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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평점 :
['오프라 윈프리 쇼'홈피를 마비시키고, 해리포터를 묶어버린, 세계인이 경탄하고 있는 바로 그 책]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홍보냄새 가득한 문구, 걱정부터 됐다. 지나친 과장은 언제나 실망을 동반하기에.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며 저런 걱정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 씁쓸함이란…
<시크릿>이 전하는 메시지는 아주 간단하다. 비밀(시크릿)이 무었인가? 비밀은 본래 '끌어 당김의 법칙'이다. 이런 대전제하에, '끌어 당김의 법칙'을 쭉 설명한다. 그러면 저자는 과연 새롭고, 특별한 법칙을 발견해 설파하는 것일까? 아니다. '끌어 당김의 법칙'이란건 이름만 그럴싸 할 뿐, 실상 우리가 어려서부터 들어왔던 당연한 것이다. 모르겠다. 미국인들은 어떤 관점에서 <시크릿>을 받아들였는지. 과연 이 책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일단, <시크릿>의 핵심내용부터 살펴보자. "비밀이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을 말한다. 당신의 인생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당신이 끌어당긴 것이다. 당신이 마음에 그린 그림과 생각이 그것들을 끌어 당겼다는 뜻이다. 마음에 어떤 생각이 일어나는지, 바로 그것이 당신에게 끌려오게 된다."(p.19) 또한 이런 끌어당김은 '생각차원의 끌어당김'을 의미한다고 한다. 계속되는 설명을 곱씹어 보면,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말함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로버트라는 동성애자의 예(p.35)를 드는데, 이는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예가 아니다. 그를 괴롭히던 이들이 다른데로 전근가거나, 회사를 그만둔 지극히 '우연적 상황'이 로버트의 변화와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단 말인가? 저자에게 묻고 싶다.
저자는 이어 '구하라/믿어라/받아라' 같은 창조과정을 소개(p.65이하)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전혀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여기서 난, 서양인의 기준으로 쓰여진 자기계발서의 한계를 봤다. 이 점은 유독 이 책에서만 느낀건 아니다. 수많은 외국인 저자의 자기계발서류를 접하면서 계속 느껴왔던 것이다. 사회마다 고유한 사회적분위기 내지 문화적 차이가 있고, 그런 미묘한 차이는, 전혀 다른 사회를 사는 이가 그 사회를 기준으로 언급한 책에서는 엄청 크게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시크릿>은 '오프라 윈프리쇼' 홈피를 마비시킬지는 몰라도, 국내홈피는 절대 마비시킬 수는 없는 것이요, <해리포터>를 묶어버렸는지는 몰라도, <남한산성>을 묶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의구심속에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혹시나 하는 일말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식적 차원을 넘어서는 교훈을 얻기는 무리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의 책을 비판하는건 미안하고 괴로운 일이다. 여러모로 뒷맛이 씁쓸한 아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