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야 할때 늙지 않고, 오히려 늙어서도 젊은이처럼 사는것이 미덕으로 숭상되는 오늘의 세태와 스테인리스는 몹시 닮았다." -p.14-

 

"얼마나 책상앞에 더 머물러야 학문의 '기술'이 아니라 학문의 '도'를 체득할수 있을까?-p.35-

 

"제철채소가 하우스 채소에게 치이듯, 정상교육은 새롭게 출하되는 조기교육에 또 치여서 고작 조기교육의 출하장으로 변해버릴 것만 같다. 그리고 아이들도 처음에는 겨울에 선뵈는 예쁜 포장의 딸기처럼 좋은 대접을 받을지 모르지만 결국 봄 참외처럼 리어카에 나뒹굴게 될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p.38-

 

"펄떡이는 그 '생명'을 자연산이라는 설명을 덧붙여가며 칼질을 해대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퍼뜩 썰려나가면서 바르르 떠는 물고기의 꼬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건 생명의 마지막 숨가쁨이 아니라 먹을거리의 싱싱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일 뿐이다....................언제부터 주변의 생명들을 온통 먹을거리로 삼고 그것을 날것/ 익힌것, 자연산/ 양식, 국산/ 외국산으로 나누어 따지게 되었는가?"-p.45-

 

"자연은 성긴 그물같으나, 실은 그보다 더  촘촘할수 없다고 했다.자연이 인과응보라는 부릅뜬 눈을 가진 존재임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땅과 숲을 가뭇없이 죽여버리는 우리 욕망의 찌꺼기는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 올 여름의 그 녹조와 적조로 둥둥 떠서 '아야 아야' 신음소리를 낸다. 울음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한 숲의 애성이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 '아파요 아파요' 소리를 푸르게도 또 붉게도 내는 것이다.땅에서 사라진 그린벨트가 강으로 흘러들어 다시금 그린벨트(녹조띠)를 드리우고, 또 바다에 이르러선 '레드벨트(적조띠)'가 되어 '블루벨트(청정해역)'의 허리를 죄는 셈이다. 아! 무섭지 않은가? 이 자연의 촘촘한 인과응보의 그물이!" -p.53-

 

"아뿔싸 싶었다. 비상용 엘리베이터에 비상 계단이라니....지금껏 비상한 환경 속에 갇혀 살고 있었구나!.........온통 비상한 상황을 그동안 일상처럼 여긴채 너무나 평상스럽게 살아왔구나 하는 회한이 물결처럼 밀려왔다."-p.112-

 

"어느날 출세한 제자가 그를 찾아와 겸상을 하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형편없는 밥과 반찬이라 제자가 제대로 먹지를 못하였다. 조식선생이 그에게 이르기를, '자네는 밥을 등으로 먹지 못하는 구먼'이라고 하였다[남명집].  여기서 '등으로 먹는다'는 말은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는 박한 음식을 억지로 꿀꺽 삼킬때 등짝을 타고 흐르는 삼킴의 요동을 형용한 것이다." -p.212-

 

"나 자신이 주변 사람들을 수단이나 용도로 여기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것이 순서겠다. 사람을 그 자체로 순수하게 사귀지 못하고, 돈이나 지위로써 사귀는 경우는 없는지 스스로를 성찰해 볼일이다." -p.2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