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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형태와 재료의 접합 등을 보여주는 그림이 설계도라고 한다면, 수량과 가격에 대한 정보가 담긴 자료는 견적서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하면 이 둘은 같은 결과물을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가 기능과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비용까지 고려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형태적인 어휘를 표현하는 도면이라는 뿐아니라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의 수량과 인건비 등을 표현한 견적서까지 다룰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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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19 일이면 설개사무소에서 일한지 꽉채운 삼년이 된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

1. 돈돈돈
첫째도 돈 둘째도 돈이다. 셋째가 있다면 그것도 돈이다. 자본주의에 살고 있으니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일터. 건축가의 센스는 최적의 자원배분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2. 시스템
이미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있다. 구조 시스템은 해석과 시공의 용이성을 기반으로한 기둥-보-슬라브 시스템. 건축물의 내,외장재는 기성품들의 조합. 레고나 건축이나 부재들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3. 차이
사실 개념적으로 새로운 건축물은 (거의) 없다. 그 정도의 파격을 보여주는건 도요이토 정도인듯. 그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차이는 미묘한 곳에서 나온다. 기성품의 조합인 현실에서는 어려운 부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성품 건축이 아닌 맞춤 제작식으로 가야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다.

4. 실수
실시설계가 끝나고 납품하는 도면의 양은 200장 정도 된다. 건축과 구조만 포함해서 그정도니까, 설비나 전기, 조경, 토목, 인테리어의 전공정의 도면의 양은 수백장에 이른다. 인간이 시간 내에 통합적으로 다룰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정되어있는 것이다. 숙련된 건축가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기획 능력과 수행능력을 제외한다면 실수에서의 빈도수가 아닐까.

5. 목표
어느것 하나 뺄래야 뺄수 없고 모든 요소들이 그물망처럼 꽉 짜여져있는 건축물을 만드는 것. 푸가와 아이폰의 건축화는 됐고...그냥 즐겁게 꾸준히 그러나 먹고살만큼은 벌고 살수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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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ag 2012-12-16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벌써 삼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건축가구랴 건축가야.

나도 어서 돈 벌고 싶다. 생각해보면 책상머리에서 뭔가를 배우는 스타일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어쩌자고 학생질을 십년 넘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고품격 건축 자재 사업 같은거 하고 싶다. 틈새 잘 파고들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현시창)

일개미 2012-12-20 11:12   좋아요 0 | URL
난 학생질 하고 싶다ㅋㅋ자재가 많이 남긴 하는듯.좋은거 있으면 나중에 들여와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단계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내가 전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의반 타의반 내가 싸질러놓은 토사물을 치워야하는 상황이 도래했고,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토사물의 양이 커서 치우면서도 내내 힘겨워하고 있다. 배우는게 정말 많다. 그 양이 너무 많아서 가끔은 도망가고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도망가고 싶은 이유는 따로있다. 실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건물은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지 못하다. 무지막지한 외피 때문에 내부 공간까지 그 힘을 잃었다. 모르겠다 지어지면 생각보다 나은 건물이 들어설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그저 이 악몽이 현실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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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계도 망한거 같다ㅋ왜 맨날 망하지 역시 능력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벌어먹고 살고 있는게 신기하다. 설계는 자식같은건데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은 없다는데 왜 이 손가락은 떼어버리고싶지ㅋㅋ미안해 손가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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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ag 2012-11-1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응?

일개미 2012-11-15 00:41   좋아요 0 | URL
디자인이 구려서 걱정된다ㅋㅋ지어지고 나면 흉물될듯...

king of rome 2012-11-15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생의 무게...
항상 상상한다. 나도 언젠가 실제로 건물을 지을 텐데.
이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생각해보면.
그래서 죽어라 해야 하는건가 공부를.
너무 자책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렴.

일개미 2012-11-15 01:29   좋아요 0 | URL
그래서 공부는 죽을때까지 하는거고. 하여간 자책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ㅋㅋㅋ똥이 진짜 너무커ㅋㅋㅋㅋ
 

 <Alvaro Siza, Galician Center of Contemporary Art, 1988-1993>

아무래도 설계는 머리로 하는게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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