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처음으로 시인을 만났다. 시랑은 영 인연이 없을 줄 알았더니, 어쩌다보니 나도 시인을 만나게 되는구나...!
지금 4학년인 딸아이 효주가 친구들 몇 명과 글짓기를 배우게 되었는데, 오늘 그 선생님 댁을 다녀왔다. 선하게 웃는 인상이 무척 좋아보이던 선생님은 문단에 등단한 시인이셨다. 말씀도 조근조근하게 하시고 동작도 간결하여 참 곱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선생님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오기전에 책을 한 권 선물해 주셨다. <강동문학>이라고.. 강동문인회에서 정기적으로 펴내는 시집인가 보다.. 나도 드디어 시의 세계에 젖어드는걸까...!! ^^*
설해목雪害木 눕는 소리에 잠이 깨다
- 박이현 -
속절 없이 눈은 내려
꿈과 꿈 사이를 덮는다
털어 낼 수도
안아 들일 수도 없는
애련의 끝
기어이
버팀의 지경을 놓아
기울고 마는 나무의 몸
비명은 영嶺을 넘어
시인의 가슴에 꽂힌다
무섭게 우는 우듬지의 피
정령으로 달래며
산처럼 키우던 바램
저승으로 미루어 두는구나
누움의 미려함이여
한 겨울 그대는
깊은 산중의 밤
설해목 쓰러지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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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은 <강동문학> 여러 시인들의 작품이 실려있다.. 알고있는 시인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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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시가 담긴 엽서.. 곱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