한 모독…

브람은 모독의 생일잔치가 열린 직후 죽었다. 모독도 곧 그를 뒤따라 갔다.(p.389) 한날한시에 태어난 그들이 죽음까지도 같이 한 것이다.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이들이 겪는 시련들을 돌아보면 대부분은 추악한 인간들의 의한 것이었다. 엄연히 하나의 생명체인 힘없는 동물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추악함. 그렇기에 브람과 모독의 우정과 사랑이 더욱 빛을 발한거 같다. 오랜만에 아름답고 순수한 이야기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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