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김영숙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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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그 안에 시대적인 배경, 화가의 사연, 모델이 된 사람의 기구한 운명 등 갖가지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그림은 안성맞춤의 소재. 캬, 그런데 작품이나 화가의 이름을 외우거나 머리속에 저장하는 일이 쉽지 않다. 몇 번을 봐서 눈에 익은 그림이라도 화가와 작품명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나오면 좋으련만, 막상 작품을 앞에 두면 어버버. 하나하나 깊이 있게 보는 시간이 부족했던 탓일까. 결국 앞으로도 계속 보고, 감상하고, 기억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여타 미술 관련 책들 중에서도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하루에 한 작품씩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 하나당 정말 딱 한 페이지씩 할애되어 있어 잠들기 전이나 하루 일과 중 짬이 날 때 손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그림을 처음 접하는 사람, 나처럼 여러 책으로 이미 그림을 접해봤지만 여전히 어버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미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도 확인하듯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1페이지라고 해서 그림에 대한 설명이 짧은 것은 아니고, 중요한 내용만 콕콕 집어 말하는 듯한 느낌.

 

게다가 친절하게도 '1페이지 미술 읽는 법'이라며 상세 설명이 되어 있다. 각 페이지의 항목들이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 지 표기되어 있어 읽다가 더 알아보고 싶으면 다른 관련 도서를 읽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기 쉽게 안내되어 있다. 심지어 <365일 체크리스트>도 첨부되어 있어 하나씩 칸을 채워가는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듯.

 

그림들에 대해 긴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첫 페이지에 등장한 작품은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다. 얼마 전 읽은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에도 등장한 작품인데 이 작품의 모델인 엘리자베스 시달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와 결혼했지만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다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읽은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에서는 로세티가 시달을 너무나 숭배한 나머지 성적관계를 맺는 것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로세티의 바람기가 왕성하여 그것을 견디다 못한 시달이 약물에 의존하다가 중독되어 사망했다고 기술되어 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 것인가. 궁금합니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국사와 세계사, 철학책까지 준비하고 있는 듯한데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듯.

 

** 출판사 <비에이블>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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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리랑 2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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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리뷰쓰기 힘들었던 책이 또 있나 싶을 정도로, 시작하는 것초자 망설여지기는 또 처음이다. 그 동안 어떤 책이든 그래도 한 번 시작하면 이어나가는 것이 힘들지 않았는데, 지금은 차마 이어나갈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나는 단어는 오직 학살, 죽음, 아비규환-같은 것. 계엄군이 빠져나간 뒤에 광주 시민들은 '우리들이 이겼다'며 기쁨에 들떠 환호하지만 그 모습은 오히려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그 끝을 알고 있기에 증폭되는 진압에 대한 공포.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이 질문은 양쪽 모두에게 해당된다.

 

2권에는 5월 21일부터 5월 27일까지 총 7일간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시위대에 참여는 못하더라도 헌혈은 하겠다며 당차게 집을 나섰던 박금희 학생. 몇 년 전부터 카드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오고 있을만큼 인정많은 여고생이었다. 말리는 어머니를 뒤로 하고 친구와 함께 다시 헌혈하기 위해 헌혈차를 탄 여고생의 몸을 총알이 뚫고 지나간다. 죽음의 순간 애타게 불렀던 엄마 얼굴 한 번 못보고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딸의 부고를 들은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니 첫장부터 눈물바람의 연속이었다.

 

시민군이 도청을 장악했지만 혼란은 계속된다. 시민대표라고 행세하려고 나서는 정치인과 종교인에 대한 비난, 서로 각 방향으로 조직된 수습위원들의 서로 다른 의견들에 시민군들이 제대로 협력하고 있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누군가는 협상을 위한 총기 반납을 주장하고, 또 누군가는 목숨과도 같은 무기이니 절대 총기를 반납할 수 없다면서 계속 무장하고 있어야 다시 계엄군이 쳐들어왔을 때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그래도 정의를 위해 발로 뛰는 사람들의 모습은 감동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가슴에 사무쳤다. 주먹밥과 약들을 제공하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는 시민들, 그런 시민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한층 경계를 강화하고, 사망한 시신들을 수습하는 데 자원하는 사람들. 따뜻하고 인간적인 광주 시민들의 모습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계엄군의 간첩작전과 양측의 전투는 계속된다. 그 중에서도 원제마을과 진제마을 아이들 학살 사건은 절대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저수지에서 멱을 감고 있던 중학생들,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개구쟁이 국민학생들을 잔인하게 사살한 계엄군. 시위대를 진압하는 장면도 너무 마음 아팠는데 이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몸에서 숨을 빼앗아가버린 무자비한 총격이라니. 읽어내려가면서 차마 숨도 쉴 수 없었다. 계엄군이 어떤 주장을 하든 그들은 이미 이 순간, 그 진정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아이들이 시위대인가. 손에 총이라도 들고 있었나. 잔인한 살육의 현장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그 사람은 지금 발뻗고 편안히 안녕하신가.

 

깊어지는 두려움 속에서 마침내 마지막 날이 시작된다. 계엄군의 군홧발에 참혹하게 밟히는 사람들과 시신들.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이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을 자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들. 그런 정신이 일반 시민들 속에 살아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약해질까 봐 가족조차 만나지 않으려 했던 그들. 우리에게 이런, 보석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광주를 지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또 누군가는 그들을 빨갱이라 매도하며 가차없는 공격을 퍼부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나라면 그 자리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었을까. '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말의 깊이를, 이제야 피부로 깨닫는 느낌이다. 여러분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하고 소중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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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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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불화는 신들과 인간들 사이에서 사라지기를! 그리고 현명한 사람도 거칠어지게 만드는 분노도 사라지기를! 분노는 똑똑 떨어지는 꿀보다 더 달콤하고 인간들의 가슴속에서 연기처럼 커지는 법이지요. 꼭 그처럼 저도 인간들의 왕 아가멤논에게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일을 잊어버리고 가슴 속 분노를 억제해야지요. 이제 저는 나가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헥토르를 만나기 위해.

p444

예기치 않은 사고로 한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추방당한 파트로클로스를 두고 아킬레우스는 '놀랍다'라고 이야기한다. 빛나는 황금같은 왕자, 여신과 인간의 아들로 태어나 '우리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전사가 될 거라는 예언'에 걸맞는 능력을 가진 그 아킬레우스가 파트로클로스를 동무로 지정했다. 어째서 그였는가. 왜 파트로클로스가 아니면 안되었을까. 처음 그 의문을 떠올렸을 때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와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작고 가냘펐으며 빠르지도, 튼튼하지도 않은 데다 노래 실력도 형편없는 아이. 아버지로부터도 '아들이라면 저래야 하는 거다'라며 비난을 받는 아이. 자신의 아들을 추방하는데도 일말의 망설임조차 느끼게 하지 않는 아이. 그 사고가 있었던 이래 그의 주변에는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와 모든 것이 다르다고 해도 '놀랍다'라는 말로 파트로클로스를 표현했다는 것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모두가 아킬레우스를 뛰어난 전사로 여겼다. 아리스토스 아카이오이, 그리스의 으뜸. 여신인 어머니 테티스마저 그가 비록 요절하기는 할 것이나 엄청난 명예를 얻게 될 것이라 말했으므로. 사람들 앞에서 아킬레우스는 완벽해야 했고, 그 또한 자신을 그렇게 옭아맸다. 그가 자신의 진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명, 바로 파트로클로스였다. 파트로클로스 앞에서만 아킬레우스는 솔직해질 수 있었고, 함께 해변을 달릴 수 있었으며, 아무도 봐서는 안 되는 훈련하는 모습조차 보여줄 수 있었다. 오로지 단 한명,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필타토스.

 

트로이아와의 전쟁에서 헥토르를 죽이게 되면 자신에게도 금방 죽음이 다가올 것을 알고 있는 아킬레우스에게 명예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어리석게도, 더욱 그 명예에 집착했다. 냉정하고 이기적이고 오만했다. 그러나 '놀랍다'고 표현한 것처럼 파트로클로스는 굉장히 다정하고 이타적인 사람이다. 끌려온 여자가 심한 취급을 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많이 자신들의 막사로 데려와 보살폈으며, 전투에는 소질이 없는 대신 상처받은 사람들 옆에서 그들을 치료하고 위로했다.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모든 남자들이 명예와 탐욕에 매달릴 때 그는 오히려 그 속에서도 소소한 것들과의 즐거움을 선택했다. 그래서 '놀랍다'는 것이다.

 

작품이 파트로클로스의 1인칭 시점에서 쓰였기 때문에 그의 아킬레우스를 향한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는 데 반해, 아킬레우스의 감정선은 다소 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피를 내려다보면서 내가 죽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 하지만 꿈속에서 나는 아랑곳하지 않아.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이 뭔가 하면 안도감이야.

p287

아킬레우스는 꿈을 꾼다. 자신이 헥토르를 죽이는 꿈. 그런데 꿈 속에서 그가 느끼는 감정은 안도감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죽일 때 파트로클로스는 이미 세상에 없으므로. 헥토르를 죽여야 자신도 죽을 수 있다면 기꺼이-라는 심정. 이 장면 하나로 그가 얼마나 파트로클로스를 진심으로 생각했는지 모두 설명된다.

 

인간들과 신이 함께 하는 세상의 이야기가 작가 매들린 밀러의 손에서 재탄생됐다.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사랑 뿐만 아니라, 탐욕에 물들어 자기 잇속만 챙기려하는 아가멤논, 번지르르하게 말을 늘어놓는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보다 더 오만방자하게 굴다가 그 자만심으로 결국 목숨을 잃은 피로스, 심지어 여신 테티스 등 다양한 캐릭터의 목소리들이 녹아들어있다. 사랑하는 이의 추억을 나눈 테티스가 파트로클로스에게 베푼 마지막 자비, 결말까지 아주 만족스럽다. 결국 이 작품은 그리스 영웅들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다.

 

사실 이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두 번째 읽는다. 처음 읽고 났을 때 도저히 리뷰를 남길 수 없었다. 내 글로 내가 느꼈던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겼다. 한줄 평이라면 당연히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평을 남겼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나는 무엇에 이리 울컥하는 걸까. 어떤 부분에 이렇게 나의 감정선이 흔들리는 것인가. 매력적인 작가, 인상적인 작품. [키르케]도, 또 그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는 말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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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변신
피에레트 플뢰티오 지음, 이상해 옮김 / 레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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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여성의 위치를 재정립한 소설!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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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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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데시마 하쿠로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자신을 아버지가 다른 동생 야가미 아키토의 아내라 소개한 그녀, 가에데로부터 아키토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결혼했다는 이야기에도 깜짝 놀랐는데 실종이라니!! 몇 년 동안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아키토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하쿠로는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아주버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매달리는 가에데에게 흔들린다. 결국 아키토의 행방을 찾기 위해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오래 전 인연을 끊었던 야가미 가를 다시 찾게 되는데, 양아버지인 야스하루마저 병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33년 전, 하쿠로의 친아버지인 데시마 가즈키요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무명화가였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도형 같기도 하고 단순한 무늬 같기도 한 신비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만 '관서의 망'이라는 이름을 붙인 그 그림이 완성되는 일은 없었다. 그 후 간호사였던 어머니가 야스하루를 만나 재가하고 동생 아키토를 낳은 것이다. 명문 가문이었던 야가미 가는 아키토에게 큰 기대를 걸었고, 아기였을 때부터 제왕학을 도입, 특별한 교육을 시켰다. 그 교육 덕분인지 타고날 때부터 천재였던 것인지 아키토는 어린 시절부터 명석한 두뇌와 어린 아이답지 않은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IT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사업 때문에 가에데와 함께 시애틀에 갔다가 야스하루의 상태 때문에 갑작스럽게 귀국하게 되었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렸다는 것-이 가에데의 설명.

 

한편, 어머니 데이코는 16년 전 외할머니 댁 욕조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키토는 무언가 석연치 않음을 느꼈는 지 장례식장에서 하쿠로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시간을 건너 뛰어 새롭게 싹트게 된 의심. 아키토의 실종은 어머니의 죽음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뇌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던 야스하루와 친아버지 가즈키요는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는가, 아키토는 과연 살아있는가, 야가미 가의 사람들과 심지어 가에데마저 수상쩍게 보이는 상황 속에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매듭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작가가 흩뿌려놓은 미스터리 씨앗이 제법 많다. 아키토의 실종부터 갑자기 나타난 가에데의 정체, 어딘가 음흉해 보이는 야가미 가의 사람들, 사라진 '관서의 망'과 야스하루가 하고 있던 연구의 실체, 어머니 데이코의 죽음까지 과연 이 사건들이 어떻게 하나로 합쳐질 것인가 지켜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했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과 범인에게마저 연민이 느껴지는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진실, 그리고언제나처럼 깔끔한 마무리까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 어떻게 이런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인지,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조금 응큼하면서도 솔직하고 사람 사이의 선을 넘지 않으려고 애쓰는 하쿠로의 캐릭터가 무척 재미있었다. 매력적인 가에데에게 끌리면서도 동생의 아내라는 자각은 분명히 하고 있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나, 야가미 가의 수상쩍은 남자 유마가 가에데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고 할까. 그런 그의 캐릭터를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가 연기한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된다. 한동안 일본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오래 전 매력을 느꼈던 그의 연기가 다시 보고싶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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