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에게 가는 길 위픽
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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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단편소설 


“간절히 원하면 ‘나름’을 만들 수도 있나요?”


우주 쓰레기 청소부의 애도에 관하여




#나름에게가는길

#전삼혜

#위픽

#위즈덤하우스


시현은 우주를 누비며 값나가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현이 하는 일을 데브리 피커라고 부른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다보며 '나름'이라고 하는 우주 유령(?)을 만나게 된다. '나름'은 우주를 가득 채운 사념에서 생겨나는데 사람들이 버린 물건에서 정보를 흡수하여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시현은 데브리 피커라는 직업 외에 나름처리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다 만난 나름을 처리하는데 사연이 짙은 물건에는 나름이 붙어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래서 죽은 가족을 나름으로 되살리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시현에게도 어린 시절 떠나보낸 사랑하는 동생 '아영'이 있다. 시현의 부모는 여전히 아영을 잊지 못하고 남은 자식인 시현뿐만 아니라 자신들조차 돌보지 않았다. 우주에 아영의 유골을 잃어버린 시현의 부모는 더 아영의 유품에 집착하게 된다.


소중한 이를 잃고난 이후의 삶은 어떠한가. 상실의 슬픔 앞에서 인간의 제대로 된 애도를 하지 못하면 그 안에 갇히고 마는 것 같다.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없음에도 나름이라는 형태로라도 만나고 싶은 그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름은 분명 소중한 그 존재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후회하게 되더라도 인간은 기어이 나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부모의 절망과 아픔을 목도하며 자신도 아영을 그리워하고 있음에도 슬퍼하지 못했던 시현이 안쓰럽다. 시현은 결국 아영의 유품을 찾고 아영의 나름을 만나게 될까? 


상실의 슬픔을 오롯이 느끼고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망이 때로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우리는 다를 뿐이라던 시현이의 말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견디는 게 아닐까.


전삼혜 작가를 극찬하던 친구의 글이 떠올라 주문했던 책이었다. 위픽은 단편소설이라 짙은 여운을 나기기도 하고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전삼혜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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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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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글쓰기책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씁니다”


#은유의글쓰기상담소

#은유

#김영사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 속에서 수집한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다양한 플랫폼에 짧은 단상을, 일기를, 여행기를 쓰고는 했어요. 좋아한다고 해서 잘 쓰는 것은 아니더군요. 마음을 풀어내는 일이 서툴렀고 그것을 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문장을 베끼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수집하는 일은 대학 때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오랜 취미이자 쓰고자 하는 욕망이었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꾸준히 사두었지만 읽지는 않았어요. 잘 쓰고 싶은 마음만 컸지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고 형편없고 한심한 글을 쓸까봐 두려웠거든요. 이런 모순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그저 읽고 베껴쓰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흘러가버린 지난 시간이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갈팡질팡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에서야 더 애틋하게 쓰고 싶어진 거라고 합리화를 해봅니다. 


아주 오랜만에 글쓰기 책을 만났습니다. 은유 작가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쓰셨는데 그 중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부제가 마음에 들었어요.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글을 쓰다보면 어려가지 고민과 궁금증이 생기는데 마흔여덟 가지 질문에 은유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 경험과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답해줍니다. 또한 들어가는 말에서 글쓰기를 수업을 할 때면 과제를 독려하며 해주는 말에서 이미 위로를 받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못 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 쓴 글이 잘 쓴 글이다."


48개의 질문 하나하나 어찌나 제 마음같은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은유 작가가 말하길 글이 나아지고 있는 주기를 넉넉하게 잡아서 10년이라고 했습니다. 한 달, 100일이 아니라 10년! 제가 제대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 시기는 5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5년이 남았네요. 




 '잘 쓰고 있나?' '왜 안 늘지' '이게 맞나?' 이런 고민, 주저함, 망설임, 회의감이 글을 글답게, 삶을 삶답게 해줄 겁니다. 이런 뒤척임 없이 10년을 보낸 모습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과 다른 표정을 갖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p.41


앞으로 제가 갖게 어떤 모습과 어떤 표정이 궁금해집니다.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p.50)'는 문장을 마음에 담아봅니다. 




'글쓰기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남이 읽고 싶게 쓰는 것, 이 두 가지를 조합시키는 부단한 노동이라고 생각해요.p.95'


결국 일단 써야 하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지나 남이 읽고 싶은 글이 되는 것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일단 쓰고 또 쓰면서 부단한 노동의 시간을 부지런히 쌓아겠지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혼자 글을 쓰는 사람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

글쓰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

보통의 일상에서 쓸 만한 글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은유 작가 말합니다. 




'그런데 '그냥 사는 사람'은 없어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도 다들 엄청난 자기 서사를 품고 있어요. 평범하게 살기 위해선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요.(p.251) 


우리는 평범하지만 또 평범하지 않는 사람들이네요. 



보통의 일상이라, 평범한 사람이라 쓰지 못한다는 핑계를 접어두고 '누군가의 표현대로 완벽함은 안 주시고 완벽주의만 주신 신을 원망하며 끝나지 않는 글쓰기(p.205)를 계속해보겠습니다. 




(저는 시를 좋아하는데요. 시를 좋아하지만 시가 어렵거든요. 은유작가님이 알려주는 시가 어려운 분들에게 시 읽은 법도 알려주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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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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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한강함께읽기 #노벨문학상






혼자서는 도저히 읽을 수 없을 같아 함께 필사모임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읽고 필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소년이온다

#한강

#창비




1장, 2장 #어린새 #검은숨


친구를 두고 달아나는 동호의 마음과

왜 자신이 죽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정대의 마음까지.

소년들의 모습이 아파서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나가면 개죽음이라던 아저씨의 말이 슬프다.

그 거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던가.


동호가 너이고 정대가 나인 소설의 흐름이 낯설다.

어린 새는 어디로 갔을까.

몸이 불태워지고나서야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게 된 혼들은 어디로 가는걸까.

시를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 도대체 왜, 라는 물음표를 계속 떠올리며 알 수 없는 마음으로.

그러나 피 흘리는 그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아야만 한다.

우리가 기억해야하므로.







3장 #일곱개의뺨


518민주항쟁 당시 수피아여고 3학년이었던 은숙이는 5년이 흐른 지금 출판사에서 일한다. 수배자인 번역자의 책을 출간준비하다가 경찰서에서 뺨 일곱 대를 맞았다.


분수대에서 물이 뿜어져나오는 것을 견딜 수 없는 은숙이.

죽은 그들을 생각하면 먹는 게 치욕스러운 은숙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죽음을 피하고 싶었던 은숙이.

그날 밤 살고 싶어서, 무서워서 떨리던 네 눈꺼풀을 잊을 수 없는 은숙이.


뺨을 계속 맞으면서도 흐르지 않던 눈물은 번역가에게 검열에 의해 출간이 될 수 없음을 전할 때 흘리고야 마는 은숙이.

소리없는 그날의 모습이 펼쳐졌다. 문장은 숯이 되었으나 그날을 알리려는 몸짓은 막을 수 없었다. 소리지지 않았으나 눈을 부릅뜨고 우리는 그들의 입모양에 집중한다. 고름과도 같은 눈물이 흐르더라도 눈을 감을 수 없다. 우리는 이 참담하고 잔혹한 진실을 분명하게 지켜봐야 한다.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p.95)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기억하고 또 외치고 또 기록해야만 한다.











4장 #쇠와피


4장은 특히 더 분노하며 읽었습니다.


동호의 죽음이 얼마나 허망했는지,

인간의 잔인함과 악함은 어쩜 이렇게도 지독한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양심에 있지 않은가요.




사십만 도시에 팔십만개의 총알을 가지고 진압에 들어갔던 그들의 괴물같은 모습이, 그러한 명령을 내린 악마들의 존재가 끔찍합니다. 그 여름날 조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의 삶의 피폐함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늘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것은 어째서 그들이 아니라 우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고 맞서싸우는 사람들에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p.135)


그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p.135)


살아있음이 치욕이 되는 일은 없었어야 합니다.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그 날들의 진실을 왜곡하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5장 #밤의눈동자




우리는 고귀해, 라고 말하는 성희언니를 생각한다.

악몽이 생시보다 덜 잔혹하다고 생각하는 선주를 생각한다.


고귀한 우리가 어째서 그렇게 짓밟혀야 했는지 생각할수록 분노가 차오른다. 용감하지도 강하지도 않다던 선주는 그날로 돌아간다면 여전히 똑같은 선택을 하리라라는 사실이 마음이 저린다. 인간은 어쩜 이렇게도 잔인하고 끔찍한 행동을 일삼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동호와 은숙이, 선주, 진수, 그리고 이름없는 수없이 많은 시민들을 보면 어쩌자고 인간은 이리도 위대한지 울컥하지 않을 수 없다.






6장 #꽃핀쪽으로

어머니의 이야기에 바로 무너졌다. 막둥이 아들을 보내며 풀을 뜯어먹고 토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훔치며 마지막까지 읽었다.




#에필로그


빛이 비치는 곳으로,

꽃이 핀 쪽으로,


가야만 한다.

한강 작가가 우리를 끌고 나왔으니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꽃이 핀 쪽으로 함께 가야만 한다.






한강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탄 역사적인 2024년의 마무리가 끔찍했던 비상계엄과 탄핵가결로 마무리되는 이 시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80년 광주에서도, 지금도 언제나 앞장 서서 나아가는 것은 평범한 시민이다. 우리는 꽃이 핀 쪽으로 함께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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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함께 - 시를 처음 읽는 십 대를 위한 언어 수업 읽는 시간 2
정은귀 지음 / 민음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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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온라인필사모임



#홀로함께

#정은귀

#민음사




2024.10.30. 1일차

2023년 10월 30일부터 2024년 10월 29일까지 매일필사를 했습니다. 2024년 10월 29일이 매일필사 365일차였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4년 10월 30일, 버찌책방과 함께 <홀로 함께>라는 책을 읽고 필사하기로 했습니다. 1년필사에 이어서 새롭게 1일차를 시작했습니다.





11월 내내 시와 만나고 단상을 적어보는 시간이었네요.



1일차

시를 읽고 필사를 하면 시인의 원하는 숲으로 들어간다기보다 나만의 숲을 헤매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엄청난 재앙같은 상실의 숲이기도 하고,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아가는 숲이기도 하지요. 소중한 게 무엇인지 뒤늦게 알아채고 후회의 숲에 갇히기도 합니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 중에서 되찾고 싶은 것은 나 자신입니다.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그토록 오래 읽고 썼나봅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말라는 정은귀 선생님의 문장을 마음에 꾹꾹 눌러 담아봅니다.




2일차

어떤 진실은 마음이 아파서 모르는 체하고 싶어집니다. 블레이크의 시가 그렇습니다. 불편한 현실, 슬픈 장면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름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고 싶어지죠. 

✅️ 화내야 할 일에 화내고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하고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은 행복하지 않기. 

무언가 대단히 앞장서서 해내는 것이 아니라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바라보는 것, 그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피하지 않고 지켜보다보면 어딘가에 도달해 있겠지요.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무언가 되는 일이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되는 일조차 쉽지 않으니까요. 




3일차

저는 그저 나무이고 싶습니다.

계절이 흐르는대로 자기만의 속도로 천천히 흘러가는.

나무의 흔들림이 불안하지 않은 것은 뿌리가 단단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유연하게 흔들리는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초록의 풍경이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날들입니다.

정은귀 선생님은 겨울 나무를 보고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지나간 것을 뒤돌아보고 그리워하는 비우고 채우는 것을 하는데 느린 사람인가봅니다. 

언젠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내는, 무언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4일차

정은귀 선생님은 열등생이었던 적이 없었군요😂

열등생이었던 저는 수업 중에 창밖을 보는 게 더 좋았던 학생이었지요. 교과서 아래 소설책을 놓고 몰래 보기를 좋아했고요. 교복 안쪽에 이어폰을 넣어 음악을 듣기도 했었답니다. 

모두가 네라고 할 때 아니라고 할 줄 아는 사람, 뭐 그런 광고가 생각네요. 다수에 따르는 게 눈에 띄지 않고 괜히 나섰다가 피곤해지는 게 싫은 어른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 속 열등생은 당당히 아니라고 말하고 불행의 흑판에 행복을 그리는 자유로운 영혼인데 말이죠. 같은 열등생인데 왜 이렇게 다르죠?

하지만 시를 읽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여전히 자주 하고 좋아하는 일입니다. 어제의 불행은 잊고 오늘의 행복을 찾는 일도 좀 하고 있고요. 오늘은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니 성공입니다. 




6일차

사람을 싫어하면서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는 일이 지루하지만 또 사는 일이 설레기도 합니다.

알다가도 모를 마음입니다.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혼자서만 잘 사는 일은 어렵겠지요. 

홀로 걷는 줄 알았는데 함께 걷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그렇게 잘린 가지를 쓰다듬으며 살아가야겠습니다. 





7일차

이번 챕터는 위로의 문장이 가득하네요.

어떤 것도 그냥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사실.

힘들 때 좀 쉬어도 된다는 말.

선물처럼 매순간, 매일이 있으니 

숨 깊게 내쉬고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며

'지금-여기' 나 자신에 집중해야겠습니다. 




12일차 

<윌리엄 워즈워스, 선잠이 내 영혼을 봉했으니> 

빛이 사라진다고 영원히 빛나지 않는 않는 것은 아니고 어둠이 내려앉는다고 영원한 어둠은 없다는 것을. 

지금 절망 속에 있다한들 그걸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막막하고 두렵기만 한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란 희망이 있음을. 

그리하여 빛도 어둠도, 절망도 희망도 전부 사라졌다가도 다시 생겨나는 것음을 깨닫는 밤입니다. 

나만의 노래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선잠'에 빠져있으므로. 




13일차

<파블로 내루다, 책에 부치는 노래1> 

삶 자체가 시라니 너무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삶 자체에서 삶을 배우고 더불어 산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네루다의  시야말로 삶이 곧 시네요. 

사람과 관계에 지쳐서 차라리 혼자가 낫다며 숨어버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혼자서는 잘 살 수 없더군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 서로가 서러에게 의미가 되어주는 삶, 그게 중요하더라고요. 

지금 여기에서 함께하는 우리를 만들고 싶네요. 

세상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고, 우리가 만나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기를. 

그랬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란 적이 있었습니다.




18일차

민주주의에 대한 챕터를 읽고나니

같이 읽었던 <소년이 온다>가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우리가 쟁취한 민주주의는 쉽게 얻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누군가가 타협하지 않고 두려움을 견디며 맞서 싸우고 희생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20일, 21일차

홀로이나 함께 가는 우리,

라는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혼자라 생각했으나 늘 곁에 누군가 있었다고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그 누군가도 나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였기를.










22일차 #에필로그

좋아하는 안희연 시인으로 마무리하는 책이라니 넘 좋고요☺️

멍든 마음에도 꽃이 핀다던 독서인플루언서 나나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누군가 나의 영혼을 꾸욱 눌러서 멍이 들었을지라도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사랑이 있을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저의 영혼에 손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우리 사이에는 사랑이 존재할테니까요.





어제보다 조금 더 풍성해질 수 있기를.

가뿐하게 힘든 순간 넘어설 수 있기를.

홀로이면서 함께 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함께이면서 홀로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그것이 시의 힘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한걸음 내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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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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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도서제공 #에세이




🔖“나는 나만의 가정을 꾸릴 것이다. 결혼 없이.”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여자셋이모이면집이커진다

#김은하

#서스테인




얼마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었다.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한 40대 두 여자가 함께 살기 위한 아파트를 구하는 과정에서도 돈과 대출은 무척 중요한 요인이었고(물론 매매여서 더 그랬다) 큰 부담을 갖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 계획이 없다면, 작은 집에서 벗어나고는 싶은데 당장 큰돈이 없다면, 혼자는 조금 심심하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공동생활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집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니, 더 큰 그릇에 우리를 놓아 보자고 얘기하고 싶다.


미친 집값의 나라에서,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는 명확한 사실 하나만 믿고서! #프롤로그 중에서




그런 와중에 월세살이 아파트라고? 넓은 집에 살고 싶은 30대초반의 세 여성이 모였다. 김은하 작가는 경기도에서 통학하며 버린 시간과 체력이 아까워 자취를 시작했고 2평짜리 고시텔이 시작이었다. 도저히 집이라 부를 수 없던 고시텔을 시작으로 5평 원룸, 오피스텔과 투룸을 거쳐 이제는 32평 아파트, 넓은 집에 살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집을 사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서울 한복판에서 내집마련이라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평생 원룸, 투룸을 전전하며 집을 사기 위해 소처럼 일해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살(buy) 수는 없지만 살(live) 수는 있지 않냐며, 친구와 함께(원룸, 투룸에서도 친구와 함께 살긴 했지만) 아파트 공동생활을 시작했다. 






🔖집은 나를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릇이 작아져 몸이 부대끼는 느낌이었다. 팔을 펼치지도, 발을 뻗지도 못할 만큼 불편한 상황이랄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나는 직감으로 알았다. 더 큰 집과 나만의 방. 그것 말고는 없었다. p. 80~81


집이 나를 담는 그릇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인간은 우울해지는 집을 잘 치우지 않는다고 했다. 집이 물건으로 가득차 있고 좁은 부엌과 좁은 욕실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넓은 거실과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주는 안정감과 여유로움, 내가 원하는 가구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편안함, 확실히 집은 넓고 봐야 한다.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한 세 여성은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지만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간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4인 가족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은 이렇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인생은 확률게임이라며 모든 게 불명확하다고, 결혼한 삶과 하지 않은 삶, 양쪽 모두 결과가 미지수 아니냐며 하지 않는 쪽이 더 행복하리라고 믿고 그 가능성에 자신의 삶을 배팅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그쪽에 배팅했기 때문에. 


책을 읽다보니 작가는 PD라는 직업 외에 유튜버, 바텐더 등 N잡러로 살아가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종종 보긴 했는데 읽고나서야 할게 되어 유튜브로 동영상을 몇 개 시청해보았다. 책에서도 느꼈지만 대학때부터 작가는 부던히도 열심히 살았다. 성실하게 자신히 하고자 하는 일을 해왔고 거침없이 행동하여 결과를 만들어냈다. 주변에서도 신기하고 희한하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는 그 넘치는 열정과 부지럼함이 부럽다. 주변에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 역시 기특하면서도 부러웠다.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삶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미래를 응원하게 되었다. 이런 멋진 여성들의 성공담이 더 많이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정답도 없다. 작가는 이미 그 사실은 진즉에 깨닫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씩씩하게 멋지게 나아가고 있었다. 더 나은 미래가 아니라 꽤 괜찮은 오늘을 살고 싶다는 김은하 작가의 오늘을 응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 구독을 누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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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뷰

매일 읽고 매일 필사하며 늦은 리뷰를 씁니다✒️


✅️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매일 읽고 매일 씁니다.

문장을 수집하고 밑줄을 긋고

만년필로 필사합니다.

읽고 필사한 후에 리뷰를 씁니다✨️


#만년필필사 #매일필사 #필사하리

#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하리캘리 

#하리독서노트 #오늘필사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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