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관점이 스스로는 상황의 객관적인 분석을 통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른 논리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어떤 분야에서 환멸을 느끼고 이탈을 선언한 사람은 그 분야의 부정적인면을 부각시키며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려고하고, 여전히 그 분야에서 밥벌어먹고사는 사람은 문제점보다는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강조하면서 자신과 그 분야의 미래를 긍정하는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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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ria 2012-08-06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뭔가 연상작용이...

일개미 2012-08-12 18:25   좋아요 0 | URL
빙고...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공간과 시간의 논의로 한정되었던 존재론의 담론을 '장소'로 확장시키는 내용을 담은 책이라고 합니다. 시간이나 공간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현실세계를 초월하는 어휘라면, 장소는 주변과의 관계를 고려한 좀 더 현실에 기반한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주변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는 것은 너무 사유 안에서만 머무르지 말고 생각의 바깥, 즉 그동안 잊고 있었던 신체의 감각을 되살리자는 내용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그나저나 표지가 참 미니멀하고 이쁘네요. 예전에 열린책들의 책들을 책장에 꽂아놓곤 인테리어소품으로 참 좋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 못지않게 이 책의 표지도 참 미학적입니다. 요새 한창 일본에서 유행하는 가즈요 세지마와 그 주변인 들의 하얀 건축물이 생각나네요.





 

 메타과학은 과학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의 총체라고 합니다. 과학철학이나 윤리학과 같은 분야를 포함하는 과학에 관한 모든 학문입니다. 가치중립적인 과학에 비해 그 것을 이용하는 방향은 인간이 정하는 것이고 그것은 다분히 가치를 판단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과학, 이를테면 인간복제 같은, 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할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내리는 것은 단지 과학 그 자체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이 책의 맥락과 일치하는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메타과학과 과학을 생각했을때는 이 정도의 생각이 떠오르네요. 재출간본이지만, 과학을 이용하는 인간이 어떻게 과학을 바라보아야하는지에대한 관점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가 꼭 가져가야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주목을 끌었던 공자의 <논어>에 대한 해제라고 합니다. 고전이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지만 막상 <논어>를 접해본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마치 성경이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지만 정작 그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날 한국 및 동아시아 경제가 이렇게 발전한 것을 두고 후기 유교주의라 칭하면서 유교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에 주목하는 학자가 많습니다만, 단지 그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오랜 단일 왕조였다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국시로 삼은 것도 성리학, 즉 유교 이지요. 물론 오랜 왕조를 이어오면서 수많은 폐혜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보아야할 부분도 분명히 있겠습니다. 막상 생각해보니 기득권이 그나마 피지배계층의 눈치를 항상 보았다는 정도의 장점밖에는 떠오르지 않지만요. 물론 경전이라는게 그 자체만 보면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막상 집단적인 통치체제로 쓰이게되면 분명히 문제점이라는것이 존재하겠지요. 어찌되었건, 이런 시대를 초월한 고전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20세기에 심리학과 음악계에 가장 영향력 있던 두 사람.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구스타프 말러. 개인적으로 고전음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를 꼽으라면 말러는 반드시 들어갈 것입니다. 20세기 말의 허무주의가 말러 개인의 경험과 연계되어 희망과 허무가 끊임없이 진동하는(희망고문?) 말러의 음악은 그 깊이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중독성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요. 심지어 오덕과 같이 말러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말이 말렐루야라고 하더군요. 잡설이 길어졌습니다만, 심리학적 차원에서 말러와 같은 트라우마가 많은 사람은 분석 대상으로 흥미로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시절 형제들의 죽음과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부인 알마 말러의 외도, 그리고 어린 딸의 죽음은 그의 음악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주제이기도 하지요. 심리학이라는게, 상담자와의 대화 혹은 분석을 중심으로 설명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특히나 구스타프 말러와 같은 거장을 대상으로한 상담이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선과 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어릴적은 참으로 선명했던 이 개념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참 정의가 모호해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오늘날에는 배따숩고 먹고살만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유력 대선후보의 5.16발언을 떠올려보면 더 그렇습니다. 물론 선과 악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지요. 경제적으로 빈곤한 것 자체가 악의 근원이라는 관점 역시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동의하지는 않지만요. 여튼 선과 악은 대립되는 개념이기도하고, 어쩌면 상호간에 서로가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역설적인 개념이기도 합니다.  베이컨의 그림이 떠오르는 표지(베이컨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아시는분 알려주세요.)는 선과 악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오고 그 형상 역시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은데요. 이 책이 선과 악을 어떻게 정의하고 풀어가는지 궁금합니다.




 참 읽고 싶은 것이 많은 8월입니다. 매달 읽고 쓸 수 있는 2권씩의 책을 제공한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아 책값 아끼면서 지식도 쌓고 독후감도 쓰고 참 일석 삼조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요샌 받아보는 책보다 사서 보는 책이 훨씬 많아진 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네요. 주머니는 비어가지만, 생각은 더 깊어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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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8-05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은 책들 추천 감사합니다.. 다만 괜스레 끄적거리는게 아닌가 모르겠지만.. 인간복제 등의 주제에 대한 가치 판단에 대하여 생각하실때 장회익 선생의 저서를 참조하시려고 하신다면 좀 실망하실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 정도 읽어본 바로는 아무래도 그런 쪽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책인 것 같아서.. 사실 잘 모르겠네요, 읽기에 따라서 그렇게 읽을 수 있는 부분도 있기는 하니.. 음.. 괜한 말을 끄적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

일개미 2012-08-05 21:5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잘 알아보고 써야했는데ㅋ 아 그리고 보니 추천한것 중 한권이(프로이트, 구스타프 말러를 만나다.)8월 발매더라구요. 자수합니다. 여러모로 좀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평이론의 모든 것 - 신비평부터 퀴어비평까지
로이스 타이슨 지음, 윤동구 옮김 / 앨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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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쉽게 설명해주고, 그에 따른 예시까지 보여주는 훌륭한 책. 더불어 참고문헌까지 섭렵한다면 세상을 보는 눈을 한단계 높혀주리라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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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가 당선되는 것이 이명박이 대통령 된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민 자본주의는 저급하긴하지만 도덕적인 타락을 불러 일으키진 않는다. 그러나 5.16을 혁명으로 바라보는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며 이 나라의 근본인 헌법을 짓밟는 일이다. 이것은 다수결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이다. 다수결이 항상 옳다면 나치의 독일은 역사상 가장 올바른 정권이었을 것이다. 지도자의 가치관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에 근거하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개인과 집단의 도덕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5.16이 위로 부터의 혁명이라고? 혁명은 깨어있는 개개인이 자신의 주권을 찾기 위해 투쟁하는데서 나오는 것이다. 5.16이 개개인이 자신의 가치와 자율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보장했는가? 그저 또 다른 억압적인 체제를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 집단 속의 내가 의미있는 세상.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통과시킬때 찬성했던 90프로 이상의 국민들은 이미 개별적인 판단의 주체가 아니라 집단의 부속품에 불과했다. 경제개발에 성공여부와 관계 없이 쿠데타는 쿠데타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지적하는데 나머지 단추가 잘 끼워졌으니 되었잖아요라고 답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대답이 또 있을까.

 수년이 지난 87년 6월 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어처구니없게도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다. 김대중의 출마로 야권의 표가 갈린 결과이기도 하지만 보수라 할 수 있는 노태우와 김종필은 도합 40%이상의 득표율을 얻었고 이것의 원인은 단지 야권의 분열만은 아니다.

 무지한 국민. 결국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두환과 노태우는 지금도 특권을 누리며 살아있다. 김대중은 용서받을 수 없는 그들을 용서하려 했으나 그들은 절대 반성할줄 모른다. 언제까지 그저 먹여준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표를 던질것인가? 주권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르는 그들을 언제까지 옹호할 것인가? 북한과의 대결 구도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그들에게 언제까지 속아야하는가? 

 다시 해는 수없이 바뀌고 2012년이 되었다. 노태우를 뽑은 그들이 박근혜를 당선시킨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전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먹고 살만하게 해 줬잖아? 라는 한마디에 원칙과 절차는 생략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근본없는 지도자를 뽑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먹고 사는 것을 뛰어넘는 가치를 품고 사는것이야말로 짐승과 인간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차이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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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ag 2012-07-25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다보니 생각나서. 여기 한번 가보시라. 이분 블로그 좋다. http://seoul.blogspot.ch/2012/07/blog-post_24.html

일개미 2012-07-25 14:33   좋아요 0 | URL
역시 고수들이 많어...
 
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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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정치권에 있지 않은 분들이 오히려 제갈공명같은 귀신같은 수를 두는 2012년입니다. 박원순 시장이 아들의 공개 신검으로 강용석의 정치적 커리어에 헤드샷을 날리더니, 안철수 원장은 기막힌 타이밍에 자신의 생각을 담은 대담집을 출간했습니다. 

 

  그간 비 정치권 후보가 출마하여 바람몰이를 하다가 낙선한 사례가 몇차례 있었는데, 그 중 현대의 창업주인 정주영회장, 그리고 지난 대선에는 유한캠벌리사장을 역임했던 문국현씨등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류의 후보들은 기존 정치권에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일정수준의 표를 획득하지만 결국 잘해야 3위의 득표율 정도에 머무르고 낙선하고 말았던 과거가 있었는데요. 독자출마일지 야권단일후보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아무래도 두번째의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사례들에 비해 당선의 가능성은 훨씬 높아보입니다. 


 높은 당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자신을 둘러싼 바람몰이들이 뜬구름인건지, 아니면 자신의 비전이 국민의 요구에 진정으로 부응하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겁니다. '자신을 지지하시는 분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저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32p)' 라는 말에서 이러한 고민을 느낄 수 있더군요. 그런 점에서 책이라는 매체는 참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에 공식적으로 출마하기 앞서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펼쳐놓고 자신의 비전이 국민들의 요구, 그리고 시대적 요구와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기회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하겠지요. 마치 자신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검증받는 대국민 청문회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많은 사람들이 투표할 때 인물을 본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인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동유럽 어느 나라에서는 전직 모델인 사람이 국회의원에도 당선되었다고 하니, 외모가 그 인물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라는 것은 상당부분 표면적인 것 입니다. 아주 가끔 티비 토론회에 나오거나, 언론에 비추어지는 모습을 보고 인물을 이야기기도 하지요. 그러나 정말 인물을 본다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겉모습만 보고 판단 할 수 있을까요. 혹은 언론의 필터를 거친 언사나 몇차례 이루어지는 티비 토론회에서 서로 치고 받는 논쟁으로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온전히 전달되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책으로 자신의 생각을 발간한 것은 안철수라는 인간과 그가 제시하는 비전을 온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더불어 대담집이라는, 국민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쓰여있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생각을 책으로 남긴다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일관성을 담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2월 대선의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의 자리에 선출된다면 그가 운영하는 대한민국의 국정의 방향타와 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책의 내용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일단 안철수 원장이 내세우는 비전의 틀은 복지, 정의, 평화(82p)라고 정의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손학규 후보가 '저녁있는 삶'이라는 PI(President Identity)로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그 정도의 감성적이고 함축적인 비전은 아니지만, 오늘날의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지적한 단어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 어떠한 비전을 가져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생가갑니다. 지금까지는 맏아들 몰아주기, 즉 잘될 것 같은 것만 선별적으로 지원해서 1등을 따라잡는 이른바 '추적자' 전략을 사용했지요. 집중과 선택이라는 차원에서 이러한 전략은 지금까지 이정도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는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한발짝 더 나아가 '선도하는' 입장이 되려면 리스크를 지더라도 혁신을 향해 나아가야하는데, 오늘날 우리나라는 사회 안전망의 미비로 그런 혁신적인 도전이 구조적으로 나오기 힘들게 되어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열중하고, 제가 속한 건축과에서도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정지향적으로 가고 있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사회에 나와보니 이른바 하청업체와 원청업체의 수직구조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더군요. 제가 다니는 회사, 참 좋은곳 입니다. 로비 같은 것 없이 순수하게 건축적인 제안으로만 설계권을 따오려고 노력하는 회사이지요. 협력업체들에게도 우리는 원청-하청의 관계가 아니다, 파트너쉽으로 묶여있는 동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대우하려고 하구요. 그러나,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이 낮은 설계비을 받으면 그에 따라서 협력업체들의 설계비를 깎아야하는게 현실이 더군요. 한편 우리가 내는 순이익은 그들의 원가를 내려서 얻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우리회사같은 중소기업도 이런 상황인데, 대기업들은 어떨까요.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인 것은 맞고 인정하지만, 그들이 내는 순이익이 단지 기술의 개발로 이루어 낸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비정상적일정도로 엄청난 수익은 판매량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자신들의 하청업체의 희생을 담보한 것이니까요. 제 경험상으로는 그렇게 유추합니다.  


  뿐만 아니라 보육, 주거, 교육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리스크를 회피하고, 최대한 안정적이고, 임금이 보장되는 직업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 가능할까요. 저임금과 비정규직의 노동자가 수백만에 달하는 현실에서, 개천에서 용나는 일이 가능할까요. 결국 복지라는 화두로 넘어가는데, 이 복지는 무조건 퍼주자는 식의 시혜적 복지를 넘어섭니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북유럽의 자본주의가 불황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복지 제도가 충분하기 때문이었지요. 시장자본주의의 극단이라는 미국에서조차, 실리콘벨리의 벤처기업들은 실패를 하더라도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재창업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수백번 실패해도 한번 성공하면 그 수백번의 실패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사회 안전망이 확충되면, 결국은 개인들이 안정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진정 행복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안철수 원장이 이야기하는 '복지'이지요. 


 이러한 복지를 기반으로 혁신을 기반으로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하청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심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정의'라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주장 정의가 대기업을 끌어내리려는 것 같은 폭력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정부가 바라보아야할 대상이 잘 자란 맏아들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다른 자식들이라는 것이지요. 그가 이야기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점이 기업을 바라보는데도 비슷한 방식으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회는 남북공영의 '평화'를 기반으로만 가능한 것이지요. 안철수 원장이 이번 정부에 대해 극단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저는 요즘과 같이 남북이 서로를 적대시할때 결국 그 이익은 누가 챙기느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은 긴장관계를 통해서 남북은 서로의 체제를 굳히게 되지요. 특히나 북한은 독재사회에서는 이런 남북관계경색은 김씨 삼대 부자의 기득권만을 공고하게해주는 결과를 낳습니다. 남한은 그만큼 심하지는 않더라도, 결국은 자유민주주의와 다양성을 남북 군사적 대치의 특수체제라는 이름하에 억압할 가능성을 낳게 되구요.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빈약하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할 때, 목적지가 정해지면  그곳에 이르는 방법은 비행기나 기차, 또는 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선택 할 수 있는 것 처럼, 먼저 정해져야하는 것은 목적지이지 가는 방법인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안철수 원장이 제시하는 비전이 국민들과 교감할 수 있는가가 우선이지, 문제의 해결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후의 수순이 되겠지요.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철수 원장의 비전이 명확하다는 것. 그리고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과 문제를 정확한 눈으로 인식하는데서 나왔다는 것. 그리고 그의 삶이 그러한 생각을 뒷받침 할 수 있을 만큼 설득력 있었다는 것.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12월 대선이 어떻게 결말이 나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안철수 생각>이 우리사회가 미래로 나아가는데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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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 2012-11-22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보는 눈이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