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생긴 일
이숙명 지음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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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발리에 갈 것도 아닌데 발리행 비행기 표를 끊어 놓은 것도 아닌데 우연히 본 책을 계속 보고 있다. 처음에는 이방인으로 어느 도시에 정착한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듣다가 발리에서도 아름다운 스쿠버를 할 수 있는 시골 얘기가 재밌어 듣다가 목적 없이 비행기 표를 끊어볼까 싶기도 해지는


발리가 인도네시아에 속한 것도, 예전에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인도네시아인 것도 오랜만에 알았다. 그 모든 문화가 스며든 곳이라고 했다. 


계획하지 않아도 살아가게 되는 것, 마지막에 파파야 얘기가 나오는데 문득 그것을 가벼운 공 받듯 받아들이며 통통 살아가다 보면, 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인생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어쨌든 어딘가 뿌리를 어느 정도 내리게 된다는 면에서 파파야가 더 맞는 비유일 것이지만, 나는 파파야 나무를 본 적이 없으니, 이 비유가 깊이 와닿지 않아 공으로 바꿔서 생각하게 되었다. 

발리에 가볼까, 예전에 가본 동남아시아 국가들 라오스나 베트남을 떠올리며 발리에 가볼까 싶었다. 


2025 6 1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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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과 생각
정용준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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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며 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길이 생각나는 책이다. 버스 승객은 나 혼자일 때가 많았고 아니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몇 분이 있기도 했다. 버스 타는 시간은 20분 정도였다. 그때서야 겨우 책을 읽으며 안도하던, 그 버스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밤이 생각나는 책이다. 금강과 한두리대교의 불빛, 고층 아파트 같은 것들을 보며 책을 몇 장 읽던 버스 안. 하루에 지친 채 돌아오며 읽던 몇몇 문장들. 어떤 때는 내 인생과 아무 관련 없는 소설을 어떻게 보나 싶어 에세이집을 읽기도 하다가 또 몇몇 단편을 보면 마음이 울렸고 이런 식으로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것은 소설밖에 없지 싶던, 딱딱한 세상과는 아주 다른 질감이 버스에 탄 잠시간의 밤에만 느껴져서, 이상하다 싶었다. 어떤 게 세상일까 싶기도 하던.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끝까지 읽은 이유는 그의 독려 때문이었다. 글쓰기를 놓지도 못하고 잡지도 못한 채 애매한 상태를 유지하는 내게 포기한다고 선언한 적은 없지만 그렇기에 늘 할 일을 하지 않은 기분으로 하루하루 지내는 포기에 가까웠던 내게 글쓰기와 마주하면 느끼게 되는 열패감에 대해 그렇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일에 대해 그가 토하는 열변을 계속 듣고 싶었다. 아마 그도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이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 중 하나인 무력감. 재화가 되지 못하는 글이란 무엇인가? 재화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쓸모, 쓰임, 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가? 이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인가? 나는 이렇게 나만을 위해 살아도 되는가? 세상이 언제쯤 응답해주는가?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가능한가? 얼굴도 모르는 독자가 내 글 한 줄을 읽어주는가? 마음이라는 이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응답하는 방식, 그것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 그 시절의 번뇌에 대해 그는 그럼에도 쓰는 것이 작가라고 한다. 써야만 쓰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 이르면 우물처럼 고뇌가 깊어지고 거기 빠져 허우적댈 테니 그때의 나를 위해 그가 스스로에게 되뇌었을 말들을 기록해 두어야겠다 싶어 책을 끝까지 보았다. 


2025 6 1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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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우주를 보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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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제곱미터의 숲을 계속 관찰한다. 그 속에 ??도 있고 ??도 있다.


시야를 다르게 해주지


2025 6 11일 수요일


라고 메모해두고 너무 좋아서 생물 선생님 책장에는 이런 책이 있어야 한다며, 다 읽은 뒤 친구인 두 명의 생물선생님에게 선물했으나
빌려 읽다 보니 기억이 나는 게 없다. 
다음에는 사서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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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 30만 부 기념 개정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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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은경이로부터 추천 받은 책이다. 재밌는 것은 앞의 책 '푸른 사자 와니니'에 이어 이 책까지 읽고 보니 인간이란 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인간. 우리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은 보편도 정의도 아닌 지금의 인간일 뿐이다. 

오랜 후의 인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늘 같음 상태'에 이르른 인류 중 단 한 명이 기억 전달자로서 같지 않은 기억들을 보유한다. 선택이 없는 상태, 그러므로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은 상태가 아닌. 

사자나 다른 인류를 보자 지금의 인간이란 것은 정답인가, 지금의 인간만이 오로지 살고 있다는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고 더 멀리 더 넓게 보자. 다들 살고 있다. 지금의 인간은 앞으로 어떤 인류로 살지 혹은 살지 못할 지를 정하는 중이기도 하다. 


열린 결말이다. 결국 조너스와 가브리엘이 이른 곳은 어디일까, 는 각자의 몫으로 남았다. 기억과 감정, 느낌이 있는 세계를 선택한 조너스, 그가 남겨둔 기억들이 마을을 떠돌게 될 모습은 어떨지도 각자의 상상 속에 남았다. 

조금씩 잊어가는 것들, 나이듦, 세월, 어떤 말을 붙여도 조금씩 기억 속에서 무뎌져 가는 것들을 떠올려봤다. 글을 쓴다는 것들은 그런 것들에 저항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고통스럽더라도 계속 안고 가보는 것.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도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생존에 필수적이지는 않은 글과 감정, 그것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묻고 있는 글이기도 하다. 



2025 5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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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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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경이가 추천한 책이다. 아들 동휘로부터 책을 추천 받아 읽는다고 했다. 읽는 내내 너무 어린이책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읽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했다. 

마지막에 와서야 의미를 조금 알았다.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책일 수 있다.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홀로 자신이 아니라 무리 속에서 사회 속에서 그것을 긍정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생각해보았다. 죽음에 이르러서든 살아가는 동안이든 그럴 수 있다면 그로서 좋다. 


2025 5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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