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바이블 -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가 털어놓는 모든 것 좋은집 시리즈
조남호 외 지음 / 마티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건축가와 건축주, 그리고 시공자 사이에 오가는 유쾌한 대담이 집짓기가 단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편적인 주거의 양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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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건축의 그림자 - 전통건축, 그 종의 기원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만을 담은 책은 쓰기 쉽다. 그러나 해석이 담기면서도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책은 그렇지 않다. 부재의 명칭이나 미학적인 측면만 설명하는 것이 대세인 한국건축관련 서적 가운데 단연 한줄기의 빛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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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다. 체리를 너무나 먹고 싶었던 어린시절의 조르바는 부모님의 돈을 슬쩍하여 체리를 '한포대'를 산다. 배가 터질때까지 먹고난후 체리에 대한 어떠한 욕망에서도 벗어날 수있었다. 어리석어 보이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욕망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통제하려기보다는 욕망에 솔직해지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어떤 욕망에도 지배받지 않는 인간이야 말로 진정 자유로운 인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김수영을 위하여>역시 자유에 관한 이야기이다. 김수영이 이야기하는 자유는 무엇일까? 그가 살던 시절로 돌아가보자. 일반 대중들이 그저 먹고살기에 급급했었다면, 지식인이라 일컫는 사람들은 이념에 매몰되어 편가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상황은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독재를 합리화 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었다. 경제개발 논리로, 공산주의에 대항하여 체제를 보존한다는 논리로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던 사회.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가치에도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의 목소리로 노래한 김수영은 시대의 이단아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수영이 이야기하는 자유는 온통 붉다. 주변이 온통 가시밭길이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상처가 생기고 피가 나지만, 김수영은 자유를 향한 움직임 - 시쓰기 - 를 멈추지 않는다. 조르바의 자유가 낭만이 가득하고 푸른빛이라면, 김수영의 그것은 자기투쟁적이고 붉은빛이 난다. 그러나 단지 김수영이 의지만을 강조하는 비현실적인 초인의 모습은 아니다. 자유를 추구하지만 현실에 부딛혀 실패하고 서러워하는 모습은 우리의 보편적인 삶과 맞닿아있다.  


 <달나라의 장난>이라는 시에서 개개인이 자유롭게 자신만이 삶을 살아가는 것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팽이에 비유한다. 힘든 현실에 서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거대 담론에 매몰되지 않는, 자신만의 삶을 오롯이 사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 이것이 김수영이 꿈꾸는 이상향이었다. 


 저자인 강신주는 김수영의 시를 통해 우리들의 삶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그저 맹목적으로 돈이나 안정만을 추구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너무나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취업난에 사람들은 반박한다. 언제고 밥줄이 끊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삶이라니! 그러나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억눌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보려고 시도한적이 몇번이나 있었던가? 대학에 입학하고 전공을 결정하는 것부터, 직업 선택에 이르기까지. 남들이 미리 닦아논길로, 혹은 남들이 좋다고 한 진로를 택하지 않았나? 혹시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미래가 걱정되어 시도해보지도 않고 놓아버리지 않았나? 


 조금은 교조주의적인 이 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김수영에 대한 저자 강신주에 대한 눈빛이 워낙에 그윽해서, 읽는 내내 조금은 균형감각을 잃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저자가 느낀 김수영의 자유에 대해 강조하고 싶었으리라.) 풍요 속에 빈곤이라고 했던가. 김수영의 시절보다 훨씬 풍요롭고 자유로워 보이는 오늘날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더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영이 죽은 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가 도달한 인문정신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는 저자의 말이 김수영의 시와 공명하며 책장을 덮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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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2012-07-1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님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는데 리뷰를 보니 꼭 읽어보고 싶어져요~
정말 먹고 살기 힘들단 이유로 많은 것을 포기해왔는데,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일개미 2012-07-14 21:48   좋아요 0 | URL
읽어보고 싶어지신다니 서평을 쓴 보람이 있네요. 저자가 이야기하는 모든 것에 동감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각할 것을 많이 던져줘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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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보다>

(이번달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


 2008년 쯤으로 기억한다. '디자인 서울'이라는 정책의 일환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그리고 서울시청의 당선안이 확정되었다. 이중 오페라 하우스는 좌초되었지만 나머지 두 건축물은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다.  

 

  디자인을 통해 도시 정체성을 만들어 가겠다는 시도는 좋았지만, 도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도시 환경 향상보다는 보여주기 식의 랜드마크 만들기에 너무 집중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도시 공간의 질과 지속가능한 도시발달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할 '디자인 서울'이 - 아니, 꼭 서울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 어떤 방향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최초의 것> 


 인류의 기원부터 예술, 수학 심지어 맥주에 이르기까지 최초의 것을 찾아나서는 고고학자의 시도이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에 관심이 간다.) 


 분명 고고학의 유물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한정된 유물을 통해 퍼즐을 어떻게 맞추어 가는지가 흥미로운 부분이다. 특히나 수백만년이나 거슬러 올라간다는 인류의 기원에 대해선 더욱 그러하리라. 날도 더워지는데 바리바리 싸들고 여행가는 것이 귀찮다면! 이 책을 펼쳐서 저자와 함께 시간여행을...(무리스러운 농담이었다.) 여하튼 추천!

 

  



   <Design Nature>


 위대한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는 젊은 시절부터 나무와 꽃 그리고 잎사귀를 스케치하며 그 안에서 자연의 법칙과 질서를 깨달았다고 한다. 이런 경험은 훗날 그의 건축 안에서 비례와 율동감을 통해서 드러나게 된다. 

 

 자연은 그 자체로 휼륭한 디자인이다. (진화론자들은 자연의 디자인이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디자이너가 적어도 자연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만들어 낸다면 적어도 범작 이상은 나오지 않을까? 일상의 소소한 부분까지 자리잡은 자연의 향기를 함께 느껴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




 <모놀로기온 프로슬로기온>


 일반적으로 중세는 암흑기로 묘사되지만, 신학의 경우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르네상스에서 인본주의의 부활, 그리고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결정타를 날린 오늘날에 신의 존재의 증명을 이야기하는 교부철학이 위치할 곳이 있을까? 


 20세기에 들어서 세계대전과 경제공황 등으로 이성과 함께라면 온 인류가 유토피아로 들어설 것만 같았던 희망이 산산조각 나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이성을 대신, 혹은 보충할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포스트 모던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 담론 안에 신학이 자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우리의 능력 밖의 일에 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니까 말이다. 이 책과 함께라면 모든 일에 좀 더 겸손한 내가 되는 6월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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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6-0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책은 안셀무스의 책이네요. 어려워 보이는 책인데..

일개미 2012-06-07 00:32   좋아요 0 | URL
다들 어려워보이는책 하나둘씩 선택하셨길래 저도 하나 했는데 아무래도 이 선택은 만용이었는듯...수고 많으십니다 파트장님. 이번달도 좋은책 기대할게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84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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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의 세계문학은 언제나 반갑다. 해학적이나 어딘가 모르게 슬픔이 깃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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