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언어
김겨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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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표지, 띠지까지 완전 반해버렸다. 프롤로그 읽고 더 반했다. 역시 김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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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믈렛 문학동네 시인선 203
임유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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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믈렛, 임유영





오랜만에 물음표가 떠오르는 시집을 만났다. 시적인 것이 아닌 문장들의 배합으로 만들어낸 시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이게 시인가? 시가 뭐 별거 있나.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시지. 알 수없는 문장들로 가득한 시도 있고 마음에 와닿는 강렬한 시도 있고 무슨 뜻일까? 이게 뭐지? 싶은 시도 있겠지.






아무도 왜 사냐고 묻지 않았지만,

나는 나를 들키고 싶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그대로 두어도 되어선 안되겠다.

네가 돌아오게 하려고, 들어보라고, 나는 보고 있으니까

외친다.

임유영의 외침이 보인다.

쉽지 않았으나 어디 쉬운게 시인가. 

언제나 다양한 시들을 만나는 일은 즐겁다.

불평하지 않고

우울하지도 않고

한 번쯤 그래보고 싶었어

다르게도 살아보고 싶었어.

#움직이지않고달아나기멈추지않고그자리에있기


하지만 그래도 어려워. 나는 모르겠다. 다르게 살아보는 건 정말 어렵네 어려워.







나는 바다 앞에서 너를 향해 외치네. 너를 돌아오게 하려고. 듣게 하려고. 네가 들어오게 하려고. 나는 보는데. 너는 뒤돌아보지 않고. 한때 젊은 당신은 결코 머뭇거리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가네.

#유형성숙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보이지 않게 두어도 될까. 따뜻한 거 먹이고 싶다.

#만사형통


우리가 조금만 말하고 조금만 움직이고 조금만 살았더라면 이 세상이 전부 우리 것이었을 텐데 쓸쓸하게도 살아 있어서 말을 해가며 몸짓을 해가며 침을 튀겨가며 진땀을 흘리며 폭소를 터뜨리며 산짐승처럼 너절한 잠자리에 풀썩거리며 몸을 누이고 잘 때조차 뒤척인 죄로 자면서도 코곤 죄로 꿈에서도 말한 죄로 우린 말하지 않는 법을 잊어버리는 벌을 받고 있어요 끝없이 움직이는 벌을 서고 있어요 아무도 아무에게도 왜 사냐고 묻지 않았어요.

#처서


나에 관해서라면 아무것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곧 누군가는 알아차려주리라. 얼마나 지나야 할까? 

#포노토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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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밖에 없네 큐큐퀴어단편선 3
김지연 외 지음 / 큐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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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밖에 없네, 김지연 외


<믿고 읽는 언니들의 불행 따윈 없는 퓨처 팝픽션>




큐큐출판사에서 나온 큐큐퀴어단편선을 시리즈로 샀다. 단편선마다 좋아하는 작가들이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지연작가는 <마음에 없는 소리>를 먼저 읽어서 중복되는 단편이었고 정세랑작가와 한정현작가를 기대하며 봤는데 의외로 조우리작가와 조해진 작가의 단편이 기억에 남는다.



#김지연 #사랑하는일

은호의 생각도 웃긴데 아버지 앞에서 난리를 치던 장면이 정말 웃겼다. 영지가 패륜아같았다고 했는데 그만큼 쌓인 게 많았던 거겠지. 은호가 너무 귀여워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지만 동네방네 소문내고 잔치를 하겠다는것도 아니고 그저 거짓말 안하고 살겠다는 영지의 소박한 소망이 안쓰러우면서 씁쓸했다. 사랑한다면서 가장 먼저 상처주는 게 가족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인정하기 힘드니까. 축복을 받고 싶은 영지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들어놓고도 모른체하는 부모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누구나 그저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정소연 #깃발

미래의 세계에서는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살게 된다. 모든 지구인들이 떠난 것은 아니고 차츰차츰 이주해나가는 형태로. 사랑한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떠나지 않는 삶을 상상해본 적 없는 유나는 이기적인 것일까, 그저 현재의 사랑에 충실했던 걸까.


“우리는 그럼 지러 가는 거야?”

이보다 더 퀴어한 SF 전쟁소설이 있을까? #정세랑 #아미오브퀴어

아직 오지 않은 세계에 대해 쓰면 그 세계가 오는 속도가 조금은 빨라지지 않을까? 실패를 알면서도 나아가는 이야기 속 친구들처럼 끝내는 연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과 연결되고 싶다. #정세랑작가의말

정세랑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말만으로도 충분했다. 내용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조우리 #엘리제를위하여

비혼의 삶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마지막을 생각해본다. 다른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유언이라니. 이런 멋진 인생의 끝을 만날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에게 엘리제가 퀴어들이 숨는 동굴과도 같아보이겠지만 엘리제는 계속 거기 있었다. 숨기려고 한 것은 사회 아닌지. 그냥 좋아서, 모여있고 싶은 곳이었던 엘리제. 피난처처럼 숨고, 피해있었던 곳이 아니라. 


#조해진 #가장큰행복

이 단편을 읽고 나서 김현시인의 시 <가장 큰 행복>을 읽었다. 남자들에게도 평범한 행복이란 이런 것이라는 구절이 보였다. 소설 속 두 남자가 먹던 백순두부탕과 가자미 튀김과 함께. 미래에는 누구에게나 평범한 행복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오겠지. 멀지 않은 미래에. 아니지. 이미 어디에든 있겠다.

그 어떤 미래라도 사랑은 남아 있기를. #조해진작가의말


#천희란 #숨

사랑이 풋풋한 이십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다. 큐큐단편선에서 좋았던 것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세상과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순영과 정해, 해옥의 삶이 현실적이라 마음이 좀 무거워졌다.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미래. 살아있다는 게 무섭게 느껴지는 나이. 외로움이 사무치는 시간들. 노년의 삶에도 연대와 사랑이 있음을 알았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지. 그러니까 살아가는 거겠지.


#한정현 #나의아나키스트여자친구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로 변했다? 얼마전까지 남자친구였던 수호는 이제 여자가 되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분노하는 것이 폭력이라는 것을 알지만 자꾸만 화를 내고 분노하는 자신이 싫었다. 그냥 나로 살아보려고 했다는 수호에게 책을 던지고 화를 내면서도 기어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만드는 자신이 싫었다. 수호가 떠나고나서야 깨닫는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화를 낸 게 아니라 그냥 화였을 뿐이라는 것을. 트랜스젠더가 된 전 남자친구를 보며 복잡한 마음의 나의 심경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한정현 작가의 예상대로 좋았다. 작가의 낙관한다는 말이 좋다. 낙관하자, 말고 낙관한다는 그 말이.

우리는 이해받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마땅한 존재들이니까. (..) 나는 낙관한다. 사랑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한정현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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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음
임이랑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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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음, 임이랑


오늘도 잠 못 드는 깊은 마음에게




읽고나면 물음표만 잔뜩이고 공감이 전혀 가지 않는 책이 있는가하면 읽자마자 마음을 뜨겁게 하고 공감을 넘어 너무나 내 마음같은 책이 있기도 한다. 


밤의 마음은 당연히 후자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오래도록 밤의 시간 속을 헤맸고 슬펐고 불안했고 두려웠다. 

그 시간 속에는 나뿐인 것만 같아서.


그런데 아니었다. 나와 같은 당신이 있어서, 당신이 아파한 밤의 시간들을 볼 수 있어서 미안하게도 나는 행복했다. 나의 마음이 괜찮아졌다. 당신의 글 덕분에.


마음의 근육이 약해빠져 다정한 말들을 수집하고 그런 다정함 없이는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생각 보다 그저 그렇고, 이도 저도 아니라는 사람.

상처를 가만두지 못하고 계속 만지작거리는 사람.

마음이 내려앉을 때면 안전하게 집에만 있고 싶은 사람.

아름다웠던 기억을 갖기 위해 자꾸 나 자신을 속이는 사람.

어떤 나는 냉랭하고 어떤 나는 다정하다는 사람.

스스로가 지겹지만 당신은 나를 지겨워하지 않길 바라는 사람.

그 어떤 것도 계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마음을 위한 주문을 외우는 사람.

사람의 모든 순간에 쓸모 있는 인간일 필요는 없다는 사람.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당신이 있어 고맙다.

나 역시 이제 모퉁이를 지나가고 있다. 

바보같은 마음이 찾아와도, 

예고도 없이 불행이 찾아와도, 

괜찮지 않은 순간이 찾아와도.

나를 놓지 않기로, 최소한 어깨를 펴고 맞서기로.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당신의 문장을 품에 안고 나아가겠다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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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마다 필사를 했더니
이제는 매일 필사를 하고 있다.

캘리그라피가 아닌 문장을 모아서 꾹꾹 눌러쓴 필사의 시간들. 마음이 힘들지 않아도 필사는 일상이 되었다.

연말에 읽었던 단 한 사람.
책 귀퉁이를 하도 접어서 책이 두툼해졌다.
밑줄긋고 옮겨적으며 목화의 마음을 생각한다.

아직 잘 모르겠다.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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