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최고야!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1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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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그림책은 아이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꼭 한번씩 읽어봐주셨으면 하는 책이예요!! 늘 주의한다고 하면서도 무의식중에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도 반성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우리는 남자아이예요. 하지만 남자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우리는 혼자 숲속을 산책하거나 줄넘기를 하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려요. 종이 인형 만들기도 좋아하고, 다락방에서 여러 가지 옷을 입어보는 것도 좋아하죠.


 

그런 우리를 보고 아빠가 고함을 칩니다. 나가서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놀라고, 여자아이들같은 놀이는 그만 하라고.


 

걱정이 된 엄마는 우리에게 그래도 운동은 해야 하는 거라며 우리를 설득해보려고 합니다. 그런 엄마 앞에서 우리는 자신도 운동을 한다며 춤을 춰보여요. 할 수 없이 우리를 무용학원에 보낸 부모님.
 

무용학원에서 탭댄스를 배우는 우리는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즐거워하지만 남자아이들은 그런 우리를 놀릴 뿐입니다. 심지어 벽에다 크게 '우리는 여자애야.'라고 써놓기도 해요.

 

 꾸준히 무용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우리는 장기자랑에 나가게 됩니다. 그 곳에서 벌어지는 놀랍고 감동적인 일!!

 

 어른들 사이에서는 성평등에 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널리 퍼져 우리의 아빠처럼 말하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해도 '남자는, 여자는'을 강조하면서 가끔 말씀하시곤 해요.

 

특히 저희 첫째는 눈물과 겁이 많은 편인데 그런 아이에게 '남자는 절대 울면 안돼!'라고 말씀하셔서 난감할 때가 있어요. 게다가 요즘은 아이가 '엄마, 여자도 파란색을 좋아할 수 있어? 남자만 파란색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고 물어보기도 해서, '대체 이게 뭔 소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아들 둘 엄마예요. 딸아이가 없어서 첫째는 자신과 저를 비교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는 머리가 짧아서 '남자도 여자도 머리 길이는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해요. 신체적인 차이 외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그리 큰 차이는 없다고요.

 

첫째 아이는 우리와 같은 성향의 아이입니다.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노래 부르거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무척 즐거워해요. 퍼즐 맞추기, 소꿉놀이, 주방놀이, 모두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죠.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이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 어떤 일이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물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닥치면 무척 힘들겠죠. 하지만 저의 욕심으로, 혹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해서 내 아이를 상처주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 그림책은 아이보다 어른들이 읽으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이렇게 그림책을 통해 또 하나 배워갑니다. ^^

 

**출판사 <북극곰>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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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잠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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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하무라 아키라. 국적은 일본, 성별은 여자. 기치조지 주택가에 있는 미스터리 전문서점 '살인곰 서점'의 아르바이트 점원이자, 이 서점이 부업으로 시작한 '백곰 탐정사'에 소속된 유일무이한 탐정이다. 얼마 전까지 살던 셰어하우스에서 나와 현재는 서점 2층 탐정사무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덕분에 온갖 잡다한 일까지 다 떠맡게 되었지만 돈은 없고 40대도 중반을 넘어간 이 하무라 아키라는 그것도 감지덕지. 그런 그녀에게 들어온 네 건의 사건의뢰.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탐정인 그녀. 제발 오늘은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하무라 아키라는 사건 조사를 시작한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하고많은 탐정 중에 나는 이 하무라 아키라를 무한 애정한다. 왜? 어째서? 탐정이니 기본적인 소양은 갖췄고 사건도 해결하니 영 맹탕은 아니지만, 셜록 홈즈처럼 탐정으로서의 능력이 비상하게 뛰어난 것도 아닌 것 같고, 처세술의 달인도 아니며, 매번 불행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운이 좋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끌리는 것일까. 같은 여자라서? 40대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에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때문에? 그렇다. 맞다.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들게 사건을 해결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밥이라도 한 끼 먹이고, 뭐라도 사서 떠안겨 주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때로는 마음도 깊은 상처를 받지만 하무라 아키라는 절대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뚝심과 우직함이 바로 그녀의 최대 매력인 것이다. 그래서 지켜보는 이=내가 더 슬퍼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살아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오롯이 홀로 감당하면서 그녀는 오직 내일만을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마음 약한 구석이 있어 '그녀를 소중히 여긴 사람을 찾아달라'는 한마디에 의뢰를 맡기도 하는 하무라 아키라. 탄탄대로의 인생길은 아니더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 그녀가 걸어가는 길을 지켜보고 싶어진다.

 

 

[조용한 무더위], [녹슨 도르래], [이별의 수법]에 이은 [불온한 잠]은 네 편의 이야기가 실린 연작 단편집이다. 섬뜩한 사건도, 뭐에 씌인 것 같이 기묘한 사건도 수사하지만 역시나 마음을 잡아끄는 것은 표제작인 <불온한 잠>. 홀로 죽어간 여성을 소중히 생각한 누군가를 찾는 여정 속에서 역시나 여러 번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하무라 아키라. 그 과정 속에서 맞닥뜨리는 비정한 인간 세상의 모습은, 그 어떤 저주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과 비교한다해도 압도적으로 공포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는 단편보다 장편을 더 선호한다. 장편 쪽이 어쩐지 더 오래 그녀와 마주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이번에 헤어지면 다음은 언제 만날 수 있죠? <내 친구의 서재> 대표님, 하무라 아키라를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도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 출판사 <내 친구의 서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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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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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범위를 누구로부터 누구까지 정해야 할까. '전통적인' 의미를 갖는 가족의 범위가 달라진 것은 이미 한참이다. 혈연으로 맺어져 있으나 가족이라 부르지 못할 만한 관계도 있고,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어도 가족이라 부르기에 모자라지 않은 경우도 있다. 기쁜 일 뿐만 아니라 슬픔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가, 어떤 고난이 닥쳐도 그 곁을 지킬 용기가 있는가, 나의 아픔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낄 수 있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서 가족을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런 것들이 아닐까. 이제 더 이상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가정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친부모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죽음을 당하는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그럼에도 사람들이 '피로 맺어진' 가족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지문]에 등장하는 오기현에게 일어난 그런 일은, 그녀의 아버지가 사실은 친부가 아니라 의붓아버지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기 때문 아닐까. 아무리 잔혹한 세상이라도 '어떻게 친부가, 어떻게 친엄마가!' 라며 여전히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때야말로 우리는 망한 것이다. 그렇다고 인면수심의 일을 자행하는 것이 납득된다는 것은 아니다. '짐승의 마음'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아까울 정도의 그런 일은, 미치지 않고서야 저지를 수 없는 것이므로.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남은 기현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비밀을 언니에게 털어놓은 얼마 뒤 시체로 발견된다.

 

 

시종일관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이 작품은 경악할만한 인간의 잔인함을 묘사하는 부분에서조차 냉정하다. 그저 덤덤하게, 이런 일이 있고 저런 일이 있다고 서술하는 듯한 분위기. 작가님, 어떻게 이렇게 쓰실 수 있나요. 그조차도 모호하게, 마치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전개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냉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의현처럼.

 

 

결국 이 작품의 키워드는 '가족'이다. 가족이기에 믿었고 가족이기에 지켜야 했던 존재들. 가족이기에 나의 상처에 공감하고 도와줄 것이라 믿었던 존재가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절망과 분노. 그것은 어쩌면 가족이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잘했다고 칭찬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난할수만은 없었던 이야기.

 

 

가정폭력, 아동학대, 대학 내 성폭력, 몸이 불편한 사람의 노동력 착취 등 하나의 사건만으로도 마음과 몸이 고통스러운 일들이 이 한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외면해버리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쁜놈들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서, 언젠가 내 가족이 아파하면 진심으로 같이 아파해주자고, 누군가가 더러운 일을 당하면 나서서 손 내밀어주자고,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용기를 끌어올려본다. 꽃새미 화원의 이웃들처럼, 그런 비겁한 사람은 되지 말자고.

 

 

리뷰 쓰기 힘든 장르, 그리고 리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 종류의 책이다. 누군가는 지금도 당하고 있을 고통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조차 위선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책. 오늘도 어린이집에서 질식사한 아이의 부모가 올린 청원글, 대학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에 동의하고 왔더니 기분이 좋지 않다. 글이 잘 적히지 않는 것은 그 때문으로 돌리고 싶다. 세상에는 마음 아픈 일들이, 내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조차 미안한 일들이 너무 많다.

 

 

** 출판사 <비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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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의 독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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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카이 하야토의 귀환이라니,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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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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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못할 짓을 저질렀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은 완전한 타인일 수도, 세상 누구보다 아이들을 지켜야 마땅할 당신의 부모일 수도 있다. 엄마의 학대, 계부의 성폭력. 소설에서만 볼 수 있다고 여겨졌던 잔인한 일들을 이제 일상에서도 빈번히 마주할 수 있다. 누구라도 벗어나고 싶은 폭력의 장소.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지 않겠는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사회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아쿠쓰 기요하루는 고등학교 3학년 여름, 사람을 죽였다. 그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빼앗았기 때문에. 범인과 관련된 사람도 전부 세상에서 제거했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능한 상사맨의 가면을 쓰고 살아온 기요하루 앞에 수수께끼의 여인 유즈키 레이미가 나타나 그에게 비밀을 들이밀기 전까지는. 나는 네가 그 해 여름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어. 레이미는 경찰에 그 사실을 알리는 대신, 19년 전 살해당한 엄마와 실종된 언니 사건을 재조사해달라고 '명령'한다. 기요하루의 비밀을 미끼로. 여기에 과거 친오빠 살해 용의자로 지목당한 여형사 노리모토 아쓰코까지 협박해 진상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레이미. 어쩔 수 없이 레이미의 요구에 응하게 된 기요하루와 아쓰코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생각지도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신앙의 힘으로, 혹은 태어났을 때부터 지닌 엄청난 자비심으로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했다는 사람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의심의 연기가 피어오른다. 정말 용서했나요? 만약 그 사람이 당신 눈 앞에서 피해자를 다시 한 번 모욕한다고 해도 견딜 수 있나요? 안다. 결코 대인배가 될 수 없는 나의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치기어린 도발이라는 것을. 하지만 정말 궁금하다. 어떤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는 것인가. 그 마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때문에 기요하루와 아쓰코가 과거에 저지른 일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아무리 법치주의 국가라 해도 현실에서 피해자에게 법은 멀고, 그 법의 죄의 사함이 너무나 쉬운 경우를 배제할 수 없으므로. 평소에는 '법'에 동조하며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면, 형법체계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작품의 특별한 긴장감이 생성된다. 레이미의 입장도 이해가 되면서 기요하루와 아쓰코의 입장까지 고려하게 되는, 그래서 이 셋 중 어느 하나도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생성된 긴장감. 마음 속으로는 복수를 원하지만 머리로는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긴장감. 소중한 존재를 빼앗긴 이가 복수하면 왜 안 되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 법이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통쾌하게 복수하는 다크 히어로물인 줄 알았더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다. 선과 악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들. 하지만 그 점이 꾸밈없는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것 같아 더 솔직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방송작가라는 경력이 충분히 빛을 발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 작품.

 

결말 부분을 보면 속편이 나올 것 같기도 한데, 작가의 건강이 좋지 않은 듯해 과연 가능할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작가의 병력을 알고 나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어 더 치열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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