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에게 가는 길 위픽
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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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단편소설 


“간절히 원하면 ‘나름’을 만들 수도 있나요?”


우주 쓰레기 청소부의 애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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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은 우주를 누비며 값나가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현이 하는 일을 데브리 피커라고 부른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다보며 '나름'이라고 하는 우주 유령(?)을 만나게 된다. '나름'은 우주를 가득 채운 사념에서 생겨나는데 사람들이 버린 물건에서 정보를 흡수하여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시현은 데브리 피커라는 직업 외에 나름처리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다 만난 나름을 처리하는데 사연이 짙은 물건에는 나름이 붙어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래서 죽은 가족을 나름으로 되살리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시현에게도 어린 시절 떠나보낸 사랑하는 동생 '아영'이 있다. 시현의 부모는 여전히 아영을 잊지 못하고 남은 자식인 시현뿐만 아니라 자신들조차 돌보지 않았다. 우주에 아영의 유골을 잃어버린 시현의 부모는 더 아영의 유품에 집착하게 된다.


소중한 이를 잃고난 이후의 삶은 어떠한가. 상실의 슬픔 앞에서 인간의 제대로 된 애도를 하지 못하면 그 안에 갇히고 마는 것 같다.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없음에도 나름이라는 형태로라도 만나고 싶은 그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름은 분명 소중한 그 존재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후회하게 되더라도 인간은 기어이 나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부모의 절망과 아픔을 목도하며 자신도 아영을 그리워하고 있음에도 슬퍼하지 못했던 시현이 안쓰럽다. 시현은 결국 아영의 유품을 찾고 아영의 나름을 만나게 될까? 


상실의 슬픔을 오롯이 느끼고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망이 때로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우리는 다를 뿐이라던 시현이의 말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견디는 게 아닐까.


전삼혜 작가를 극찬하던 친구의 글이 떠올라 주문했던 책이었다. 위픽은 단편소설이라 짙은 여운을 나기기도 하고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전삼혜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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