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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소설가 신경숙님이 출연하신 SBS 힐링캠프를 챙겨봤다. 많은 이야기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고, 여운이 길었던 말은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사는 일이었다. 엄마는 내게 ‘엄마’니까. 엄마에게 있어 엄마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거다.

 

엄마에게 엄마가 필요하듯,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잊고 사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 혹은 정곡을 찌르는 말 한마디로 위로 받고, 이해가 필요한 연령층은 비단 청년만이 아니다. 학업과 연애, 취업으로 고민하는 청년만이 아니라 자식과 건강, 여생에 대해 고민하는 중⋅노년에게도 필요하다. 이 사실을 깨닫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 『인생 수업』이었다. ‘중년’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중년인 부모님이 떠올랐으므로, 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당신 혼자 생각하셨을 일이기도 하고, 친구와 만나면 이야기 할 법한 일이기도 하고, 아직 그런 적은 없지만 자식인 내게 터놓고 이야기 하고 싶을 법한 일―현재의 나는 행복한지에 대한 고민, 생로병사에 관한 고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죽음에 관한 고민, 쌓아온 인연에 대한 고민, 여생에 대한 고민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고, 그러한 일들에 대한 법륜 스님의 혜안이 담긴 책이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든, 남편이 어떻게 했든, 아내가 어떻게 했든, 자식이 어떻게 했든, 부모가 어떻게 했든 그것은 그들의 인생이고 나는 그 가운데서 나부터 행복해야 합니다. (p.273)

 

에필로그 속 구절인데, 나는 이 구절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내 부모님을 비롯한 중년층들은 중년에 이를 때까지 자신이기 이전에 직장에서는 직급으로, 집에서는 자식의 부모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나부터 행복하라’는 법륜 스님의 말은, 나부터 행복해지기 위해 직장과 가정에서의 위치를 내려놓고 자신만을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그것이 그들의 인생임을 인정하고, 그 가운데서 자신부터 행복하라 말함과 동시에,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한다. 그 조언이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이해’가 되고, 때로는 ‘살’이 되어 결국에는 ‘힘’이 된다. 잘 물든 단풍이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있는 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 말이다.

 

책이 다루는 주제가 주제인지라, 노년을 맞이할 중년과 노년의 삶을 사는 연령층에게 더욱 좋은 책이겠지만, 중⋅노년에 속하지 않는 나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가깝게는 부모님, 멀게는 나의 미래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만큼은 부모님과 함께 같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같이 읽고,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운 것처럼 당신의 삶 또한 그러하다고, 그러니 기운 잃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시라는 말을 전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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