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따지는 변호사 -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이재훈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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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 <예미> 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법률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재미있는 그림 이야기]

이번에 대대적으로 집정리를 하면서 책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흐름에 머리를 맡길 수 있는 미스터리를 읽는 저를 보고, 첫째 아이가 자꾸 스릴러 장르에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잔인하게 표현된 제목을 읽기도 하고, 내용을 궁금해하기도 해서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어지간한 스릴러물은 기부하고, 정말 애정하는 미스터리와 스릴러 작품들은 친정으로 옮겼어요. 그런데 그런 추미스 다음으로 양이 많은 것이 고전과 미술 관련 책들이었습니다! 미술관련 책들에도 관심이 많아 신간이 나오면 항상 관심이 생기곤 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예숭 속 법률’ 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 신선했습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전 이 그림을 소재로 한 영화와 책도 정말 좋아해서 모사된 작은 그림을 사기도 했는데요, 다른 책들이 그림과 관련된 배경이나 화가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그림 속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라면 이 책에서는 소녀가 하고 있는 귀걸이가 정말 진주가 귀금속인지 보석인지에 주목합니다. 액세서리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저로서는 과연 보석과 귀금속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리송 했어요. 귀금속은 ‘금, 백금 및 은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말하며 진주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진주는 보석인가-에 대해 작가는 ‘개별소비세법’까지 살펴보며 설명래주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실까요??!!

<빨래하는 여인들이 있는 아를의 랑글루아 다리>는 ‘아를’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듯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입니다. 이번에도 작가는 강에서 빨래하는 것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를 생각하네요. 옛날에는 여인들이 강에서 빨래하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가도, 요즘은 산의 계곡에서 빨래하는 것도 금지하므로 위법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에 ‘물환경보전법’ ‘자연공원법’ 등을 함께 살펴보실 수 있어요.

일상생활, 지식재산, 아이들, 동물, 사건사고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는 다양한 그림들과 법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독특한 그림 관련 책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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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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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리드비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살아있다, 살아왔다는 것의 무게]

집으로 돌아오던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상한 것은 범인의 요구. 돈을 준비하라고는 하지만 언제 어디서 그 돈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사항은 모호한 상황 속에서 또 한 건의 유괴가 발생하죠. 납치당한 아이는 네 살 기시모토 료. 부모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는 외조부모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었는데요, 긴박한 구출 작전 끝에도 아이는 결국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로부터 3년, 아이가 돌아옵니다. 그리고 30년 후, 어느 유명 화가가 기시모토 료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마침내 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그 날, 료가 사라진 이후 여전히 사건을 잊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근무와는 별개로 사건을 조사하던 친한 형사가 병사한 후, 정년을 앞둔 기자 몬덴 지로는 운명처럼 다시 30년 전의 진상을 좇게 됩니다. 유명 화가가 된 료가, 납치 용의자로 의심받는 사람의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몬덴 지로는 우직한 발걸음을 옮겨 차근차근 관련자들의 행적을 밟아나가죠. 사건의 진실도 진실이지만 저는 이 과정이, 한 기자의 인생 전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숙연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가장 큰 의문은 납치된 아이가 끝내 밝히려 하지 않는 3년의 공백이었습니다. 기자로서 근무했던 역량을 십분 발휘하면서 작가인 시오타 다케시는 그 3년의 시간과 무게를 굉장히 묵직한 감각으로 그려냅니다. 여타의 미스터리물처럼 자극적인 결말을 기대한 독자라면 낯선 분위기였을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그 3년의 공백을 통해 존재의 무게감을, 살아있다는 것, 살아왔다는 것의 대단함에 대해 전달해요.

마지막의 가슴 뭉클함과 살짝 찌르는 듯 하기도 한 아픔은 당연한 것이었어요. 한 권의 책이 전달하는 묵직한 감동.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읽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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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설 첫걸음(12개월 정기구독)
지학사(잡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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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지학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한 해의 시작을 독서평설과 함께!]

2025년 새해가 밝았고, 어김없이 독서평설 1월호를 함께 읽습니다! 당연히 설날과 관계된 기사가 빠질 수 없겠죠? 어떤 이들은 새해의 일출을 보기 위해 정동진으로 향하기도 하지만, 저는 특별히 의미를 두지 않고 평범하고 평온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 새해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나라는 어디인지 무척 궁금했는데요, 이번 독서평설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태평양 한가운데의 섬나라 '키리바시'에서 가장 먼저 0시(자정)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키리바시는 우리나라보다 세 시간이 빠르고요. 이 밖에도 지구 곳곳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이나 설날에 입는 세장, 먹는 세찬, 세배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번 <가 보자 GO> 에는 '국립 항공 박물관'이 소개되었는데요, 저희 식구들은 이미 한 번 다녀온 곳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지금보다 어릴 때 가서 나이제한에 걸려 다양한 체험은 하지 못했습니다. 기사를 읽은 아이가 또 가고 싶다고 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요, 여전히 나이 제한에 걸리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비행기나 자동차 등 교통 기관에 흥미가 많은 영유아라면 한 번 둘러보고 오시는 것도 추천해요! 이런 저런 볼거리와 영유아를 위한 체험도 있어서 하루 즐기고 오시기에 좋을 겁니다.

위인이 소개되는 코너에는 '스티브 잡스'가 나왔네요! 옛날 위인 소개하는 것도 정감 있고 좋지만, 이렇게 아이들이 가깝게 느끼는 인물 소개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학교 생활 관련해서는 '친구 사귀기'와 관련되어 만화로 표현되어 있고, 우리 옛 이야기와 순두부그라탱 만드는 법, AI와 관련된 설명, 덴마크 세계여행과 윤대통령이 24년 12월 3일에 비상 계엄을 내렸던 이야기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지만 기사를 통해 사회가 어떤 분위기인지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작년까지는 알아채지 못했는데 이번 호에는 첫걸음에 실린 기사들과 관련된 교과가 안내되어 있어요! 원래 있었는지, 제가 지금 알아챈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교과 관련 표가 있어 학습 영역을 신경쓰는 부모님들이라면 더 알차게 챙겨서 아이들과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올 한 해도 독서평설 첫걸음과 열심히 문해력을 상승시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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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 - 불의 사용부터 우주개척까지
DK 과학사 편집위원회 지음, 박종석 외 옮김 / 북스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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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 <북스힐>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읽을수록 깊이가 더해지는 과학 역사 책]

아이들 책을 고르고 같이 읽기 시작하면서 백과사전 형식의 책에도 강하게 끌렸습니다. 제 책도 그렇지만, 저는 아이들 책도 읽든 안 읽든 미리 구비해놓는 걸 좋아해요. 옆지기는 지금 안 볼 책도 왜 사느냐며 가끔 타박을 하기는 하지만, 궁금한 것이 있어 책을 찾아보고 싶은데 그 책이 책장에 없으면 결국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궁금증을 뒤로 미뤄두게 되잖아요. 전 그것이 싫더라고요. 궁금한 게 있으면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딱! 책장에 책이 꽂혀있는 걸 좋아합니다. 제 욕심에 산 책이라 아이들이 지금은 흥미를 갖지 못하더라도, 시기가 있는 것인지 언젠가는 보는 때가 오더라고요.

백과사전류의 책 중 좋아하는 하나가 DK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들입니다. 사진도 마음에 들고, 실려 있는 자료의 양도 풍부해서 실질적인 지식을 얻는 데도 좋지만, 요즘 유행하는 '과시용 독서'에도 딱인 그런 책이에요. 이번에 만난 책은 [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불의 사용부터 우주 개척까지] 입니다. '과학'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을 보고, 과학에 관심이 많은 첫째와 함께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류의 과학 기술 발전을 시대별로 정리해서, 각 시대의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 과정, 영향이 아주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석기시대 사용하던 도구부터 시작해 4대 문명,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현대의 나노 기술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가 흥미롭게 다루어집니다.

그 시대에 처음 등장한 일들은 그 자체가 '혁명'이었을 겁니다. 농사가 시작된 것도 얼마나 대단한 일이에요. 농경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한 곳에 정착해 살기 시작했고, 잉여 생산물이 나오면서 계급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으니까요. 여기에 자연을 숭배하는 신앙과 서로의 재물을 빼앗기 위해 치르게 된 전쟁까지, 인간의 역사는 끝도 없이 뻗어나가게 됩니다. 의술이 등장하고, 우주에 우리 지구만이 아니라 다른 행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이룩하게 된 인간의 위대한 업적. 책을 한 번 촤라락 펼쳐보기만 해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역사와 과학은 따로 떨어진 분야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요.

소설책처럼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누군가는 처음부터, 누군가는 그 날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저희 첫째는 처음부터 펼치고 읽기 시작했지만, 둘째는 또 촥촥 넘기다가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부터 보더라고요. 인간의 요구에 부응해 발전해온 과학, 그리고 함께 걸어가는 역사. 이 웅장하고 방대한 세계로 함께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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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웨딩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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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맨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있나요?!]

2025년 새해의 시작을 스릴러 리뷰로 열어봅니다! 꽤 재미있게 읽었던 작가의 전작 [히든 픽처스] 때문에 눈길이 갔던 작품이에요. 3년 만에 딸 매기로부터 전화를 받은 프랭크 저토스키. 오랜만에 전화한 딸이 수화기 너머로 전한 소식은 결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는 저명한 기업가인 에롤 가드너의 아들인 에이든. 예술을 하며 먹고 산다는 사위가 영 마땅치 않지만, 프랭크는 어쩌면 영영 얼굴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딸의 연락에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그러나 어딘가 미심쩍은 딸의 결혼식. 결혼식을 위해 떠나려는 프랭크 앞으로 도착한 한 장의 사진에는 '돈 태거트는 어디 있지?'라는 글귀와 함께 에이든과 어떤 여성이 찍혀 있고, 알고 보니 에이든에게는 음침한 추문이 뒤따르고 있었어요. 본능에 따라 매기의 결혼을 막으려고 하지만 매기는 프랭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결국 프랭크는 이 결혼의 진실이 무엇인지 쫓기 시작합니다.

아마 이렇게 예상하셨을 겁니다. 분명 저 에이든 가드너는 나쁜 남자고, 저 남자와 사귀었던 게 분명한 돈 태거트라는 여자는 그가 죽인 게 틀림 없다고. 에이든의 아버지가 돈과 권력을 이용해 돈의 죽음을 묻었고, 에이든은 그 사실을 숨긴 채 매기와 결혼하려 한다고요. 저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잉! 중후반에 던져진 반전으로 인해 입이 떡 벌어졌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였거든요. 엄청난 스포가 될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을 아껴야 하겠지만, 저는 이 결혼의 진실을 알게 된 순간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내 아이를 과연 얼마나,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요. 어린 아기였을 때는 부모와 그 가정이 세상의 전부였을텐데, 어느 덧 아이는 자라고 다른 세상들을 접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갑니다. 그 넓어진 세계 속에서 부모의 위치는 어디쯤일까요. 내 아이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믿어줘야 하는 건지, 내 아이이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인지, 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아이를 듬뿍 사랑해주면 된다-는 말로 제 마음을 다독이기에는, 새삼 아이라는 존재가 낯설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뻔히 결말이 보이는 스릴러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밝혀진 진실이 너무 추악하고 역겹긴 했지만, 결국 부모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좁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의 삶을 내 것으로 여기지 않고,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우리의 선택지는 많지 않네요.

[히든 픽처스] 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늘 예상을 깨는 전개로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은 어떤 소재로, 또 어떻게 독자들을 놀라게 해줄지 궁금합니다!


** 출판사 <문학수첩>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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