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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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도서제공 #에세이




🔖“나는 나만의 가정을 꾸릴 것이다. 결혼 없이.”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여자셋이모이면집이커진다

#김은하

#서스테인




얼마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었다.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한 40대 두 여자가 함께 살기 위한 아파트를 구하는 과정에서도 돈과 대출은 무척 중요한 요인이었고(물론 매매여서 더 그랬다) 큰 부담을 갖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 계획이 없다면, 작은 집에서 벗어나고는 싶은데 당장 큰돈이 없다면, 혼자는 조금 심심하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공동생활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집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니, 더 큰 그릇에 우리를 놓아 보자고 얘기하고 싶다.


미친 집값의 나라에서,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는 명확한 사실 하나만 믿고서! #프롤로그 중에서




그런 와중에 월세살이 아파트라고? 넓은 집에 살고 싶은 30대초반의 세 여성이 모였다. 김은하 작가는 경기도에서 통학하며 버린 시간과 체력이 아까워 자취를 시작했고 2평짜리 고시텔이 시작이었다. 도저히 집이라 부를 수 없던 고시텔을 시작으로 5평 원룸, 오피스텔과 투룸을 거쳐 이제는 32평 아파트, 넓은 집에 살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집을 사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서울 한복판에서 내집마련이라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평생 원룸, 투룸을 전전하며 집을 사기 위해 소처럼 일해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살(buy) 수는 없지만 살(live) 수는 있지 않냐며, 친구와 함께(원룸, 투룸에서도 친구와 함께 살긴 했지만) 아파트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집은 나를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릇이 작아져 몸이 부대끼는 느낌이었다. 팔을 펼치지도, 발을 뻗지도 못할 만큼 불편한 상황이랄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나는 직감으로 알았다. 더 큰 집과 나만의 방. 그것 말고는 없었다. p. 80~81


집이 나를 담는 그릇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인간은 우울해지는 집을 잘 치우지 않는다고 했다. 집이 물건으로 가득차 있고 좁은 부엌과 좁은 욕실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넓은 거실과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주는 안정감과 여유로움, 내가 원하는 가구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편안함, 확실히 집은 넓고 봐야 한다.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한 세 여성은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지만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간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4인 가족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은 이렇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인생은 확률게임이라며 모든 게 불명확하다고, 결혼한 삶과 하지 않은 삶, 양쪽 모두 결과가 미지수 아니냐며 하지 않는 쪽이 더 행복하리라고 믿고 그 가능성에 자신의 삶을 배팅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그쪽에 배팅했기 때문에. 


책을 읽다보니 작가는 PD라는 직업 외에 유튜버, 바텐더 등 N잡러로 살아가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종종 보긴 했는데 읽고나서야 할게 되어 유튜브로 동영상을 몇 개 시청해보았다. 책에서도 느꼈지만 대학때부터 작가는 부던히도 열심히 살았다. 성실하게 자신히 하고자 하는 일을 해왔고 거침없이 행동하여 결과를 만들어냈다. 주변에서도 신기하고 희한하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는 그 넘치는 열정과 부지럼함이 부럽다. 주변에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 역시 기특하면서도 부러웠다.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삶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미래를 응원하게 되었다. 이런 멋진 여성들의 성공담이 더 많이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정답도 없다. 작가는 이미 그 사실은 진즉에 깨닫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씩씩하게 멋지게 나아가고 있었다. 더 나은 미래가 아니라 꽤 괜찮은 오늘을 살고 싶다는 김은하 작가의 오늘을 응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 구독을 누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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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뷰

매일 읽고 매일 필사하며 늦은 리뷰를 씁니다✒️


✅️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매일 읽고 매일 씁니다.

문장을 수집하고 밑줄을 긋고

만년필로 필사합니다.

읽고 필사한 후에 리뷰를 씁니다✨️


#만년필필사 #매일필사 #필사하리

#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하리캘리 

#하리독서노트 #오늘필사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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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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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여자들의 공동체라이프 너무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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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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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도서제공




불행을 버텨 냈으니 이제 행복할 수밖에 없겠다

10만 독자의 행복을 기원하는 작가 일홍의 일상 속 행복을 부르는 주문들


#행복할거야이래도되나싶을정도로

#일홍

#일홍에세이

#부크럼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다정한 위로와 응원의 문장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찾지만 지금 당장의 행복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순간을 쉽게 흘려보내기도 한다. 소소한 행복을 위한 삶이나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말이 진부하고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그 단순하고도 진부한 말들이 필요하다.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이나 충고는 아무런 힘이 없다. 부족하고 연약한 나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 오롯이 내 편이 되어 나를 보듬어 주는 사람, 뾰족하고 날선 세상에서 든든하고 다정한 사람의 눈빛과 말과 몸짓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지금 우리 힘든 것은, 사람과 일이 괴롭고 어려운 것은 해결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공감과 위로가, 다정과 사랑이 밥 먹어주냐고 한다면 굳이 상처를 후벼파고 채찍질하는 것이야말로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묻고 싶다.


일홍 작가는 대단히 거창한 행복의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듣고 싶었던 말을 들려준다. 우리는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의 한 사람이다. 그 속에서도 이래도 되나 싶게 행복하겠다는 작가의 말이 위로가 되는 것은 그 행복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스스로 그 행복을 손에 쥐고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으니 우리 모두 행복하자고 말이다.


사람 때문에 힘들고 상처 받지만 결국 사람 덕분에 위로 받는다. 사람은 모두 똑같지 않아서 언제나 새롭고 어렵다. "어느 한 면이 빛나면 반대편엔 그림자가 진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기에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마음을 여는 속도가 다르고 너비가 다르다. 타인을 허용하는 깊이와 온도도 제각각이다." 우리의 모두 다 다르므로, 완벽한 사람은 없으므로,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더 다정해졌으면 좋겠다. 사람 때문에 힘든 날보다 사람 덕분에 행복한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나는 네 편이라고, 애썼다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도 일렁거렸다. 포근해지기도, 애틋해지기도, 그리워지기도, 쓸쓸해지기도 했다. 많은 문장에 밑줄을 그어서 필사를 다 하지 못했다. 겨울 동안 마음에 담아둔 문장들을 하나씩 꺼내 먹어야겠다. 당신에게 이 문장을 보낸다.




내 마음처럼 모두가 당신 편이었으면 좋겠다.

불행할 일 없이 살아갔으면 좋겠다.

당신의 모든 버팀이 마침내 커다란 기쁨으로 펼쳐지면 좋겠다.

오늘도, 내일도, 당신이 행복만 했으면 좋겠다. p.163


#책속한문장




지금 이 순간에 놓인 행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이곳에 있는 나와 당신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언제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프롤로그




사람은 바꿔 쓰는 거 아니라지만

나는 나를 바꾸어 내고 싶어서.

더 좋은 사람이고 더 멋진 사람이고 싶어서.

아직은 견딜 수 있는 지침이어서.

할 수 있다, 괜찮다, 속삭이며 나아가곤 해.

언젠가 도착하겠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고 

가고 싶어서 가는 길이니까. p.21






그러니 행복이란 어디에도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것.

형체를 확인할 수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

각자의 마음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마치 사랑처럼.

암흑 속에서도 내 눈으로 내가 밝혀 내는 빛.

그러므로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꺼내며 살아가야 한다.


타인의 시선도, 바깥의 소움도, 당장의 고난도 다 소용없다.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행복이다.

그게 오늘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p.22




정말 고생했다.

혼자서 버텨내느라 정말 고생 많았겠다.

솔직히 만히 힘들지.

자주 힘들었지.

아무 말 안할테니 언제든 잠시 기대라고,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다. p.92




내가 살아 있음이 느껴지는 시간을 꼭 찾아 누리기를.

사랑을 아끼지 않기를.

오늘을 떳떳이 살아가기를.

다 괜찮으니 부디 잘 지내기를. p.101




오늘은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감사를 전할 수 있을까.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에게.

존재해 줘서 고맙다고, 부족해도 괜찮다고, 울어도 괜찮고, 다 괜찮다고.

애쓸 때도, 애쓰지 않을 때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그런 나를 내가 가장 믿고 응원한다고, 

그렇게 품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자주 행복할 수 있도록. p.107


사람은 사람으로 잊힌다지만

시절의 기억은 변하지 않으므로.


잘 지내다가도 문득 그 시절 떠올리면

거기에 자꾸 네가 있어서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인 우리가 있어서

지금이라도 이름 부르면 웃으며 안아 줄 것 같았다. p.188


우리 속에서 울고 있는 어린 아니, 감춘 불안, 떠도는 우주, 그림자. 모두 꺼내 놓아도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단단한 외벽을 뚫고 가장 우리만의 모습을 풀어헤칠 수 있는 즐겁고 편안한 사람이고 싶다. p.28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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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한 형태 위픽
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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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위픽시리즈함께읽기




“누군가가 돌아왔다가 떠나는 눈부신 여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까.”

참사 속에서도 모두의 안부를 묻는 작가 김현 신작 소설


#고유한형태

#김현

#위즈덤하우스

#위픽시리즈


초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알았던 ‘재오’에게는 피로 이어지지 않은 작은엄마 ‘미희’가 있다. 재오의 엄마와는 절친한 사이로,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두 사람은 서로를 살뜰히 보살피며 함께 살아간다. 작은엄마의 아들 ‘형태’와 재오는 학교에서는 데면데면하게 굴지만 엄마들 앞에서는 적당히 친한 척을 하며 너스레를 떨 줄도 안다. 일찍이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한 재오에게 내색하지도 놀리지도 않던 형태의 이사를 앞둔 겨울, 어느 해변에서 두 사람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하루”를 보낸다.


재오에게는 작은 엄마 '미희'가 있다. 재오의 엄마와 절친한 사이로 진짜 작은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와 작은 엄마는 가족같이 지내며 함께 작은 반찬가게를 하며 살아간다. 재오는 초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알았다. '미희'의 아들 형태는 재오가 커밍아웃을 했음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고 놀리지 않았다. 서로는 데면데면한 사이지만 엄마들 앞에서는 적당한 친한 모습을 보인다.

시간이 흘러 미희와 형태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재오와 형태는 그 후로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형태가 재오를 만나러 오기로 한다. 재오와 형태는 다시 만나 어떻게 될까?

#책에서확인하세요


전에 여름에 대한 책 리뷰를 썼는데 어쩐지 이 책도 여름의 냄새가 난다. 소수자인 재오의 이야기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지만 누구나 고유한 형태의 사랑의 모양이 있다. 작가가 제목을 고유한 형태로 지은 것은 각각의 고유한 마음, 사랑,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사랑의 형태는 모두 다르고 우리는 모두 고유하다. 


위픽시리즈는 판형이 마음에 들고 책커버의 컬러와 표지의 한 문장이 눈에 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음이었다.'


어떤 형태로 살아가고 어떤 형태의 사랑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지금 만나는, 지금 사랑하는 눈 앞의 사람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마음으로 마주하게 되니까 말이다. 누구에게나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나 사람이 있다. 재오와 형태의 그 바닷가의 시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그래서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다. 언제까지나 기억하고 싶은 것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 설령 아프고 슬픈 마음이라 하더라도. 그럼에도 애틋하고 설렜던 마음이 있으므로.


<책 속 문장 필사>


형태의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달라졌을까? 두 줄로 나란히 그어지던 선이 하나로 이어졌다. 나와 형태는 제자리에 멈춰 서서 막대기를 버리고 서로를 향해 마주 섰다.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요란하던 파도가 일순 잠잠해졌고 모래알이 유난히 반짝였다. p.30


그게 두고두고, 이날 이때까지도 마음에서 반짝이더라. 너한테도 그걸 주고 싶었어. 반짝이는 걸? 아니 두고두고를. 두고두고. 오랜 시간을 두고 여러 번에 걸쳐서, 라는 뜻을 가진 말. p.33


강단이 있어서 그 사건 이후에도, 희철을 먼저 떠나보내고도, 학교에 다니며 멸시당하고, 감시당하고, 차별당하며, 살아 있었다. 그게 희철의 몫까지 살기로 한 건지, 그냥 자기 몫의 삶을 살고자 한 것인지 물어보진 않았다. 어느 쪽이든 살아간다는 게 중요하니까. p.40


“시시하겠지?”

고유가 캡슐을 매만지며 물었고,

“시시할걸.”

나는 대답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걸 손에 쥐고 움직이기로 했다. 아직 빛이 남아 있을 때, 다리가 놓인 곳까지. 천천히. 형태가 오는 중이니까. 누군가가 돌아왔다가 떠나는 눈부신 여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까. p.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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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장수탕 에디션, 양장)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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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도서제공 #에세이




어른이 되어 무거워진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때밀이 타올처럼 

시원하게 벗겨주는 이‘까칠한 할머니’의 농담과 지혜를 보라!


#즐거운어른

#이옥선

#이야기장수





요즘 SNS를 보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을 볼 수 있다. 누구나 다 휴대폰을 가지고 자기만의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중에서 중년 이상의 영상을 볼 때면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에 놀라곤 한다. 한동안 핫했던(물론 지금도!) 박막례 할머니는 47년생 100만 유튜버이다. 그렇게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아이든, 어른이든 멋지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이다.


여기에 즐거운 어른이라며 나타난 멋진 할머니를 만났다. 76세의 이옥선 작가의 거침없는 글빨(!)에 큭큭거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평범한 할머니라고 하기엔 교사 출신에 평생 방대한 독서를 하셨다. 무려 육아일기로 <빅토리 노트>라는 책도 내셨고 그 딸은 김하나라는 유명 작가인 데다 온갖 지식인들의 치부를 다 알고 계시고! 유언을 말할 때 나카스 카잔차키스와 마르크스의 묘비명을 말하고! 꿈의 풀이가 궁금하여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는 분을 평범하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지만) 역시 76년 내공 엄청납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남성 편향적인 세상이었다며 이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이옥선 작가의 말이 통쾌하다. 가부장적인 사회를 견디며 살아온 여성의 입장에서 앞으로 살아갈 여성들의 삶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무척이나 든든하다. 직접 경험했고 견뎌왔던 70년 이상의 세월을 토로하는 작가의 이야기에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옥선 작가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해야 한다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에 간절히 원하는 것도 없을 것 같다며 아이스크림이나 먹을까? 라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골든에이지를 살고 있으며 아주 만족하며 산다는 작가는 심장마비로 고독사하고 싶다는 어찌 보면 충격적인 소원을 말한다. 현대의학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편히 집에서 자연사하는 일은 거의 없다. 평균수명은 늘었지만 노화는 막지 못했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일 또한 힘들어졌다. 이러니 작가는 세상에서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 간병을 받으며 완전히 회복되기도 어려운 상태로 살고 싶지 않으니 죽는 순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냉정한 판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가족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을 테고 자유의지로 평화롭게 죽고 싶다는 마음도 이해가 된다. 죽음과 유언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죽기 직전에 대단히 중요한 비밀을 털어놓는 것도 아닌데(예를 들어, 너는 사실 친아버지가 따로 있으니) 유언을 꼭 죽기 직전에 해야 할 필요가 있냐며 의문을 드러낸다. 그래서 자신도 생각난 김에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라는 꼭지에 유언이라고 할 만한 글을 썼다.






그냥 나도 생각난 김에 한마디 하자면, 나는 내가 인생에서 해야 할 숙제는 다 했고(남편의 장례식을 끝낸 것, 뒷정리를 다한 것이 나의 제일 큰 숙제였다) 이제까지 대충 즐겁게 잘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너희도 너무 애쓰지 말고 대충(이것이 중요하다) 살고, 쾌락을 좇는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뭔가 불편한 것이 있으면 이것부터 해결하는 방법으로 살면 소소하게 행복할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건강을 잃으면 행복하기 어렵다) 한 종목의 운동을 늙어서까지 꾸준히 할 것이며 너무 복잡한 건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살도록 해라. 다행히도 재산이 많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아들딸 며느리 손자 손녀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했고 너희는 내가 지금도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이다. 나의 장례는 그 시기의 일반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며 화장해서 유골은 너희 아빠를 장사 지낸 것처럼 하고, 제사는 지내지 말고 그날 시간이 나면 너희끼리 좋은 장소에 모여서 맛있는 밥을 먹도록 해라. 또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너희 아빠는 꽃 피는 봄에 돌아가셨으니 나는 단풍 드는 가을에 떠나면 좋겠네. 그러면 너희는 봄가을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을 테니. 끝. ( 73~74쪽, ‘유언에 대하여’)


방비하더라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올 일은 오고야 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고 하셨다. 인생살에서 보통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제일 좋지 않냐고 하셨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갈 것이라고,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도 하셨다.


할머니는 76세니까 일어날 일은 일어나니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있고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고 알게 되셨겠지요? 엉엉. 저는 여전히 다 별일이고 지나가길 기다리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인간은 왜 이리 어려운 걸까요?


작가님을 붙들고 하소연하고 싶을 만큼 나는 여전히(20대 청춘도 아닌데) 어렵고 심각하고 복잡한 것투성이다. 그런데 76세의 할머니인 작가님조차 여전히 책을 읽고 유튜브로 세상을 공부하며 매일 요가를 하고 목욕탕을 간다. 솔직하게 요즘 젊은 세대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파서 오래 살기 싫다는 친구에게 "아니야, 나는 좀더 오래 살고 싶어. 내가 두고 보아야 할 사안이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그것들을 다 구경하고 싶어. 그러니 좀더 오래 살기 위해서 건강에 힘을 쏟아야겠다." 214쪽 '76세' 라고 말하기도 한다. 인간이 나이가 많다고 늙는 게 아닌 것 같다. 76세에도 배우고 싶은 것이 있고 건강을 지키며 즐겁게 살 수 있다. 징징대고 자꾸만 나약한 소리를 하던 나를 반성한다. 


이토록 멋진 즐거운 어른을 만나서 반가웠다. 이옥선 작가와 같은 멋진 어른이 앞서서 걷고 있다면 그 든든한 등을 바라보며 뒤따라 걸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니 새로운 판을 짜야 옳다. 한국의 여자들은 너무 똑똑하고 교육도 다 잘 받았다. 사태 파악이 빨라 비혼자도 늘었다(남자 잘못 만나 인생 망한 여자는 있어도 안 만나서 망한 여자는 없단다). 더러 남자들도 비혼을 선호하고, 결혼하고도 아이 없이 사는 풍조도 늘어간다. 출생률이 세계에서 제일 낮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구의 부담을 줄여주는 일이니까. 인구 정책을 논의하는 사람들은 안 봐도 알 것 같은데, 50대 중반을 넘은 고위직 남자거나 남성적 돌파력으로 그 자리까지 올라간 여성일 것 같다. 아이 하나 낳는 데 돈 얼마를 지급하겠다는 얄팍한 정책 가지곤 먹혀들지 않는다. 제도적 결혼 안에서만 인구를 늘리려는 생각으로는 절대로 인구가 늘지 않는다에 500원 건다. 아니 5천 원 건다. 26~27쪽, ‘새판을 짜야 할 때가 왔다’


나는 인류에 공헌하겠다거나 다른 인간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인간을 신뢰하지 않는다. 뭔가 더 발전해봐야 지구만 망가진다. 모두 다 저 잘난 맛에 자기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살아왔고, 부수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었거나 또 감당할 만큼만 살아왔다고 본다.  (...)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242~244쪽, ‘다 지나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도서협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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