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가 결혼을 했다. 아이들의 축가가 흘러나오자 활짝 웃는 신부와는 달리 나와 동기 S의 눈엔 눈물이 고였다. 남의 결혼식마다 혼자 찔찔 울고 다닌다며 S와 나는 서로 옆구리를 찔러댔다. 보내는 마음은 조금 아쉬웠지만 K의 결혼 덕분에 그 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을 다시 만났다. 그새 결혼을 하고 자리를 잡은 선배와 동기들의 얼굴에선 편안한 안식 같은 것이 느껴져 부러움을 샀다. 사진 촬영을 할 때는 K가 부케를 받으라고 한 것을 두 번이나 거절했던 것이 왠지 미안했다. 부케를 선배 언니가 받았는데 언니도 짝이 없는 것 같았다. 아예 이렇게 된 거면 그냥 동기인 내가 받을 걸,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모처럼 미장원 가서 머리도 만지고 왔는데. 까짓 거 6개월 안으로 후다닥 가면 되지 뭐? -_-

 하객들로 북적대는 식장을 빠져나와 오랜만에 동기들끼리 회포를 풀었다. 오지랖 넓은 S의 제안으로 모임 하나가 그 자리에서 급! 결성되었다. 사심 없이 이런저런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열망을 모두가 느끼던 바였는데 마침 이렇게 모였으니 구체적으로 다음 모임부터 추진하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군소리 없는 만장일치로 S를 회장으로 추대하고 연락과 엑셀에 능한 J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총무로 뽑혔다. 이번에 신규발령이 난 두 동기들을 마지막으로 학부 때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이 이제 모두 드디어 같은 길을 가게 되었고 누구의 말처럼 다시 모인 이 자리가 괜히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친하게 지내던 K의 결혼으로 쓸쓸함에 사무쳐하던 S는 한꺼번에 모인 너희들 덕분에 힘이 팍팍 솟는다며 모임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원래 시험 때만 되면 여자 아이들 노트를 빌리러 다니던 J는 지금도 꼬박꼬박 가계부를 쓰고 있단다. J는 조만간 계좌번호 문자로 전송할 테니 월급날에 맞춰 늦지 않게 입금해달라고 특유의 꼼꼼함을 과시했다. 모습들은 조금씩 달라졌는데 하는 짓은 별다르지 않아서 나는 끊임없이 손뼉을 치며 쿡쿡거려야 했다.

 3월이 되면 친구들은 새로 발령을 받거나 본래 있던 학교로 돌아가고 나도 대학원으로 돌아간다. 1999년도의 우리는 채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애송이들이었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 꿈을 이루고 다시 한 자리에 모인 지금의 모습 역시 사회의 애송이들이긴 마찬가지였다. 무에 그리 시시콜콜 할 이야기도 많고 풀 이야기도 많은지.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리의 화제가 직장생활과 재테크와 결혼 등등으로 옮겨졌다는 것. J는 소개팅 했던 여자가 마음에 든다고 지갑 선물을 고르려는 데 어떤 게 좋겠냐며 우리 여자 동기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뷔페에서도 인삼만 우적우적 씹던 실리주의자인 또 다른 J는 재테크의 달인인 S에게 이것저것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대학원 시스템에 대한 질긴 호기심과 회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초임 발령을 받고 염려가 많은 E와 H는 어차피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 재기에 다름없을 신출내기인 우리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이야기에 이야기를 거듭해 보아도 결국 시간 지나면서 스스로 터득하라는 맥없는 결론만 났다. 아마도 다음 만남에 그들은 언뜻 어마어마한 것 같지만, 별로 새롭지도 않은 숱한 이야기들을 가져올 것이다.

 사회에 나와 만난 좋은 동료도 있지만 동기는 참 편한 것 같다. 갓 스무 살 대학에 던져지다시피 해서 서로 우왕좌왕하던 모습에 익숙한 사이라 그런지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그다지 부끄러울 것도, 위축될 것도 없고 마냥 즐거웠다. 서로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서도 나 아니면 누가 너한테 이런 쓴 소리 하겠냐고 큰 소리 쳐대는 것까지 예전과 똑같았다. 단과대 특성 상, 남자 동기들이 여자 동기들 사이에서 여전히 조금 짓눌려 있는 형상은 어쩌지 못하지만 어느덧 남자로 성장했다는 듯 갑빠에 힘주고 있는 모습이 눈물 나도록 귀여웠다. J는 부실한 갑빠를 내민 채 독사진을 찍겠다고 주장하여 또 한 차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역시 굴하지 않고 사진 한 방 반드시 남기고 마는 녀석은 정말 하나도 달라진 게 없더라는. 사람은 어떤 면에서 참 오지게 안 변하는 동물인 것 같다.

 K는 소란스런 학생 하객들에게 오늘도 버럭버럭 생활지도를 하며 우리 곁을 떠났다.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아이들을 향해 소리 지르는 K는 역시 멋졌다. 양복 안 입고 온 남자 동기를 사정없이 꾸짖던 새 신부 K. 칼있쑤마 작렬하는 매력적인 그녀를 데려간 그 분은 참 행복하여라. 비록 오늘도 눈물을 찔끔거리긴 했지만 한 자리에 모인 동기들과 새로 결성된 모임 덕분에 하루 종일 참 많이도 웃었다. 보냄과 만남이 함께 했던 분주한 오늘. 여전히 열심히 착하게 살고 있는 동기들 덕분에 새로운 기운을 많이 얻어온 하루였다. 그들의 앞날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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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1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미용실에서 머리도 만지고 갔을 깐따삐야님의 모습이 궁금해요 ^-^
나도 오늘 사람들 와르르르 만나서 정신없구 기분좋구 그래요 ㅎㅎ

깐따삐야 2008-02-18 11:16   좋아요 0 | URL
K한테 혼날까봐 특별히 신경 좀 쓰고 갔어요.^^ 웬디양님도 재밌는 일요일 보냈나 봐요!

비로그인 2008-02-1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딩 드레스 차림으로 생활지도라니, 무척 박력있는 신부였을 것 같아요. 저는 그 드레스가 너무 무거워 막상 식을 올릴 때에는 피곤해 피곤해 피곤해, 이 표정과 썩소를 오갔던 것으로 기억해요. 아주 잠시, 나름 진심으로 미소짓는 순간은 축가를 듣던 순간이었어요. 제가 정한 HEY JUDE가 축가였거든요. 신부 치고는 괴상한 취향이지요?
그나저나 특별히 신경쓰고 가신 깐따삐야 님 모습이 궁금합니다.^^

깐따삐야 2008-02-18 22:45   좋아요 0 | URL
신부께서 워낙에 이목구비가 큼직큼직한데다 목소리까지 우렁차 주신 덕분에 예식장 분위기 참 화끈했더랬어요. Jude님은 넘 가냘프셔서 오래 서 있기 힘드셨겠다. 우리 K는 이거이거 넘 완력 넘치는 신부라서. ㅋㅋ

오... Hey Jude라니 넘 예쁘고 의미심장한걸요. 정말 왜 결혼축가는 항상 유리상자나 성시경 풍이냐구요. 그런 의미에서 나도 하객들과 함께 DOC와 춤을? 부케로 맞을까봐 신경 좀 쓰고 갔는데 결혼식 사진에 어떻게 나왔을지 저도 궁금하답니다.^^

L.SHIN 2008-02-1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즐거웠을지 그 모습이 상상됩니다.^^
그리고 깐따님의 약간 쓸쓸한 듯한 한 면도. 하지만 제목처럼 인생은 그렇죠.

깐따삐야 2008-02-18 22:48   좋아요 0 | URL
하도 떠들어서 S는 결국 목이 잠겨서 집에 돌아갔어요. ㅋㅋ
조금 서운했지만 그래도 이제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으니 참 기쁜 일이죠. 님의 댓글에 또 다시 마음이 짠-해져용. -_-
 

 제가 심심할까봐 겁나먼 백문백답 질문지를 작성해 주신 살청님께 감사드립니다.^^


1. 깐따님에게 있어서 '종이'란 : 읽을거리와 쓸거리로 나를 위안하는 활자들의 놀이터?

2. 책은 왜 읽나 : 아주 어릴 적부터의 습관인 것 같아요. 때로 필요에 의해서도 읽고 단순히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도 하는데 왜? 라는 질문이 무색할 만큼 읽는다는 행위에 길들여져 있어요.

3. 야한 남자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나 : 애매한 질문인데요. 뭐든지 병적으로 지나친 것만 아니면 개개인의 성향에 대해선 관대한 편입니다.

4. 좋아하는 술과 까닭은 : 시원한 생맥주를 좋아하고 ‘천국’이나 ‘산사춘’ 같은 술도 맛있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기분 좋게 마실 땐 모든 술이 달콤하지요.

5. 왜 교사라는 직업을 택했나 : 가족들이 원했고 여러 가지 여건상으로도 그랬고 언젠가부터 교사 이외의 길은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결국 대학 진학을 앞두고 별로 고민도 없이 사범대를 택했고 앞만 보고 걸어왔더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저에게 최선의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제 개인적인 미련일 뿐. 아이들의 인생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6. 오렌지를 발음해 달라 : 아휴~ 제발 이런 것 좀 시키지 마세요. 그리고 한라봉이 더 맛있는데!

7. 까뮈는 왜 좋나 :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타이밍에 맞춰 나를 도왔고, 명징한 글쓰기를 하고, 작가들 중에 보기 드문 미남이에요.

8. 좋아하는 음악은 : 비틀즈의 Across the universe는 가끔씩, 하지만 꾸준히 듣는 노래에요.

9. 좋아하는 그림은 : 요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 좋아요. 제 이미지도 room by the sea라는 그의 작품입니다.

10. 간장게장은 왜 그리 좋아하나 : 어릴 때 많이 먹으며 자랐던 향수 어린 음식이고 무엇보다 맛있으니까요!

11. 먹어 본 음식 중 최악은 : 모교 근처 식당에서 사먹었던 미더덕만 우글거렸던 해물탕이 떠올라요. 오징어나 새우는 거의 안 보이고 미더덕만 바글바글~ ㅠㅠ

12. 갑자기 1억이 생긴다면 : 워낙에 에누리가 없는 인생인지라 되게 불안할 것 같은데요.

13. 어디가 주로 아픈가 : 신경 쓰는 일이 있어서 잠을 못 자면 머리가 종종 아프고, 많이 돌아다닌 날은 허리가 가끔 아파요. 그래서 타이레놀과 파스는 항상 상비해두죠.

14. 행복했던 순간은 : 이런저런 시험에 붙었을 때인 것 같아요. 우훔~ 써놓고도 지루하당.  

15. 맘이 어려웠던 기억은 : 휴학을 결정하고 방황하던 때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어요. 지금의 저라면 그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텐데 싶기도 해요.

16. 하늘의 별은 보고 사나 : 어제도 아이스크림 사러 가면서 하늘에 걸린 초승달을 보았지요. 그런데 별은 본 지 참 오래됐네요.

17. 제가 안 읽었을 것 같은 책 중 하나만 추천해 달라 : 웬만한 책은 다 읽으셨을 것 같아서 추천하기 힘든걸요. ‘안녕, 자두야’ 같은 향수 어린 만화책은 어떨까요? 설마 이것도 읽으셨낭?

18. 좋아하는 음료는 : 커피 종류는 웬만하면 다 좋아하는데 자판기 음료인 ‘칸타타’라는 캔 커피 좋아해요. 용기도 예쁘고 맛도 좋아요.

19. 비가 대못처럼 올 땐 무슨 생각하나 : 부침개를 해달라고 엄마를 보채야겠단 생각.

20. 술 먹으면 이상한 행동도 하나 : 술 먹으면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고 사람도 갈궈야 제맛이지요.

21. 라디오가 좋은가 TV가 좋은가 : 라디오가 좋아요. 특히 심야방송. 요즘도 잠들기 전에 라디오를 한 시간 정도씩 듣곤 하는데 좋은 노래가 아주 많이 나와요.

22. 놀이 공원에 가면 뭐하나 : 줄 서서 놀이기구 타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맥주랑 소시지도 먹고, 꽃이 있음 꽃구경도 하면서 마구마구 놀지요. 다른 사람들과 별다르지 않다는.

23. 코끼리나 소, 기린 등을 만져 본 적은 있는가 : 어릴 적에 집에서 소를 키웠기 때문에 소는 많이 만져봤어요. 뿔도 만져봤구요. 콧구멍을 큼큼거리고 두꺼운 혀를 낼름거리며 제 손을 먹으려고 했었는데 말이죠.

24. 가장 최근에 꾼 꿈은 : 유부남이 되신 마태우스님이 꿈에 나타났던 것.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시던데 정말 신기했어요. 바바리를 입고 계셔서 꿈속에서도 웃겨 죽는 줄 알았다는. ㅋㅋ

25. 왜 알라딘에서 글을 쓰나 : 싸이월드나 블로그 이전에 맨 처음 발을 들인 곳이었고 성격 상 한 곳에 눌러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아직도 여기에 있네요. 다른 분들이 가끔 알라딘만한 곳이 없다고 하실 땐 역시 계속 눌러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흐뭇하기도 해요.

26. 지금 떠오르는 소원 2개는 : 누군가한테 실망할 일이 없었으면. 나 자신에게도 그랬으면.

27. 화나면 어찌하나 : 예전엔 화가 나거나 언짢으면 겉으로 잘 드러났는데 요즘은 그렇게 화를 낼 일도 없는데다 화를 낸다는 게 어쩐지 우스워요.

28. 알라딘 분들이 좋은가 : 네!

29. 눈사람은 잘 만드나 : 눈만 풍성하게 내려주신다면 물까지 발라가며 단단하고 예쁘게 잘 만들어요.

30. 잘 만드는 음식은 : 카레와 김치찌개

31. 좋아하는 동요는 : 섬집 아기

32. 별로 궁금하지는 않지만 성격은 : 왜 궁금하지 않으실까요? 이미 간파하셨나. 하도 다면적이라서 딱 잘라 이러저러하다고 말씀드리기 힘들겠는데요. 아마 짐작하고 계신 게 맞을 거에요.

33. 자신에 대한 불만은 있나 : 집착이 심한 편이에요. 정리벽도 있고. 고쳐야 하는데 잘 안 고쳐져요.

34. 우리나라 국보 2호는 : 원각사지십층석탑 (이라고 네이버가 그러던데요)

35. 일기는 언제까지 썼나 : 요즘도 계속 쓰고 있어요. 알라딘에 쓰는 페이퍼들이 일기일 수도 있고 공개하지 않은 채로 따로 한글파일이나 메모장에 쓰기도 하고 그래요.

36. 별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과 이유는 : 처틸다. 새내기 때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인데 사탄의 인형 ‘처키’와 레옹의 ‘마틸다’의 합성어라는. 내/외면적으로 저를 잘 표현해주는 별명 같아요.

37. 욕을 잘 하는가 : 혼자 쌍시옷을 날릴 때는 간혹 있는데 공개 석상에선 자연스럽게 자제가 되지요.

38. 좌우명도 있나 : 꽉 조여 살 때는 좌우명도 참 여러 개였고 자주도 바뀌었는데 지금은 그냥 상하좌우 없이 막 사는 것 같아요. -_-

39. 커피는 어떤 스타일로 :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를 마시고 집에서는 맥심 모카골드를 주로 마시죠.

40. 독특한 독서 습관은 있나 : 소설을 읽을 때 ‘작가의 말’부터 찾아 읽곤 해요.

41. 가창력은 좋은가 : 노래를 썩 잘 부른다기보다는 흥이 좋은 편이라서 부르는 자리 있음 빼지 않고 잘 불러요.

42. 그럼 춤 솜씨는 : 솜씨랄 것까지야. 요것도 흥이 좋아서 막춤이나마 추는 자리 있음 빼지 않고 잘 춰요.

43. 다룰 줄 아는 악기는 : 초등학교 기악합주용 악기는 거의 다룰 줄 아는데. 트라이앵글, 탬버린, 리코더 등등...^^

44. 멋진 사람이란 : 인내심이 강한 사람.

45. 강아지와 뽀뽀해 본 적 있나 : 당근 있죠. 근데 무지 오래 전이군요.

46. 소름끼치는 생물은 : 뱀은 정말 싫어요.

47. 바다가 좋은가 하늘이 좋은가 : 둘 다 좋은데 하늘은 항상 볼 수 있으니 바다보다 더 좋아요.

48. 외우는 詩 중 하나만 소개해 달라 : 이형기의 '낙화', 윤동주의 ‘서시’ 밖에 안 떠오르네. 스파르타식 암기 위주 문학수업의 여파를 여실히 느끼는 대목입니당.

49. 정치인과 결혼할 생각도 있나 : 그냥 아는 사람 정도라면 모를까. 그럴 생각 없고 정치색이 강한 사람도 별루에요.

50. 잠 잘 때 버릇이 있나 : 침을 흘리고 자서 베개를 자주 빨아야 해요. -_-; 

 

 
51. 호기심이 많은가 : 굉장히 많은데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거의 안 한다는.

52. 마술을 할 줄 아는가 : 아뇨. 그치만 사소한 거라도 누가 보여주면 박수 치고 호응은 잘해요.

53. 사랑이란 : 내 모든 감정의 결정체?!

54. 삶이란 : 내 모든 선택의 결정체?!

55. 좋아하는 연예인과 이유는 : 무한도전 멤버들이 좋아요. 단지 쇼라고 해도 뭐든 안 가리고 열심히 해서 보기 좋아요.

56.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엄마가 좋은가 아빠가 좋은가 : 요따구 질문을 하시다니요. 너무햇!

57. 다시 태어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가 : 배우를 해보고 싶어요. 다양한 감정과 인생을 표현하며 살고 싶어요.

58. 핸드폰 컬러링은 : 한 번도 컬러링을 해본 적이 없다는.

59. 컴퓨터 바탕 화면은 : 꽃병이 있는 테이블.

60. 왜 <색.계>는 안 보나 : 굳이 안 보려고 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안 봤네요. 꼭 봐야 하는 건가요?

61. 귀걸이한 남자에 대한 느낌은 : 아무 느낌 없는데. 사실 전에는 악세서리 하는 남자 별로였는데 편견을 깨뜨려 준 사람이 있었어요. 잘생긴데다 보드를 즐기던 남자였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순수하고 똑똑하더라구요. 그래도 너무 많은 피어싱은 보시기에 안 좋다는.

62. 발 사이즈와 이에 대한 생각은 : 235mm, 대한민국 평균 사이즈라는 생각.

63. 여행한 곳 중 한 곳만 추천해 달라 : 일본의 교토를 추천합니다. 격조가 있는 도시랄까요. 깨끗하고 조용해서 노후를 이런 곳에서 보내고 싶단 생각을 했었어요.

64.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나 : 믿을만한 사람은 있죠.

65. 딸기가 좋은가 키위가 좋은가 : 둘 다 참 예쁜 과일인데 딸기가 더 좋아요. 키위는 미끌거려 깎기가 힘들어서요. 딸기는 씻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하지만 주스 가게에 가면 키위주스를 마신다는.

66. 리뷰는 왜 쓰나 : 리뷰를 쓰고 싶은 책이 있거든요. 읽고 난 느낌을 조곤조곤 담아두고 싶은 책들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써져요. 사실 일관성은 없어요. 너무 좋은데 리뷰를 쓰지 않고 지나친 책도 있고 별로였지만 쓰게 된 경우도 있었고... 그때 그때 상황 따라 기분 따라 달라진다는.

67. 알라딘 분들의 글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 : 일단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알라디너들은 책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그런가. 대부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 맑고 정직하신 분들이란 느낌이에요.

68. 존경하는 사람은 : 엄마. 생명력이 강한 사람이자 현명한 여성이죠.

69. 수집하는 물건은 있나, 있어도 없어도 그 이유는 : 제 스스로 집착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하면 무엇이든 모으거나 하지를 않아요.

70. 짬뽕이 좋은가 자장면이 좋은가 : 비 오는 날엔 짬뽕이 좋고 토요일 오후엔 자장면이 좋아요. 비 오는 토요일 오후엔 그래서 고민에 빠지죠.

71. 좋아하는 단어 4개는 : 밥, 추억, 사랑, 성실

72. 싫어하는 단어 2개는 : 거짓, 변덕

73. 담배 피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나 : 이해해요. 가끔 피우고 싶단 생각도 하니까요.

74. 꽃을 받으면 곱게 말리나 병에 꽂아두나 : 꽃을 받아본 기억이 많지 않은데... 대개는 병에 꽂아 두었다가 시들면 버려요.

75. 방학 땐 주로 뭐하나 : 연수를 들을 때도 있었고 여행을 가기도 했는데 이번 방학은 거의 집에서 보냈군요.

76. 이 질문은 너무 늦었다. 깐따삐야의 뜻과 닉네임으로 정한 이유는 : 김수정 작가에게 뭔가 심오한 뜻이 숨어 있는 거냐고 물어 보고 싶었는데 아직 전화를 못 했네요. 깐따삐야~! 라고 외치는 순간 도우너처럼 외계 행성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발랄한 기분이 들어서 충동적으루다가 지은 별명이에요.

77. 쉽게 상처 받나 : 매우 그래요. 자존감이 낮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_-

78. 쉽게 그 상처가 아무나 : 생각해보니 치명적인 상처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기도? 그러니 이렇게 희희낙락하지요.

79. 최근 읽고 싶은 책이 있나 : 방금 해롤드 블룸의 ‘세계문학의 천재들’이 도착했는데 어마어마한 두께에 식겁하는 중입니다.

80. 좋다가 싫어져 버린 작가는 : ‘고르비 전당포’를 읽고 장정일에 대해 재고 中

81. 팝송도 부르나 : 굿모닝 팝스를 듣기 때문에 거의 매일 부르죠. 발음이고 박자고 내멋대로 흘러가는~

82. 일부러 비 맞고 걷기도 하나 : 이젠 더 이상 안 그러고, 못 그럽니다.

83. 대~한민국 : 짝짝짝~ 짝짝?

84. 정직한 편인가 : 거짓말도 보인다죠. 그래도 과거에 비해선 저도 나름 교활해졌어요.

85. 사람이 멋져 보일 때는 : 잘 참을 때 (아까도 이 비슷한 질문이 있었는데?)

86. 깐따님 서재엔 왜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생각하는가 : 요즘 들어서 많은 분들이 오시는데 ‘야양청스’ 멤버들과 꾸준히 댓글을 달아주시는 알라디너들 덕분이에요.

87. 거울을 자주 보는가 : 자고 일어나서 부어터진 얼굴은 안 보려고 애쓰고 샤워 이후엔 오래도록 들여다봐요. 이기적인 거울놀이. 크큭~

88. 아침에 일어나는 제일 먼저 하는 것은 : 엄마~하고 불러요. (덜 컸어. 덜 컸어!)

89. 잠자기 바로 직전엔 뭐하나 : 양치질을 하고 라디오를 켭니다.

90. 나이에 맞지 않게(?) 가끔 전원일기 같은 분위기가 보인다. 맞나 :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 때문에 주로 터울이 많이 지는 오빠들이랑 놀고 아줌마들 수다를 간식 삼아 자라서 그런가. 상태가 많이 언발란스하고도 뒤죽박죽이죠.  

91. 가장 소중하게 기억되는 선물은 : 한 학생이 보름에 걸쳐 그린 볼펜화를 코팅해서 선물로 준 적이 있어요. 잘 그리기도 했지만 그 정성이 고마워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요. 냉장고에 붙여놨답니다.

92. 다른 사람의 눈을 빤히 볼 수 있나 : 이야기할 때 사람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는 편이에요.

93. 신체 부위 중 가장 약한 부분은 : 요즘은 입술이에요. 건조한 날씨 때문에 자주 터서 레몬향 립밤을 끼고 살아요.

94. 아직도 주사 맞는 게 겁나나 : 뾰족한 것들이 싫어요. 바늘, 못, 주사... 빨대 끝도.

95. 손은 따스한가 : 전혀. 따듯한 실내에 있을 때조차 그다지 따스하지 않아요. 밖에 나가면 금방 차가워지는데 장갑 끼는 게 답답해서 거의 맨 손으로 다닌다는.

96. 언제 한숨이 나오나 : 할 일은 많은데 하기 싫을 때.

97. 언제 씽긋 웃나 : 할 말이 없어 멋쩍을 때.

98. 영화 보면서 울기도 하나 : 자주는 아니지만 영화관이든, 내 방이든, 장소를 안 가리고 눈물이 나면 그냥 울어버려요.

99. 살청에 대한 생각/느낌... 정직히 말해도 된다 : 좋은 사람 같은데 가끔 좀비 같단 느낌이 들어서 꼭 한번 두 눈으로 생생한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은 분.

10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 질문지 만들기도 힘드셨겠지만 답하기도 쉽지는 않네요. 이 은혜와 원수를 동시에 어떻게 갚을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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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1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나 다 읽었어요- 말을 걸고 싶은 답변들이 있는데 걸다보면 끝도 없을 것 같고 ㅋㅋ 나도 안녕 자두야! 디게 좋아해요 ㅋㅋ

깐따삐야 2008-02-14 10:37   좋아요 0 | URL
오홍~ 웬디양님도 '안녕 자두야'를 아는군요! S양이랑 되게 재밌게 읽었던 만화에요. 겹치는 추억들이 많아서 공감 많이 하면서 보았죠.^^

hnine 2008-02-1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 읽었습니다 ^^

깐따삐야 2008-02-14 10:37   좋아요 0 | URL
무지 길죠? 수고하셨습니당.^^

Mephistopheles 2008-02-1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의 문답 데미지가 아직 빠져나가지 않아 이건 패스해야겠으요..

깐따삐야 2008-02-14 10:38   좋아요 0 | URL
메피님 속도라면 이 정도 백문백답도 30분 정도면 휘리릭~ 써나가실 것 같은데요.

Mephistopheles 2008-02-14 13:21   좋아요 0 | URL
중복되는게 많아여.

비로그인 2008-02-14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사람 같은데 좀비같다니, 이 대목에서 저도 넘어갔습니다. 후훗

깐따삐야 2008-02-14 10:42   좋아요 0 | URL
Jude님 넘흐 공감하셔서 넘어가신 거 맞죠? ^^

다락방 2008-02-14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근하고 제일 처음 알라딘에서 읽은 글이 이 글이예요.
눈아파요. ㅎㅎ

깐따삐야 2008-02-14 10:43   좋아요 0 | URL
아휴~ 제가 다시 읽어봐도 눈이 막 지끈지끈 하네요. 아침부터 수고하셨어요.^^

미미달 2008-02-1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분들이 좋은가 라는 질문은... -_- 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2-18 01:06   좋아요 0 | URL
'살청표' 질문입니다. ㅋㅋㅋㅋ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봤다. 교훈적인, 너무나 교훈적인 영화. 황정민은 슈퍼맨을 닮았고 노메이크업의 전지현은 역시나 예뻤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려다 보니 황정민의 연기력이 아까울 지경이었고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이긴 해도 엽기적인 피디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종종 웃음이 터지는 장면들이 있었고 감독이 전하려는 선한 의도까지는 잘 알겠는데 전달 방식이 문제였다.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의도와 방식이 모두 ‘착한’ 한국영화를 만나고 싶었다.


#
 아이스크림을 사러 슈퍼에 갔었다. 이것저것 골라서 계산대 위에 올려놓자 어떤 아저씨가 함께 온 아줌마에게 “아이스크림 사줄까?” 했다. 아줌마는 “아휴~ 날도 추운데.”하면서 거절했다. 그들이 가고 나자 오토바이 안전모를 쓴 아저씨가 계산대 위에 소주를 세 병 올려놓았다. 치킨 봉지도 들고 있었다. 아저씨는 내가 올려놓은 아이스크림들을 보며 “아이스크림 보니까 더 추운 것 같네.”라고 얘기했는데 나는 줄곧 소주병들을 흘끔거렸다. “소주하고 치킨 보니까 먹고 싶네.”라고 말할 뻔 했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지만 다음으로 미뤘다. 오늘처럼 몹시 추운 날, 춥다고 연신 말하면서도 아이스크림을 베어 무는 건 나의 오래된 악취미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 오늘은 소주가 당겨요. 치킨도 좋지만 꼬치어묵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어요. -_-a

 

 


#
 모르는 번호가 떠서 누군가 했더니 대학 동기 J였다. H로부터 바뀐 내 연락처를 알아낸 모양이었다. J의 귀한 피를 제물삼아 놀이공원에 갔던 적이 있는 바, 옛 생각이 나서 쿡쿡거렸다. 전보다 많이 유들유들해진 것 같았다. 농담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우리를 웃겨주던 녀석이었는데 그간의 사회생활이 성격에 기름칠이라도 한 건지 예전과 느낌이 달랐다. 세월이 흐를수록 남자 친구들은 점점 느끼해지고 여자 친구들은 점점 까칠해진다. 결혼을 한 친구들은 성별과 무관하게 느긋해진다. 나는? 조금 멍청해진 것 같다. 예전엔 뭐든지 선명하고 뚜렷한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모이면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그냥 다들 목소리 높이지 않고 오순도순 얘기 했으면 좋겠다는 노인네 같은 생각만 한다. 16년 학교 교육보다 4년 남짓의 사회생활이 우리를 더 크게 변화시켰다는 실감. 조만간 J를 만나게 될 텐데 온몸에서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긍~ 더욱 소주가 그립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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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주생각
    from perfect stranger 2008-02-13 01:57 
    소주생각 이슬 이슬 참이슬 목에서 놀고 처음 처음 첨처럼 입에서 놀제 우리 깐따 잔들고 서울 오시면 참이슬을 한병따서 따라준다나 치킨 치킨 닭튀김 바삭해야 제맛 골뱅 골뱅 골뱅이는 매콤해야 제맛 서울 오신 깐따는 소식도 없고 소주병만 우수수 뒹굴읍니다. 어쩌면 어쪄면 동요에 대한 모독!
 
 
웽스북스 2008-02-1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그래두 전지현은 점점 못생겨지지 않나요? 첨에 이병헌이랑 드라마 나왔을 때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는데
2. 아시나요 먹고 싶다 흐흐
3. 나도 점점 바보가 되고 있어요

깐따삐야 2008-02-12 23:40   좋아요 0 | URL
1. 여전히 훤칠한 미녀이긴 한데 이 영화에선 일부러 꾀죄죄하고 털털해 보이려고 나름 노력하더라구요. 이젠 전지현도 나이 들어가니 상큼발랄 여대생은 아니~죠.
2. 웬디양님은 아시나요 좋아하는군요! 그것도 맛있는데. 난 참 다 맛있구나. ㅋㅋ
3. 우리는 점점 바보가 되어가나 보아요. ㅠㅠ

다락방 2008-02-12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가 마시고 싶은 또 한사람이 이 밤에 여기있군요. 흙. 저는 빨간 버섯 샤브샤브와 소주 한잔 들이켜고 싶다는.(앗, 입에 침나왔어요.)

저 역시 나이들수록 아이큐가 현저히 떨어지는 느낌이예요. 가끔은 나는 정말 멍청하지 않은가, 생각도 해요.

잘자요, 깐따삐야님!

깐따삐야 2008-02-12 23:5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소주 마실 줄 아시네. 이쯤에서 버섯 샤브샤브를 떠올려 주시는 쎈쓰! 멋지십니다.

감각이 자꾸 느려져서 웃어야 할 타이밍도 가끔 놓치고 말이죠. 이제는 사람들을 보고 웃는 일보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는 일이 더 많아진다는. -_-

다락방님도 편히 주무시길요!

웽스북스 2008-02-13 00:19   좋아요 0 | URL
흐흐 깐따삐야님 댓글 보니까 그저께 봤던 올드미스다이어리 생각나요

최미자는 하느님의 코미디채널~~~~~ ㅋㅋㅋㅋ
우리는 코미디 채널인가봐요.

버섯 샤브샤브와 소주를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 나는 소주 마실 줄 모르나봐요 으흑

깐따삐야 2008-02-13 00:25   좋아요 0 | URL
코미디 채널. 아~ 웃겨. ㅋㅋ (거울 보며 웃기댄다. -_-)

샤브샤브에 산사춘 어때욤? 나는 상상만으로도 완전 흐뭇해져요. 오늘 진짜 술이 다 고프고 웬일이래.

L.SHIN 2008-02-1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지, 짖궂게도 나는 오늘 이 글의 느낌이 왜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깐따님은 유쾌한 기분만으로 쓰신 것은 아닐텐데 말이죠.(웃음)
저는 고슴도치마냥 왕 까칠한 녀석이었는데 07년이라는 시간이 나를 조금 부드럽게 만든
기간이었습니다. 이제 조금 철 들어가고 있는 기분..(긁적)

겨울의 아이스크림이라..
19살 때, 추운 날 길거리를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이 당사자보다
더 추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깐따삐야 2008-02-13 00:37   좋아요 0 | URL
요즘 기분이 조금 애매해서요.^^; 저도 한때는 서슬이 퍼랬었는데 이제는 희끄무레하니 바랬어요. 우리가 아마 철들어 가고 있는 거겠죠?

저는 여름엔 그냥 생수가 좋구요. 겨울엔 아이스크림이 좋아져요. 19살의 한 장면... 저까지 막 상상이 되요.^^

Mephistopheles 2008-02-1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한계와 어쩌면 한국 영화의 단편적이 한계를 한꺼번에 만나셨군요.^^
# 이런 날씨에는 오뎅에다가 뜨끈한 정종이 쵝오!
# 느끼하다는 표현에 저는 불을 댕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잘..타겠죠?

웽스북스 2008-02-13 00:41   좋아요 0 | URL
크크 실은 나 속으로 계속 정종 생각하고 있었어요
정종 사주세요 네네네?
저 진짜루 쪼끔밖에 못마셔요 네네네? (비굴비굴)

깐따삐야 2008-02-13 00:44   좋아요 0 | URL
# 전지현과 김태희는 정말 미모가 아깝습니다. 그 미모 나를 줬어봐. 당당히 전도연을 제치고 제가 1인자가 되는 건데 말이죠. -_-v
# 캬아~ 그러니깐 좀 사줘보세염!
# 그래서 만나면 불꽃 튀길 정도로 재밌는 거로군요. 마른 장작처럼 까슬거리는 여자 동기들이랑 한껏 유들유들해진 남자 동기들이랑 말예요.

Mephistopheles 2008-02-13 00:5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 정종은 철이 지나가고 있어요..이번 추위를 끝으로 이젠 오뎅빠도 슬슬 문을 닫겠죠..대신 삼성동쪽에 돼지고기 샤부샤부나 먹으러 가죠..언젠가 말입니다.호호호
깐따삐야님 // 그니까...제 생각엔..깐따삐야님이 전지현이나 김태희 외모라면..넘 부담스러울꺼 같은디요. 전 그냥 지금의 깐따삐야님이 좋아요. 그런데 느끼와 까칠이 만나면..저리도 버닝모드가 될수도 있겠구나 생각되는군요.


깐따삐야 2008-02-13 01:07   좋아요 0 | URL
먹으러 갈 땐 저를 빼놓으심 절대 아니 되옵니다욧!

요즘 앞머리 잘못 잘라서 영구 같은데 그래도 저를 좋아해 주실거죠? ㅋㅋ 쓰잘데기 없는 버닝이라죠. 쓰잘데기가 있는 버닝 찾아 삼만리 말고 세 걸음 정도면 좋겠다. 아... 귀차니즘이여.

Mephistopheles 2008-02-13 01:23   좋아요 0 | URL
뜨끈한 정종 한잔씩을 마실 주량이리시라면야..^^ 정종냄새가 싫으시다면 복어 지느러미 태운걸 살짝 띄워 구수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연마하세요 정종 한컵(컵은 잔이라죠.호호) 그리고 영구요??? 뭐 땜통만 없으시다면야...

순오기 2008-02-13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화를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갈등하다가 댓글 보느라 잊어버렸어요. ^^

깐따삐야 2008-02-13 11:01   좋아요 0 | URL
굳이 안 보셔도 될 것 같아요. 황정민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다가 지쳐 쓰러져 생을 마감하는 영화에요. 썬텐으로 가슴에 새긴 S자는 썩 인상적이었어요. -_-

치니 2008-02-1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지현이 이번에는 배우로써 한 건 해내기를 내심 바래주었었는데... 이러다 그냥 늙어버리겠다 싶어 아쉽네요.

깐따삐야 2008-02-13 11:08   좋아요 0 | URL
김태희도, 전지현도, 감정을 표현하는 대사와 표정이 너무 단선적이라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없어요.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CF만 찍지 말고 좋은 영화도 많이 보고, 다른 배우들 연기도 살펴보고, 좋은 시나리오도 많이 읽어보고... 고작 쌩얼로 출연했다는 게 화제가 되기나 하고 말이죠. -_-

이게다예요 2008-02-13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치니님 말에 동감. 천하의 황정민도 전지현은 어쩔 수 없나봐요. ㅋ
한 겨울에 혼자 걸어가며 먹는 아이스크림맛이 얼마나 좋은데... ^^

깐따삐야 2008-02-13 23:04   좋아요 0 | URL
황정민 혼자 원맨쇼 하다가 황정민이 죽자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_-
그쵸그쵸! 이게다예요님은 뭔가를 좀 아시네요. 흐흐.^^

레와 2008-02-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 또 한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 맛을 아시는 분이 계시네요!!

언제 같이 흰눈 오는날 호두마루 데이트라도..^^

깐따삐야 2008-02-13 23:05   좋아요 0 | URL
호두마루 데이트... 너무 귀여운데요. 호두마루 베어 물고 윙크하는 사진 찍어주세요. ㅋㅋㅋㅋ

미미달 2008-02-1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퍼맨... 식상하지 않나요.
간지러울 정도로 착한 영화는 보기 부담스러워요. ㅋㅋ

깐따삐야 2008-02-18 01:07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이 보지 말라고 그럴 때 보지 말 걸 그랬나봐요. ㅋㅋ
 

  산성 근처에 놀러갔다가 알록달록 북적대는 사람들을 보았고 저수지와 논을 얼린 토종아이스링크를 발견! 이게 웬 기회냐 싶어 당장 썰매를 빌려 빙판으로 나갔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복장이 문제였다. 긴 코트에 리본까지 달린 구두를 신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썰매 위에 양반 다리를 하고 철푸덕~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상쾌도 하더라. S양 또래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종종 조그만 썰매 위에 육중한 몸을 구겨 실은 4, 50대 아저씨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만 끌어주기 심심했는지 어느새 엄마, 아빠들까지 썰매를 빌려 빙판 위를 씽씽 돌고 있었다.

 나 어릴 적 겨울엔 눈도 많이 오고 고드름도 많이 열리고 무척 추웠던 것 같다. 덕분에 저수지와 논으로 썰매도 많이 타러 다녔고 비탈진 언덕에서 지푸라기 넣은 비료 포대도 많이 탔다. 솜씨가 좋은 동네 오빠들은 대나무를 깎아 스키도 탔다. 정신없이 놀다가 집에 돌아오면 양말 속까지 젖어 동상에 걸리는 일도 있었지만 겨울이 다 가도록 털모자를 쓰고 털장화를 신고 볼이 빨갛게 언 채로 빙판 위를 달리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한창 놀다가는 삭정이를 모아 불을 피워 고구마도 구워먹고 가래떡도 구워먹곤 했다. 볼은 시뻘겋게 얼고 입 주위는 새카매서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의 지청구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오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동네 오빠들과 어울려 열심히 썰매를 탔다. 가끔 순해터진 우리 오빠를 괴롭히는 동네 오빠들을 할퀴고 꼬집고 욕설을 퍼부어 주기도 하면서. 오빠는 다섯 살이나 어린 나를 귀찮아했지만 누가 뭐래도 나는 나름 오빠의 보디가드였다.

 계획에 없던 일이라 비록 오래 타진 못했지만 빙판을 빙빙 돌며 오랜만에 추억에 젖었다. 옛날에 비하면 썰매는 고급스러운 편이었다. 나 어릴 때는 칼날 대신 철사를 대기도 했고 오빠가 손재주가 없는 바람에 내 썰매 손잡이는 항상 짝짝이였다. 그 때는 지금보다 조그맣고 날렵해서 썰매 위에 서서 타기도 하고 무릎을 꿇은 채로 타기도 했는데 이제는 양반 다리를 하고도 힘에 부쳤다. 그래도 못이 박힌 손잡이로 속도를 조절해가며 빙판 위를 제대로 회전하는 아가씨는 나 밖에 안 보였다. 별로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받는 일이 왜 그리도 뿌듯하던지. 내 안에 유치원 있다? 이런 시골 얼음판에서는 썰매를 타본 적이 없는 S양을 데려오지 않은 것이 내내 아쉬웠다.

 언 몸을 녹여주는 것이 모닥불 속 군고구마가 아니라 미지근한 캔커피여서 조금 아쉬웠지만 모처럼 옛날 생각을 하며 즐거웠다. 썰매 타다가 울 일이라도 생기면 볼이 되게 쓰리고 아팠는데 그때는 무슨 일 때문인지 하여간 참 자주 울었던 것 같다. 대개는 오빠를 대신해서 동네 오빠들이랑 싸우다가 제 성질을 못 이겨 울어 재끼던 기억들인데 빙판 위의 알록달록 아이들을 보니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자연히 떠올랐다. 나의 막무가내 변덕 때문에 썰매를 둘러맨 채 아무 말도 안 하고 묵묵히 앞서 걸어가던 오빠의 모습도. 썰매 타고 노는 사람들의 눈빛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똑같았다. 모처럼 맞닥뜨린 그 천편일률적인 설렘과 흥분은 참 보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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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1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는 그러고보니 썰매를 한번도 못타봤어요 ㅜㅜ 대나무스키라니, 스키도 못타는 나로서는 휘둥글이에요 흐흐

깐따삐야 2008-02-11 21:36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을 델고와서 같이 놀았으면 진짜 재밌었을텐데! 썰매에 끈도 달려서 내가 줄 잡고 앞에서 달리면 아주 신난다고 했을텐데.^^
대나무 스키는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서 철사를 박아 만든 스키에요. 운동신경과 균형감각이 발달한 날렵한 오빠들만 탈 수 있었던. 아, 그때로 돌아가서 놀고파요.

웽스북스 2008-02-11 21:39   좋아요 0 | URL
그러기엔 제가 좀 무게가 ...ㅋㅋ

깐따삐야 2008-02-11 22:36   좋아요 0 | URL
빙판이라서 괜찮고 내가 힘이 좋아서 괜찮고 나의 웬디양님은 결코 무겁지 않으니 괜찮아요. 흐흐.^^

BRINY 2008-02-11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에는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하고 눈 치우고~~ 여러번 할만큼 펑펑 함박눈이 많이 내렸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에, 교통대란 같은 거 모르고 그저 즐겁기만 했었네요.

깐따삐야 2008-02-11 22:37   좋아요 0 | URL
그땐 그랬지~요. 고드름을 따먹어도 배도 안 아팠어요.^^

L.SHIN 2008-02-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미쳐....ㅡ.,ㅡ...
개 산책시키고 와서 씻어야지~ 라고 말한게 3,40분 전인데 말이죠.
아직도 서재놀이하고 있습니다. 이걸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ㅋㅋㅋ

깐따삐야 2008-02-11 22:39   좋아요 0 | URL
오늘처럼 서로서로 반가운 날은 서재놀이에 풍~덩 하셔도 되는 거여요. 저 또한 서재놀이 때문에 한 가지 계획을 미뤘습니다. 우리가 이렇죠 머. ㅋㅋㅋ

웽스북스 2008-02-11 23:52   좋아요 0 | URL
흐흐 나도 서재놀이 때문에 한가지 계획을 취소시켰어요 ㅋㅋㅋㅋ
실은 오늘 일찍 들어온 이유가 있었는데, 둘러보다가 에라이, 서재놀이나 하자, 하고 들어와버렸어요 ㅋㅋ

L.SHIN 2008-02-12 10:0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아~ 이 행복한 동질감이라니. ㅡ_ㅡ (훗)

Mephistopheles 2008-02-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츄리틱해요~~ (배경음악은 전원일기 메인테마)

깐따삐야 2008-02-11 22:40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정말 공감각적 심상에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전원일기 메인테마를 떠올리시다니요. 완전 딱이야! ^^

Mephistopheles 2008-02-11 23:47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이 복길이 하세요 그럼...ㅋㅋ (음...너무 이쁜 캐릭터를...)

웽스북스 2008-02-11 23:52   좋아요 0 | URL
그럼 난 복넓이~

Mephistopheles 2008-02-12 00:04   좋아요 0 | URL
아아..갑작스럽게 깐따삐야님이 내달렸던 빙판에는 찬바람이 씽~씽~ 불었을 것 같은 느낌이 무럭무럭...

웽스북스 2008-02-12 00:18   좋아요 0 | URL
찬바람이 싸늘하게 불면~
따끈하던 삼립호빵이 몹시도 그리웁죠~ (에헤라디여)

깐따삐야 2008-02-12 10:52   좋아요 0 | URL
잠결에 어째 귀가 간질거린다 했더니 이분들 여기서 전원일기 놀이하고 계셨네!

순오기 2008-02-12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억의 썰매놀이! 우리 동네 얘기잖아~~~ ^^
얼음이 깨져 '풍덩' 하는 바람에 모닥불 피워 양말 말리던 풍경도... 그~~립~~다!!

깐따삐야 2008-02-12 10:5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어린 시절엔 정말 썰매 많이 타셨을 것 같아요. 군데군데 얼음이 얇게 언 곳이 있어서 저도 빠져본 적 있는데. 불 피워서 발 녹이고 양말도 말리고. ㅋㅋ 딱딱한 빙판 위에서 뒤로 넘어져서는 막 울어 재끼던 기억도 나요. 쿠쿠!

프레이야 2008-02-12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종아이스링크~ ㅎㅎ
울아부지는 어릴 적 예성강이 꽁꽁 얼면 거기서 스켓 타고 놀았다죠.^^
그말은 들은 게 몇 해전 부산의 어느 실내 아이스링크에서였어요.
아름다운 예성강에서 씽씽~~ 상상만으로도 어찌 신나던지요.
그나저나 그 복장으로 썰매위에 양반다리 하고 앉아 신나하는 삐야님 얼굴
생각하니까 마구 즐거워지려고 해요~

깐따삐야 2008-02-12 11:04   좋아요 0 | URL
아... 눈앞에 막 그려져요. 반짝이는 햇살을 받고 있는 눈부신 예성 아이스링크? ^^
정말 안 그럴려고 했는데 안 그럴 수가 없었어요. 너무 재밌어서요! ㅋㅋ

세실 2008-02-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두 아이들과 눈썰매장 갔다가 열심히 탔습니다.
요즘 토종썰매 탈 일이 많았네요. 썰매만 봐도 참 반갑죠.
집 앞 천에 인공으로 만들어놓은 썰매장은 한번도 언 적이 없어서 돈만 낭비하게 되었어요.
그저 논바닥이 최고~~~

깐따삐야 2008-02-12 11:06   좋아요 0 | URL
세실님은 저랑 같은 도시에 사시는 거 맞지요? 산성 부근 저수지를 꽝꽝 얼려놨더라구요. 그 위에 논바닥도 얼려놓았구요. 아! 저도 눈썰매장 가서 비료 포대 타고 싶어요. ㅋㅋ

무스탕 2008-02-1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랑이 옛 생각하며 애들에게 만들어준 썰매를 보니 정말 가관이더라구요 ^^;
그래도 자기는 좋다고 하는데 애들은 본체만체.. 지금은 버리진 않았어도 어디 구석에 쳐박혀 있지요..
올해엔 저도 눈썰매도 한 번 안탔어요. 즐거운 시간 보내신것이 부럽사와요 :)

깐따삐야 2008-02-12 11:11   좋아요 0 | URL
아휴~ 무스탕님 신랑님 살짝 상처 받으신 건 아닌지 몰겠네요. 요즘 아이들은 눈썰매장이나 스키장에 길들어 있어서 말이죠. 그래도 막상 저런 논바닥 아이스링크에 데려가면 아주 신이 나서 탈지도 몰라요.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경주도 하면서 다들 즐거워 보이더라구요.
저도 예정에 없이 우연히 타게 된 거라서 실컷 놀고 오지 못해 좀 아쉬워요.^^

까칠 2008-02-12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는 옛 아라가야의 왕릉에서 눈썰매를 많이 탔었는데.
비료포대 하나만 있으면 끝~
그라고 가을볕에 잔디가 말라서 반질반질해지면 눈밭에서 타는 것보다 더 속도감이 있었지.


깐따삐야 2008-02-12 23:23   좋아요 0 | URL
누가 왕릉에서 비료 포대 타라고 했니. 응?!
이거이거 포대 타기의 지존이구만. 잔디밭 썰매장을 알고 있다니! ㅋㅋ
 

  엄마는 명절에 고향의 큰댁에 다녀오시더라도 항상 식구들 음식을 따로 장만하시곤 한다. 이번엔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면서 나한테도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하셨다는데 내가 쿨쿨 낮잠을 자버리는 바람에 그냥 엄마 혼자서 다 해버리셨단다. “왜 알려주려고 했어?” “너도 이젠 이런 거 할 줄 알아야지. 할 줄은 몰라도 관심 갖고 보기라도 해야지.” “나중에 엄마가 해주면 되잖아.” “언제까지 엄마가 해줘! 정말 몰라서 못 하는 거랑, 알지만 안 하는 거랑은 다르다. 쉬우니깐 다음부턴 배워.” “그냥 엄마가 해주면 될 텐데. 중얼중얼...” 그런데 엄마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럴 듯 했다.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맛없으면 먹지 않는 나는 엄마 말씀을 빌자면 가장 골치 아픈 경우란다. 할 줄을 모르면 아무거나 잘 먹어야 하는데 먹고 싶은 음식 종류는 많으면서 하나도 할 줄을 모르니 큰 문제라나 모라나.

 무생채를 좋아하면서 채썰기는 못하고 멸치조림은 좋아하면서 간장과 설탕과 물엿의 비율이 어찌 되는지는 아예 알아볼 생각을 안 했으니 엄마가 염려하시는 것도 당연하다. 게다가 철이 바뀔 때마다 이거 먹고 싶다, 저거 먹고 싶다, 재잘대곤 하니 스스로 생각해도 기가 찰 노릇. 그런데 올케를 보면 친정과 시댁에서 공수해가는 반찬만으로도 충분해 보이긴 한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굳이 배울 필요가 있나 싶다가도 오빠가 집에 와서 밥 먹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곤 한다. 아무래도 가끔씩 얻어다 먹는 반찬에는 한계가 있듯 올케가 해주는 밥과 엄마가 해주는 밥이 다른 모양인지 오빠는 올해 설에도 교자상 하나를 거의 초토화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원래 밥 한 숟가락에 모든 반찬을 고루고루 올려서 먹는 습관이 있는 오빠는 요즘 건강 관련 서적을 한 권 읽고 있다며 내게 보여주더니 이건 어디에 좋고, 저건 어디에 좋고 해가면서 소복하게 담겨있던 반찬들을 싹쓸이했다. 그뿐인가. 커피를 타러 잠깐 일어선 찰나, 밥 먹자마자 곧장 내갔던 과일 두 접시도 홀라당 비워버렸다. 전에는 맛있거나 몸에 좋은 것만 조금씩 골라먹던 오빠인데 결혼하고 나서는 모든 음식물을 그냥 마셔버리는 강호동이 된 것 같다. “오빠, 건강의 첩경은 소식과 운동이래. 그런 책 읽어도 소용없어. 건강검진은 했어?” “그럼 했지. 저번에 했는데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보단 좋은 콜레스테롤이 더 많대. 흐흐.” “아휴~ 그게 지금 자랑이야?!” 오빠는 샤프하고 냉정한 이면에 아주 단순하고 다정한 데가 있어서 가끔 우리를 의도치 않게 웃겨주곤 하는데 저 멘트엔 할 말을 잃었다. 오빠와 올케는 다른 듯 닮은 데가 많은데 두 사람 모두 먹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것과 움직임이 느리다는 것, 말수가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우 먹기는 하면서 잘 움직이지 않고 거기다 말까지 안 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올해 명절에도 우리 집에 와서 오빠가 한 운동이라곤 엄마가 등 떠밀어서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 세 바퀴 돌고 온 것이 전부고, 올케가 한 운동이라곤 설거지 한 번. 모든 음식은 엄마가 준비하셨고 설거지와 뒷정리는 무수리인 내 몫이었다. 우리 엄마, 아빠께 세배를 하겠다고 잠깐 들른 S양 덕분에 아이스크림도 사먹으러 다녀오고 문구점에도 다녀오면서 잠깐 바람을 쐬긴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오빠 내외에게 귀추를 주목하고 있어야만 했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허벅다리 안쪽이 당겨서 끙~ 소리를 다 냈다면 나의 노고를 알아주려나. 가장 바쁘고 힘든 사람은 엄마였기에 나야 별로 불평할 군번도 안 되는데다 우리 부모님은 오빠 내외를 마냥 좋아라 하시기에 내 노동의 끝은 또 구박이었다는 가슴 아픈 사아실.

 어쩌다보니 화제는 또 다시 나의 적지 않은 나이와 결혼 문제로 이어졌고 예전 같으면 그냥 몇 마디 중얼거리다가 무마되곤 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고 강하게 내 의견을 어필했다가 오빠한테 한 대 맞을 뻔 했다. 오빠는 올케를 가리키며 “네 올케도 처음엔 내 앞에서 얌전하게 이쁜 척 하고 앉아 있었어.”라며 또 다시 이런저런 주문을 하기 시작했고 내가 뭐라고 큰 소리로 말대꾸를 하자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나를 또 쥐어박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그냥 그런 모습을 가만히 보고 계시고 올케도 이젠 이런 풍경에 익숙해졌는지 놀라지도 않는다. 요즘은 오히려 “아가씨도 이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지요. 우리 학교에도 책 좋아하는 단정한 여선생님이 하나 있는데 이상하게 남자친구는 안 생기더라구요. 요즘은 미모에 과감히 투자하고 깍쟁이 같은 여자들이 결혼도 잘 하는 것 같아요.”라면서 자분자분 거들기까지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대충 세수만 하고 잠이 덜 깬 면상을 한 채 추리닝 차림으로 식탁 앞에 서 있던 꾀죄죄한 나.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나를 급속냉각으로 얼려버리자 잠이 확 달아나서는 얼결에 의자부터 잡았다. 딸기 꼭지까지 곱게 따서 대령했더니만 두 덩치의 부부는 낮은 자세로 찌그러져 있던 나를 아예 확실히 밟아주시더라는. 이어지는 엄마의 맞장구와 나의 맥 빠진 변명들... 모두 나를 위한 말들인 것은 알겠는데 볶아대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인 것 같다. 그전엔 일요일 아침마다 부리나케 깨워서 역사는 일요일에 이뤄지느니 어쩌느니 하더니만 이제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까지 마구 다그쳐댄다. 설마하니 뱃살 구박에 대한 보복인가? 집주소를 몰라 일이 있을 때마다 전화해대는 오빠의 건방진 기억력을 상기하면 그건 아닌 것 같고. 아무튼 장가 갈 때 잔소리는 두고 갔나 보다.

 이럴 땐 그래도 엄마가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신다. 오빠는 오빠로서 염려가 되니깐 한 말이라며 별로 마음에 들지도 않으면서 나이 때문에 등 떠밀려 결혼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을 발전시키고 가꾸는 일에는 소홀하지 말아야겠지만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나름의 취미와 목표가 있는데 굳이 남자나 결혼에 연연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청첩장이 날아올 때마다 지청구를 날리던 모습이 진짜인지, 아니면 이런 모습이 진짜인지 심히 헷갈리던 와중에 “그래도 오빠 말이나 언니 말도 잘 귀담아 들어둬야 한다.”며 앙큼맞지도, 깍쟁이스럽지도 못한 나를 안타까워하셨다. 그리고 그게 어쩌면 엄마 탓이라고도 하셨다. 엄마가 워낙에 뭐든지 한발 앞서서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그 동안 내가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며 살 까닭이 없었다고. 그런데 아무리 교육을 시켜도 타고난 본성은 안 바뀌는지 오빠는 안 가르쳤어도 알아서 잘하는데 나는 여러 번 일러줘도 여전히 어리뜩하단다. 어리뜩... 나는 대체 어디가 모자란 걸까? 왜 식구들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설 연휴가 금방 갔다. 오빠와 올케를 오랜만에 봐서 반갑고 좋았지만 가족들은 현재의 내 모습이 영 마뜩치 않나 보다. 물론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지청구들은 지금의 나를 자꾸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그 동안 비교적 순종적으로 지내왔기에 어쩌면 경각심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내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말대꾸한다고 쥐어박으려고 하고 말이지. 뭐라고 종알대면 예전엔 불평 안 하더니 언제부터 불평하는 건 배웠냐고 윽박지르기나 하고 말이지. 결혼하고 나서 더욱 덩치가 커진 오빠는 어째 아빠보다 더 무섭다. 이제는 조용하던 올케까지 합세했다. 엄마는 올케한테도 배울 점이 많다며 나보고 좋은 점은 보고 배우라는데 조금 고지식하고 어리버리한 것 빼곤 서로 너무 다른 스타일이다 보니 글쎄다. 연휴 이틀에 걸쳐 잔뜩 먹여놨더니 노동의 보수는 병 주고 약 주고. 후유증은 자아비판. 아! 오빠와 올케의 공통점이 더 있구나. 안 상냥하다는 것. 고마우신 의도는 잘 알겠는데 왠지 듣기 싫어진단 말이지.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하더라도 적당히 당의정을 입혀줘야 꼴깍 삼키던지 하지 오빠 눈에는 아직도 내가 마구 쥐어박아도 괜찮은 대상으로 보이나 보다. 언제 그렇게 나이를 잔뜩 먹었냐고 하면서도 별로 어른처럼 대우해 주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말했다간 정말 맞을까봐서 기나긴 페이퍼를 쓰며 위안하고 있는 나도 참 딱하긴 하다. 아마도? 가족들이 나를 염려하는 건 나의 이런 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새해엔 부디 소리 없이 강한 사람이 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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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0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어디가나 다 똑같나 봐요. 깐상궁 연령때 미혼여성분들의 명절테트리스..^^

깐따삐야 2008-02-09 11:36   좋아요 0 | URL
그런데 참 이상한 게 나이 한 살 더 먹을수록 결혼 뭐 급해, 이런 생각이 자꾸만 드네요. (비밀글) 사실 말이죠. 아직까진 혼자가 더 좋아요. -_-

Mephistopheles 2008-02-09 11:56   좋아요 0 | URL
음..그럼 뭐 혼자 사는 거죠..^^ 근데 꼭 누가 있어줘야지 해서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아 외로워~!해서 결혼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깐따삐야 2008-02-09 12:10   좋아요 0 | URL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메피님은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때리지를 않으시니 참 좋네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2-09 12:47   좋아요 0 | URL
친여동생이였다면..멍석말이했을지도..=3=3=3=3

웽스북스 2008-02-09 13:50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하튼, 꼭 이렇게 점수를 까먹으시더라 ㅋㅋ

깐따삐야 2008-02-09 22: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간장게장도 안 사주시구 말이죠. ㅋㅋ

이잘코군 2008-02-0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왜 자꾸 이 글이 재밌죠. 재밌으면 안 되는데... ^^ 여기저기 막 날아오는 지청구에 뭔가 말하려다 알밤맞고 깨갱하는 깐따삐야님 모습이 막.

깐따삐야 2008-02-09 11:45   좋아요 0 | URL
흥! 오빠들은 아마 여동생이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나 봐요. 뭐든지 명령조에요. 지청구쟁이에 잔소리꾼 같으니라구. -_-

이잘코군 2008-02-09 11:54   좋아요 0 | URL
난 여동생한테 잔소리 안 하는데, 뭐라 한마디 - 그 한마디가 잔소리가 아니어도 - 하면 싸우기 때문에. 이 나이먹고 싸우기 싫어서 아예 대화를 안 한다는. 오히려 잔소리는 내 동생이 저한테... -_-

Mephistopheles 2008-02-09 11:56   좋아요 0 | URL
왠지 아프님은 여동생을 "방목주의" 스타일로 대하시나 봅니다.

이잘코군 2008-02-09 11:57   좋아요 0 | URL
그보다는 그냥 같은 집에 살지만 터치 하지 않는 하숙생이라고 보는게 더 적절할거 같아요.

깐따삐야 2008-02-09 12:13   좋아요 0 | URL
저는 제대로 싸워보기라도 했음 좋겠어요. 오빠는 평소엔 말이 없다가도 마음 먹고 입을 열면 아주 저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어요. 아프님 동생분은 야무지신가 보다. 그러니깐 오빠한테 잔소리도 하지요!

이잘코군 2008-02-09 12:19   좋아요 0 | URL
야무지기보다는 이기적인지라 -_- 자기 맘에 안들면 그게 잔소리에요. 뭐 한해 두해 느끼는건 아니고, 중학생때부터 감지하고 있던건데 어머니가 터치하지 않는 바람에 아직도 그렇게 됐다는.

깐따삐야 2008-02-09 12:25   좋아요 0 | URL
'자기 맘에 안 들면 그게 잔소리' 초특급울트라캡숑 공감이에요! ㅠㅠ

순오기 2008-02-0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글을 한 줄 태그로 정리해주는 자상한 깐따님이, 왜 눈처럼 펄펄 쏟아지는 지청구를 받아야 하냐고욧!
결혼해서 20년이나 된 지금도 '혼자가 좋다'는 말에 동의해요. 다 좋은데... 내가 살면서 제일 잘 한 일이라곤 '애 셋 낳은거'라고 말한다죠! 이 모순덩어리라니~~ㅉㅉ

깐따삐야 2008-02-09 12:09   좋아요 0 | URL
배는 부른데 마땅히 할 일은 없으니까 그런지도? -_-a
정말 순오기님은 대단한 어머니세요. 책도 부지런히 읽으시면서 아이들도 그렇듯 밝고 건강하게 키워내시구 말이죠.^^

웽스북스 2008-02-09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놓고 말하면 맞죠 ㅋㅋ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말이죠- 난 아직도 내 나이를 말할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는데 어쩌면 남들은 이렇게도 내 나이에 적응을 잘 하는지 ㅎㅎ 그리고 그에 맞는 삶의 길들을 너무나 당연히도 제시하시는지... 향후 3년 이내에는 별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이것도 훈련이다,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몇년을 더 버텨야 하는데 ㅋㅋㅋ (물론 지금은 강도가 약합니다 -_-)

그래도 페이퍼가 위로가 됐다니 다행이에요

깐따삐야 2008-02-09 12:17   좋아요 0 | URL
이것도 훈련이다! 너무너무 와닿는 생각인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야겠어요. 일일이 신경쓰다가 잔소리가 귀찮아서 별로 느낌도 없는 남자랑 엮이면 어떻게 해요. 안돼! 절대루.

한바탕 쓰고 나니깐 기분이 좀 풀렸어요. ㅋㅋ

세실 2008-02-0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더 심한 잔소리 들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조급해 하지 마시고 여유있게 멋진 분 찾으시길. 분명 필이 강하게 꽂히는 남자분 있습니다. ㅎㅎ

깐따삐야 2008-02-09 22:10   좋아요 0 | URL
저는 급하지 않은데 오빠 생각은 다른가 봐요. 분명히 인연이 있다고 믿고 세실님 말씀처럼 필이 오는 남자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말 하면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고들 하는데 저도 나름 고집이 있어서 어영부영 나이에 떠밀려 가는 건 절대 못해요. -_-

미미달 2008-02-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잼있었겠어요. 저랑 동생은 하루종일 집만 지키고 있었지요. ㅋㅋ -_ㅠ

깐따삐야 2008-02-09 22:20   좋아요 0 | URL
처음엔 반갑고 화기애애 했는데 저로 인해 무거워졌죠. 무슨 하자 있는 사람처럼 대하고 말예요. 우리 식구들끼리만 있을 때는 편한데 올케가 생긴다든지, 새식구가 들어오면 그때부턴 어쩐지 긴장을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_-

순오기 2008-02-1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해답은, 앞으로 명절 땐 여행가는 거에요~~~ 안보는데서 아무리 뭐라 하든 내가 알게 뭐에요! ㅎㅎㅎ 아셨죠? 난, 요걸 못 해보고 결혼해서 후회된다누ㅠㅠ

깐따삐야 2008-02-11 20:46   좋아요 0 | URL
오...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그런데 전 무수리라서 함부로 집을 비우면 엄마 혼자서 너무 바쁘실 것 같아요. -_-

2008-02-11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1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