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와님께서 넘겨주신 <깐따삐야의 독서문답> 입니다.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 겉으로는 그래요. 속으로는 살짜쿵 심란하다죠.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 네. 그럼요.

 

그 이유를 물어보아도 되겠지요?

- 자기, 날 왜 사랑해? 라는 물음처럼 대략 난감한데요. 성의 없이 들릴 수도 있는데 정말이지 좋으니까 좋은 거 있잖아요. 책읽기도 그런 듯. 예전엔 뭔가가 좋아질 때 이유를 못 찾으면 스스로 갑갑했는데 요즘은 안 그런 것 같아요.

 

한 달에 책은 얼마나 읽나요?

-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두 권 정도 읽으니까 한 달에 열 권 쯤 되겠네요.

 

주로 읽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 시, 소설, 수필 같은 문학 관련 도서에 관심이 많구요. 실상은 거의 닥치는대로 읽는 편인데 요즘은 닥쳐오는 책들은 슬쩍 밀어놓고 거의 전공관련 책만 보고 있네요. 전공관련 책 또한 문학관련 도서들이긴 하지만 의무감으로 읽다보면 본래의 재미를 놓치기 십상이라서 아... 마음이 무거워요.

 

당신은 책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영원한 동반자?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 활자와의 산책?

 

한국은 독서율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읽는 사람은 많이 읽고, 읽지 않는 사람은 거의 안 읽기 때문에 전체적인 독서율이 낮게 나오는 것 같은데요. 책을 읽지 않고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부러울 따름이죠.

 

책을 하나만 추천하시죠?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 <사로잡힌 영혼> 추천합니다. 만만찮은 두께이지만 문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최고의 책이 되리라 확신해요.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평생을 한 가지에 매혹되어 살아간 사람의 일대기를 읽는 것은 참 흥미롭거든요. 저만 그런가.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 네. 삘~ 받은 만화책도 많습니다.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 문학을 훨씬 더 많이 읽는 편이에요.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하여간 우리나라는 분류에 목숨 거는 분들 참 많아요. 판타지나 무협지는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가끔 빌려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스토리 자체만으로 볼 땐 꽤 재미있는 것도 있었지만 그냥 잊혀지더라구요. 다시 찾게 되지도 않고.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 쓴 글이 책에 실린 적은 있었어요.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 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 당연히 좋았죠. 제가 아주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때는 그 식상한 이름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더랬어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 많은데... 알베르 카뮈, 레이먼드 카버, 테네시 윌리엄스, 윤대녕 등등... 아주아주 많아요.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 만나서 반가워요. 그나저나 작가로 사시는 동안 얼마나 좋으셨어여?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 에구... 부담드리기 싫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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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5-1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실린 책이 무어랍니까.??

깐따삐야 2007-05-1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중학교 때 소설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도 지대루 구분 못하던 시기에 단편소설을 하나 썼고 그게 당선이 되었던 적이 있어요. 수상작품집 속에 끼어서 출간이 되었고 지금도 검색사이트에 쳐보면 뜨긴 하는데, 책제목은 비밀입니당. 흐흐~

마법천자문 2007-05-10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 작품집 아닌가요?

깐따삐야 2007-05-10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66억님, 1/66억 같은 말씀만 하시기에요?! ㅋㅋ

비로그인 2007-05-1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한때 저의 가슴을 불살랐던 윤대녕...^^
잘 읽었습니다.

깐따삐야 2007-05-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2님, 아, 전 님이 윤대녕을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왠지... 왠지 말예요.^^

비로그인 2007-05-1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흣, 왠지 기분 좋은데요 깐따삐야님 :)

레와 2007-05-11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록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실 깐따삐야님,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것 같아요!!!

갑작스러워서 놀라셨죠?!...^^;;;;;;;

깐따삐야 2007-05-1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 저기... 공부를... 열심히...(쿨럭)... (두리번두리번)... 하고 싶지요.ㅋㅋ 독서문답, 쓰면서 재미있었어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레와님께 감사해요.^^
 

  중국여행을 같이 갔던 사람들이 모였다. 보쌈을 배터지게 먹고 맥주가 생각나서 라이브카페에 갔는데 술이 어찌나 약해졌는지 원래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이지만 어제는 아주 죽는 줄 알았다. 다른 테이블에 앉았던 어느 빼짝 마른 아저씨는 온몸을 쥐어짜며 찢어질 듯 노래를 불렀고 몇 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머릿속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한 나는 한동안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채로 쉬어줘야만 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놀고 즐기는 것도 신체 리듬이 맞장구를 쳐줘야지, 할랑한 기분만으로는 무리였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은 모두 반가웠고 다들 출근 안 하는 나를 부러워했지만 술기운 탓인지, 나는 공연히 살짝 센치해지기까지 했다. 함께 3학년을 맡았던 선생님이 졸업앨범에 들어간 스냅사진을 확대해서 액자로 만들어 선물해 주셨는데 사진 속에서 수줍에 웃고 있는 나를 보니 오, 참 앳되구나,  하는 시건방진 생각이 들었더랬다. 요즘 거울을 볼때마다 눈밑 애교살 부근에 자글자글 잡히는 주름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다. 작년까지만 해도 절대 이런 걱정을 하지를 않았었다. 게다가 나란 인간이 몸이 안 따라줘서 놀지를 못하다니, 넌센스지 넌센스야. 일하면서 쉬어주고 놀면서 체력보강하던 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슬쩍 맛이 간 것 같다. 살이 좀 빠져서 그런가. 이제는 높은 산도 잘 오르고 아무리 걸어도 말짱하니 체력은 더 좋아진 게 분명한데 내 안의 흥이 살들과 함께 우수수 빠져나간 것 같다. 나도 이제 그 아저씨마냥 멸치꽁댕이처럼 온몸을 쥐어짜며 노래를 불러야 할지도 몰라. 보기 숭하던데. 볼 때 다르고 놀 때 다른 반전의 묘미, 가 곧 나의 매력이었다. 기필코 사수해야 한다. 살은 보내고 흥은 추스리자.

  4월은 아마 사랑이 하고싶어지는 달인가 보다. 그래서 잔인한 게야. 평생교육 시간에 한 남학우가 세미나 중간에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 그것도 기타를 치고 하모니카를 불면서 아주 지대루. 웃으면 눈이 보이지 않는 귀여운 타입이었는데 목소리가 으찌나 좋던지 노래가 끝나자마자 강의실 내의 여인네들의 표정과 음성이 약 2.3배 정도 상승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결국 그 남정네는 우리과 동기 H의 가슴에 확 꽂혀버렸다. 가까이 앉아 있었기에 더 확실히 목격했다면서 목소리 좋지, 노래 잘하지, 거기다 기타까지 치네, 하모니카를 불던 입술은 또 어찌나 섹시하던지. 아주 난리였다. 밥 먹으면서 내내 그 완소남에 대해 이야기하더니 학생회관 앞에서 완소남과 마주친 그녀. 대담하게도 지나치는 그에게 다가가 먼저 인사를 건넸고 우리의 완소남은 상냥한 말투로 점심은 드셨냐고 대꾸를 해주더니만 큰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총총히 사라졌다. 너 좋아하는 거 너무 표나더라. 그녀는 경상도 억양으로 화들짝 그랬어여?? 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캔커피를 못 줬다면서 또 아쉬워한다. 캔커피를 건네면서 손이 살짝 스칠 수도 있는거고 그건 엄연히 둘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스킨십일 수도 있다나 모라나. 스물다섯. 그녀의 하얀 블라우스 사이를 파고드는 건 따듯한 햇살, 살랑이는 봄바람, 그리고 찌릿한 연정이었다. 어쩌면 그 때가 가장 좋지 아니한가. 누군가가 막 좋아질락말락할 즈음. 누군가에게 막 다가설락말락할 무렵. 나도 주름이 더 늘기 전에 몇 번 더 들이대야 하는 건 아닐까. 이렇게는 못 늙는다. 억울해서.

  나 시집 잘 가나, 못 가나에 유독 관심이 많은 친구에게 만나는 남자만 무려 세 명이라고 구라를 쳤고, 주말에 도통 바빠서 시간이 안 난다고 허풍을 떨었고, 남자보다는 일단 자기계발에 힘써야 하지 않겠냐고 잘난척을 해가며 반쯤은 진심 섞인 이야길 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미루고 미뤘던 레포트 쓰느라 이렇게 컴퓨터 앞에 노곤한 몸둥이를 쟁여놓고 있다는 거. 교사가 되고나서 심신에 익힌 개김의 미덕 때문에 뭐든 빨리 하는 게 없다. 학교에 있을 땐 업무를 빨리 처리하면 손해였기 때문에 날짜 임박해서 그것도 있는 엄살, 없는 엄살 다 해가며 제출해야 몸이 편했다. 빨리 하면 더 얹어주면 얹어줬지 일찍 하고 쉬라, 는 법이 없으니까. 성질 급한 걸로 따지면 챔피언급인 나도 인정할 정도의 교훈이면 어지간한거다. 아무튼 몇 년을 그래왔더니 이제는 뭐든 데드라인에 임박해서 아둥바둥이다. 대학원 공부나 과제라는 게 그렇듯 번갯불에 콩 튀겨먹듯 되는 게 아닌데 하여간 못된 건 빨리 배워가지고 이게 뭔 곤욕이람. 이토록 청아한 주말. 아리송한 단편 하나를 번역하다보니 타자를 치는 손가락에 힘이 스르르 빠진다. 누가 이렇게 아리까리하게 쓰랬니.

  제목을 4월이 가기 전에, 라고 해놓긴 했는데 4월이 가기 전에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갈피를 잃었다. 지금 쓰고 있는 레포트 끝내는데 의의를 두어야 할 듯. 숙취를 해결하는 데에도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왜 이렇게 진도가 안 나가나, 했더니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띵한 게 어제 마신 술 탓이지 싶다. 그나저나 그 멸치꽁댕이같던 아저씨는 왜 계속 떠오르고 난리람. 마이크가 사람인지, 사람이 마이크인지. 하여간 보기 숭했다.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노래방으로 가시지 왜 굳이 라이브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시는 건지. 맑고 개운한 머리로 번역을 하고 레포트를 쓰며 자기계발에 힘써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글을 마쳐야겠다. 한 마디로 잠부터 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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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4-2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엔..왜 이리..소녀들이 많은지...거 참.....^^

비로그인 2007-04-2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차장님, 소녀가 나쁜 거에요? -.-...
전 보기 좋기만 한데요!!! :) 나도 구라좀 치고 싶어요 ㅋㅋ~

레와 2007-04-2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쪼록, 내일 아침은 상콤-한 모닝이길...!!

이 빼빠를 오늘 낮, 한낮에 보았더라면
당장 밖으로 나가서 봄 햇살 좀 쬐고 와요!! 라고 했을꺼라는..

모쪼록... 모쪼록... 모쪼록...^^*

깐따삐야 2007-04-23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네... 주름 자글자글한 소녀입니다... ㅠ.ㅠ

체셔고양2님, 보기 좋으시다니 다행이에요. 저 정도 구라는 그냥 애교죠? ㅋ

레와님, 어제도 저녁 늦게 들어왔더니 아직 피곤하네요. 대체 레포트는 언제 끝낼지 갑갑합니다~ 레와님도 쌍콤하게 한 주 시작하세요!
 

  소로우의 말이 가슴에 콕, 하니 와서 박힌다. 그냥 단순한 단순함을 지향하는 말은 아니지만 왠지 저렇게 외치고 싶어진다. 공연히 마음이 심란해질 때는 원하는 바를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해보는 것도 좋다. 즉각적인 효과보다도 내 말을 내 귀로 들으며 음, 그런거지, 정도로 추스릴 수 있다면 다행이다.

  지도교수가 배정되었다. 고른 배정을 위해 밀려나는 수도 있단 말을 들어서 나름 구체적인 계획서를 작성, 소신 지원했는데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 교수님은 드라마를 전공하시는 분이다. 앞으로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모의 수능 출제 위원으로 들어가신다길래 어제는 같은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교수님의 인기 비결은 신비주의인 것 같다. 계산되지 않은 네추럴 본 신비감. 특히 강의 시간에는 어떤 말을 해도 웃음 이상의 표현을 하지 않으신다. 2년차 선배들은 그 모습이 흥미로운지 간간히 넥타이가 멋지세요, 앞으로 보고싶어서 어떡해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등등 살갑게 대화를 걸어보지만 교수님은 네... 허허... 그 이상의 반응이 절대 없다. 우리는 그 싱겁고 밋밋한 반응이 재미있어서 또 다시 깔깔대고 웃어보지만 어림없다.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한 마디 하면 열 마디로 응대하며 수다를 떨었던 내 모습을 떠올리곤 얼굴을 붉히며 반성했다. 카리스마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여.

  면대면으로 보는 교수님은 상냥하고 친절하셨다. 아직 젊으셔서 좀 수줍어하시는 것도 같았지만 눈빛이 무척 맑고 진지해서 속으로 살짝 설레이기까지 했다. 지도 교수 발표를 보고 오후에 연구실로 찾아갔을 때 벽의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외서와 DVD들을 보고는 슬쩍 군침을 다셨다. 논문 주제에 대해 물어오셔서 일단 연구 계획서에 써냈던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들을 언급했고 교수님은 의외로 한 번에 좋다는 반응을 보이셨다. 관련 서적과 연구 분야의 전문가에 대해 조언하셨고 시종일관 따듯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잃지 않으셨다. 나는 함께 있는 사람의 영향을 잘 받는 편이다. 이렇듯 일정한 비등점을 지녔을 듯한 사람과 마주하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해진다.

  점점 여러 사람들과 안면을 트며 친해지는 가운데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을 느끼고 있다. 요즘처럼 일분일초를 다투는 세태 속에서 안 치열하게 사는 사람도 있겠냐마는 내가 그 동안 너무 안이하게 살아온 탓일까. 주변 사람들의 바지런함이 어떨 땐 신기하기까지 하다. 나란 사람은 사실 멍하게 앉아서 쓸데없는 몽상에 빠지는 것도 좋아하고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서 별에별 걱정을 다하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요즘 나한테 귀엽고 깜찍하다며 마구마구 하트를 날려주고 있는 선배 선생님이 한 분 있다. 여자라서 안타깝지만 내가 나중에 배우자를 만난다면 이런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든다. 근사하고 유창한 영어로 알차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더니만 세미나 때에는 고향 특산물이라는 난생 처음 먹어보는 맛난 떡을 준비해 오고, 남은 돈으로는 식권을 사서 돌려 함께 밥을 먹으며 스터디 그룹을 추진하는 등, 묻어가는 인생 속에 무탈한 행복이 있나니... 정도로 되는 둥 마는 둥 살고 있던 내게는 신선한 케릭터였다. 게다가 재즈댄스, 웃음치료 등 석사 2년차 동안 따놓은 자격증도 한 두개가 아니었다. 시간이 많다... 숙제가 하기 싫다... 이 정도의 생각만 하고 있던 나는 못난 무뇌충 같았다.

  나는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누군가가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고 이렇게 하라, 고 이야기 해주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긴 한다. 먼저 나서서 어떤 일을 추진하는 것은 못 하지만 일단 참여를 했으면 경우 빠지는 짓은 잘 안 한다. 한 마디로 묻어가되 성실히 묻어간다. 묻어줄 사람만 잘 만나면 의외의 활약을 하기도 한다. 다만 적극적인 것과 나대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후자 쪽의 말은 안 듣는다. 묻어가는 주제에 기준도 참 깐깐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 선배 선생님은 내가 직, 간접 경험이 많은 것 같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을 했다. 공감 능력은 괜찮은데 대처 능력이 많이 부족하지. 예쁘고 매력적이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이 분이 남자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뚱맞은 생각을 했더랬다. 역시 성숙한 인간은 어떻게든 나를 알아본다니깐.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결혼을 약속한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단다. 이런 멋진 여자친구를 두었다니, 그 분은 참 행운아란 생각이 들었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선생님은 이런 말을 했다. 원하는대로 살되 지나간 것에 대해 아쉬워하지 말라고. 더 어릴 땐 쉽지 않았는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렇게 된단다. 아쉬워할 시간이 없는데다 원하는대로 하기에도 젊음이 너무 짧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든단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하곤 하지만 결국 그러지 않았더라도 비껴갈 것은 비껴가게 되어 있고 계속 갖고 갈 것은 갖고 가게 되어 있다고. 그게 인연이란다. 간절히 바라며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일도 생기고 우리처럼 반가운 인연도 만난다고. 구구절절 맞는 얘기. 나는 진정 묻어가도 좋을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선생님의 단순한 열정, 이 참 좋다. 소심한 몽상가인 내 옆엔 경박하지 않으면서도 활동적인 행동가가 필요하다. 나의 날카롭고 변덕스런 신경선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현명하고 상냥하게 나를 부추겨주고 이끌어줄 그런 사람. 정말 완벽하지 않은가. 그나저나 그 비스무레한 여자친구들이나 동료들은 있는데 왜 저런 남자는 한 번도 못 봤지. 나타나길 간절히 바라고 최선을 다했어야 하나. 하지만 선생님을 보며 생각은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자명한 이치>의 마리처럼 삶이 나를 필요로 한다고, 내가 없으면 삶도 없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아직 계획은 없다. 테네시 윌리엄스 밖에는. 그래도 열심히 살 것이다. 계속. 쭈욱.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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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07-04-1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 곁에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습니다.

이곳, 알라딘 서재에서 제가 만나고 있는 여러 알라디너들도 좋은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깐따삐야님두요.

곁에 계신분들이 깐따삐야님께 좋은 에너지를 나눠주셨듯이,
깐따삐야님도 그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발산해 주실꺼예요. 알게 모르게..
더불어 저 또한 이곳에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고 갑니다.


귀찮은 황사녀석이 목을 간질간질거려요.
차 많이 마시는 오후시간 됩시다! ^^*

Mephistopheles 2007-04-13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기주의" 입니다...^^

깐따삐야 2007-04-13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 맞는 말씀이에요. 레와님도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 중 한 분이시죠. 요즘 레와님 사진 구경하는 즐거움이 쏠쏠해요.^^

메피스토님, 저랑 비슷하시군요! ㅋㅋ

마태우스 2007-04-13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이 예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만하면 성숙한 거죠?^^

깐따삐야 2007-04-13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암요~ 그렇구말구요~ ㅋㅋ

비로그인 2007-04-1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의 "신기주의" 가 맘에 듭니다.ㅋㅋ
전 "응큼주의" 할래요 :)

봄봄 2007-04-1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심하게 묻어가는 거 잘 합니다..그러면서 때론 소소하게 빛을 보이기도 하죠..그 빛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하겠죠? ㅋㅋ

깐따삐야 2007-04-1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2님, 여자라면 응큼까진 아니어도 앙큼한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전 그게 안되서 말이죠...ㅋ

봄봄님, 제가 하고싶은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아침부터 줄곧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중인데 고작 한 페이지 썼다. 이런 날이 있다. 내 이야기를 쓰라면 쓰겠다. 아주 신이 나서. 하지만 남의 이야기에서 엑기스를 뽑아내는 일은 다르다. 저걸 엑기스로 하자니 이게 걸리고 이걸 엑기스로 하자니 남의 이야기라서 영 마뜩찮다. 깡통 찌그러뜨리듯 압축하자니 어딘가 미진함이 남고.

  이러다 주말이 다 가겠다.

  미친 듯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 올지 말지 방황하는 봄이나, 이렇듯 딴짓거리 하느라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나 진도 참 더디다.

  그냥 숙제 안 해가고 한 대 맞지 뭐, 하던 옛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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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7-03-2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동병상련지정이 넘 잘 느껴져서 한마디 남겨요. 새로 공부 시작하신 것 늦었지만 축하드리고요. 날리는 꽃 잎 푸르른 초록 눈길 한번 줄 수 없는 시절도 한 때려니 생각해요. 깐따삐야 님은 넘 잘해내실 분이라고 믿고 있어요. 힘내세요.

싸이런스 2007-03-2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ome suggestions for article summary

1. About a third of the report will be a factual summary of the contents of the article, including describing the overall purpose of the study, research design used, instrumentation and procedures used, major findings of the study, and implications. In the last third of the report, you should state your critical reflections on the article. These will include answers to questions like whether the design of the study is appropriate for the stated purpose or research questions. Is sufficient information provided about the instrument and about the procedures used to collect data? etc. Also, consider if the study has added anything new to the knowledge base.

2. A typical summary begins this way [Intro]
In his article on "Language, Culture, and Schooling, "Henry Trueby examins the many problems faced by language minority children in the classroom and suggests some steps that might be taken towards helping these students achieve academically at a level comparable to mainstream American students....[the title and author are identified in the very first sentence, along with the main thrust of the article]

3. And the evaluative/critical comments may sound as follows [Conclusion]:
Although the author demonstrates a deep understanding of the ESL and LEP students' dilemma, I feel that his suggestions, taken from other scholarly works, offer little towards remedying their problems...

4. 학교 writing 숙제 할 때 도움 되는 책을 권해 드릴께요.
Swales, J. M. & Feak, C. B. (2004). Academic writing for graduate students: Essential tasks and skills. 2nd Edition. Ann Arbor: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깐따삐야 2007-03-2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감사합니다. 주변에서는 그래도 3월이 가장 편한거야, 라고 말하니 더 죽을 맛이로구만요. ㅋㅋ 님도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싸이런스 2007-03-2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움이 될지 몰라서 적어 봤어요. 3월이 편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익숙해질테니까요. 화이팅

깐따삐야 2007-03-2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앗, 자세한 조언 고맙습니다. 참고할게요. 힘내서 다시 붙들어봐야겠습니다.^^

2007-03-29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3-2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초부터 줄줄줄 야근을 했더니..벌써..3월 말이군요...
2007년이다.!! 했던 때가 엊그제같은데....벌써 1사분기가 휘리릭 지나갑니다..^^

마태우스 2007-03-3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제는 원래 싫지요 알라딘에 글쓰는 건 재밌는데.....^^

깐따삐야 2007-03-3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ㅋㅋ 그 마음 압니다.

메피스토님, 바쁘게 지내셨네요. 저는 어째 시간이 가는 둥 마는 둥 하는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알라딘에 글 쓴다, 생각하고 숙제를 마무리해야겠어요. 힘들겠지만.^^
 

  엊그제 자정을 넘기자마자 부르르 진동 소리와 함께 울리던 휴대폰. 예약 문자로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였다. 갑자기 얼굴에 화악 열이 올랐다. 예전에 예약 문자를 보낼 거라는 말을 언뜻 비쳤던 기억이 났다. 다 끝난 마당에, 그것도 생일도 아닌 날 받아야만 하는 축하 메시지라니. 참 생뚱맞고 어이없고 짜증났다. 그리고 왠지 괘씸했다. 지는 낭만이어도 나는 고통인 것을. 나처럼 예약 문자에 대해 관심도 없고 어떻게 보내는 지도 모르는 착한 사람과 사귀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친구가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고 했다. 그 친구가 영양사로 일하는 학교의 수학선생님인데 한 일 년 지켜보아온 바에 따르면 꽤 괜찮은 사람이라나. 훈남 기근 현상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던 중이라 흔쾌히 소개팅을 수락했다. 수학에 대한 무지몽매함이 긍정적 반응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친구는 주말 즈음으로 날짜를 잡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둘의 만남이 현실화되어 가는 듯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박 뭐시기 선생이 천천히 이메일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면 어떻겠냐고 했단다. 먼저 소개시켜 달라고 할 땐 언제고 이메일은 뭐여... 싶었지만 수학에 젬병인 나는 왠지 그 쪽의 말이 합당하고 신중하게 들렸다. 

  그런데 줄곧 깜깜무소식이더니 며칠 전 날아온 메일. 사귀던 여자친구와 6개월 전에 헤어졌는데 막상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려 하니 자신이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자신의 아픈 마음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복잡한 심경을 간곡히 토로하고 있었다. 내가 왜 생전 알지도 못했던 남자의 이런 상투적이고 신파스런 넋두리를 읽어주셔야 하는 건지. 그럼 애초에 소개시켜 달란 말 따위를 하지 말던가. 누가 자기 하나 때문에 목매고 앉아 계신 줄 아나보다. 기분이 팍, 상하면서 또 한 번 얼굴에 화악 열이 올랐다.

  예전에 속 없고 맹했던, 지금도 곧잘 속리산 맑은물이란 소리를 듣긴 하지만, 아무튼 옛날의 나였다면 함께 가슴 아파하면서 정말 순수한 사람이구나... 감탄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순수하고 진실하니까 저런 거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래도 간단하게 거절하면 될 일을 가지고 저런 식의 구구절절함까지 내비칠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다. 기분이 몹시 상해서 친구에게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있었는데 진행 상황이 궁금했는지 말을 걸어온 친구, 이야기를 듣더니 황당해 한다. 그렇게 한참을 같이 황당해 하고 있었는데 문득 친구란 계집애가 하는 말. 근데 너가 좀 지랄맞으니까 남자는 저래도 좋지 않냐? 좋으면 너나 가져.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약하고 여려터진데. 우리가 너무 오래 떨어져 지내다 보니 네가 날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못을 박아준 다음 다시 기분이 상해서 대화를 맺었다.

  뷁, 이란 말이 순식간에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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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3-2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사람일세. 왜 소개팅을 시켜달래놓고 메일로 그런 넋두리를 늘어놓는대요. 흠...... 대화상대가 필요했나. -_-

깐따삐야 2007-03-2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점이나 보러갈까 진지하게 생각 중이에요. 제 주변에는 늘상 저런 인간들이 들끓는다는 게 문제랍니다. ㅡㅜ

레와 2007-03-2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잊어버려요! 쌍그리 뭉개버려 싹! 잊어버려요!

꽃피는 봄이 왔어요~
깐따삐야님의 봄날은 더더욱 눈부신 날이 될꺼예요!! 이히힛~

깐~따~삐~야~ ♬ ( - 깐따삐야님의 위한 주문 - )

비로그인 2007-03-22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
점보러 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거 같구요,
그냥 저처럼 까칠하게 구세요 그럼 되요~ 호호홋-
넘 맘쓰지 마시구요 :)

치니 2007-03-2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남자랑 소개팅 안하게 된걸 다행으로 아세용, 만났음 큰일날 뻔 했네요.
한마디로 X 밟을 뻔 하다가 피하신거여요 ~ ㅋㅋ

봄봄 2007-03-2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잊어버리세요! 저도 가끔 삼실서 정말 말이 통하지 않는, 정말 말도 섞기 싫은, 앞과 뒤가 콱콱 막힌 사람과 업무처리를 해야 할 때면 이렇게 생각해요. 에궁. 저사람이랑 같이 사는 사람은 어쩌겄나? 그래도 나는 저런 사람이랑 같이 안사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면서요. 세상이 넓잖아요. 힘내세요~

깐따삐야 2007-03-2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 싸그리 으깨서 죽을 만든 다음 개나 줘버리고 싶다니깐요. 고마워요... 레와님도 눈부신 봄날 되시길.^^

체셔고양2님, 까칠하게... 전 왜 새침하거나 까칠하지 못하고, 늘상 5분이면 다 나와, 일까요. 여자는 자고로 신비감이 있어야 하는데 신기함만 있으니 원~

치니님,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 넋두리를 생방송으로 안 듣는 게 어디에요!

봄봄님, 제 말이 그 말입니다. 그나저나 세상은 넓기도 한데, 왜 저는 늘 저런 인간들만 걸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치명적인 성격적 결함이 있는 것도 같고. 아프리카에 가서 난민을 도우면 보람이라도 있지 이건 아무것도 남는 게 없고 허구언날 자괴감만 는다니깐요.

비연 2007-03-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뷁...맞네요...;;;

Mephistopheles 2007-03-23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말입니다...다 나중에 진국을 만나기 위한 시행착오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는 걸요...^^ 혹시.....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1082052
이런 남자..?? 찾으시는 건가요..^^

깐따삐야 2007-03-23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그쵸? ㅋㅋ

메피스토님, 저는 눈이 높은 편이 아니랍니다. 눈이 낮다 못해 두더지가 땅굴 파는 것 같다, 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주변에 훈남 있음 소개해 주세여어~^^

비로그인 2007-03-23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분, `나쁜남자 증후군'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러기도 힘들 것 같아요.

깐따삐야 2007-03-2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de님, 실제로 보진 않았지만 굉장히 답답해서 숨이 콱, 막힐 것 같은 사람일 거에요. 친구 얘기로는, 평소엔 말도 없고 얌전한데 애들은 무쟈게 과격하게 때린다고 하더라구요. 낮에는 애들 패고, 오후에는 편지 쓰고, 밤에는 혼자 울고... 무서버라.

비로그인 2007-03-2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깐따삐야 님의 댓글을 보니 웬걸, 캐시 베이츠가 열연한 미저리가 생각납니다. 가까이 하지 마세요, 뿌리치신 것이 천만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