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과 서사의 깊이를 함께 아우르는 시인 고두현이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시와 명문장 중에서 독자들과 나누고픈 편린들을 골라 모았다. 시를 사랑하는 데야 나이와 성별이 따로 있을까만 세월의 정점에 서 있는 시인의 감성은 삶의 질곡과 깊이를 아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고단한 삶의 한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지만 다시 꿈을 찾아 날아오르기 위해,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옛사랑을 기억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을 살피는 마음, 그리고 삶의 애환과 이별 그 너머까지, 시인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라임을 만들고 생각의 고리를 엮어간다.

시인은 필사를 "잊고 있던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필사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더듬는 일, 빛을 향해 고개를 드는 일이다. 손으로 쓰고 손으로 생각하는 동안 우리의 삶은 새로운 지평을 맞이한다.

 

 

여는 글, 마음의 손으로 문장 속살을 어루만지다
그 시절, 연필로 옮겨 적었던 내 마음의 시와 문장들
광속의 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생각하는 의미’를 되새기며
온몸으로 교감하는 ‘마음 필사’의 묘미

첫째 마당, 고래의 꿈
태백산행ㆍ정희성
청춘ㆍ새뮤얼 울먼
고래의 꿈ㆍ송찬호
참나무ㆍ알프레드 테니슨
땅ㆍ안도현
나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면ㆍ윤준경

둘째 마당, 그대 생각하노라
호수 1ㆍ정지용
소네트 89ㆍ윌리엄 셰익스피어
진짜 나이ㆍ이븐 하즘
사랑하는 사람 가까이ㆍ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임을 보내며(送人)ㆍ정지상
사랑하라, 그러나 간격을 두라ㆍ칼릴 지브란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ㆍ조병화
벗 하나 있었으면ㆍ도종환
잘 있거라 벗이여ㆍ세르게이 예세닌

셋째 마당, 나는 누구인가
늦게 온 소포ㆍ고두현
연암에서 선형을 생각하다(燕巖憶先兄)ㆍ박지원
자화상(自畵像)ㆍ윤동주
구두의 꿈ㆍ홍은택
너의 자유로운 혼이ㆍ푸시킨
햇살에게ㆍ정호승

넷째 마당, 꽃을 보려면
꽃을 보려면ㆍ정호승
혼자 웃다(獨笑)ㆍ정약용
산에서 보는 달(蔽月山房詩)ㆍ왕양명
성공이란ㆍ랄프 왈도 에머슨
길ㆍ도종환
풀ㆍ김수영

다섯째 마당, 나의 전 생애가 담긴 침묵
백접(白蝶)ㆍ조지훈
아말피의 밤 노래ㆍ세라 티즈데일
술잔을 들며 2(對酒 二)ㆍ백거이
가던 길 멈춰 서서ㆍ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꽃피는 날 꽃 지는 날ㆍ구광본
화원ㆍ베르톨트 브레히트
낙화ㆍ조지훈

여섯째 마당,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月下獨酌)ㆍ이백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ㆍ조지 고든 바이런
황학루(黃鶴樓)ㆍ최호
이른 봄의 시(詩)ㆍ천양희
수종사 뒤꼍에서ㆍ공광규
홀로ㆍ헤르만 헤세
사월에 걸려온 전화ㆍ정일근
귀천ㆍ천상병

그리고……
고두현 시인의 감성 에세이 6편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는 명문장 41편

 

*

 

책 자체에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이면 죄다 갖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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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6-1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두현 시인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유배시첩을 좋아해서 예전에 외우기도 했었는데요...옛날이야기죠 ㅎㅎㅎ
목록 중에 예전에 <고문진보> 배울 때 익힌 황학루도 있군요...반가운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