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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 스타트업을 스타트업하는 최고의 실전 전략
권도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평점 :
1.
항상 겉돌았다. 창업에 대해서 관심은 가지고 있었는데 딱 강 건너 불구경 수준이었다. 나는
대학생이다.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다라고 근본을 정해 놓고 봤다. 창업을
취미 수준으로 여겨서 관련 책을 읽고, 실리콘 밸리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서 그 정도로 만족했다.
그렇게 6년이 지났다. 대학교에 들어온 지 이제 6년 째, 이제 나는 결정의 시기에 도달했다.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며, 꼭 누군가 정해질 것처럼 기다리던 졸업
후 나의 계획. 그동안 누군가 나에게 앞으로 계획이 뭐냐고 물으면 대충 말했었다. 어떻게든 되지 않겠느냐. 취업이 힘들어도 어디든 잘 간다고 카더라
라고. 친구들이 각각 행시나, 재무, 법률 쪽으로 가닥을 잡아 나갈 때 나는 지혜를 쌓는다며 책을 읽었고, 독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대학생활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고는 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나의 길이 어느정도 정해질
줄 알았다. 그렇게 만만디 정신을 유지하다 보니….어느새
대학교 4학년이 되어 있었고, 이제 결정의 순간이 왔다.
<미로와 같은 나의 인생>
2.
그래서 나는 창업을
하려고 한다. 너무나 무모하다. 무모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친구들도 알고 여자친구의 고양이도 알 정도다. 아이디어도 없고, 인맥도 없고, 실력도 없다. 대학교
1,2학년 시절 패기로, 경험을 위해 창업하는 것이 아니다. 4학년의 결정은 달라야 한다. 취업이 아니라 창업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쓰고있으면서도 부족함을 느낀다. 뭘
창업할 수 있을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회사 다니다가
할 수도 있는게 아닌지(이 생각이 제일 크다) 많은 생각들이
24시간 나의 머릿속을 맴돈다. 왜냐면 평범한 대학교 4학년이라면 지금 열불나게 인턴 지원서를 쓰고 있고, 가고싶은 회사를
정리하고, 인적성이나 자조서를 열심히 쓰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회비용이 매일매일 생각난다. 4학년이 끝나는 올해 안에 성과가 나야 명분이 생긴다는 심리적 압박도
심하다.
그렇지만
해보고 싶다. 내가 읽은 책들, 내가 본 강연들 모두 젊을
때나 잃을 것이 없을 때 창업을 해보라고 한다. 우리가 어느 회사를 들어가든지 간에 결국은 우리의 사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과정 속에서 그것이 바로 창업이 될 수도 있고 회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결국 해봐야 한다. 이젠 겉돌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것이다. 앞으로는 나의 힘, 나의 역량을
모두 쏟아보겠다.
<에두아르도
뭉크 – 태양>
3.
아래는 우리나라에서 창업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권도균씨의 책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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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기업은 항상 사명 중심적입니다. 회사가 중요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 없이 큰 조직이 한곳을 향해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또 훌륭한 설립 철학 없이 기업의 사명은 생기지 않습니다. 사명 중심적인 회사의 장점은 조직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그 일에 헌신할 수 있게 합니다. 좋은 스타트업은 여러 해 혹은 십 년도 넘게 걸려 만들어집니다. 만일 하고 있는 이 일의 가치를 믿지 않거나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떤 단계에서는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진짜 말이 되는 사명을 믿는 신념 없이는 스타트업의 고통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특히 학생들은 창업해서 2~3년만 참고 일한 후에 회사를 매각해 돈을 왕창 벌고, 그 다음에는 자신이 진짜 열정을 쏟는 일을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좋은 스타트업은 최소한 10년 동안 운영해야 합니다. 사명 중심적인 기업의 또 다른 장점은 다른 사업을 흉내 낸 회사들보다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아이디어를 카피하고 약간의 아이디어를 추가한 회사에 대해서 사람들은 흥분을 느끼지 않습니다. -p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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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경영에서 멋진 아이디어에 의존하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머릿속 상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은 고객과 시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작점이 정반대다. 대부분의 번쩍이는 아이디어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잘 모르는 분야의 것들이다. 책이나 tv를 통해 알게 된 피상적인 지식에서 움트고 나온다. 잘 모를수록 만만해 보이는 반면 그 분야에 오래 일해서 정통할수록 아이디어는 멋지지만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실천과 구현이 있기 전까지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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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 콤비네이터의 CEO 샘 알트만 “고객에 대한 접근법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많은 사용자가 조금씩 좋아하는 것을 만들거나 소수의 사용자가 열렬히 사랑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주 중요한 조언을 하겠습니다.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것을 만드세요.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도록 확장하는 일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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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사업 계획서를 보낸다. 열어보면 사업 계획서가 아니라 제품 기획서다. 제품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지, 무슨 가치를 고객에게 줄 것인지를 정리하는 것이 사업 계획서의 출발점이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하지 말고, ‘왜 그것이 하고 싶은지,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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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획서는 형용사가 없다. 사실이다. 형용사는 실무 개발자를 혼동으로 빠뜨리고, 수많은 똥개 훈련으로 개발자를 지치게 하는 단어이다.따라서 최종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기획서에는 형용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사업 계획서에 자주 사용되는 형용사 또는 부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효율적인, 열심히, 합리적인, 혁신적인, 더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고객이 만족하는, 신뢰할 만한, 가치 있는, 최적화된, 의미있는, 전문적인, 우수한, 효과적인, 차별화된, 맞춤형의, 취향에 맞는’ 등이다. 모든 형용사를 구체적인 숫자, 스케치, 스크린샷, 동영상, 도표로 전환해야 한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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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하면서 개인 사업자로 등록할지, 법인 사업자로 등록할지 고민한다. 두 가지 선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제3의 선택, 즉 ‘무사업자’를 추천한다. 사업자 등록이 사업의 시작은 아니다. 가능하면 가볍고 부담 없는 상태를 전략적으로 유지하며 쉽게 실패하고, 쉽게 흩어지고, 쉽게 다시 모일 수 있는 게릴라가 되어야 한다. 법인 사업자로 등록하면 법적 의무 사항들이 여럿 생긴다. 기본적으로 법적인 기준을 충족한 회계 기장을 해야한다. 다른 회사와 거래할 때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받을 때 관련된 증빙서류도 챙겨야 한다.급여를 지급할 때 적합한 세금을 미리 떼어서 적립했다가 세금 신고 때 각각 개인 이름으로 세금 신고도 하고 납부도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함이 확인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터를 잡는 것은 디지털 유목민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p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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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부차적으로 질문하고 답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1. ‘누가 고객인가?’ ‘그 고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이고, 즉 ‘나의 잠재적 고객이 어떤 대안 제품과 기존 제품에 머물러 있나?’,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라고 확대해서 물어야 한다.
2. ‘그들이 실질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이 다양한 선택 가운데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3. ‘우리 사업의 궁극의 모습이 무엇이고,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질문해야 한다. –p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