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 스타트업을 스타트업하는 최고의 실전 전략
권도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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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상 겉돌았다. 창업에 대해서 관심은 가지고 있었는데 딱 강 건너 불구경 수준이었다. 나는 대학생이다.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다라고 근본을 정해 놓고 봤다. 창업을 취미 수준으로 여겨서 관련 책을 읽고, 실리콘 밸리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서 그 정도로 만족했다.

그렇게 6년이 지났다. 대학교에 들어온 지 이제 6년 째, 이제 나는 결정의 시기에 도달했다.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며, 꼭 누군가 정해질 것처럼 기다리던 졸업 후 나의 계획. 그동안 누군가 나에게 앞으로 계획이 뭐냐고 물으면 대충 말했었다. 어떻게든 되지 않겠느냐. 취업이 힘들어도 어디든 잘 간다고 카더라 라고. 친구들이 각각 행시나, 재무, 법률 쪽으로 가닥을 잡아 나갈 때 나는 지혜를 쌓는다며 책을 읽었고, 독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대학생활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고는 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나의 길이 어느정도 정해질 줄 알았다. 그렇게 만만디 정신을 유지하다 보니….어느새 대학교 4학년이 되어 있었고, 이제 결정의 순간이 왔다.

<미로와 같은 나의 인생>

2.

그래서 나는 창업을 하려고 한다. 너무나 무모하다. 무모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친구들도 알고 여자친구의 고양이도 알 정도다. 아이디어도 없고, 인맥도 없고, 실력도 없다. 대학교 1,2학년 시절 패기로, 경험을 위해 창업하는 것이 아니다. 4학년의 결정은 달라야 한다. 취업이 아니라 창업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쓰고있으면서도 부족함을 느낀다. 뭘 창업할 수 있을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회사 다니다가 할 수도 있는게 아닌지(이 생각이 제일 크다) 많은 생각들이 24시간 나의 머릿속을 맴돈다. 왜냐면 평범한 대학교 4학년이라면 지금 열불나게 인턴 지원서를 쓰고 있고, 가고싶은 회사를 정리하고, 인적성이나 자조서를 열심히 쓰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회비용이 매일매일 생각난다. 4학년이 끝나는 올해 안에 성과가 나야 명분이 생긴다는 심리적 압박도 심하다.

    그렇지만 해보고 싶다. 내가 읽은 책들, 내가 본 강연들 모두 젊을 때나 잃을 것이 없을 때 창업을 해보라고 한다. 우리가 어느 회사를 들어가든지 간에 결국은 우리의 사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과정 속에서 그것이 바로 창업이 될 수도 있고 회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결국 해봐야 한다. 이젠 겉돌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것이다. 앞으로는 나의 힘, 나의 역량을 모두 쏟아보겠다.

 <에두아르도 뭉크 태양>

3.

아래는 우리나라에서 창업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권도균씨의 책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        훌륭한 기업은 항상 사명 중심적입니다. 회사가 중요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 없이 조직이 한곳을 향해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훌륭한 설립 철학 없이 기업의 사명은 생기지 않습니다. 사명 중심적인 회사의 장점은 조직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일에 헌신할 있게 합니다. 좋은 스타트업은 여러 혹은 년도 넘게 걸려 만들어집니다. 만일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믿지 않거나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떤 단계에서는 포기하고 것입니다. 진짜 말이 되는 사명을 믿는 신념 없이는 스타트업의 고통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특히 학생들은 창업해서 2~3년만 참고 일한 후에 회사를 매각해 돈을 왕창 벌고, 다음에는 자신이 진짜 열정을 쏟는 일을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좋은 스타트업은 최소한 10 동안 운영해야 합니다. 사명 중심적인 기업의 다른 장점은 다른 사업을 흉내 회사들보다 많은 도움을 받을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아이디어를 카피하고 약간의 아이디어를 추가한 회사에 대해서 사람들은 흥분을 느끼지 않습니다. -p 75

-        회사 경영에서 멋진 아이디어에 의존하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머릿속 상상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은 고객과 시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작점이 정반대다. 대부분의 번쩍이는 아이디어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모르는 분야의 것들이다. 책이나 tv 통해 알게 피상적인 지식에서 움트고 나온다. 모를수록 만만해 보이는 반면 분야에 오래 일해서 정통할수록 아이디어는 멋지지만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실천과 구현이 있기 전까지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다 -p92

-        와이 콤비네이터의 CEO 알트만고객에 대한 접근법은 종류가 있습니다. 많은 사용자가 조금씩 좋아하는 것을 만들거나 소수의 사용자가 열렬히 사랑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주 중요한 조언을 하겠습니다.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것을 만드세요.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도록 확장하는 일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사랑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p107

-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사업 계획서를 보낸다. 열어보면 사업 계획서가 아니라 제품 기획서다. 제품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것인지, 무슨 가치를 고객에게 것인지를 정리하는 것이 사업 계획서의 출발점이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 생각하지 말고, ‘ 그것이 하고 싶은지,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p117

-        좋은 기획서는 형용사가 없다. 사실이다. 형용사는 실무 개발자를 혼동으로 빠뜨리고, 수많은 똥개 훈련으로 개발자를 지치게 하는 단어이다.따라서 최종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기획서에는 형용사를 사용해서는 된다. 사업 계획서에 자주 사용되는 형용사 또는 부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효율적인, 열심히, 합리적인, 혁신적인,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고객이 만족하는, 신뢰할 만한, 가치 있는, 최적화된, 의미있는, 전문적인, 우수한, 효과적인, 차별화된, 맞춤형의, 취향에 맞는등이다. 모든 형용사를 구체적인 숫자, 스케치, 스크린샷, 동영상, 도표로 전환해야 한다. –p127

-        창업하면서 개인 사업자로 등록할지, 법인 사업자로 등록할지 고민한다. 가지 선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3 선택, 무사업자 추천한다. 사업자 등록이 사업의 시작은 아니다. 가능하면 가볍고 부담 없는 상태를 전략적으로 유지하며 쉽게 실패하고, 쉽게 흩어지고, 쉽게 다시 모일 있는 게릴라가 되어야 한다. 법인 사업자로 등록하면 법적 의무 사항들이 여럿 생긴다. 기본적으로 법적인 기준을 충족한 회계 기장을 해야한다. 다른 회사와 거래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받을 관련된 증빙서류도 챙겨야 한다.급여를 지급할 적합한 세금을 미리 떼어서 적립했다가 세금 신고 각각 개인 이름으로 세금 신고도 하고 납부도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함이 확인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터를 잡는 것은 디지털 유목민이 해서는 되는 일이다. –p 140

-        우리의 사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부차적으로 질문하고 답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1. ‘
누가 고객인가?’ ‘ 고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이고, 나의 잠재적 고객이 어떤 대안 제품과 기존 제품에 머물러 있나?’,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있는가?’라고 확대해서 물어야 한다
.
2. ‘
그들이 실질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이 다양한 선택 가운데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해야 한다
.
3. ‘
우리 사업의 궁극의 모습이 무엇이고,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질문해야 한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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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의 빅픽처 - 저성장 시대의 생존 경제학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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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맨큐의 경제학. 1학년 때 경제 과목을 배울 때에 사용했던 교재였고, 6년 뒤 4학년이 되어서 경제 관련 과목을 배울 때도 사용하고 있는 교재다. 하버드대 경제학부 교수인 그레고리 맨큐가 이 책을 쓴 년도는 1997년이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으리라 우리는 생각한다. 그래서 거의 모두가 같은 교재로 경제학 모델을 배우고, 경제 이론을 외운다.

    그런데 지금, 경제학에서 성서와도 같던 책이 설명할 수 없는 경제적 현상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양적완화를 시행하는데도 오르지 않는 물가, 유럽 몇 개국과 일본에서 시작된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 저성장의 흐름 등등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현실에 널려있다. 책에서는 명목 이자율과 실질 이자율을 비교하기 위해 각각 10%, 5%라는 큰 숫자를 예를 들어 설명하지만 현실에서는 사상 첫 0%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하는 등, 0% 주위에서 허덕이고 있다. 현실에서는 뉴 노멀이라며 이미 새로운 기준점을 생각하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미래를 만들어갈 학생들은 아직도 경제호황기 시절을 기준으로 하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의 생존 경제학. 저자인 선대인씨가 말하고자 하는 경제다. 이미 우리는 뉴 노멀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여기서 생존을 위한 새로운 경제 개념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미국, 금리, 중국, 석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이야기 했었는데, 기억해야 할 만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양적완화 종료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과 원유 등의 글로벌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높은 금리로 흘러 들어갔던 돈은 미국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      흔히, 원화 약세라고 하면 수출이 호조일 것 같지만, 요즘은 원화 약세이기 보다는 달러 강세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거의 모든 국가들의 화폐가치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고, 특히 양적완화를 확대한 유로화와 일본 엔화는 한국 원화보다도 더 약세를 보였다. 그러므로, 원화 약세가 항상 수출 호조로 이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      가트너는 매년 신흥기술 과대광고 사이클(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를 발표하는데, 새로운 기술은 항상 과장보도가 되기 때문에 기술이 기술태동 - 고조된 기대 정점 - 환멸 정점 재인식 확산 생산성 절정의 사이클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항상 살펴보아야 한다. 2015년 사이클 지도에 따르면 자율주행자동차와 기계학습, 웨어러블 기기, 소비자용 3d프린팅 기술은 고도된 기대 정점을 막 지난 단계이고, 증강현실은 환멸 저점기를 향해 가고 있으며, 가상현실 기술은 환멸 저점기를 지나 재인식 환산의 반등 구간 초기에 있다고 한다.

-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10가지 키워드는 헬스케어, 금리, 녹색산업, 석유, 인도, 중국, 기술기업, 미국, 리스크, 환율

    사실 일만 잘하면 경제학 같은 것은 몰라도 되는 줄 알았다. 내가 내 일의 전문성을 살린다면 돈은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제학은 이미 우리의 생존과 연관이 깊어졌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당시, 세계 곳곳의 산업들은 금융과 상관도 없었지만 피해를 입었고, 지금의 전세계적 청년 실업의 3분의 1 이상이 금융위기 당시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이제 정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경제 위기가 우리에게도 위기가 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점에서 저자가 지금의 경제학은 생존경제학이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한다. 생존을 위해서 우리는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을 꼭 키워야 한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장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중동의 OPEC 회의가 무산되었다는 것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당장 우리 사회의 흐름도 잡아내기가 힘들어 죽겠는데, 세계 경제의 흐름까지 읽어내는 능력이라니

 

2.

    2015 1월 초부터 4월경까지는 주식시황이 좋았던 시기인데, 이 시기에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이 35%, 외국인인 19%의 수익률을 올렸고, 반면에 개인 투자자들은 0.8%의 수익률을 올렸다. 코스닥에서는 기관이 69%, 외국인 투자자가 40%, 개인 투자자가 13%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책에서 투자 방법을 설명하기 앞서 일반인들이 얼마나 투자를 못하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서술한 내용이다. 정확히 나의 이야기이다. 작년에는 정말 운 좋게 이익을 거두었지만 그건 정말로 운이었다. 내가 따로 기준을 세우고 산 것이 아니라 그냥 그 기업을 좋아하고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매입했던 것이 시기를 잘 타서 오른 것뿐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정말로 돈을 벌기 위해 규칙을 세워서 투자를 하기로 하였다. 마침 저자가 나 같은 무지한 투자자들에게 꽤나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해줘서 그 방법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저자는 성장형 우량주 모멘텀 투자론을 제시하는데, 우량한 주식들의 과거 주가등락률을 순위로 매겨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주식들에 투자를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거기에 PER, PBR, 사업보고서 확인 등과 같은 나만의 방식을 첨가하여 투자 기업들을 정했고, 현재 개중 몇 개의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부디 황소의 뿔처럼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이중섭 흰 소>

    물론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절대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미 주식 부자가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 역시 그 방법을 따라하고 있을 테니까. 그래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법이기에 차용했고, 나의 기준점들을 더 많이 적용시켰기에 1년 동안은 지켜봐야겠다. 1년 후에 이 방법을 통해 선택된 기업들의 수익률이 탁월하다면 그때는 본격적으로 투자를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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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글로벌 금융위기 - 현대인을 위한 금융특강
최혁 지음 / K-Books(경문사,케이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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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년 초에 빅 쇼트란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제1위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 주택가격의 버블을 예측하고 역투자를 해 큰 돈을 번 투자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각종 금융공학이 얽히고 설킨 사태였지만 영화 중간중간 어려운 개념들을 따로 설명해주었기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금융위기로 실로 어마어마한 돈을 번 사람들이지만, 초점은 거기에 맞춰져 있지 않았다. 극중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벤 리커트는 그와 한 팀인 초짜 펀드 매니저들이 집값 버블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게 된다는 것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자 이렇게 말한다.

우린 지금 미국 경제가 쓰러진다에 엄청난 돈을 걸었어, 미국 경제가 쓰러지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 ‘우린 지금 미국 국민들이 망한다는 것에 베팅한 거야. 춤추지 마

<영화 빅쇼트포스터>

 

    그 외에도 전화로 수억 달러의 이익을 확정 짓는 통화를 마친 마크 버움이라는 펀드 매니저가 허공을 응시하고, 등장인물 중 가장 많은 돈을 번 마이클 버리도 몇 천 배가 넘는 이익을 내고도 결코 웃음 짓지 않았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누가 돈을 벌었느냐가 아니라 왜 그런 사태가 발생했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일반 서민들의 무분별한 주택 투자, 투자은행들의 미친듯한 탐욕, 신용평가사들의 돈에 눈이 먼 평가 남발, 정부의 안일한 대처. 모두가 원인제공자인 이 사태의 마지막은 이 사태로 처벌받은 월가 관련자가 단 두 명에 그친다는 무서운 사실로 끝난다. 이 영화 장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아니라 호러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관람객들은 모두 이 호러가 영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직 현실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공감했을 것이다.

 

2.

     영화로도 개봉되고 책으로도 다양하게 나오는 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리는 왜 알고 있어야 할까? 왜 배워야 하는 것일까? MBS, CDS, CDO, JP 모건, 프레디 맥, 페니매, AIG 같은 미국의 금융 상품들과 미국의 회사들의 연결고리를 왜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이런 질문들을 생각해보면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주가가 요동치고, 중국의 경제 부진에 우리의 경제는 휘청거리기 십상팔구이다. 그런데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는 잘 모른다. 선진국 경제가 부진하면 우리나라도 부진하는 거 같기는 한데, 한쪽이 좋고 한쪽이 나쁘면 어떻게 되는지는 긴가민가하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것처럼 평균이 되도록 행동하는데 그런 평균들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피해를 입었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현재 전세계 실업자들의 4분의 1일 정도가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실업이라는 연구를 보면 어떻게든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사태는 세계 경제의 최정점에 서 있는 미국에서 발생한 것이기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제 특성상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제문제는 조만간 우리에게 다가올 문제라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면밀하게 파악하는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크 루이 다비드 소크라테스의 죽음>

 

    그리고 정부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알아야 한다. 세계 금융의 핵심국가인 미국에서 거의 범죄와 같은 금융상품들이 판을 쳐도 감지한 이가 별로 없었고, 정부 마저도 그런 상품들에 호의적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우리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백 번은 더 현명하다. 정부는 기업과 가계의 가운데에 서서 공평한 판결을 내릴 것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소망일 뿐, 정부는 거의 항상 기업 편에 서 있었다. 기업이 손해를 극심하게 내면 파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미국 정부는 대마불사라는 이유를 들어 천문학적인 비용의 구제금융을 행한다. 탐욕적으로 국민들의 여윳돈을 갈취해가던 월가의 기관들이 망해가자국민의 돈으로 그들을 살린 것이다. 그러고는 이 모든 것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둘러 대는데, 우리 나라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대기업 회장이 아들에게 왕좌를 물려주기 위해 편법으로 자회사 두개의 합병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피인수기업의 대주주 중 하나인 외국계 사모펀드가 부당한 합병에 대해 항변하자, 정부는 국민연금의 힘으로 대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합병 이후 두 회사의 가치는 이전보다 떨어져 국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고 있다. 이것 외에도 투자회사에서는 거의 모든 회사에 대해 매수의견을 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지 않는 등, 정부나 전문가 집단 모두 국민을 위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공부해야 하고 그들의 속셈을 알아야 한다. 무조건 우리나라를 타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언제까지나 중립적이라는 생각에 의심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3.

     최근에는 이 책과 더불어 인사이드잡이라는 다큐멘터리도 봤다. 맨 처음 말한 영화 빅 쇼트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룬 이야기이지만 인과관계, 사실들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결코 그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오바마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세운 재무장관 헨리 폴슨은 골드만삭스의 전CEO로 월가의 대변인이었고, 결국 그들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이야기는 흘러갔다. 몇 천 억 달러의 정부 자금이 월가로 흘러 들어갔고,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잊었다. 지금도 골드만삭스, JP 모건, AIG같은 투자은행들은 세계인들이 들어가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고, 큰 이익을 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 약간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위기가 언제 터질지만 모르고, 터진다는 것은 예측하고 있을 것이다. 공부하고, 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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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trient 400 mg 2020-11-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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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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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생의 궁극적 목표로 개인 도서관 100개를 정한 때가 있다. 문서로 적어놓고 어디에 붙여놓은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구체적으로 말해본 적도 없다. 그냥 너무나 막연하니까. 파주에 있는 거대한 도서관 지혜의 숲같은 크기의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런 공간을 100개나 얻으려면 얼마나 큰 돈이 필요할지 아직은 감도 안 온다. 그래도 좋은 목표이기 때문에 내가 만약 돈을 많이 번다면 진행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꼭 돈이 있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 일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일본에서 유명한 서점, 전자기기 판매, 문화 복합공간인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저자 마스다 무네야키는 퇴직금으로 시작한 작은 서점을 시작으로 일본 제일의 문화 제공자가 되었다.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디자인이었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잡아내는 눈이었다. 그 외에도 인터넷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이 가지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나, 책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제안해야 한다는 등 인상깊은 내용이 많아 나중에 기억하고자 아래에 적어둔다.

(출처: 도쿄 다이칸야마 T-SITE 리뷰, http://bosim.kr/399)

-      도서관의 건립은 사람들에게 선택의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다. 시간이 남을 때에는 도서관에 갈 수도 있다.’ 라는 선택의 여지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피시방에 가고 싶은 날이 있을 수 있고, 편의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도서관에 가는 일 또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유다.

-      원래 츠타야서점 히라카타점을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서점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비디오테이프와 레코드와 서적이 삼위일체를 이룬 MPS라는 새로운 장르를 기획, 실현한 것이다.

-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서적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있는 제안이다. 따라서 그 서적에 쓰여 있는 제안을 판매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 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      가상 매장에서는 상품을 진열할 공간에 제한이 없다. 상품을 비축해야 할 창고는 필요하지만 실제 그 비용을 따져 보면 실물 매장을 구상하는 금액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인터넷 공간에선 볼 수 있는 모든 상품을 망라한 라인업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객 가치의 차이는 더욱 현저 해진다. 그렇다고 현실 세계의 모든 상점이 사라지고 인터넷 상점에서만 상품을 구입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기획은 반드시 피부 감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무엇을 제공해야 고객 가치의 증대와 연결되는지를 포착하려면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고객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      현실 세계가 인터넷에 대해 우위에 설 수 있는 여지 중 하나는 즉시성이다. 아무리 당일 배송이 확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입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기 시간이 발생한다. 신선한 식품처럼 즉시 입수하지 못할 경우 가치가 줄어드는 상품은 인터넷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직접성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은 이용객이 직접 서적을 만져 볼 수 있는 공간에 장서가 진열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해당 서적을 찾거나, 원하는 책은 아니지만 흥미를 끄는 비슷한 서적을 발견할 수 있다.

-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마음이라는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 그런 생각에서 이끌어 낸 키워드가 편안함이다. 인터넷은 원래 편안함을 고려한 매체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방향의 차이다. 편안한 철도 노선과 불편한 철도 노선이라는 구분이 없듯(편안한 전철과 불편한 전철은 있을 수 있지만) 인터넷은 편안함과는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 존재한다. 현실의 서점은 편안함이라는 우위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1호관에서 3호관까지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클라인 다이섬 아키텍처는 각 건물의 가장자리 위치를 미묘하게 어긋나게 해서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그 때문에 방문객의 눈에는 항상 부분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공간을 휴먼 스케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너무 넓은 공간에 방치되면 불안해 합니다.”

-      1983, 퇴직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100만 엔을 종자돈으로 32평 규모의 상점을 열었다. (나머지 절반은 가족에게 건넸다.) 그것이 나의 ‘1’이었다. 그리고 지금 TSUTAYA14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T회원 수는 약 5000만 명에 이른다. 이 책이 모든 독자 여러분에게, 특히 장차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각자 자기만의 ‘1’을 만들어 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면, 저자로서는 의미 있는 일을 해냈다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2.

제안의 시대. 세상 물정도 모르고, 지식도 형편없지만 뻔뻔하게 지금 이 시대는 제안의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있다. 전세계 모든 정보들이 담겨있는 스마트폰을 매일 들고 다니고, 온갖 미디어들은 매시간, 매분 정보를 쏟아내고,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은 이전에는 없던 정보들을 새로 만들어 낸다. 하루 24시간을 모두 정보를 읽는 데에 써도, 그보다 훨씬 많은 정보들이 떠 다니다. 모두가 압도적인 양의 정보에 대하여 지쳐버렸다. 선택의 다양성을 무한히 넓어졌지만, 김밥천국에서의 결정장애처럼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 무한히 많은 선택지 가운데에 왠지 더 좋은 상품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살바도르 달리 시간의 잔상>

 

정보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제 제안을 해야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제안의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오늘의 특가’, ‘편집매장’, ‘3040들을 위한 감성주점’, ‘싱글족을 위한 작은 상품들등등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줄여주는 대신에 믿을 만한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도 수 많은 데이터에서 연결고리를 찾아 필요한 사람에게 정보를 제안하는 것이 주 골격이다.  츠타야 서점 역시 고객들에게 편안한 공간에서 여려가지 제안을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컨시어지라고 하는 전문적인 구매 도우미 서비스까지 있어서 소비자들이 편안하면서도 전문적인 제안을 받을 수 있었고, 이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제안 형식의 비즈니스가 더러 있기는 해도 여전히 가능성이 높다. 빅데이터가 대기업들, 큰 조직을 위한 것이라면 동네 상점들의 POS분석을 통한 가칭 스몰데이터을 제안할 수도 있고,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교환학생들의 생활패턴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단체여행 패키지를 제안할 수도 있다. 모두에게 많은 정보는 이미 열려있다. 이제 누가 어떻게 정보를 가공해서 제안하느냐에 따라 성공의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다.

한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엄청난 근무시간, 야근때문에 시간이 없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안 방식이다. 아직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그들에게 시간은 없고, 돈은 많다는 특징을 생각해보면 좋은 타겟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한때 직장인들을 위한 주말 이용 올빼미 패키지 여행 등이 성행 했었는데, 새벽 비행기를 타고 짧은 일정 탓에 장기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싱글족이 늘어나고,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하고, 취미조차도 버거워서 휴식을 택하는 그들에게 제안할 수 있는 것. 새로운 취미를 제안하기 위해 매 주말 캘리그래피, 쿠킹, 운동, 회화 등등 가벼운 1회성 프로그램을 제안?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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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칠때는 서핑을 - 세계적인 록클라이머이자 환경운동가이며 세계적인 아웃도어 메이커 patagonia의 설립자 이본 취나드의 경영 철학서
이본 취나드 지음, 서지원 옮김 / 화산문화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

    내가 즐겨 입는 맨투맨 티셔츠의 팔 끝자락에는 삼각형의 마크가 붙어있다. 재활용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각형 모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화살표 3개와 가운데에 페트병 모양이 그려진 마크다. 이 마크는 이 옷이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졌다는 표시다. 이 옷을 구매할 당시에는 이 옷이 페트병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예쁘다는 이유로 샀었는데, 친구들이 이 마크에 대해서 물어볼 때마다 자랑스레 이 의미를 설명하곤 했다.

    아쉽게도 지금 이 브랜드는 나의 기대만큼 엄청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이 브랜드의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고, 브랜드에서도 환경적인 옷보 다는 디자인적인 옷을 더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이런 좋은 가치를 뿜어내는 기업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들의 선호도가 부족 때문이라는 이유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탐스의 신발 기부 정책에 환호하거나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을 활용한 마리몬드의 휴대폰 케이스가 잘 팔리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비할 때 단순히 가격, 비용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까지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또 아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은 타국에 비해 훌륭한 편이기에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나씩 제하다 보면 착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최고의 아웃도어 제품을 만들되, 그로 인한 환경 피해를 유발시키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이용한다.’ 파타고니아의 미션이다. 여기서 그들이 최고의 아웃도어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그들과 우리의 차이점이 나타나는 것 같다. 좋은 가치를 창출해낸다고 해서 그 가치가 품질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를 원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원하기도 한다. 최고의 품질이 보장되었다면 조금 더 비싼 가격이라도 구매하는 것이 요즘의 소비자들이다. , 과거처럼 소비자들에게 착한 소비를 호소하는 방법은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국내의 많은 사회적 기업들은 사회적 기업 인증을 내세우고, 이 소비가 어떻게 좋은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것 위주로 구매를 유도한다. 사실 정말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지 않아도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2015년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와비파커는 안경이 팔릴 때마다 시력 측정 기술을 전수해서 5년간 35개국에 18천명의 안경 전문가를 배출했고, 나무 헤드폰/이어폰을 만드는 리슨(LSTN)이란 회사는 제품이 팔릴 때마다 스타키 재단에 기부를 하여 청각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을 돕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좋은 가치 창출 이전에 혁신적인 안경 판매 방식과 나무로 만든 헤드폰/이어폰이라는 특화된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도 이를 본받아 사회적 기업은 기존의 기업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회사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면 착한 거인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매출의 1%나 세전 이익의 10%중 더 큰 금액을 환경 보호에 사용하는 기업. 유기농 목화라는 개념도 없던 1996년 제품의 이용되는 모든 면직류를 100% 유기농 순면으로 바꿔 사용하는 기업. 제품을 사면 바느질 도구도 같이 제공하여 헤지면 기워 입으라고 권장하는 기업. 미국 최대의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내는 기업. 사내 유치원을 운영하여 어머니들이 아이들과 같이 근무하는 기업. 정말 멋있는 파도가 칠 때는 회의도 그만두고 다같이 서핑을 하러 가는 기업.

    2008년 금융위기의 해에도 50%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한 기업. 2013년 이후 미국 아웃도어 시장 2위에 안착. 2014년도 총매출 7800억 원의 대기업.

 

    같은 기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상충된 개념들이 내재된 기업이 바로 파타고니아다. 이 엄청난 회사의 역사를 찬찬히 훑어나가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거대하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의아스럽다. 새로운 재질을 발견한 것도 아니고 창업자가 원래 부자였던 것도 아니고, 그냥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성장해왔다. 암벽등반 할 때 사용하는 피톤이라는 쐐기 비슷한 것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이본 쉬나드는 여성용 코르덴 바지를 만드는 공장에 들렸다가 그 바지를 등산용 바지로 활용하여 팔기 시작했고, 화려한 럭비용 옷을 등산 의류로 활용하더니 또 다른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게 의류 사업에 열을 올리다가 직물의 중요성을 알고 직물 연구소를 세우고, 그렇게 품질을 인정받아 성장하고, 또 성장하고이런 성장의 와중에도 환경에 대한 노력은 지속하여 댐 건설을 저지하고, 황무지의 땅을 대거 사들이는 등 회사의 미션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신기한 기업임이 틀림없었다.

    그런 파타고니아도 처음부터 환경적으로 우수한 기업은 아니었다고 한다. 1991년 한창 성장할 시기에 기업의 환경평가 작업을 해봤더니 그들 제품도 예외 없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면이나 모직 같은 자연섬유라고 해서 환경 면에서 합성섬유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보통의 기업들이라면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여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였다. 그들의 신념은 그들을 최고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노골적인 나쁜 행동만 나쁜 것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지 않는 것도 나쁜 것이다 라고 말했다. 능력이 닿고, 기회도 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나쁜 것이라는 말이었다. 무심코 책을 읽다가 선생님에게 혼이 난 기분이 들만큼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는 창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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