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감성로봇이란다. 얼마전, 네이버 뉴스에 떴길래 클릭해 봤는데 구미가 당긴다. 근데 래비, 교육용 토끼 로봇이라는데 넌 좀 괴기스럽다. 할로윈도 아니구 뭐 고로코롬 생겼는지. 

 마트에 갔다가 붕어랑 토끼, 햄스터 등에게 눈길을 줘봤다. 그간 별로 관심이 없었던 목록들인데 말이지. 나의 변덕스런 감정선에 맞장구를 쳐줄 뭔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도 배터리만 제거하면 잠잠해지는 감성로봇? 오... 이건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잖어.

 돈을 벌어서 시집을 갈게 아니라 사랑스런 감성로봇이나 하나 사든가 해야 할까봐. 코비나 래비 같은 거 말고 내 취향에 적합한 디자인이 나오겠지. 어쩌면 주문제작이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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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1-1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렘린같은 로봇 나오면 사버릴테닷.

깐따삐야 2008-01-17 13:36   좋아요 0 | URL
만약 가능해진다면, 저는 그레고리 펙 닮은 인형으로 주문제작 하려구요.
매일 잠들기 전에 알라뷰 외치게끔 예약시켜 놓구. 쿡쿡.^^

전호인 2008-01-1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다른 취미시군요.
세상이 급격히 사이버화 되는 느낌입니다

깐따삐야 2008-01-17 13:38   좋아요 0 | URL
제가 즐길 정도의 취미가 되려면 더 대중화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언뜻 뉴스에서 본 내용인데 이젠 별 게 다 나오는구나 싶었어요.^^

웽스북스 2008-01-1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왕 로봇을 애완으로 키운다면 나는 로봇스럽게 생긴 녀석에 한표!
래비 볼수록 귀여운데요 ㅎㅎ

저는 동물은 안좋아해요 근데

깐따삐야 2008-01-17 13:42   좋아요 0 | URL
아! 나에겐 트랜스포머의 가디언 범블비 같은 로봇이 필요해욤.
웬디양님 취향 독특허네요. 첨엔 래비 보구 할로윈 호박귀신을 모델로 했나 싶었어요. ㅋㅋ

동물은 좋아하는데 특유의 냄새와 분비물은 안 좋아해요. -_-

무스탕 2008-01-1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 제작 하실때 '게리 쿠퍼' 형으로 해달라고 하세요 ^^

깐따삐야 2008-01-17 14:15   좋아요 0 | URL
'게리 쿠퍼'는 참 핸섬하시긴 한데 너무 멀대 같구요.
역시 '그레고리 펙'이죠!!

하늘바람 2008-01-1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귀엽네요

깐따삐야 2008-01-17 14:16   좋아요 0 | URL
배터리 빼면 침묵한다는 것과 분비물이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인 것 같아요.^^

파헬리아 2008-01-17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립보행하는 로봇 진짜귀여운데,>_<, 언젠간 로봇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람도 나오지 않을까요??그렇다면..애인좋아하는 것과 연예인 좋아하는 것의 중간정도 되는 감정이려나?

깐따삐야 2008-01-18 01:52   좋아요 0 | URL
음... 마음이 통하면 가능할 것도 같아요. 신기하겠당.^^
 

겨울산의 정기를 받아온 기념으로 4행시 한편 쓰렵니다.

오랜만에 제 방에서 모인 것도 반갑구요.^^

 

★ 야 양 청 스

야: 야심한 시각
양: 양말 신고 작두 타는 4인의 교인들
청: 청승 떨러 모여들자
스: 스멀스멀 올라오는 실시간 댓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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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7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덧글은 1착으로 남기는 게 의미가 있죠 암암 ^-^

축시도 잘쓰고 영시도 잘쓰더니
4행시도 잘쓰네요 못하는게 뭐야, 우리 깐따삐야님 데려가는 사람은 복댕이야

(야동커플~~~~브라보브라보)

깐따삐야 2008-01-17 01:29   좋아요 0 | URL
덧글 1착으로 남기는 사람이 젤루 이쁘다는. 암암!
밥 대신 시 먹으라구 하구 참 복댕이겠다. ㅋㅋ

(D대리님은 솔직한 점이 맘에 들어요. 내가 걍 오빠할까? ㅋㅋ)

웽스북스 2008-01-17 01:35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보다 D대리님이 두달 정도 먼저 태어났으니까 98학번
D대리님이 언니에요 흐흐흐흐 ㅋㅋ

깐따삐야 2008-01-17 01:39   좋아요 0 | URL
1월생이면 물병자리인가, 염소자리인가.
자세한 프로필 요망! ㅋㅋ

웽스북스 2008-01-17 01:42   좋아요 0 | URL
엄훠엄훠 진짜 야동커플 나오는 건가?
물병이라고 나오네요? ㅋㅋㅋ

깐따삐야 2008-01-17 01:43   좋아요 0 | URL
염소보단 물병이 낫죠. (왜 기분이 좋지? ㅋㅋ)
잘 좀 말해주세요. 詩詩한 츠자 한 사람 있다궁.

웽스북스 2008-01-17 01:47   좋아요 0 | URL
어,어,진짜 물어봅니다 그럼~~ ㅋㅋㅋ

마노아 2008-01-17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데 메피님이 안 보이십니다! 교주님은 어디메에!

깐따삐야 2008-01-17 01:57   좋아요 0 | URL
신기주의와 신비주의, 교차전법을 쓰시며 순간이동을 하시므로...
저희도 모릅니다. -_-

순오기 2008-01-17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야에 저 태그에 필이 확~ 꽂히는군요! ^^

깐따삐야 2008-01-17 13:43   좋아요 0 | URL
저 문구로 해서 기념 플래카드 하나 제작하구 싶어요.^^

해적오리 2008-01-1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해적은 범접하기 힘든 시간에 집회를 가지시는 군요.

어젠 11시까지 머리 말리느라 버텼는데... 아침에 힘들었어요.

아양청스교도님들은 체력이 대단하시네요. ^^

웽스북스 2008-01-17 13:19   좋아요 0 | URL
좀 더 안정적이고 열정적인 종교생활을 위해
보약을 먹어야 하나 생각중이에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17 13:45   좋아요 0 | URL
저두 제 정신으로는 예배 못 드립니다. 반쯤 접신 상태에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1-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주는 여러분의 안녕을 위해 단식기도(?) 중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해적오리 2008-01-17 13:17   좋아요 0 | URL
음... 교도가 아닌 사람의 안녕을 위해서도 좀...^^

웽스북스 2008-01-17 13:19   좋아요 0 | URL
교주님 안녕!!! ^-^

깐따삐야 2008-01-17 13:46   좋아요 0 | URL
마시마로 교주님과 단식(!)이라니 넘흐 부조화에요.
폭식기도설이 더 어울림. ㅋㅋ

Mephistopheles 2008-01-18 00:00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 제가 말한 단식이란 모든 음식물을 "잘라서 먹는다."를 뜻합니다.

웽스북스 2008-01-18 00:55   좋아요 0 | URL
단기간에 많이 먹는다, 아니구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18 01:54   좋아요 0 | URL
아아... 이제야 메교주님 같으세요. 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1-18 02:1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이 말씀하신 것은 단다(多)식입니다.
 

  입맛을 고르게 잘 길들였는지 난 못 먹는 음식이 거의 없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마늘과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대표 특산물이 말해주듯 우리 고향은 땅에서 나는 먹거리와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갖가지 먹을거리가 풍성한 곳이었다. 동네 잔치가 열리면 싱싱한 소고기 육회와 굴회가 골고루 상에 오르고, 생갈치나 생새우를 갈아넣고 담근 김장김치는 묵을수록 깊은 맛이 있었다. 늙은 호박과 게장을 섞어 담근 호박게국지는 땅과 바다의 합일을 상징하는 우리 고장의 대표 음식이기도 하다. 입맛이 형성되는 어릴적부터 아저씨들 윷놀이판에 끼어서, 숯에 구운 돼지껍데기나 생선국수의 맛을 보며 자랐던 나는 음식 앞에 주저없이 용감한 편이다.

 그런데 이렇듯 가리는 것 없는 내가 유일하게 싫어하는 음식이 하나 있다면 미더덕. 뜨겁고 물컹하게 씹히는 느낌과 특이한 냄새가 싫어 해물탕을 먹을 때도 절대 거들떠 보지 않는다. 사실 미더덕은 그 자체로 엄청난 맛이 있다기 보다는, 국물의 시원한 맛을 살리기 위해 넣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고향에서는 굳이 국물 맛을 내려고 미더덕을 넣을 필요가 없었다. 시장에 가면 갓 건져올린 싱싱한 조개들이 넘쳐나는데 굳이 스피시즈의 번데기 같은 미더덕을 쓸 필요가 있었겠는가 말이다. 미더덕이라는 요상한 먹거리가 있다는 것도 사실 새로운 고장에 이사를 와서 알게 되었다. 해물찜이고, 해물탕이고, 해물칼국수고, 미더덕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찌글찌글 징그럽게 생긴 미더덕을 하나씩 건져내며 속으로 중얼거리곤 했다. 더덕이 얼마나 맛있는데 네가 감히 미더덕이란 이름으로 고로코롬 형제 시늉하고 앉았느뇨! 아마 이 근방의 음식점들은 여기가 대한민국 한복판의 내륙지방이다 보니, 깔끔하고 싱싱한 조개가 드물기도 하고, 비싸기도 해서 대충 손쉽게 미더덕을 쓰는 모양이다. 어쨌든 이러한 연유로, 나는 회식 메뉴 중에 '해물 뭐시기'가 가장 별루다.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내 고장 먹거리나 미더덕 보다도 친구 Y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에 이야기를 듣자하니, 아무래도 식이장애가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러운데, 멀리 떨어져 사는데다 워낙에 칩거 및 은둔 생활을 즐기는 탓에 용이한 터치 및 참견이 불가능하다. 얼마전 서울에 갔을 때 버스를 기다리며 같이 밥을 먹는데 조금 놀랐다. 나는 굴국밥을 시키고 그녀는 낙지비빔밥을 시켰는데 도무지 밥을 제대로 비빌 줄을 모르는 것이었다. 국밥 뚝배기를 받자마자 공기밥 2/3를 푹 말아 후루룩대며 먹기 시작하는 나를 그녀는 연예인 발견한듯 신기하게 쳐다보더라는. 비빔밥 위의 김가루만 솔솔거리고 있던 그녀의 뚝배기를 빼앗아 오랜만에 장기자랑 좀 했다. 국밥 국물을 반 수저 정도 섞어서 팍팍 비벼주시니 발그스름하게 윤기 나는 먹음직스런 비빔밥이 완성되었고, 그녀는 감격에 찬 눈빛으로 수저를 뜨기 시작했다. 그런데 먹는 모양이 영 시원치가 않았다. 푹푹 좀 떠먹으란 말이닷! 엄마처럼 구박을 했고 그녀는 나의 다그침에 솔직히 고백했다. 아무래두 밥맛을 잃은 것 같아. 먹어도 무슨 맛인지를 모르겠어.

 실상은 이랬다. Y의 입맛은 오랜 자취생활과 칩거형 군것질로 우리의 소중한 한식을 차별하고 있었다. 전에 놀러갔을 때, 그녀는 내가 간식으로 사온 칙촉과 드림카카오를 한 자리에서 다 먹어치우더니, 역에서 샀던 약과 한줄도 홀로 야금야금 다 먹어치웠다. 그뿐인가. 엄마가 기차 안에서 먹으라고 싸주셨던 김밥도 맛있다, 를 연발하며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던 그녀였다. 그렇듯 잘 먹는 그녀가 밥과 국과 반찬 앞에서는 우울한 얼굴이 되어버린다. 우리 동네는 별로 맛난 음식이 없는데. 뭐 먹고 싶어? 돌아오는 Y의 대답은 묻는 사람 허무하게도 피자... 난 피자 큰 거 한판 혼자 다 먹을 수 있어. 쵸코파이도 한 상자 다 먹어. 어련하겠냐만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간과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학부 때도 그녀의 자취방에 가보면 고향에서 어머니가 보내주신 쌀과 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통 과자 부스러기 투성이였다. 그게 벌써 6, 7년 전이니 그때부터 그런 몹쓸 식성에 길들여져 왔다면 문제가 심각한 거다. 메신저에 들어오거나 통화할 때 내가 가장 먼저 묻는 말이 점심 잘 먹었어? 아침 먹고 출근했니? 등등인데 먹었어, 너무 배불러, 그런 말은 하는데 따듯한 밥과 된장찌개로 배를 채웠는지, 쵸코칩쿠키나 쵸코다이제스티브를 옆에 놓고 우적대고 있는지, 알게 뭐람. 그전처럼 가까운 데 살아서 찾아갈 수를 있나, 제대로 일일히 챙겨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 허구언날 잔소리만 하는 것도 오버하는 것 같아서 그냥 식상하게 하루 한끼 정도는 그래도 밥으로 먹으라는 등의 얘기만 하는데, 아무래도 회사 나와서 직원들이랑 같이 먹는 한끼가 고작인 것 같다. 그 한끼가 햄버거나 짬뽕이라면 그나마 하루 왠종일 밥은 전혀 못 먹게 되는 것이고.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엄마의 좌우명 같은 말이기도 하다. 가끔 엄마가 이런저런 음식을 만들어놓고 코앞에 들이밀 땐, 이건 음식을 빙자한 엄연한 가정폭력이라며 발악발악 주장하다가는, 딸내미가 과체중이면 어머니로서 참말로 보람차시겠사와요? 요로코롬 억지스럽게 엎어씌우기까지 했는데 나이 먹을수록 엄마의 혜안을 높이 사게 된다. 몸이 으스스하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땐 고춧가루를 풀어넣고 끓인 콩나물국, 테트리스가 쌓일 땐 매콤하고 칼칼한 해물떡볶이, 기운이 없고 속이 헛헛할 땐 맑고 따끈하게 끓여낸 생태찌개, 비 오는 날 춥춥할 땐 호박 숭숭 썰어넣고 끓인 칼국수나 수제비! 나의 신체 리듬에 따라 반응하는 입맛의 기억력이란 매우 재빠르고 적확하다. 그 타이밍에 맞춰 적절한 음식을 먹어주면 이 한몸 좌지우지했던 모호한 질병의 기운이 싹 달아나는 느낌이다. 이것은 오래 전부터 길들여진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기분'일 수도 있지만 그 효능만큼은 무시할 수가 없다.  

 처음에 자도자도 피곤하고, 온몸에 기력이 없다는 Y의 말을 들었을 땐 주말에 하루 날 잡아서 암껏도 하지 말고 허리가 아파서 더 이상 못 잘 때까지 자라는 말을 했었다. 본래 좀 게으른 성품인데다가 바쁜 직장 일로 누적된 피로 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내리 자도 계속 졸리고 또 졸려서 지각을 밥 먹듯 한다니 원인이 수면부족은 아닌 듯 싶었다. 그러던 차에 예전처럼 대충 군것질 나부랭이로 연명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장기적인 기력 쇠약의 원인은 부실한 먹거리라는 진단을 내 맘대로 내려버렸다. 꾸준히 갈궈대자 오늘은 아침밥 먹고 출근했다고 자랑하는 날이 한 사흘 가더니만, 그 버릇 못 고치고 또 다시 과자 부스러기나 우적대다가는 몸져 눕더라는. 몸 생각해서 잘 챙겨먹는 것도 부지런함과 상통하는 것 같다. 그것이 바로 내가 맛있게 잘 먹는 사람한테 인간적으루 후한 점수를 주는 까닭이기도 하고.

 잘못 길들여진 입맛은 고치기 힘든 식이습관으로 자리잡고, 장기적으로 정신과 신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 요즘 혈액 속에 너무 많은 카페인이 흐르는 것 같아 나도 자제 중이다. 성격은 자꾸만 까칠해지고, 불안스런 몸짓으로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횟수가 잦아지며, 마시면 마실수록 더 진하고 독한 것을 찾게 된다. 사람까지 점점 푸르죽죽 독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습관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는 게 아니라서 커피를 녹차로, 녹차 사이사이 대추차 등등도 넣어주며, 나름대로는 다양화를 시도해주고 계신 바. 부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없길 바란다.

 아무튼 갈수록 비실거리는 Y와 날로 까칠해지는 나. 문제 있다. 이게 다 편협한 먹거리 때문이다. 엄마는 철은 없으면서 철심 박은 듯 독해지는 나를 위해 오늘도 당근과 감자를 채썰어 튀김을 해주시는구나. 고소한 향기와 바삭한 촉감 앞에서 나는 한없이 발랄하고 부드러워진다. 먹거리의 효능은 참으로 굉장한 것이다. 조만간 억지로라도 Y를 병원에 보내야겠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고 무시하는 것 같다. 의사샘한테 따끔한 말을 들어야 밥도 챙겨먹고 정신을 좀 차리려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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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7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풀무원에서 바른 먹거리가 바른 인성을 만듭니다, 캠페인을 하죠
풀무원은 개인적으로 별로 안좋아라하긴 하지만 저 말은 맞는 것 같아요
식이요법을 할 일이 있어서 채식과 맑은 국에 밥 위주로 먹었던 때
몸 상태가 정말 좋았거든요

요즘은 특별히 일이 많은 것도 아닌데, 식습관이 다시 엉망이 되니
몸도 찌뿌드드드~하고 엉망이 된 기분이에요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가는 건데 잘 챙겨먹어야지요

아, 그나저나 나는 가끔 내 피 속에 카페인이 흐르는 상상을 해요 ㅠ_ㅠ

(주특기 나왔어요, 먹는 페이퍼!!!) ㅋㅋ

깐따삐야 2008-01-17 00:22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글 쓰면서 웬디양님 생각도 했어요. 아무래도 직장생활 하다보면 원치 않는 음식을 많이 먹게 되어서 피부고, 몸 상태고 엉망이 되잖아요.
짬짬이 마시는 커피에, 회식자리에서 마시는 술에, 열량은 높고 영양가는 부족한 점심메뉴들. 우리 친오라버니도 몸매만 벌써 승진했다는. ㅋㅋ
조짐이 보일 때 관리해야 한다니깐요.
(역시 먹는 이야기는 넘흐 즐거워요. 호호~)

웽스북스 2008-01-17 00:24   좋아요 0 | URL
네 예전 팀은 뭐든 잘 챙겨먹는 걸 좋아했었는데 이번 팀은 피자, 치킨, 뭐 이런 것들로 떼우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빵같은 것도 잘 사다 먹고 말이죠- (근데 또 사람들이 사놓고 먹지도 않아서 남은 거 막 다 먹고 그래요 살찌겠어) 내 걱정도 해주었다니 감격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요 흑흑

먹는 얘기는 정말 즐겁죠, 내일은 뭘 먹어야 하나 크크

깐따삐야 2008-01-17 00:28   좋아요 0 | URL
한참 피자나 치킨 같은 기름진 음식을 끊었다가 갑자기 먹게 되면 왼쪽 팔뚝 부근이 뜨끈뜨끈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한 마디로 모락모락 살 오르는 기분. 몹시 기분 나쁘다는. -_-
(남은 건 과감하게 버려야 해요! 눈물이 앞을 가려도 안돼안돼!)

나도 사실은 지금 배가 고픈데 뭘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수다로 풀고 있는 거여요. 흑흑!

웽스북스 2008-01-17 13:22   좋아요 0 | URL
점심에 피자랑 스파게티랑 커피 먹었어요

하튼 말은 오지게도 안듣죠?ㅋ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1-17 13:49   좋아요 0 | URL
어허! 경각심이 없네 그냥.
아무래두 이제부턴 트랜스웬디양이라고 불러야 할 듯. -_-

2008-01-17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7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8-01-1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프 직장에도 옛날 거식증환자 하나가 있었죠.
일에 대한 테트리스가 심해서 나날히 피골이 상접하는 몰골로 지내다가 결국 병원으로 끌려갔었죠..그런데. 미더덕 그 우둘투둘한 부분 꼭꼭 씹어 먹으면 제법 향긋한 맛이 나는데...물론 잘못 깨물었다가는 입천장 홀랑 디겠지만서도.^^

웽스북스 2008-01-17 00:58   좋아요 0 | URL
우와우와 메피님이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1-17 00:58   좋아요 0 | URL
우왓! 메피님! 반가워요. 안 보이셔서 넘흐넘흐 궁금했어요.
(모니터 속으로 막 점프할 뻔 했다는. ㅋㅋ)

Y도 걱정이에요. 얘는 마르진 않고 붓더라구요. 병원에 보내야 할 듯 싶어요.
미더덕 즐기시는 분들은 메피님처럼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근데 전 그 묘한 향이 여전히 적응이 안 되요. 물컹하니 씹히는 것도 후움... 이상해염!





웽스북스 2008-01-17 01:04   좋아요 0 | URL
저도 미더덕은 별로 안좋아해요 씹다가 턱빠질것 같아요

깐따삐야 2008-01-17 01:08   좋아요 0 | URL
그래두 어쨌든 다들 '먹긴' 하는군요.
난 절대 안 먹어요. 다 골라내요.
생긴 것도 무슨 외계인 변태 주머니 같이 생겨가지구... 대체 무슨 맛이래.

Mephistopheles 2008-01-17 01:09   좋아요 0 | URL
왠 영배하는 분위기..깔깔깔.
(댓글도 특수효과 넣는 법 없나. 막 연기 나오고 번개도 치고..)

웽스북스 2008-01-17 01:12   좋아요 0 | URL
웬지 해물 없는 해물탕에 몇 안되는 건실한 해물 같다는 느낌에 남기면 안될 것 같다는 (없어보인다 ㅋㅋ)

그러고보니 나도 저얘기 하려고 했었는데, 주변에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신 분들은 산지직배송한지 얼마 안된 해물 아니면 잘 안먹더라고요, 미더덕은 그야말로 '따위' 인 것이죠? ㅋㅋ

(메피님 전 환호성 소리로 넣어주세요)

Mephistopheles 2008-01-17 01:14   좋아요 0 | URL
개불은 드십니까? 생긴것 흉측스럽기는 개불도 만만치 않은데...^^

깐따삐야 2008-01-17 01:16   좋아요 0 | URL
향긋하고 담백한 홍합탕이 생각나는 밤이에요. 꾸울~꺽!
(메피님, 저는 고깔모자 쓰고 폭죽 터뜨릴래요오~ ^^)

※ 개불이라면 환장하시는 동료샘이 한분 계시는데 전 그분이 환장할 때마다 제가 환장하겠어요. 으험! -_-)

hnine 2008-01-17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더덕은 맛이 아니라 터뜨리는 재미로 먹었었는데, 언젠가는 그렇게 먹다가 뜨거운 미더덕에 식도를 덴 정도가 아니라 살갗이 다 벗겨지고 그냥 두었더니 염증까지 생겨, 이비인후과에 1주일이나 제대로 다니며 치료받은 적 있답니다. 병원에 가서는 창피해서 차마 미더덕 먹고 그렇게 되었다는 말을 못했지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17 13:51   좋아요 0 | URL
미더덕에 얽힌 앗뜨겁고 낯뜨거운 사연이 있으셨군요. ㅋㅋ
아, 전 터뜨리기는 커녕 미더덕 생긴 것만 봐두 밥맛이 뚜욱 떨어져요.

순오기 2008-01-17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예배 댓글에 웃어요~~~~~ㅋㅋㅋㅎㅎㅎ
미더덕, 저도 대충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먹어요. 남기면 벌 받을 거 같은...^^
진짜 밥은 반찬과 잘 먹어줘야 '보약'이 되죠.
우리 딸도 1년의 기숙사 음식에 질려서 '집밥'이 최고라고 예찬하는데, 다시 또 기숙사 생활을 해야할 듯...ㅠㅠ

깐따삐야 2008-01-17 13:54   좋아요 0 | URL
저도 웬만하면 안 남기는데 유일하게 골라내는 먹거리가 바로 미더덕이랍니다. 얼마나 싫어하는지 느낌이 오시죠?
아무래두 구내식당은 첨엔 먹을만 하다가도 줄기차게 반복되는 메뉴에 질려버리곤 하죠. 그래도 영양소 충분히 고려해서 나오는 식단이니 꼬박꼬박 잘 챙겨먹으라고 하세염.^^

마늘빵 2008-01-1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건 아채 튀김... 어릴 때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새우튀김 오징어튀김이 더 좋아요.

깐따삐야 2008-01-17 13:57   좋아요 0 | URL
이 수많은 댓글 중에 야채튀김 사진 보구 한 말씀 하신 건 아프님이 첨이네요. '굉장히' 좋아했다는 말에 신뢰가 가는 순간입니다.^^;
저두 새우튀김, 오징어튀김도 좋아해요. 오늘은 굴전이 땡기는 군요. 쓰읍!

보석 2008-01-1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미더덕 맛있는데...향이 좋잖아요. 콩나물에 들깨가루랑 넣어서 만드는 우리 할머니표 미더덕찜이 있으면 밥 한그릇 홀랑인데. 말씀하신 음식 중에 '호박게국지'는 처음 들어봐요. 어떤 맛일지, 어떤 모양새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는 말씀엔 공감 백만표!

깐따삐야 2008-01-17 14:02   좋아요 0 | URL
향이 좋대. 향이! 전 그 특이한 향이 싫던걸요. -_-
근데 미더덕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석님처럼 얘기하시더라구요. 전 그냥 '더덕'이나 먹을래요.
호박게국지는 검색해 보니 네이버백과사전에도 나오네요! 역시 내 고장의 자랑스런 향토음식이라는.^^


전호인 2008-01-1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적 워낙 못먹고 살았기에 식탐이 많은 것이 탈입니다.
미더덕은 맛보다는 입에서 토옥 터지는 맛에 매력을 느끼며 좋아한다지요.

깐따삐야 2008-01-18 01:57   좋아요 0 | URL
저희 오빠도 술 취해서는, 택시에 지갑이랑 휴대폰은 놓고 내렸으면서 떡상자는 가슴에 고이고이 품고 왔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답니당. ㅋㅋ
토옥 터지는 건 미더덕 말고도 많다구욧! 별루 없나. -_-

 


  바람을 쐬고 돌아왔습니다. 가장 춥다는 날짜에 맞추어. 아리도록 볼을 할퀴고 지나가는 겨울바람을 맞고 싶었습니다. 계절 한 가운데에 서 있다보면 나는 아주 작은 존재이면서, 나보다 훨씬 큰 무언가가, 나를 품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훈훈한 방안에서 키보드 위의 열기만을 느끼다가 밖으로 나가보니, 계절은 겨울을 피워내는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그 열기를 따라 더 멀리 떠나지 않은 것이 아쉬웠어요.

 돌아와서 영화 '행복'을 보았습니다. 겨울이 오면 자연스레 허진호 감독의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까만 생머리의 심은하, 빨간 머플러의 이영애가 흰 눈을 배경으로, 백설공주의 선명한 이미지처럼 상상 속의 시야를 사로잡습니다. 영화 행복에는 얼음장 밑을 흐르는 깨끗한 냇물처럼, 투명한 살갗 밑으로 실핏줄이 다 비쳐 보일 정도로 청초한 임수정이 보였습니다. 아담하고 갸냘픈 그녀는 언뜻, 소녀의 실루엣을 하고 있지만 눈빛과 언어 만큼은 사랑을 알고, 아픔을 아는 숙녀의 그것이었습니다.

 한줌 안개처럼 맑고 차분한 은희씨(임수정 분)는 철없는 건달 영수씨(황정민 분)를 기적처럼 살려내더니만 그가 잠든 사이, 신작로를 내달립니다. 40% 밖엔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연약한 폐를 가진 그녀는, 애써 살려놓고 나니 이젠 네가 지겹다는 영수씨를 위해 달리고 또 달립니다. 숨이 차올라 죽기 위해서. 그로부터 떠나주기 위해서. 둥지에서 미끄러진 작은 새처럼 창백하게 파닥이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며 아주 오랜만에 조금 울었습니다. 개봉 날짜에 맞추어 영화관을 찾지 않았던 것이 참 다행스러웠어요.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보단 아예 커피를 엎지르는 편이 나으니까요.

 이타적인 은희씨와 이기적인 영수씨는 서로 다른 타인이면서, 하나 되는 연인이고, 야누스적인 우리 삶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항시 목전에 두고도 아파 보이지도, 두려워 보이지도 않는, 상냥하고 친절한 은희씨. 간이 뒤집어지고 나서야 세속놀음의 허무함을 알아버린 철딱서니 명수씨.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반쪽짜리 폐와 함께 해온 은희씨는 고통과 죽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데에 익숙합니다. 반면에 희희낙락하던 삶에 갑자기 쳐들어온 간경변이란 병 앞에서 건강했던 명수씨는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은희씨는 영수씨가 좋아서 필요하고, 영수씨는 은희씨가 필요해서 좋아합니다. 먼저 상처받는 쪽은 전자고, 나중에 후회하는 쪽은 후자입니다. 상대를 위해 먼저 떠나주는 쪽은 전자고, 누추한 반성과 함께 나중에 돌아오는 쪽은 후자입니다. 은희씨와 영수씨도 이 구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식어가는 손으로 돌아온 그의 손을 잡아줍니다. 누구를 향해서도 쉽사리 어리석다, 바보 같다, 지나쳤다고 비난하지 못하는 건 우리 내면에 은희와 영수라는 두 얼굴이 공존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당신이 정말 좋다고 고백하는 은희씨에게 영수씨는 신기하다는 듯 말합니다. "그런 게 있긴 있구나. 정말..."

 '그런 것'과 마주했을 때, 그것이 비록 개미지옥일지라도, 행복한 함정처럼 빠져드는 건 생과 사를 초월한 본능 같은 것은 아닐까요. 누군가 이렇게 묻습니다. 어차피 고통이고 두려움일진대 삶과 죽음 가운데 무엇을 택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의 대답은 무엇이 될까요. 사랑을 택하겠습니다. 그것이 인간 아닐까요. "뽀뽀를 하고 있는데도 왜 뽀뽀가 하고싶지..." 은희씨의 귀여운 대사 속에서 반짝, 하고 빛나는 행복을 봅니다. 비록 찰나의 희망일지라도, 길고 지루한 삶과, 삶 이후의 죽음 가운데서 꺼질듯 타오르는 그것은, 남아있는 40%의 목숨을 바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영수씨를 향한 은희씨의 마음처럼, 내 40%의 숨결로 상대에게 60%의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그렇듯 나:너 = 4:6이란 비율로 사랑한다면, 어느새 5:5 따위가 중요해지지 않는 상생(相生)의 경지에 다다르지 않을까요. 하지만 사랑이 어려운 것은, 내 안에 영수씨와 은희씨가 6:4의 비율로 공존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그게 사람이겠지요. 그냥 사람. 미안함을 알고 고마움을 알면서도, 결국 편안함을 따라가게 되어 있는 평범한 사람. 결국 그를 향한 비난 대신, 나 자신을 비롯한 인간 전반에게 동정을 보내게 됩니다. 오열하는 영수씨의 어깨를 안아주고 싶었던 건 아마도 나 자신을 향한 포옹이겠지요.

'외출'했던 허진호가 '행복'하게 돌아와서 반갑습니다. 잠깐의 실망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듯, 더욱 반가우니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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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6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6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게다예요 2008-01-1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진호의 <외출>에 실망하셨나봐요? 저도 얼마전에 <행복> 봤는데, 전 차라리 <외출>이 더 좋더라고요. <행복>은 허진호식 '느림의 미학'의 완결판 같았어요. 이제는 조금 바꿔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살짝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허진호스러움이 아직까진 싫진 않은 것도 사실이고요.

깐따삐야 2008-01-16 12:13   좋아요 0 | URL
배용준과 손예진의 조합이 왠지 별로였어요. 처음부터 두 사람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영화 속에서도 영 어색했어요. 반면에 황정민과 임수정은 처음엔 그림이 안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탁월한 연기력 때문인지, 서로가 서로에게 잘 녹아들었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는 허진호식 멜로가 좋고 앞으로도 줄곧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하더라도 계속 좋아할 의향도 있답니다.^^


순오기 2008-01-16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출~~~ㅠㅠ 행복~~~~~^^ 허진호감독도 깐따님도 멋진 외출과 행복으로 돌아온 걸 환영합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풀어내는 솜씨는 정말 맛이 다르네요~~~ 감동이야요! 꾸벅^^

깐따삐야 2008-01-17 00:04   좋아요 0 | URL
저도 순오기님을 환영합니다. 꾸벅.^^
이 영화 좋았어요. 임수정에게 기대를 많이 하게 됩니다.

라로 2008-01-16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박아녜요???깐따님은???ㅎㅎㅎ
농담이구요,,,,음 갑자기 차분해지셨다,,,,ㅎㅎ
님의 리뷰에 78%동의하면서 제가 봤던 행복이 생각나네요.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했어요.
참 신기했어요, 그래서.
깐따님 없으니까(물론 저도 자주 못왔지만)
지니없는 알라딘이야요,,,뭔말이래???ㅎㅎ

저 이제 영화보러가요.
저녁도 하기 싫어서 사먹구 들어오려구요.
이렇게 늦게 나가는 이유는 아이들이 오늘 해야할걸 다 하지 않아서
이제야 나가게 됐어요...저 좀 지독한 엄마 맞긴 한가봐요...ㅎㅎ
암튼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가지고 올께요.
N군녀석 영화는 보고싶지 않지만 팝콘 먹고 싶어서 간데요,,,ㅎㅎ
이만 총총

깐따삐야 2008-01-17 00:07   좋아요 0 | URL
외박? 갑자기 차분? -_-
지니 없는 알라딘에서 급 뿌듯! ㅋㅋ

영화 보고 외식하는데 지독하다니요. 우리 엄만 할 거 다 해놔도 구박하시던데요. 나비님네 가족은 오늘 저녁, 행복한 시간 보내셨겠죠? 팝콘도 맛나게 먹구요.^^

치니 2008-01-17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출>도 <행복>도 기대만큼 차오르진 못했었는데...
이 리뷰를 읽으니, 아 이렇게 보아주면 좋았을 것을, 이란 생각이 드네요. ^-^

깐따삐야 2008-01-17 14:08   좋아요 0 | URL
제 리뷰는 제가 읽어봐도 '꿈보다 해몽'인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8-01-1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해지는 '해몽'이에요. 참 좋습니다.^^

깐따삐야 2008-01-18 01:59   좋아요 0 | URL
혜경님의 참하신 리뷰도 좋아요. 저는 쓰다보면 글의 향방을 가늠키가 어려운데 혜경님은 깔끔하고 단정하게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기회가 닿으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사는 도시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달에 예매를 했었다.
웅장한 스케일과 노래와 연기 실력이 수준급인 배우들 덕분에 2시간 40분이라는 긴 공연 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외면서도 아쉬웠던 점.
제목은 명성황후인데 명성황후 보다도 내시나 궁녀 등, 주변의 낭인들의 연기와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는 것.
명성황후는 당시로서는 깨나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황후였지만 극 중에서는 총명하긴 한데 타이틀에 걸맞는 매력과 카리스마는 엿보이지 않았더랬다. 

내가 주목했던 인물은 민비를 사모했던 훈련대장, 홍계훈 장군.
청아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가 연모의 감정을 품고 있는 장군의 역할에 적합, 공연이 끝나고 환호와 박수를 많이 받았다.
(반면에 너무 허무하게 죽은 게 옥의 티였다. 칼솜씨는 시원찮은데 죽는 모습만 비장했달까. 드라마 '대조영'의 걸사비우나 흑수돌이 싸우는 장면을 좀 봐야 돼!)
며느리와 대척하는 흥선대원군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그가 고수했던 쇄국정책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고집스런 외양과 목소리로 감탄을 자아냈다.
대원군과 민비가 대립하는 장면을 좀더 긴장감 있게 부각시켰으면 하는 아쉬움.

대형 턴테이블을 이용한 무대로 역동감 있는 연출을 한 점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의상들이 약간 허술하다 싶었고(인물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획일화된 느낌),
일장기가 올라가며 일본의 야욕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박수 치는 관객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연기야 좋았다지만 박수 칠 장면이 따로 있지. (관객 중엔 외국인도 있을텐데 대략 민망...)
하지만 홍계훈 장군을 주축으로 한 무예 훈련 장면은 매우 멋있었고 특히 굿 장면은 소름 돋을 정도로 전율이 일었다.
작년에 중국에서 보았던 송성쇼와 비교했을 때,
동작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일사분란함에 있어서는 송성쇼에 못 미치지지만 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멋이 있었다.  

만만한 가격은 아닌데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비운의 왕비라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위트와 유머를 잘 살려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으나,
제목을 명성황후로 했다면 명성황후를 뚜렷하게 부각시킬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단 생각이 든다.
클라이막스가 되어야 할 여우 사냥, 황후 시해 장면도 너무 싱거웠다.
너무 단칼에, 한 마디 말도 없이 허무하게 죽어버려서(그것도 옆으로 쓰러지는 것도 아니고 발라당 엎어져서) 실제로 그런 모습으로 죽었는지도 모르지만 좀 어이가 없었다는.
명성황후는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그 누구보다도 집중적으로 주목을 끌었고 마지막에도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지만 공연이 끝나고도 나의 불만은 가시지 않았더랬다.
명성황후 역을 맡았던 이태원이란 배우는 목소리도 아름답고 노래도 정말 잘하는데 연기에 대해선 솔직히 갸우뚱이다.
출중한 가창력으로 부족한 연기력을 메우고 있다는 느낌은 나만 받은 걸까.
 
그래도 기회가 닿는다면 한번쯤 볼만한 뮤지컬이다.
비록 명성에 못 미치는 명성황후였지만 충만한 오감의 유희로 밥을 덜 먹어도 하루 종일 배부른 느낌. 나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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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 죽는 장면을 오버스럽게 비장하게 그리는 것도 좀 우습긴 하겠지만,
기대하던 장면이 맥없이 끝나버리면 좀 허무하긴 하죠 ^-^

예체능에 집중하는 주말을 보내셨나봐요
나 심심했어요! ^^

깐따삐야 2008-01-16 13:18   좋아요 0 | URL
발라당 엎어져서 죽는 건 보시기에 좀 그렇더라구요.^^;

나는 이따금 '딴짓'이라는 배터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웬디양님 생각도 했어요! ^^


순오기 2008-01-16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성황후는 못 봤지만, 이문열의 '여우사냥'은 봤지요.ㅠㅠ
뮤지컬은 제겐 여전히 꿈의 무대입니다. 한 5년에 한번이나 보려나~~

깐따삐야 2008-01-17 00:0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문열의 '여우사냥'을 못 봤네요.
저두 아주 큰맘 먹고 본 뮤지컬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