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할 책을 고르다보면, 책을 선물하는 그 시점의 내 심리상태가 파악되곤 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의 취향을 우선순위로 둘 때도 있지만,

보통은 내가 읽은 책 중에 이 사람이 읽어도 괜찮겠다 싶은 책을 고른다.

이를테면,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나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같은 책.

나만 읽기 아깝고, 선물하면 그 기쁨이 두 배가 되는 책들.

 

이도 아니면 선물을 하는 때에 내가 가지는 관심사가 반영되어 책을 고를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신간평가단 활동을 3기수째 해오면서 매달 신간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는데,

이 책도 그런 습관으로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으로 미루어 볼 때 지금의 내 관심사는

오늘, 나, 재미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며칠 전 퇴근하고 만난 친구와 이런 주제를 가지고 신나게 대화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일의 재미를 위해 오늘을 버티는 나(자신)'에 관한 대화.

친구에게 내일의 재미는 여행이었다.

내게 있어 '내일의 재미'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친구는 말했다.

친구의 말은 맞았지만, 재미는 언제 어떤 무엇으로 바뀔지 모르는 일이고

(야구가 무슨 재미가 있냐고 생각했던 몇년전의 내가 야구에 빠져 살듯이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중요한 건 '재미가 있다'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재미있는 게 '오늘'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다 떠나서 사실 이 책에 눈길이 갔던 이유는 저자 '김혜남' 덕분이었다.

심리학 서적의 저자로만 알고 있던 작가님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자연스럽게 목차를 살펴보게 되었고, 이 책을 선물하자고 마음 먹었다.

책 선물이라는 게 참 묘해서, 지금이 아니면 이 책을 선물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내가 먼저 읽고 선물하는 게 아니어서 어색하긴 하지만,

어색해하는 게 무색할 정도로 좋은 책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내가 무슨 책을 안겨드리건 매번 기분 좋게 받아주시는 분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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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4-0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혜남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이 책을 읽었을때 받은 그 깊은 위로를 기억해요...

해밀 2015-04-14 10:58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를 읽어보지 못했는데,
깊은 위로를 받으셨다니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