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눈으로 본것을 자기 눈으로 본것처럼 쓴다, 이것이 기본적인 자세이다. 자신이 느낀것을 되도록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다."-p.21-

 

"그리스 사람들은 선거게 대해서는 아주 흥분을 잘해요. 관심이 많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모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거기에 술까지 들어가면 살인 사건인들 일어나지 않는단 보장이 없잖아요? 그래서 알코올류는 판매가 금지되어 있는 거예요. 한방울도 팔면 안돼요."-p.63-

====그리스는 선거날이 다가오면 대규모 이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들의 추석과 설날보다 훨씬 대규모의 이름하야 대국민 이동!!그리고 그리스에선 선거는 의무이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기가 태어난 지역으로 돌아가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된다고 한다. 정말 재미난 사실이지 않는가? 게다가 이때 그리스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조차 술을 한방울도 팔지 않는다니..오호 재미난 나라다.

 

"글에는 많든 적든 그런 경향이 나타난다. 쓰고 있을때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기 때문에(왜냐하면 원칙적으로 우리들은 그때의 자신의 마음 상태에 맞게 글을 쓰므로) 자신이 쓴글의 온도나 색채나 명암을 그 자리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p.165-

 

"이탈리아인 사이에 섣달그믐날이면 하는 행사로서, 밤12시가 되면 필요없게된 물건을 창밖으로 휘익 집어 던지는게 있는데, 이때 날아온 물건에 맞아죽는 운 나쁜 사람도 가끔 있다. 설날의 신문 지면에는 이런 웃을래야 웃을수 없는 사망 사고 뉴스가 넘친다."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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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야 할때 늙지 않고, 오히려 늙어서도 젊은이처럼 사는것이 미덕으로 숭상되는 오늘의 세태와 스테인리스는 몹시 닮았다." -p.14-

 

"얼마나 책상앞에 더 머물러야 학문의 '기술'이 아니라 학문의 '도'를 체득할수 있을까?-p.35-

 

"제철채소가 하우스 채소에게 치이듯, 정상교육은 새롭게 출하되는 조기교육에 또 치여서 고작 조기교육의 출하장으로 변해버릴 것만 같다. 그리고 아이들도 처음에는 겨울에 선뵈는 예쁜 포장의 딸기처럼 좋은 대접을 받을지 모르지만 결국 봄 참외처럼 리어카에 나뒹굴게 될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p.38-

 

"펄떡이는 그 '생명'을 자연산이라는 설명을 덧붙여가며 칼질을 해대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퍼뜩 썰려나가면서 바르르 떠는 물고기의 꼬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건 생명의 마지막 숨가쁨이 아니라 먹을거리의 싱싱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일 뿐이다....................언제부터 주변의 생명들을 온통 먹을거리로 삼고 그것을 날것/ 익힌것, 자연산/ 양식, 국산/ 외국산으로 나누어 따지게 되었는가?"-p.45-

 

"자연은 성긴 그물같으나, 실은 그보다 더  촘촘할수 없다고 했다.자연이 인과응보라는 부릅뜬 눈을 가진 존재임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땅과 숲을 가뭇없이 죽여버리는 우리 욕망의 찌꺼기는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 올 여름의 그 녹조와 적조로 둥둥 떠서 '아야 아야' 신음소리를 낸다. 울음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한 숲의 애성이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 '아파요 아파요' 소리를 푸르게도 또 붉게도 내는 것이다.땅에서 사라진 그린벨트가 강으로 흘러들어 다시금 그린벨트(녹조띠)를 드리우고, 또 바다에 이르러선 '레드벨트(적조띠)'가 되어 '블루벨트(청정해역)'의 허리를 죄는 셈이다. 아! 무섭지 않은가? 이 자연의 촘촘한 인과응보의 그물이!" -p.53-

 

"아뿔싸 싶었다. 비상용 엘리베이터에 비상 계단이라니....지금껏 비상한 환경 속에 갇혀 살고 있었구나!.........온통 비상한 상황을 그동안 일상처럼 여긴채 너무나 평상스럽게 살아왔구나 하는 회한이 물결처럼 밀려왔다."-p.112-

 

"어느날 출세한 제자가 그를 찾아와 겸상을 하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형편없는 밥과 반찬이라 제자가 제대로 먹지를 못하였다. 조식선생이 그에게 이르기를, '자네는 밥을 등으로 먹지 못하는 구먼'이라고 하였다[남명집].  여기서 '등으로 먹는다'는 말은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는 박한 음식을 억지로 꿀꺽 삼킬때 등짝을 타고 흐르는 삼킴의 요동을 형용한 것이다." -p.212-

 

"나 자신이 주변 사람들을 수단이나 용도로 여기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것이 순서겠다. 사람을 그 자체로 순수하게 사귀지 못하고, 돈이나 지위로써 사귀는 경우는 없는지 스스로를 성찰해 볼일이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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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생각하면 사랑이 떠나간 내 심장 멈춰 버릴것 같은 공허함이 찾아와 현기증이 느껴집니다."-p.6-

 

"파리에 있을때 너는 훨씬 더 다정한 사람이지. 하지만 네 다정함의 진짜 이유는 바로 네 여자 친구가 파리에 있기 때문이야. 게다가 너는 아픈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심지어 환자들을 격리시키거나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하지만 너도 아파 보면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을거야."-p.25-

 

"버림받은 사람들은 분노하고, 저주하고,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복수의 기회는 긑내 오지 않거나, 모든 것을 잊어버린 다음에야 뒤늦게 찾아오곤 한다. 복수를 하려면 지금해야 할것이다. 아직 내게 남이있는 사랑이 그에게 내 자신을 바칠수 있는 힘을 주고,어쩌면 그를 다시 찾을수 있을수 있으리란 헛된 희망을 품게 해주니까. 하지만 이제 나의 사랑은 '그의 가슴'에 아무런 힘도 발휘 할 수 없다. ......................................정말 괴로운 것은 그가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p.43-

 

"이미 욕망이나 질투, 기다림을 잃어버린 당신이 내게 '우정'을 말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당신은 무엇으로든 나를 위로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결국 머리 속에 떠오른 단어가 바로 '사랑의 고결한 자매'인 우정이었을 테니까요. 당신은 내게 우정을 내밀면서 내게 전에 주었던, 그리고 이제 다른 여자에게 주고있는 사랑보다 훨씬 더 좋은것이라고 주장합니다."-p.44-

 

"당신은 미리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대단한 재주를 가진것 같습니다. 마치 내가 당신이 변심하리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했다는 듯이, 당신은 내가 했던 말을 물고 늘어집니다. 그리고 내가 먼저 당신에게 싫증을 낸것처럼 과장하고 있죠. 그런 이야기는, 당신이 자주 사용하는 그 '단 한순간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는 표현과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군요. 그런 당신의 모습을 보면 마치 흥정을 하다가 손해를 볼까봐 거리에서 손을 빼는 노회한 장사꾼처럼 보입니다." -p.87-

 

"나는 그를 내몸처럼 아꼈습니다. 그를 더 사랑하지 못해 안달했고, 내게 너무 소증한 존재인 그 사람을 잃게 될까봐 항상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 나는 그 '아기'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p.90-

 

"설령 당신이 실제로 내게 있어 하나의 대용물에 불과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당신을 그렇게 생각했던 점은 없습니다. 나느 당신이 내안에서 아주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지성은 나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좀더 세심하게 표현되지 못했고, 당신의 헌신적인 마음이 빛을 발하기엔 그 정성이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당신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될수 없었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는 당신이 가진 모든 것에 호감을 가졌습니다.

정말이지................................... 내가 왜 그랬을까요?"  -p.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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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열대어다. 왜 열대어로 제목을 정했을까?

난 책을 읽을때 그 제목에 너무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런 제목이어야만 했을까?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정독을 하게 되고 답을 문장속에서 찾게 되면 기뻐하기도 하지만 못찾게 되면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책을 되돌려서 다시 읽고야 마는 일종의 집착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왜 열대어일까 하고 표지를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러다 열대어가 아니라 열대야로 잘못 알기도 하고 그랬었다. 표지를 보는건 여기서 그만두기로 하고 책장을 넘겨서 꼼꼼하게 책을 살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았다. 목수일을 하던 그 남자주인공의 모습이 어항에 갖힌 열대어와도 같다고 껄껄 웃는 교수님이 등장한다. 열대어와 작업복을 입고 땀을 비처럼 흘리며 일하는 목수는 닮았다? 이해 할수도 있을것 같고 이해가 불가능 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 작가의 글은 첫페이지 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 아리송한 쿨한 문체가 지속된 다는 점에 있다. 내가 이 작가의 글을 처음 읽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요시다 슈이치라는 남성작가의 글 탓인지 아니면 세개의 단편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남성이라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폭력성이 짙은 그네들의 성격탓인지도 모를일이다. 가령 일하는 집 주인 아저씨의 딸을 꼬셔서 바람을 피운다던지 잠깐동안의 도피를 위해 떠난 그 시골에서 여관집 안주인을 마냥 기다리게 하고 자기는 본래의 생활로 다시 돌아오고는 그녀가 그를 기다릴것을 알면서도 무참히 잊어버린다거나 자기 여자친구에게 아무일도 아닌일로 화를 내고는 그녀의 집에서 그녀를 나가라고 하는 주객전도식의 인성이나(아니 자기 집도 아니면서 집주인인 여자친구에게 집을 나가라니..허 참..이해 할수 없는 인물이지 않는가?)자기 여자친구가 친한 친구와 바람을 피었다고 해서 그 친구의 여자친구에게 아무일도 아닌듯이 같이 바람이나 피자고 하는 그런 무미건조하면서도 건조한 그 메마름에 난 그만 질려버렸다.

하여튼 다른 소설에서는 느낄수 없는 독특한 문체의 소유자였다.  그의 파괴적이고 무참할 정도로 냉혹하고 냉정하면서도 쿨한 그 성격만이 기억에 남는 그런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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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흘러 부끄럽기만 하던 나의 흉터들이 거꾸로 아름답고 떳떳한 자랑거리로 변해갔다."

 

"노인들의 노망기(치매증)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기억력을 자꾸 잃어가면서 그 기억이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는 과거 어느 시절의 삶으로 돌아가 산느 모습일 뿐인 것이다" -p.127-

 

"눈에 보이게든 안 보이게든 삶의 쓰라린 상처들을 겪어가며 그 흉터를 지니고 살아가게 마련이요, 어떤 뜻에선 그 상처의 흔적이야말로 우리 삶의 매우 단단한 마디요 숨은 값이라 할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 누구나가 자신의 삶을 늘 겸손하게 되돌아보고, 참삶의 뜻과 값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비춰보는 거울로 삼음이 더 뜻있는 일일 것이다. 이런 생각속에서도 때로 아수비게 여겨지는 일은 요즘 사람들 가운데엔 작은 상처나 흉터 하나 지니지 않으려 함은 물론, 남의 아픈 상처 또한 거기 숨은 뜻이나 값을 한 대목도 읽어주지 못하는 이들이 흔해빠진 현상이다.  아무쪼록 자기 흉터엔 겸손한 긍지를, 남의 흉터엔 위로와 경의를, 그리고 흉터많은 우리 삶엔 사랑의 찬가를 함께 할수 있기를! " -p.14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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