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선인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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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묘한 표지, 얇은 책. 이 책을 보고 든 첫 느낌이다. 해변가에서 홀로 첼로를 켜고 있는 한 남자. 표정이 묘하다. 어찌보면 희화적이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색다른 느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주인공 코우노는 대도시를 벗어나 해변가에서 살아가는 자유분방한 청년이다. 그에게 '판타지'라 불리는 이상한 신(神)이 나타난다. 판타지와 코우노는 함께 생활을 하며 오랜친구사이 같은 관계가 된다. 그러던 중...나카무라 카린이라는 연상의 여자가 등장한다. 코우노는 카린에게 반하고 둘은 드라마틱한 사랑을 나눈다. 여기까지는 한편의 상큼한 연애소설. 이상하게 통속적이지 않다. 색다르다.

이어, 코우노를 짝사랑하는 카타기리가 등장하고, 또 그런 카타기리를 사랑하는 사와이가 등장한다. 이들 모두에게 '판타지'는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카타기리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이미 판타지를 알고 있다. 판타지란 존재는 도대체 뭘까? 이야기는 진행되어 카린과 코우노에게 큰 시련이 닥친다. (스포일러 때문에 요 정도만)

<바다의 선인>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통속적인 이야기를 상큼하게 풀어낸다. 이토야마 아키코의 작품은 처음인데, 느낌이 좋다.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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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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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최고의 일본공포,추리소설을 꼽아달라고 한다면 바로 이 작품을 꼽겠다.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책중 이 작품이 최고였다. 작품전체를 휘감고 있고 음습하고 축축한 검은집이미지와 사치코의 음산한 이미지...읽는내내 공포감에 휩싸이게 할 정도로 오싹했다.

보험금사고와 관련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이나 깊이있는 서술, 사이코패스나 검은과부거미등에 대한 개념설명도 한층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었다. 마지막에 돈에 눈먼 사치코의 모습은 마치 미저리(미저리보다 수천배 심하지만...)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아...너무 인상적이서 그런가. 내가 따로 할 말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 한번 읽어 보시라는 것. 여름에 읽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는거 자체가 사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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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품절


"올리짱에게 다가갔을때 나, 그 사람을 이제까지 그 어느 순간보다 가장 멀게 느꼈어. 그녀의 부스러기들을 주어 모아 상자안에 채워 넣던 그때보다 훨신…"-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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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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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흥미로운 단편집을 읽었다. 표제작 [오빠가 돌아왔다]는 여동생(경선)의 시각에서 서술된다. 시종일관 냉소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경선은 결코 밉살스럽지 않고, 귀엽기만 하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를 연상하면 얼추 비슷할 듯)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갔던 오빠는 여자애를 데리고 들어온다. 성장한 오빠는 집안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오빠와 아버지의 밀고 밀리는 기세싸움은 계속된다. 여기에 함바집을 하는 어머니까지 가세하고 이야기는 점입가경에 다다른다.

[이사]역시 인상적이다. 포장 이사업체에 이사를 맞긴 주인공은 가야시대 토기를 애지중지한다. 하지만 결국 이사중 가야토기는 깨지고, 그로테스크한 이사업체 일꾼들은 주인공을 몰아 붙인다. 이사업체 일꾼은 50대 아저씨, 아줌마, 조선족 청년, 이들에게서는 묘한 괴기스러움이 느껴진다. 주인공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내용과 어울리는 멋진 일러스트는 책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특히 표지에 보이는 저 일러스트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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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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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처음 읽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다. 미야베 미유키가 추리소설 작가라고 들어서 이 작품 역시 추리소설이라 생각했다. 맞다. 분류한다면 추리소설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냥 추리소설이라기엔 뭔가 아닌 느낌이 든다. 추리소설하면 떠오르는 충격적 사건, 결말, 팽팽한 긴장감, 탐정 등이 그다지 부각되어 있지 않다. 일단, 팽팽한 긴장감...긴장감을 주는 서술보다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이나 행동묘사가 중심이어서 전체를 아우르는 긴장감은 부족하다. 그 다음 충격적 사건...물론 일가족 살인사건이 나오지만 여타 일본작품들에 비하면 무난하다. 거기다 탐정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 작품을 추리소설이라 부르는 걸까?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요소없이 미야베 미유키는 그녀만의 추리소설 영역을 이룩한 같다. 충격적 사건, 독자를 놀래키는 반전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사건과 연관되는 그것을 찬찬히 조명하는.....사회적문제와 그 해결에 대한 모색.....그것이 그녀만의 소설의 특색이다. 일명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불리우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한국독자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것 같다. (이미 일으켰나요?? ^^)


* 처음 일본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쓴 글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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