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일기라고도 할 수 없다.

... 어이구 한 줄 썼는데 또 일이 생기네... 이따가 보자, 페이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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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개화한 봄이다.

눈만 돌리면 여기저기서 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 어지럽다.

우리 동네엔 특히 철쭉들, 무더기로 모여앉아 색색깔의 꽃들을 피워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흰 철쭉꽃...

나는 그 몽상적인 하얀 색에 취해 돌아간다. 돌아가고 또 돌아간다.

마음을 얼얼하게 만드는 네가 싫어, 철쭉꽃아. 그렇게 고웁지 마라, 그렇게 부시지 마라.

4월이, 아무도 모를 이 계절이

내게는 눈부신 이 하얀 철쭉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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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1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쭉이 시들어 가는 걸 보니 봄이 끝나가는구나 싶어요. 울 아파트 단지에 철쭉을 많이 심어서 봄이면 색색이 너무나 아름답거든요. 남은 봄 맘껏 즐기시길...

소호 2004-05-01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도 예쁘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철쭉에 (철쭉이 성장盛裝한 여자라면 아마도 이 말에 화가 나겠지만) 올해는 제가 반했네요. 특히 하얀 철쭉에요. 무더기로 피어있는 하얀 철쭉꽃에 머리를 파묻고 있으면 머리속도 금세 하얘지는 것 같아요.
 
티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1
팻 허친즈 지음, 박현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팻 허친즈'라는 작가를 내가 그림책으로 접한 것은 이 책이 두번째이다. 이 책 '티치' 외에 '바람이 불었어'라는 그림책이 있었다. 이 두 권을 읽고나니 작가의 성향을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람이 불었어'는 바람이 분다는 사실을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고 다만 바람에 물건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바람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책이다. 그리고 '티치'는 세 형제 중 가장 어린 아이인 '티치'를 주인공으로 하여, 가장 어리지만 그 속에 얼마나 큰 꿈과 희망이 자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두 권을 비교해 보자면 글과 그림에 여백이 많고 함축적인 것이 공통적인 특성이다. 또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내비치지 않고 다른 사물들에 슬쩍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이 작가의 매력이라 하겠다. 그러나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줄 때 조금 설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내용도 짧고 단순하지만 그 안에 숨은 속뜻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가 큰 형이나 누나에 비해 언제나 작은 것만 갖고 노는 티치, 하지만 티치가 심은 씨앗은 형이나 누나보다도 더 크게 쑥쑥 자란다. 자신이 심은 씨앗이 커지는 것을 보며 형과 누나 앞에서 으쓱하는 티치. 그러나 씨앗은 누나도 형도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명확한 비유라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책을 보는 아이가 그 나무의 자람을 자기의 꿈이나 희망의 자람으로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보건대, 전체적으로 그리 흠잡을 데는 없는 책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게는 어딘가 미진한 느낌이다. 딱히 와닿지 않는다고 할까. 그러나 이것은 달랑 아이 하나인 우리집에서 같은 형제끼리의 비교대상이 없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그리 실감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작가의 다른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뒷소감이 허무했던 '바람이 불었어' 그리고 마지막 반전이 재밌기는 했지만 그리 적합한 비유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던 '티치'. 다른 책은 또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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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마리 눈먼 생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8
에드 영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뚜렷한 색감 대비였다. 겉표지부터 검은 테두리에, 검은 색 생쥐가 그려져 있고 속지에도 검은 색 바탕에 선명한 색색깔의 생쥐들이 등장하고 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일곱마리의 생쥐들이 코끼리를 더듬어보며 무엇일까 알아맞춘다는 이야기인데, 내용과 걸맞게 색감을 잘 선택하여 인상적이었다. 코끼리의 커다란 몸집과 생쥐의 작은 몸집이 그대로 대비되어 있는 것도 미소를 자아낸다. 

  '장님이 뭐 더듬는 격'이라거나 '부분만 보고 전체를 말할 수 없다'는 등의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이야기는 인도의 설화를 각색한 것이라 한다. 내용도, 이야기의 흐름도 재미있게 느껴졌으나 주제가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지 않는달까. 하고싶은 말이 다 나와있어 정답이 적혀있는 문제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마지막장에 이르러서는 '생쥐 교훈'이라 명시하여 '부분만 알고서도 아는 척할 수는 있지만 참된 지혜는 전체를 보는 데서 나온다'는, 그림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훈시적인 문장도 집어넣고 있다. 잘 읽어가다가 확- 깨었던 페이지였다. 이 문장은 될 수만 있다면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렇게 '교훈'이라 못박아놓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해석할 것을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턱없이 근엄한 이 마지막 장의 문장으로 인해 이 '일곱마리 눈먼 생쥐'는 순식간에 교훈적인 그림책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한 두가지 아쉬운 점을 제외한다면 잘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네살박이 우리 아이는 아직 이 이야기가 던져주는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하고 그저 코끼리와 생쥐 보는 재미로 이 책을 보고 있다. 글은 많지 않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므로, 아주 어린 아이보다는 조금 더 큰 대여섯살 아이들에게 적합할 것이다. 특히 이 그림책을 읽을 때, 생쥐와 코끼리 모양을 만들어 아이들과 놀면서 함께 본다면 더없이 좋을 듯. 그림솜씨 없는 나도 한번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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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낮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9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먹이사슬이나 천적의 관계, 생태계의 순환고리들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많지만 그것을 '교육'의 느낌이 들지 않게 또는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해주는 책은 참 드물다. 이 책은 그 드문 책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우연히 이 책을 빌려와 한번 후르륵 읽어보고선 곧바로 책을 구입하였다.

  겉표지에는 비를 기다리다 지친 녹색 개구리 한 마리가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커다란 나무 위에서 낮잠에 빠져 있다. 그리고 바로 뒷장 면지에는, 그 개구리가 열심히 나무 위로 기어오르는 모습이 구석에 그려져 있다. 잠을 자기 전에 이렇게 나무 위로 기어올랐을 것이다.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우스꽝스럽다. 한 장을 더 넘겨 지은이와 책이름과 출판사 이름이 다시 한번 적혀있는 속지를 보면, 개구리는 한쪽 눈만 치켜뜨고 비가 오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제 곧 잠에 빠져들려는 자세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뒷장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개구리는 잠을 자고, 책을 읽는 우리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게 되는 것이다. '나는 네가 낮잠 자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알고 있다' 식이라고나 할까!      

  개구리가 자는 동안 사마귀가, 도마뱀이, 쥐가, 뱀이, 독수리가 차례로 다가와 개구리를 잡아먹으려 한다. 사마귀가 도마뱀을 보고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또 도마뱀이 쥐를 보고, 쥐가 뱀을 보고, 뱀이 독수리를 보고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개구리는 진작에 잡아먹혔을 것이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천적들이 계속 나타나 태연스레 잠만 자는 개구리를 구원해준다. 그리고 먹이사슬의 상위층인 독수리가 눈을 번뜩이면서 개구리에게 다가드는 순간, 우르릉 쾅쾅 커다란 천둥소리가 들린다. 개구리가 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개구리를 구원해주는 것이다. 비가 온 뒤에야 반가운 표정으로 눈을 뜨는 개구리. 개구리에게도 그렇겠지만 읽는 우리에게도 결말의 처리가 아주 시원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단순한 그림의 맛과 "앗, 000다!" "바로 그때" 등 반복적인 글의 맛을 즐기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다. 대상의 특성만을 간단히 요약해 보여주는 그림은 사족이 붙지 않은 선(線)과 넉넉한 여백으로 눈에 산뜻하게 들어오며, 글 역시 압축된 문장으로 그림과 잘 어우러져 있다. "앗, 000다!"나 "바로 그때" 와 같이 반복적인 리듬을 타는 부분을 커다란 글씨로 강조한 것도 맞춤하게 어울린다. 특히 그림을 보면, 상당히 신경써서 이 책을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일견 똑같아 보이는데도 시간과 상황의 흐름에 따라 배경을 세세히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구리가 누워있던 나뭇가지는 처음엔 이파리가 세 개였는데 한 개씩 떨어져서 비가 올 무렵에는 하나도 없으며, 책의 뒷표지에는 비가 내려 새로 생긴 웅덩이에서 개구리가 활짝 웃고 있다. 본문에 붙이지 않고 이런 식으로 독자들의 상상을 유도한 것이 신선하고도 재미있다.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아이도 좋아하지만 아이보다 내가 더욱 신이 나서 목소리를 높여 이 책을 읽어주고 있다. 잡아먹으려 드는 동물들이 있든 말든 편안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잠을 자는 개구리, 동물들 눈동자의 움직임, 또 잡아먹으려 할 때와 줄행랑 칠 때의 표정 변화..., 어찌 이 책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의 작가는 '미야니시 타츠야'로 전혀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그는 이 한 권만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의 반열에 끼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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