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자잘한 얘기 큰 목소리로 나누며

시시해지고 싶어 시시해지고 싶어

나는 운다.

사랑하는 이여.

알프레드 시슬레 <첫 서리>, 1876년

 

이 책에 실린 알프레드 시슬레의 <첫 서리>를 읽다보면 저자의 편지글이 떠오르면서 그가 얼마나 자유와 평범한 생활을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다. 책의 초반 정숙 씨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대체로 담담했던 것과는 달리, 공주교도소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저자의 글들에서는 소리없는 울부짖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마음의 변덕을 느끼고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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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보다 우리가 더 '가진 것이, 배운 것이, 누리는 것이' 많다는 사실은 순전히 우연에 의한 것입니다. 나는, 이 우연에 의해 얻은 것들을 특권처럼 자랑하며 나와 같은 특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외면하면서 살 의도는 조금치도 없습니다......가진 자의 오만, 부유한 자의 거드름, 그것을 내 삶 안에서는 영원히 사절하고자 하는 일념뿐입니다.

p166-167

 

감옥 안에서조차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걸어갈 삶의 방향을 구축하는 저자의 강한 정신에 감탄했다. 때로는 정숙씨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도 보이지만,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녀 덕분에 저자가 더욱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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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도소로 옮긴 저자. 기분 탓인지 1부에 비해 저자의 고민이 깊어진 듯처럼 느껴진다. 담담했던 앞부분에 비해, 마치 조용히 울부짖는 것 같은 문체. 스스로에게 이 고난을 기회로 삼자고 무수히 다독였을테지만, 순간순간 찾아오는 고독과 괴로움에 마음이 지치기도 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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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사랑과 믿음의 상대자로 택할 때 나는 이미 그의 곱고 아름다운 면 뿐만 아니라 어둡고 불안정한 면까지도 믿고 사랑하겠다는 견고한 결심을 했다”고 하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단호한 결단...

p 89

 

자유를 빼앗기고 감옥에서 쓰여진 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따뜻한 문장들. 그 곳이었기에 할 수 있는 생각, 나올 수 있는 문장이었을까. 멋진 명화들과 어우러져 가슴을 더욱 촉촉하게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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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삶, 참다운 깨달음은 언제나 인간을 그의 무거운 타성과 대결하게 만들고 다시 고쳐 배우게 하고 종래의 안일한 생각들이나 의견들을 지양하게 한다. 인간은 위기의 강압을 통해서만 참다운 앎과 참다운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앎과 삶> 97쪽, p 58

 

책 안에 인용된 구절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이 많다. 처해진 상황 때문에 조용히 책 읽고 사색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저자. 그는 이 구절을 보면서 조금은 위안을 받았을까.

 

그래도 우리 삶에 너무 슬프고 위험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위기는 부디 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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