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이번 에세이 주목 신간 페이퍼는 조금 색다른 페이퍼를 써봐야지 싶어서 페이퍼 작성 전에 서점에 방문했다. 늘, 표지와 책 소개만 보고 책을 골랐는데 책을 내 손에 쥐고, 목차를 살피고, 한 장을 골라서 진득하게 읽어 보고. 신선했다. 서점을 방문하기 전에 새로 나온 책을 찾아보고 갔지만, 직접 내 눈으로 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소리 내어 읽어보고,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신간이라 와 닿았던 것 같다. 평소대로 골랐으면 이 책을 골랐겠지, 했던 책들은 서점을 방문하면서 바뀌었다. 그렇게 고른 3권의 책을 소개한다.

 

 

 

 

 

 

 

 

 

 

 

 

 

 

 

1. 장미정 <잃어버린 날들 - 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아프게 봤다. 보는 내내 답답했지만, 아프게 봤다고 말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책 소개에 ‘그가 원한 건 무죄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판결을 받고 주어진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지만, 재판은 기약도 없이 연기되고 또 연기되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내가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아프게 봤던 이유였다. 그녀가 원한 건, 자신이 무죄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판결을 받고 주어진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지만, 기약 없는 ‘연기’의 나날이었기 때문에.

 

본문을 인용한 이 책의 소개에서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가 나오기에 덧붙여본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들추어내고 당시의 일기를 공개하는 것이 지금 내 삶에 또 감당할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 딸들 앞에서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어떻게 해서 그런 잘못된 선택을 했고, 멀리서 어떤 마음으로 딸을 그리워했는지, 얼마나 애타게 보고 싶었는지를 들려주고 싶었다.’

맞다. 그녀의 말처럼 이 책은 당시의 일기이기 때문에, 공개하게 되면 현재 그녀의 삶에 또 감당할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글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당시의 일기를 공개하는 이유는 그보다 더 들려주고 싶었던, ‘멀리서 어떤 마음으로 딸을 그리워했고, 얼마나 애타게 보고 싶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2. 멜바 콜그로브 외 <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이 책은, 온라인상에서 새로 나온 책을 살필 때는 관심 밖의 책이었는데, 서점에서 살펴보면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 책이었다. 상실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서 연초 보다는 연말에 읽기 좋은 책이다 싶긴 했지만, 책의 구성이 너무 좋았다. 이런 책은 사서 읽어야 돼, 싶었을 정도로. 이 책의 소개에,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잃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심리학자, 철학자 그리고 시인이 모여 감정의 상처가 상흔을 남기지 않고 덧나지 않도록 다독여주는 치유 처방전이라고 하는데, 저자가 왜 세 명인지에 대한 내 의문을 풀어준 구절이었다. 심리학자, 철학자, 시인이 모여 쓴 책이라니. 개인적으로 좋아라하는 직업군이 한데 모여서 낸 책이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갔다.

 

 

 

 

 

 

 

 

 

 

 

 

 

 

 

 

3. 김광석 <미처 다 하지 못한 - 김광석 에세이>

 

김광석에 관한 수식은 끝이 없다. 짧지만 뜨거웠던 김광석, 다시 김광석, 오늘도 김광석, 내일도 김광석. 이 책의 제목 또한 김광석을 수식하는 말이 된다. 미처 다 하지 못한 김광석. 미처 다 하지 못한 김광석은, 우리의 김광석, 나의 김광석이 아닌 김광석이 말하는 김광석이다. 숱한 기념 음반과 평전까지 출간된 걸 감안하면 낯선 사실이기까지 한데, 실제로 김광석 본인의 글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김광석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여러 시간에 흩어져 남긴 일기, 수첩 메모, 편지, 노랫말 들을 모은 것으로, 저작권자인 유가족의 동의하에 그의 숨결이 최대한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글의 성격에 따라 재구성한 책이라고 한다. 우리는 오늘도 김광석을 듣고, 노래하고, 추억하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김광석을 가지고 있지만, 김광석이 말하는 김광석은 접한 적이 없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미처 다 하지 못한, 김광석이 말하는 김광석의 이야기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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