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딸기 > 로즈마리님을 위한 교양과학서 안내 (1)

알라딘에서 내가 세번째로 좋아하는 로즈마리님이 마이리스트에 코멘트 남겨주신 것을 뒤늦게 발견.
과학서적 중에서 중학생 정도가 볼만한 재미있고 쉬운 책을 골라달라고 하셨는데, 저는 로즈마리님이 중학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답니다. ^^

제가 읽은 많지 않은(이걸 꼭 유념해주세요 제가 읽은 것들 중에서 재밌었단 겁니다) 과학책들 중에서, 과학동네 분위기를 엿보는데 도움이 될만한,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쉬운 책들을 몇권 골라볼께요. 로즈마리님께 보탬이 됐음 좋겠네요.

물리학 분야 

이 쪽은요, 결국 아인슈타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아인슈타인으로 끝난다고 해도 될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인슈타인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인슈타인이 던져놓은 과제들을 그 후예들이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 그것이 아인슈타인 이후의 물리학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1단계: 과학동네 분위기 엿보기- 맛뵈기용 책들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생각의나무

이 책이 탁월합니다. 과학책들 읽으시려면, 무조건 이 책으로 시작하셔도 좋다고 봅니다.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물리학 교양서적이 그나마 우리 출판계에서 이정도라도 독자 층을 넓힐 수 있게 된 공은 사실 파인만 박사에게 돌려야 합니다. '파인만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책입니다. 이 책을 교양과학서로 반드시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책 자체가 재미있어요.


신의 방정식
아미르 D.액설 지음, 김희봉 옮김 / 지호

물리학계의 최근 성과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mc2 를 읽고 나서 이 책을 보시면 내용이 술술 읽힐 거예요.


발견하는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 지음, 승영조 외 옮김 / 승산

파인만의 강연록입니다. 어떤 부분은 사실 좀 어렵게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마인드' 혹은 '탐구하는 정신'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 감이 잡힌달까요.

2단계: 맛뵈기를 넘어선 교양을 쌓자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리처드 파인만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1단계 책들을 읽었는데 영 재미가 없더라, 하시면 2단계는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물리학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1단계에서 '꽤 재미있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주셨으면...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아예 용기를 내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책이 꽤 두껍고 값도 비싸지요. '초끈이론'이란 말에 지레 기죽지 마세요.
앞부분, 상대성 이론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잘 되어있고, 찬찬히 읽어보면 재밌습니다.

3단계: 물리학과 문학, 철학의 아름다운 만남
물리학 자체에 대해선 저도 아는 바가 없고 이해도 못 합니다. 하지만 인문학쪽으로 경도된 마인드를 좀 수정해야겠다 싶을 때에, 이 동네 책을 읽으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집니다(뭐... 가끔씩 머리가 어지러울 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3단계에서 소개해드리는 책들은, 제가 읽으면서 '정말 어렵다'고 느꼈던, 그러나 느무느무 멋졌던 책들입니다.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면, 아니 15%만 이해하면 어떻습니까. 켐브리지나 옥스퍼드의 물리학자들은 그야말로 전인적인 교양인들인가봅디다. 문학책도 이렇게 멋지기 힘들 거예요.


우주 양자 마음
로저 펜로즈 외 3인 지음, 김성원.최경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이렇게 어려운 책은 살다살다 첨이었다... 고 해도 과장은 아닙니다마는.
후까시 팍팍, 폼 팍팍 납니다, 이거 읽으면.


無○眞空 - 철학, 수학, 물리학을 관통하는 Nothing에 관한 우주론적 사유
존 배로우 지음, 고중숙 옮김 / 해나무

로즈마리님이라면, 특히 이 책을 절대적으로! 읽으실 것을 권합니다.

4단계: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보게 해주는 책들
'사고방식' 말그대로 '생각하는 방법'이란 측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책들입니다.


숨겨진 질서 - 복잡계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존 홀런드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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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평범한 이들을 위한 변명"

"발레냐 유전이냐"란 글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두 가지 생존방식에 대해 몇 마디 한바 있는데, 오늘자 한겨레의 한 기고칼럼을 읽으면서 다시금 돌이켜보게 되었다. 김형태 변호사는 "평범한 이들을 위한 변명"이란 기고문에서 <지식인의 두 얼굴>(폴 존슨의 이 책에 대해서는 나도 언급한 적이 있다)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전제하고("이 책은 우리가 떠받드는 위인들의 또 다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중 톨스토이의 사례를 들어서 지식인들의 '위선'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식인이 아닌) '평범한 이들'의 행복론을 펼친다.

먼저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교훈소설"을 썼지만, 그 자신이 "평생을 성욕, 물욕, 명예욕에 시달렸다. 저 자신이 여자들에게 욕심을 내놓고는 거꾸로 여자들을 음탕과 방종의 원흉이라며 사람 취급을 안 했다."(이런 위선이!) "톨스토이 자신의 지나친 욕심에 대해 그저 '내 탓이오'라고 조용히 혼자 되뇌었으면 될 것을 성욕 자체를, 나아가 애꿎게 여자들을 마귀 대하듯 했던 그는 세상 그리고 존재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미숙아이지 싶다." 차라리 "그가 가르치려 들었던 보잘것없어 보이는 농노는 아마 그 이치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폴 존슨의 (이전 번역본인) <지식인들>을 읽은 지 자못 오래 되었으므로, 그의 신랄한 지식인 비판의 내용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브레히트 비판이었다. 나 또한 이후에는 브레히트의 수사적인 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톨스토이에 대해서만 그가 유난히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것은 아니고, 또한 톨스토이 자신이 그런 비판으로부터 면제될 이유가 없다는 점에 나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러한 비판을 가능하게 한 '전거들'이 대부분 러시아문학의 이 '거인'에게서 나왔다는 점도 고려해볼 필요는 있다. 우리가 그의 '성욕, 물욕, 명예욕'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참회록> 등을 필두로 한 톨스토이 자신의 '반성문' 덕분이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말하더라도) 톨스토이에게는 '반성하는 자아'와 '반성되는 자아' 사이의 자기분열이 있었던 셈. '반성되는 자아'에만 초점을 맞추어 ('도덕의 달인'이라 할 만한) 그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좀 과한 일이지 싶다.

"그가 가르치려 들었던 보잘것없어 보이는 농노는 아마 그 이치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란 대목도 (존슨의 생각인지 김 변호사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정작 톨스토이 자신이 강조해마지 않은 것이 그 농민들의 미덕이다(1861년에 러시아에서는 농노해방이 단행되었으므로, 1828년생인 톨스토이의 작품에 등장하는 것은 주로 '농노'가 아니라 '농민'이다. 그러니까 지주-농노 관계가 아니라 지주-소작농 관계이다). 그리고 톨스토이가 가르치려 들었던 것은 그 농민들이 아니라 러시아의 지배계급, 즉 귀족과 지주들이었다. 대부분이 문맹이었던 농민들에겐 책이란 것 자체가 무용지물이었고. 톨스토이 자신은 '농민이 되고자 했던 (참회하는) 귀족/지주'였던 만큼 "그가 가르치려 들었던 보잘것없어 보이는 농노"란 표현은 톨스토이에 대한 오해에 근거한 것이다(그는 농민들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보지 않았다).

그런 정도의 오해는 문학에 문외한인 '평범한 이들'이 가질 만한 오해이다. 하지만, 톨스토이와 같은 (잘난 체하는) 지식인 비판에 이어지는, 김 변호사의 무임승차성 주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성욕 말고 물욕도 그렇다. 사자는 저 살기 위해 영양 새끼를 갈가리 찢는다. 거기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이 피곤한 세상 겨우 살아가려면 좋은 학교 나와 좋은 직장 가지려고 아등바등할 수밖에 없다. 집 한 채 마련하려면 부동산 투기며 주식투자도 안 할 수가 없다." 이러한 처세술이 지식인의 (위선적인) '두 얼굴'과는 다른 '평범한 이들'의 맨얼굴인가?

기본적인 세계관. 우리 사회는 사자가 영양을 잡아먹는 식의 야생적인, 혹은 양육강식적인 세계이며 서로가 먹고 먹히는 이 세계에는 선도 악도 없다. 있는 건 생존투쟁뿐이다. 이 피곤한 세상, 곧 생존투쟁의 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 잡아야 한다(이게 사자의 발톱이고 이빨일 테다). 그리고, 더불어 '부동산 투기며 주식 투자' 해야 한다. "안 할 수가 없다"는 이중부정은 무슨 뜻인가? 안 하고 싶지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왜? '아등바등' 어떻게든 살아야 하겠기에.

변호사인 필자는 아마도 좋은 학교를 나왔을 것이고, 부동산 투기며 주식투자도 '안 할 수가 없을 만한' 나름대로의 경제적 여유도 갖고 있을 것이다(현 주미대사의 말대로, 어쩌면 '출발'이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고). 그런 처지를 일컬어 그는 '평범한 이들'이라고 통칭한다(세칭 '좋은 학교'를 나왔지만, 그런 '여유'와는 거리가 먼 나는 졸지에 '비범한 이들'에 속하게 됐다). 하긴, 과거 한 대통령이 자신을 '보통 사람'이라고 칭한 적도 있으니 변호사가 자신을 우리사회의 '평범한 이들'로 분류한다고 해서 흠이 될 건 아니겠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나'란 에고(ego)나 '존재'는 그 속성상 깨달음이나 성스러움과는 같이할 수가 없다. '나'란 '존재'가 깨닫고 성인 되려는 것 자체가 '나의 확대'라는 더 고차원의 욕심일 터. 깨달으려, 성인되려 안달하지 말고 그저 내 옆의 보기 싫은 인간이며 밤잠을 설치게 하는 모기며 우리를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만드는 태풍과 어찌 화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필부필부인 내 주제에 맞는 일이지 싶다. 삼시 세 때 같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것도 참 즐겁고 암수가 서로 어울려 구름과 비처럼 정을 나눔도 참 즐거운 일이다."

필자의 논리에 따르면, '평범한 이들'이란 '나'라는 '에고'를 포기하지 않는,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고, 따라서 깨달음/성스러움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걸 다르게 말하면, '평범한 이들'이란 실상 고차원의 욕심에 들려 있는 위선적인 지식인들이니 성인들이니 하는 부류가 아니라 솔직담백하게 그저 저차원의 욕심이나 충족시켜가며 살아가는 이들이다. 한국 사회에서 소위 (일반적으론 '평범한 이들'이 아니라) '지도층'에 속하는 변호사께서 모기 걱정, 태풍 걱정 하시는 게 대국적인 견지에서인지(이 경우는 나름대로 '고차원' 아닌가?) 직접적인 생존과 관련하여서인지 의문스럽지만, 하여간에 '필부필부'의 소망은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고 때로는 ('내 옆의 보기 싫은 인간'은 아닐) 여자들과 운우지정을 나누는 것이다.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요지는 잘난 지식인들/성인들에 주눅들지 말고 우리는 그저 저차원적 욕심에 만족하며 즐겁게 살자라는 것이겠다. 저들이 '욕심 내지 말고 살자'라고 꼬드기지만, 다 '고차원적 욕심'에 지나지 않는바, 괜히 도덕적인 자괴감 같은 거 가질 필요 없다는 얘기. 어차피 인생은 생존투쟁이고 거기엔 선도 악도 없지 않은가. 그저 자식들 공부 잘하고 암수 서로 정다우면 장땡이다, 등등. '평범함 이들'에 대해서 좀 특이한 정의를 내리는 걸 제외하면(지식인/성자가 아니면 다 '평범한 이들'이다? 재벌이나 변호사나 노숙자나 노가다나?) 새삼스러운 건 아니므로 그러라고 해두자. 그렇게 살라고 내버려두자. 교황이나 성철 스님 같은 성인들도 못 말릴 일을 어찌 말리겠는가?

게다가 고차원적인 걸 기대하지도 않으므로, 문학작품에 대한 '평범한 이'의 사소한 오독 또한 그냥 넘어갈 만한 문제이다. 하지만, '비범한 이'인 나로선 좀스럽게도 그런 거나 지적하고자 한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교훈소설을 썼다. 죽을 둥 살 둥 뛰어다녀 봤자 죽을 때는 제 관이 묻힐 한 평 땅밖에 못 가지니 욕심 부리지 마라. 이 이야기를 읽고는 '맞아, 욕심내지 말고 살아보자'고 다짐해 보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실에서 그 다짐은 하루도 못 간다." 일단,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교훈소설'이 아니다. 그냥 '우화적인 이야기'이다(그리고 초등학생들에게 적합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해가면서). '소설'이란 용어를 오지랖 넓게 사용한다는 점은 물론 필부필부다운 일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아니라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의 내용이다. 다 비슷비슷한 교훈적인 이야기들이니 그게 그거 아니냐고 말하는 것도 지극히 필부필부다운 태도이겠다.

아마도 필자는 톨스토이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을 듯하며, 그저 <지식인들의 두 얼굴>에서 얻은 귀동냥을 밑천삼아 (지난달에 국내에서 대규모 전시회까지 열렸던) 잘난 '톨스토이'도 별거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에 스스로 흡족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친 김에 ‘평범한 이들’의 저차원적 욕심을 적극적으로 옹호해보자는 발상이 들었는지도. 하지만, 심리학 개론에 나오는 기본적인 얘기지만, ‘평범한 이들’도 저차원의 욕심이 충족되면 곧 고차원의 욕심까지 품게 되는바, 그런 욕심의 확대 또한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영양 새끼를 갈가리 찢어먹는 사자 노릇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내가 굳이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란 ‘사자답지 않은’ 고민도 떠안게 되는 것이다(그런 고민을 무시하는 태도는 ‘평범한 이들’에 대한 지나치게 단순한 이해에서 나온다).

성욕, 물욕, 명예욕에 평생 시달렸던 톨스토이이지만, 누구보다도 그러한 욕망과 절연하고자 안간힘을 썼던 이도 톨스토이이다. 1910년 82세의 나이로 가출까지 감행하는(그래서 결국엔 객사하는) ‘노익장’은 그러한 자기부정의 안간힘에서 나왔을 법하다. 그러한 그의 태도에서 ‘위선’만을 읽는 건 자유이다(그걸 ‘평범한 이들’의 자유라고 옹호하는 것까지도). 그리고 그 자유는 그냥 다 톨스토이가 쓴 것인 만큼 대충 작품의 제목과 줄거리를 바꿔치기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자유와 상통한다. ‘농노’에 대한 계급주의적이고 차별적인 시각을 가졌던 위선적인 지주로 톨스토이를 이해하는 태도와도.

하지만, 부동산 투기며 주식투자로 아등바등할 시간을 조금만 쪼개서 톨스토이의 <참회록>이나 <인생론>이라도 제대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는지. 자기 자신의 에고를 넘어서 자신의 이웃으로 관심을 확대하고 자신의 계급적 이해관계(이 경우에는 사회적 기득권)에 한번쯤 의문을 던져보는 것이 그토록 ‘비범한 일’이며 ‘성자(만)의 일’일까? 호랑이나 사자는 죽어 가죽을 남기겠지만,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 또한 (톨스토이의 말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들’의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예지이다. 해서, ‘평범한 동물’로서의 실존을 선택한 이들의 자기변호를 ‘평범한 인간들’의 그것으로 슬쩍 바꿔치기하는 건 보기에 흉하다(‘평범한 인간들’의 ‘상식’은 한 변호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고귀하며 존엄하다).

05. 04. 25.

P.S. 이 기고문은 한겨레의 여론란에 실렸는데, ‘입바른 소리’들을 주로 해대는, 혹은 그런다고 자부하는 한겨레는 2000년 벽두부터 재테크에 관한(그 실내용이란 게 결국은 부동산 투기와 주식투자 등의 돈 굴리기인데) 특집기사를 실어 한 애독자를 등 돌리게 하더니(재테크와 자본주의 비판은 어떻게 양립가능한가?), 이젠 ‘평범한 인간들’과 ‘평범한 동물들’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젠 ‘평범한’이란 형용사마저도 조심스레 가려서 써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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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키노 > 일본인이 인정한 서울 속 본토 맛집 6곳

스시, 사시미만 일본 음식인 줄 아니?
일본 대중이 즐겨 찾는 1식 3찬의 소박한 일본 서민의 일상식 상차림.
일본 음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깔끔하고 화려하게 꾸며진 접대 음식이다. 그러나 이처럼 호화로운 일본 식탁은 일본 현지인조차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그에 반해 한국의 일본 음식은 애초부터 요리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요정 문화 탓이다. 일제시대의 평범한 일본인의 가정식이 우리 식문화에 침투할 기회는 없었던 반면 곳곳에 자리 잡은 요정에선 고급 일식이 상류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들 요정을 기반으로 국내에 자리 잡은 일식은 그 중심을 특급 호텔과 고급 일식당으로 이어갔다. 그러다 보니 일본 서민 음식을 접할 기회는 점점 없어졌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외식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았고 민족 감정 탓도 컸던 것이다.

일본 음식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은 1960년대 초반으로, 일본식 돈가스가 서울 명동을 중심으로 하나둘 자리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

1980년대엔 우동과 메밀국수 전문점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음식 맛이 우리 혀끝에 다가왔다. 그러다 로바다야키 스타일의 선술집과 라멘집이 선보여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에 생겨나기 시작한 일본 음식점의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내가 내는 음식은 어느 지방의 음식이다’하고 맛 차이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인 주인이 직접 어릴 적부터 먹던 어머니 손맛을 담아내는가 하면 솥밥이나 메밀국수, 짬뽕, 라멘, 화로구이 등 오리지널 일본 메뉴를 줄지어 내놓고 있다. 가격은 고작해야 2,000~3,000원, 비싸봐야 1만원을 넘지 않는다. 한 점에 몇만원인 스시나 사시미와는 종이 다른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음식이 바로 진짜 일본 대중이 즐겨 찾는 일상식이라는 점이다. 1식 3찬을
고집하는 소박한 일본 서민의 상차림 말이다.

<오무라안>의 메밀국수로 본 일본 음식의 특징
 


 
출처:프라이데이

한국 밥값보다 더 싼 490엔짜리 일본 요리 <하이카라야>
두 번 이상 훑어봐도 5,000원이 넘는 메뉴는 손에 꼽을 정도.
들어서면 세 번 놀라는 집이 있다. 먼저 규모에 놀라고, 두 번째는 서비스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가격에 놀란다.
들어서면 세 번 놀라는 집이 있다. 먼저 규모에 놀라고, 두 번째는 서비스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가격에 놀란다.
앞뒤로 빼곡하게 정리된 메뉴판을 두 번 이상 훑어봐도 5,000원이 넘는 메뉴는 손에 꼽을 정도. 게다가 100여 가지 다양한 퓨전 일식 메뉴는 아무리 까탈스러운 입맛의 소유자라 해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다채롭다.

특히 모든 테이블 구성이 개별 룸 형태라 밀폐형을 선호하는 한국인에겐 딱이다. 이곳에 오면 꼭 한 번 맛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일본식 소주칵테일과 맥주칵테일인데 손님이 직접 생과일을 즙 내 만들어 먹는 것이라 눈속임 같은 것은 생각할 수가 없다.

[Infomation]
문의: 02-722-8351, 영업시간: 17:00∼02:00, 휴일: 연중무휴, 예약: 가능(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차:불가, 찾아가는 길: 종로2가에서 인사동 방향으로 직진, 인사코리아빌딩을 끼고 우회전 5m
 
한국엔 자장면, 일본엔 나가사키 짬뽕 <이께야>
포동포동 살오른 싱싱한 해산물을 씹는 맛
짬뽕은 ‘섞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 속어 ‘잔폰(ちゃんぽん)’에서 유래한 말로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섞어 끓인 요리다.
짬뽕이 일본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짬뽕은 ‘섞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 속어 ‘잔폰(ちゃんぽん)’에서 유래한 말로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섞어 끓인 요리다. 우리의 자장면과 마찬가지로 중국 본토에 없는 음식. 지금도 나가사키에서는 명물로 통하는데 양배추와 양파처럼 단맛이 강한 야채를 면과 함께 볶다 돼지 뼈와 닭고기 우린 물을 부어 맛을 내어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 그만이다.

이께야의 짬뽕은 특히 포동포동 살오른 싱싱한 해산물을 씹는 맛이 남다르다. 짬뽕에 곁들여 먹는 사이드 디시로는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우동이 인기.

[Infomation]
문의: 02-555-6466, 영업시간: 11:00∼23:00, 휴무: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 휴무, 예약: 가능, 주차: 가능(1∼4대 정도), 찾아가는 길: 역삼동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후문 맞은편 골목 안
 
부위별로 즐기는 일본식 화로구이 <니꾸>
일본식 화로구이 제대로 즐기기
안창살은 씹는 맛을 살리려고 근육을 조금 남기고 결을 따라 손질했고, 양은 잔칼집을 많이 내
부드럽게 만들었다.
우설을 뜻하는 규탄 메뉴를 빼고는 여느 고깃집 메뉴판과 다를 것이 없다. 삼겹살, 안창살, 갈빗살, 양 등 부위별로 나눠 놓았다. 주문한 고기가 나온 이후에야 왜 이 집이 굳이 일본식 화로구이임을 내세웠는지 짐작이 간다.

갈빗살은 지방을 완전히 제거하고 회를 뜨듯 어슷하게 썰고, 규탄은 생고기를 동그랗게 랩으로 말아 냉동시켰다가 기계로 얄팍하게 댄다. 안창살은 씹는 맛을 살리려고 근육을 조금 남기고 결을 따라 손질했고, 양은 잔칼집을 많이 내 부드럽게 만들었다. 양념장은 두 가지. 일본식 야키니쿠 소스와 참기름소금장 그리고 규탄용 레몬즙이 기본으로 나온다. 그중에서 야키니쿠 소스의 맛이 무척 독특하다. 일본 간장을 조미술과 청주만으로 농도를 조절하는데 그 비법을 전수받는 데만 5년이 걸렸다죠.

[Infomation]
문의: 02-545-4529, 영업시간: 12:00∼02:00, 휴무: 연중무휴, 예약: 가능, 주차: 가능, 찾아가는 길:
디자이너크럽 맞은편 로데오 거리로 들어와 하겐다즈 매장 옆으로 좌회전 20m 좌측
 
살짝 찍어 소리내 먹는 도쿄식 메밀국수 <오무라안>
직접 뽑는 메밀국수로 여름 입맛을 사로잡는다.
세 가지 소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삼미소바. 반드시 맛 봐야 할 메뉴.
45년간 메밀국수 뽑는 것을 낙으로 알고 살았다는 일본인 이노유키오 씨가 운영하는 메밀국수 전문점이다.
정신없이 바빴던 점심시간 뒤끝임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도쿄식과 오사카식  메밀국수의 차이를 설명하는 열정이 여간아니다. 이 집에 온 이상 반드시 맛봐야 할 메뉴는 삼미소바.

말 그대로 세 가지 소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인데 메밀국수 위에 간 마와 날달걀을 얹어 말아먹는 산마메밀, 해초류의 뿌리를 말렸다. 채썬 것을 물에 불려 국수 고명으로 얹어 먹는 해초메밀,  새우튀김을 곁들여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살린 뎀뿌라 메밀 등 메밀국수 트리오가 여름 입맛을 사로잡는다. 메밀국수 외에도 일식 안주와 다양한 요리도 함께 낸다.  

[Infomation]
문의: 02-569-8610, 영업시간: 11:30∼15:00, 17:30∼10:00, 일요일 휴무, 예약: 가능(스키야키 메뉴는 하루 전 예약), 주차: 가능, 위치: 역삼동 특허청 길 올림피아
빌딩 사거리에서 좌회전
 
일본 어머니가 차려주신 가정식 <동아리>
“오사카 사람들이 먹는 진짜 일본 음식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새우에 각종 야채를 다져 넣어 깊고 오묘한 맛을 내는 일본식 빈대떡 오코노미야키와 걸쭉한
국물에 생강 향이 은은한 감자전분.
마쓰모토 히토미 씨가 운영하는 가정식 전문점.

주메뉴는 오징어, 돼지고기, 새우에 각종 야채를 다져 넣어 깊고 오묘한 맛을 내는 일본식 빈대떡 오코노미야키와 걸쭉한 국물에 생강 향이 은은한 감자전분 우동.
여기에 일본 본가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손님 상에 올린다. “오사카 사람들이 먹는 진짜 일본 음식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특히 오코노미야키는 일본에서 어머니가 가게를 직접 운영하시면서 쌓은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은 것이죠. 우동도 생강을 많이 쓰는 오사카 스타일이고요.”

오이미역 초절임이나 바지락 청주찜, 닭봉 간장조림 같은 것은 우리네 식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일본 음식이다.

[Infomation]
문의: 02-706-3719, 영업시간: 17:00∼23:00, 휴일: 매주 일요일 휴무, 예약:가능, 주차:불가, 찾아가는 길:신촌로터리에서 서강대 방향으로 직진 용약국 골목으로 좌회전 두 번째 건물 3층
 
부담 없이 즐기는 일품요리, 일본식 솥밥 <라마마>
이동미
솥밥에 대한 묘한 감성을 지닌 것은 우리나 일본이나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먹을 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음식이지만 육수를 우리고 밥을 짓는 과정에 상당한 공력이 들어간다.
솥밥에 대한 묘한 감성을 지닌 것은 우리나 일본이나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라마마는 재일교포 주인이 일본식 매무새로 솥밥을 내는 집이다. 먹을 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음식이지만 육수를 우리고 밥을 짓는 과정에 상당한 공력이 들어간다.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해물솥밥은 생쌀을 우엉과 함께 볶다가 해산물과 야채를 푹 고아 만든 육수를 붓고 고슬고슬 밥을 짓는다.

맵고 짠 것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여기 한 번 오고 말 손님과 단골이 나뉜다. 해물솥밥에 반신반의한다면 콩나물솥밥이 훨씬 나을 수도 있다. 이맘때면 식구들 입맛 돋우느라 압력솥에 해내던 ‘엄마표 콩나물밥’ 그 맛과 흡사하다. 따로 마련한 쪽파무침을 국물까지 쪼옥 따라 콩나물솥밥과 함께 비벼 먹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Infomation]
문의: 02-723-8250, 영업시간: 11:00∼22:00,연중무휴, 예약: 가능, 주차: 가능.삼청동 새마을금고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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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키노 > 인사동 맛집찾기

주먹만한 만두가 유명한 서동면옥
황해도가 고향인 주인이 고향에서 먹던 만두 맛이 그리워 시작하게 됐다는 이곳의 별미인 이북식 만두는 야채만 10여 가지가 넘게 들어가고 크기 또한 주먹만하여 먹음직스럽다. 통통하게 살 오른 먹음직스러운 만두는 만두피를 직접 만들어 쫄깃쫄깃하고 만두를 찌지 않고 삶아 그 맛이 독특하다.
DATA
문의 735-7393, 725- 1211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0시 (명절휴무)
위치 종로방향으로 수도약국 지나서 좌측 골목
추천메뉴 만두국 5천원, 설렁탕 5천원, 도가니탕 6천5백원, 만두전골 1만8천원~2만5천원
1. 갈비육수의 진한 맛이 어우러진 손국수가 들어간 만두전골
2. 입구에 만두 빚는 모습을 개방한 주방이 특색 있다.
녹차와 대나무의 황홀한 궁합 차이야기
차이야기는 녹차의 부드러움과 대나무 향긋함이 느껴지는 대나무밥집으로 여성들이 주로 많이 찾는다고. 이곳의 별미는 흑미에 대추 은행 콩을 올리고 녹찻물로 밥물을 맞춰 지은 녹차 대나무통밥이다. 콩 알갱이가 그대로 씹히는 쌈장은 주인장이 땅콩과 잣, 호박, 해바라기씨 등 12가지 재료를 섞어 직접 만든 것.
DATA
문의 735-8552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0시
위치 수도약국골목 인사갤러리 지나 우측 골목
추천메뉴 녹차대나무통밥 7천원, 녹차대나무쌈밥정식 1만원, 차이야기 정식 1만 2천원
1. 녹차 대나무밥과 너비아니가 함께 나오는 차이야기 정식
2. 아담하고 깔끔한 내경, 점심시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남도 맛의 진미 아리아리랑
전통과 모던함이 조화를 이루는 아리아리랑은 한옥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살린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편안한 분위기의 온돌방 한식집이다. 건강 보양식이 주를 이룬 한식으로 현대인들에게 맞도록 요리 위주의 코스로 짜여진 것이 특징. 코스 메뉴중 하나인 '한상가득정식'은 홍어삼합과 황태구이, 청경채, 해물찜과 여러 가지의 전, 나물, 젓갈 등 18가지 요리로 남도 맛을 느낄 수 있는 푸짐한 상차림을 만날 수 있다.
DATA
문의 720-1141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 오후 9시30분
위치 인사동거리 세종화랑 아르띠에 서울 사이 골목 끝
추천메뉴 점심코스 - 상차림정식 1만원, 아리랑정식 2만원, 한상가득정식 3만원
1. 맛깔스런 남도 상차림 한상가득정식
2. 전통과 모던한 분위기의 온돌방
동동주가 그리운 날엔 박씨 물고 온 제비
굵직한 나무를 그대로 잘라 만든 것 같은 기둥과 탁자에서 투박한 멋이 묻어나는 이곳은 과거로 돌아간 듯한 정겨운 느낌을 갖게 하는 곳이다. 인삼을 갈아넣어 만든 인삼동동주와 항아리에 담겨져 나오는 수제비는 개업이래 사랑받아 온 메뉴로 이곳의 토속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DATA
문의 723-3200
영업시간 오전 9시~ 다음날 3시
위치 우리은행 건너편 골목 우측
추천메뉴 해물파전 1만원, 인삼동동주 6천원, 항아리수제비 5천원
1. 새우, 오징어 등 여러 가지 해물이 들어간 해물파전
2. 굵직한 나무로 만든 인테리어에서 투박한 멋이 묻어난다.
일본식 솥밥 조금
일본식 솥밥과 우동으로 유명한 곳. 뜨거운 솥에 담겨 나오는 일본식 솥밥은 곡물과 갖가지 해물, 야채, 버섯, 은행 등이 들어가 푸짐하고 입안에 퍼지는 해물향이 입맛을 돌게 한다. 고추장을 사용하지 않고 일본식으로 간장에 비벼먹는 것이 맛있게 먹는 방법. 스르륵 넘어갈 만큼 부드러고 쫄깃한 면과 뜨거운 국물이 잘 어울리는 조금우동은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맛을 낸다.
DATA
문의 725-8400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시
위치 안국역6번출구 인사동거리 입구 인포메이션 박스앞
추천메뉴 전복솥밥 2만원, 조금솥밥 1만 2천원, 조금우동 9천8백원, 꼬치 각 2천5백원~8천원
1. 갖가지 해물과 솥밥의 조화로움 조금솥밥
2. 일본식 전등에서 은은한 모던함이 비쳐 나온다.
넝쿨이 달린 카페 볼가
빨간 대문과 넝쿨에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아기자기한 외국풍의 카페. 이곳에는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와인병과 바 아래에 놓여진 낡은 피아노, 모자, 가방 등 재미있는 소품이 눈에 들어온다. 흔히 모던한 인테리어의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파게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까루아 밀크, 큐바 리브레 등 다양한 칵테일과 와인, 모듬 치즈도 맛볼 수 있다.
DATA
문의 739-3652
영업시간 오전 11시~ 밤 12시
위치 수도약국 옆 골목 인사4길
추천메뉴 해산물 봉골레 소스 스파게티 6천원, 해산물도리아 6천원, 머드와인 5천원, 까루와커피 5천원
1. 풍부한 해산물과 올리브 오일 향을 넣어 만든 봉골레 소스 스파게티
2. 빨간 대문과 넝쿨에 둘러싸인 담벼락인 외관전경
고디국 전문 풍류사랑
쌉사래한 맛이 좋은 고디에 정성과 따스함을 담아내는 고디 요리집. 인사동 뒷골목에 있는 '풍류사랑'은 서울에서 드물게 경북 영천식 올갱이 요리를 고집하는 식당이다. 경상도 맛과 조리법을 따라 이름도 경상도 식으로 올갱이 대신 '고디'라고 붙힌 것. 이곳의 대표음식 고디국밥은 곱게 간 들깨, 빛 고운 고춧가루와 함께 고디가 어울러져 손님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음식이다.
DATA
문의 730-6431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일요일휴무)
위치 종로방향으로 수도약국 지나서 좌측 골목
추천메뉴 고디국밥 5천원, 고디술국 8천원, 고디무침 1만원~2만원
1. 경북 영천 식 건강음식 고디무침
2. 이곳의 역사와 함께한 손님들이 남긴 낙서가 독특하다.
된장예술 툇마루
툇마루는 10년 된 된장비빔밥 전문음식점. 10년 노하우의 시골에서 담근 된장 맛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몇 가지 음식이 있지만 대표적인 음식은 역시 된장비빔밥. 콩, 쌀, 보리 등을 넣은 구수한 밥을 부추, 치커리 등 봄에 나는 싱싱한 야채와 함께 강된장에 쓱쓱 비벼 먹는 맛은 환상 그 자체다. 김치, 겉절이, 계절나물, 장조림, 풋고추 등 각종 밑반찬 역시 입 안에 봄을 느끼게 하는 데 충분하다.
DATA
문의 739-5683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30분
위치 덕원 갤러리 골목에서 좌측골목 입구
추천메뉴 된장비빔밥 5천원
1. 전라도에서 직접 담근 된장 맛 된장찌개
2. 시골집을 연상케 하는 온돌방 나무탁자가 정겹다.

인사동 속 작은 인도 작은인디아
이국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정통 인도풍 카페. 들어가는 입구부터 인도풍의 공예품과 인테리어가 특색 있는 곳으로 모두가 이곳 주인이 직접 인도에서 구입해온 것들이다. 인도음악과 독특한 인도 향냄새가 풍기는 이곳은 실제로 인도에 와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직접 발효시킨 인도식 요거트, 그리고 인도홍차 마살라 차이와 인도식 요거트, 얼음을 혼합한 청량음료 라씨로 처음 방문했다면 꼭 한번 맛보도록 하자.
DATA
문의 730-5528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1시30분
위치 인사동거리 통인가게 건너편
추천메뉴 닭고기커리 1만1천원, 라씨 1만원~1만2천원, 인도야채만두 사호사 8천원
1. 정통 인도식 닭고기 커리와 디저트로 나오는 요거트
2. 인도 레드포드 성을 그린 정교한 벽화는 이곳 사장님의 작품이다.
70년대 추억의 장소 아빠 어렸을 적에
자갈이 깔린 철로길을 지나 문을 열면 조금 어두운 듯한 실내에 온갖 옛 물건들이 가득하다. 벽면에는 그 시절의 옛날 영화 포스터와 광고 전단지들이 붙어 있고, 교복, 가방, 구식 흑백 텔레비전, 불량식품 등 60·70년대의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들로 꾸며 놓았다. 주문을 받는 메뉴판은 70년대 국민학교 교과서로 만들어 재미를 더해 주고 이 곳은 옛 향취가 그리울 때 들러서 가만히 옛 모습들을 들춰보기에 좋은 곳이다.
DATA
문의 733-3126
영업시간 오전 11시~ 밤 12시
위치 학고재 인사3길골목 우측
추천메뉴 수정과 4천원, 산야차 5천원, 동동주 한주전자 8천원
1. 야생초를 채취해 100일 동안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산야차
2. 자갈이 깔린 철도길이 특이한 입구
대나무통밥 전문점 우리나라만세
건강과 미각에 맞는 궁중식 대나무통밥집.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한상으로 무 쌈에 버섯, 달걀지단, 당근, 햄, 피망, 맛살 등을 싸먹는 구절판과 불고기와 쌈 , 된장찌개 그리고 대나무통밥이 나온다. 경남진주에서 자생되는 대나무를 주원료로 하여 창호지에 씌어 세 시간 이상 숙성 찜으로 만든 그윽한 향의 대나무밥은 통을 들고 냄새를 맡아 보면 그윽한 대나무의 향이 코끝에 와 닿는 건강식요리이다.
DATA
문의 720-6161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 오후 10시30분
위치 학고재 옆골목 인사3길 좌측
추천메뉴 대나무통밥정식 1만2천원, 산채비빔밥 6천원, 구절판 1만원, 대나무통술 3만원
1. 구절판과 불고기, 된장찌개가 대나무통밥과 같이 나오는 정식
2. 천장을 바라보면 전통 한옥의 내음이 물씬 풍긴다.

재첩 전문집 섬진강
섬진강 하동 본고장의 재첩국 맛을 볼 수 있는 곳. 인기메뉴는 뭐니뭐니해도 물맛 좋은 섬진강 재첩국. 그밖에도 재첩회 무침, 재첩전등 우리 몸에 약이 되는 재첩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전통 한옥을 개조해서 각각 독립된 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담소를 나누면서 음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인테리어나 실내가 특이하진 않지만 오래 앉아 있을수록 내 집 같고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먹을수록 신명나는 전통음식점이다.
DATA
문의 732-6878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 오후 11시 (명절휴무)
위치 덕원 갤러리 골목 좌측 첫 번째 골목 끝
추천메뉴 재첩국 7천원, 재첩전 2만원, 재첩회 2만원
1. 섬진강 하동에서 직접 가져온 재첩 회
2. 전통 한옥 집을 개조해 각각 독립된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술관과 함께하는 전통다원
전통차를 마시며 전시도 감상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경인미술관의 전통다원은 쾌적하고 청량한 분위기가 교외의 수목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저택의 안채를 이용한 전통찻집으로 대청마루와 안방, 건넌방을 모두 터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신경이 날카로워 졌을 때 마시면 안정이 되는 다원의 인기차인 대추차와 겨울에 많이 마시는 모과차, 8가지 한약재를 10시간동안 다려 만든 한방 쌍화차 등이 있다.
DATA
문의 730-6305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
위치 수도약국 골목 좌측 경인미술관에 위치
추천메뉴 대추차 5천원, 모과차 5천원, 쌍화차 6천원, 모듬떡 4천원, 유과 3천원
1. 대추차와 다원에서 매일 직접 만드는 8가지 모듬떡
2. 야외 카페 분위기의 바깥 정원
누룽지동동주 찔레꽃 필 무렵
입구에 들어서면 이 집의 마스코트 잉꼬새가 손님을 반겨준다. 다른 주점과 달리 여자 손님이 많은 이곳은 소란스럽지 않으면서도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 누룽지 향과 맛이 듬뿍 베인 달콤한 누룽지동동주는 여성에게 특히 인기있는 메뉴이며, 갖가지 해물을 듬뿍 넣어 구운 두툼한 해물파전과 10여 종류가 들어간 모듬전도 맛있다. 편한 사람과 함께 편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해물파전과 동동주 한사발이 절로 생각나는 곳이다.
DATA
문의 737-6942
영업시간 오후 2시~ 다음날 2시
위치 인사동거리 입구 만남의 광장 맞은편 골목 끝집
추천메뉴 누룽지동동주 5천원.7천원, 해물파전 1만원, 모듬전 1만2천원
1. 두툼하게 먹음직스러운 파전과 누룽지 동동주
2. 홀 중앙에 잉꼬새가 울면서 손님을 반겨준다.
퓨전레스토랑 민가다헌
명성황후 후손인 민익두의 집을 개조하여 만든 민가다헌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신문화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퓨전 레스토랑이다. 장, 된장소스와 함께 한식을 기본으로 하는 퓨전 스타일의 식단으로 점심, 저녁 각각 6가지 세트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전남 보성에서 직접 가져온 세 가지 종류의 녹차를 비롯해 직접 달여서 제공하는 8가지의 차를 한과, 떡과 함께 다반에 담아 정갈하게 나온다. 또 하나 이곳의 와인은 200여 가지 전통한옥에서 즐기는 와인 또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DATA
문의 733-2966
영업시간 오전 12시~ 오후 11시
위치 수도약국 골목 경인 미술관옆 수운 회관 주차장 뒤편
추천메뉴 점심메뉴 허브비빔밥 1만5천원, 저녁메뉴 4만6천원/5만 5천원
1. 입에서 톡 터지는 날치알과 쇠고기가 들어간 허브비빔밥
2.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곳곳에 당시의 소품과 사진을 볼 수 있다.
블랙의 모던한 카페 사계
한 잔의 커피와 함께 그림감상을 할 수 있는 공간. 블랙과 화이트로 인테리어 하여 심플한 실내가 옛스러운 거리 인사동과 상반된 서구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원래 갤러리였다고. 깔끔한 허브차와 고급스러운 홍차를 구비하고 있는 이곳은 이외에도 전문바 못지않은 수준의 와인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실내에 흐르는 조용한 클래식과 즐기는 와인은 매력적이다. 비 오는 날 이곳에서 마시는 커피 또한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DATA
문의 720-9734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전 12시
위치 세종화랑과 아르띠에 서울 사이 골목
추천메뉴 사계커피 5천원, 허브차 5천원~7천원, 와인 3만원~9만원대
1. 와인과 달콤한 치즈 케익
2. 화이트와 블랙이 어울려 모던함이 풍긴다.
전통과 맛이 깃든 사원
120년 된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한정식 집으로 입구로 들어서면 장독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실제로 가정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점심 특선 메뉴인 '사원정식'을 포함해 모두 5가지 메뉴가 있다. 반찬은 궁중식을 기본으로 10가지 이상이 나오며 계절에 맞는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 반찬 이외에도 구절판이나 찜, 전, 볶음 등 맛깔스러운 요리도 함께 나온다. 내부는 모두 4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저녁식사는 예약 손님만 받는다.
DATA
문의 732-3002
영업시간 오전 12시~ 오후 10시
위치 학고재 옆 인사3길 안쪽 마지막집
추천메뉴 사원정식 1만원, 희원정식2만원, 유원정식4만원, 간장게장정식 2만원
1. 모든 정식에 기본적으로 나오는 야채 고기말이와 새송이 구이
2. 사랑방, 다락방, 대청마루 등 각 방마다 옛집구조로 이름을 붙였다.
인사동 무릉도원 몽유도원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실외, 실내 벽화로 실제와 가깝게 옮겨놓은 전통주점. 2층은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오붓하게 전통주를 즐길 수 있고, 3층은 각종 도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다. 오징어, 홍합, 굴, 새우가 들어간 해물파전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안주로 일반 접시가 아닌 대형 피자판에 담겨져 먹음직스럽다.
DATA
문의 720-1605
영업시간 오후 5시~새벽 2시
위치 인사동거리 입구 만남의 광장 맞은편 2층
추천메뉴 솔바람 동동주 8천원, 찹쌀동동주 7천원, 버섯지리전골 1만5천원, 각 전류 1만원
1. 여러 가지 해물 맛이 어우러져 담백한 해물파전
2. 널찍한 실내에 여러 가지 국악기가 장식되어 있다.
특이한 소스가 있는 곳 소살리토 바닷가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급 바닷가재를 인사동에서 맛볼 수 있는곳. 인사동 거리의 유일한 바닷가재를 파는 이곳은 서양식인 바닷가재 요리를 가재 특유의 맛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한식스타일로 변화시킨 퓨전 스토랑이다. 주인이 직접 만든 5가지 소스는 부위별로 맛이 다른 가재의 맛에 더해 입맛을 돋우는 손색이 없다. 바닷가재와 어울리는 여러 가지 와인 또한 갖춰져 아담한 실내에서 은은한 조명아래에 담백한 바닷가재를 즐길 수 있다.
DATA
문의 720-5077
영업시간 오전 12시~ 밤 12시
위치 인사동 입구 만남의 광장 옆 골목
추천메뉴 버터오븐구이, 찜, 그라탕, 사시미 각(500g 3만5천원, 1kg 7만원)
1. 매일 아침 직접 가지고 오는 개나다산 바닷가재
2. 아담하면서도 오시는 손님 모두 가족적인 분위기로 좋다.
사찰음식점 산촌
은은한 불경소리와 한국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사찰음식 전문점. 이곳은 여느 한정식과는 달리 사찰 음식만을 전문으로 하여 평상시에는 경험할 수 없는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산촌의 음식 맛은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도심에서 맛보는 산중요리의 참맛을 볼 수 있다. 들깨죽을 시작으로 12가지 음식과 차, 유과 같은 후식까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채, 신선로 같은 따뜻한 음식으로 요리가 나온다.
DATA
문의 735-0312
영업시간 오전 12시~ 오후 10시
위치 세종화랑 인사동거리 아르띠에 서울 사이 골목 끝
추천메뉴 산촌점심정식 1만7천원, 저녁정식 3만원 (VAT별도)
1. 참나물, 냉이, 취나물, 근대 등 7가지 산채 모듬 나물
2. 연등, 병풍등 한국적인 소품과 분위기가 난다.
인사동의 전통찻집 인사동
거리의 이름처럼 인사동이란 이름을 가진 전통찻집. 일본인들에게도 관광인기 코스가 되어버린 이곳은 실내는 나무로 깎아 만든 의자와 테이블로 꾸며져 있고 안뜰에는 전통 한옥 집을 개조하여 만든 마루식 온돌방으로 되어있어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겨울에 특히 인기인 직접 담근 모과차와 유자차 그리고 매일 12시간 이상 끓여서 만드는 인사동의 인기메뉴 대추꿀차는 저녁에는 없어서 못 마실 정도라고.
DATA
문의 723-4909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2시
위치 인사동거리 혜정 병원옆
추천메뉴 대추차 5천원, 녹차 5천원, 모과차 5천원, 가래떡구이 5천원
1. 빨간 빛깔에 상큼함이 묻어나는 오미자차와 가래떡 구이
2. 예스러운 한옥을 개조한 마루 식 좌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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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4-2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너 곳 빼곤 다 가 본 곳이네요. 흐흐.

urblue 2005-04-2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저도 거의 가 본 곳이랍니다.

바람구두 2005-04-2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어딜 가죠? 우리... 흐흐.

urblue 2005-04-2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 데 없을까봐요?

바람구두 2005-04-2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난 또... 갈 데 없을까봐서요.

urblue 2005-04-23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사주신다고 하면야 제가 좋은 데 또 찾아보죠. ㅎㅎ
 
 전출처 : 릴케 현상 > ‘신자유주의’ 탈출구 없는가

‘신자유주의’ 탈출구 없는가


국내 마르크스 경제학 ‘대부’
김수행 교수

국경을 넘어 퍼부어지는 자본의 융탄폭격. 온 세계를 무한경쟁으로 휘몰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사회와 직장은 물론 우리 안방에까지 침투해 있다. 삶을 초토화시키는 그 기세는 마치 대지를 휩쓰는 메뚜기떼의 공격같다. 자본은 자꾸 부자가 되어가지만, 노동자와 서민대중은 대량해고·비정규직·실업 등으로 빈곤과 불안의 깊은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벽을 뚫을 탈출구는 없는가? 홍세화 기획위원이 지난 11일 목련꽃이 피기 시작한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교정에서 국내 마르크스 경제학의 ‘대부’라고 불리는 김수행(62) 경제학과 교수를 만나 그 가능성을 찾아봤다.

홍 기획위원은 늘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비판해 왔고, 김 교수는 그동안 강단과 미디어를 통해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예고해왔다. 진보적 운동가와 백발의 노교수의 이날 대담은 ‘마주보기’라기 보다는 어쩌면 ‘함께보기’에 더 가까웠다.

김수행 신자유주의 횡포 극심 선진국부터 머잖아 붕괴

홍세화 ‘시장주의 우파’ 집권뒤 노동운동 갈수록 외면당해

홍세화 기획위원=자본주의 역사를 보면, 인간 본래의 탐욕을 공공성이나 양심 같은 것들로서 적절히 제어해 왔지요. 그런데 요즘 세계를 휩쓰는 신자유주의는 그런 제어장치를 배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교수님은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그것부터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수행 교수=신자유주의라는 게 자본주의의 불황을 극복해 보려는 정책으로서 등장한 것이에요. 20세기 들어 두번째 대불황을 겪으면서 이걸 어떤 식으로 극복할 것인지가 서구 자본주의에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됐죠.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기업가에게 이익을 많이 주고, 그 이익으로 재투자를 하게 하고… 이렇게 해서 생산과 고용을 늘려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죠.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복지사회다, 사회보장제도다 하는게 사회적 합의였고, 완전고용이나 노동조합의 권리를 향상시키는 게 정부의 몫이자 목표였지만, 그 후로는 불황극복을 위해 이런 합의와 구실이 축소되고 해체되는 과정이 일어났습니다. 기업가·자본가에게 이익을 더 주려면 세금을 낮춰야 했고, 그러다 보니 사회보장제도나 완전고용, 노조 권리는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세계무역기구 등, 이른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을 통해 그 정책기조를 세계시장에서 관철시킨다고 하지 않습니까?

=‘세계화’라는 것의 핵심은 결국 선진국 자본이 세계 각지로 진출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다른 나라 시장을 뺏으러 나가는 거예요. 밖으로 나가려면 남들이 문을 열어야 하는데, 그 첨병이 바로 국제통화기금이니 세계무역기구니 하는 것들입니다. 세계 각 나라가 투자한 주식회사인 국제통화기금에서는 미국이 거부권을 쥐고 있어 다른 나라들이 꼼짝 못하게 되어있어요. 요즘은 ‘세계화’보다는 ‘제국주의화’라는 말을 경제학에서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홍/ ‘작은 정부’ 계속 들고 나오는데 민족국가 약화·제국주의 확장 의도
김/ 대량해고 하고나서 사회복지라니? 현 정부 복지어책 한계 드러난 것

=우리나라에서는 세계화란 말이 김영삼 정부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는데, 결국 미국 제국주의의 세계적 관철을 아주 그럴듯한 언어로 포장해 놓은 수사였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지금 미국은 군사력에서 세계 1위잖아요? 전쟁을 계속 벌이고 있는 걸 보면, 미국이 바로 ‘제국’이예요.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모든 나라가 미국을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 겁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 그러니까 다국적기업들은 모두 자기 모국의 힘을 믿고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 겁니다. 세계화가 이뤄지면 개인의 자율성이 늘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는데, 그보다는 거대한 나라의 기업과 시민들만이 세계를 마음대로 누비게 된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신자유주의에서는 정부의 축소를 주장하는 ‘작은정부론’을 들고 나옵니다. 다국적기업이 제국주의적 힘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을 보면, ‘작은정부론’이란 게 결국 민족국가의 틀을 약화시키고 제국의 힘을 키우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죠. 다국적기업의 힘이 강해지면 국민국가의 힘을 능가해서, 정부는 축소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국민국가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미국이나 영국같은 국민국가가 다국적기업을 뒤에서 엄청나게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민국가가 사라진다, 약화된다’하는 얘기는 후진국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인 공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작은정부’라고 해도 우리와 외국(선진국) 사이에는 관점이 많이 다릅니다. 외국에서는 ‘정부가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 우리는 ‘세금도 안 거두고 정부가 제 구실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를 갖고 있는 노무현 정부는 ‘참여복지’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그 실체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앞서 김영삼 정부나 김대중 정부도 나름대로의 소임을 갖고 있었죠. 김영삼 정부가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다든가, 김대중 정부가 북한의 김정일 주석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들입니다. 노 정권은 사회의 기본질서를 잡아야 한다는 나름의 의무를 안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부정부패를 없애고, 사회질서를 바로 잡는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죠. 이걸 해내려면 노동자계급과 노동자 조직의 힘을 빌려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노 정권은 생각보다 노동자계급을 적대시하는 것같습니다. 노동자를 대량해고하고나서 무슨 사회복지가 있겠습니까? 노 정권의 복지정책의 한계가 여기서 확연히 드러나죠. 홍 위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기업 쪽에 기울어져 있던 노사관계의 균형을 임기 마칠 때까지는 잡아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철도·물류 파업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변하더군요. 노 정권의 권력 자체가 민중적이지 못했다는 점, 노 정권을 떠받치는 지지세력의 계급적 한계 탓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수·수구 언론과 미국의 입김도 있었을 것이고요.

=그동안 역대 정권이 내세운 복지정책의 기본은 ‘경제성장을 저해해서는 안된다’란 것이었습니다. 기업에 부담을 주면 안된다는 것이죠. 복지는 가족이 담당해라… 이런 식이었는데, 복지는 가족이 아니라 사회가 담당해야하는 것입니다. 노 정권의 복지정책도 이전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실, 모든 나라가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도 늘리고 그렇게 해서 고용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정책은 모두 실패할 수 밖에 없어요. 수출 늘리고 경쟁력 높이려면 가장 쉬운 방법이 노동자 임금 깎고 사회보장제도 줄이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정책은 국내 시장을 엄청나게 줄이게 되는 결과를 불러오는 것이죠. 모든 나라에서 국내 수요가 줄고 국내 시장이 좁아지면 결과적으로 세계시장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아무도 신자유주의로 성공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노 정권이 하고 있는 것이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생각을 바꿔야 해요.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야합니다. 빈부격차를 줄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 고소득층한테서 세금을 많이 거두고 군사비는 줄여서 못사는 사람에게 혜택을 넓히자, 이렇게 해서 국내시장을 키우는 것이 우리 경제가 발전하는 토대를 만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답답합니다.” 홍 기획위원은 신자유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사회에 비관적 우려를 나타냈다. “신자유주의 붕괴는 피할 수 없습니다.” 김 교수는 힘있는 어조로 낙관론을 폈다. 같은 지점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였다.

=우리나라는 총소득에서 사회구성원이 내는 세금과 사회보장 분담비의 비율이 27%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럽 나라들은 45%에 이르고, 미국도 30%가 넘죠. 우리는 그조차 간접세 비중이 높습니다. 이걸 보면 우리 사회에는 분배정의·조세정의조차 제도화되어있지 않다는 겁니다. 도대체 어디서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 겁니까?

=우리는 역사 과정에서 국민들 사이에 ‘똘레랑스’나 동정, 연대의식 같은 것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습니다. 6·25라는 동족상잔과 수십년의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서로 ‘불쌍하다, 도와주자’하는 개념이 안 잡혀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개념이 사실은 사회보장의 합의를 만들어 내는 기본정신이거든요. 저는 요즘 굉장히 기분나쁜 게 하나 있는데, 삼성같은 기업이 큰 이익을 내고는 그걸 윗사람들끼리 갈라먹더라고요. 말이 안됩니다. 우리 역사나 문화·전통에 대해 근본적으로 한번 고찰해 봐야 해요. 2차 대전 때 영국 런던이 폭격을 당하자 영국 정부는 부잣집 자녀든 가난한 집 아이든 똑같이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 돌봐주었어요. 이게 상징하는 게 뭡니까?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이고요, 사회 구성원들이 그런 생각을 해야 사회보장 개념이 굳건해 지는 겁니다.

=노 정권이 사회적 연대의 제도화라든지, 공공성과 사회정의의 토대를 굳건히 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있는데, 이걸 저버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노 정권은 한국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하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외국의 신자유주의 사상을 굉장히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 이미 한참 전에 사회보장제도를 운영하다가 그것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신자유주의적 복지정책을 찾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는 과거에 사회보장이란 게 없었죠. 상황이 다릅니다.




=외환위기 이후에 미국 중심의 금융자본이 우리 시장에 많이 침투했습니다. 배당을 통해 우리 부가 국외로 많이 유출된다는 우려도 있고요. 우리나라에는 이른바 ‘재벌’이 있는데요, 재벌을 어떻게 보십니까? 국민자본 혹은 우리 기업으로 보고, 이를 안고 가야할지….

=저는 재벌이 한국계 자본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재벌의 소유와 지배구조는 개혁해야 합니다. 총수의 후계자가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그 큰 기업을 운영하도록 두는 것은 나라 경제를 망치는 거예요. 미국 지이(GE)의 자회사 중에 금융회사들이 있는데, 지이의 총수익의 49%를 이들 금융회사들이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어떻습니까? 생명·투신·카드회사 같은 금융 자회사들이 내는 수익은 삼성 총수익의 1% 정도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삼성에 자금 문제가 생기면 늘 계열 금융회사들이 돈 막아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 삼성의 금융업 자체가 수익성도, 효율성도 없는 거죠.

=우리가 외환위기를 맞은 것을 보면, 우리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조건으로 금융시장 개방을 급속히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이런 정책을 추진한 정부의 핵심 정책 운영자들이 계속 그 자리에 앉아있거든요. 그러니 참여정부 역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학계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맞습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굉장히 자유주의적이고, 시장에 모든 걸 맡기자는 방식 아닙니까? 교수들 대부분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인데, 노 정권을 ‘좌파’라고 부를 정도로 미국식 시장주의에 쏠려있습니다. 큰 문제입니다.

=노 정권을 ‘좌파’라고 하는 얘기를 들을 때 당혹스럽더군요. 노 정권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저는, 분단 이후에 ‘반공주의 우파’가 집권했다면,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은 ‘시장주의 우파’가 집권한 것이라고 봅니다. 반공주의 우파 집권기에는 노동운동이 민주화운동의 하나로 인식되고 국민들의 동의를 받았죠. 그런데 시장주의 우파정부 아래서는 노동운동이 오히려 더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 분신이라니…”라고 말하더군요. 고려대 최장집 교수의 말처럼,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이제 우리 화두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자 대투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민주화 운동 세력이 노동자 대투쟁에 엄청나게 반대를 한 거예요. 그들의 반노동자 정서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동자·빈민·농민들이 갖고 있는 자기 정체성 인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란 구호에 대해 당연히 거부감을 느껴야 하는데, 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이런 현실 속에서 노동자 의식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겠습니까?

김수행 ‘빵을 키워놓고 난뒤 갈라먹자’
그런데 빵을 키워놓아도 누가 갈라줍니까?
노동자·시민 참여하는 자본주의 올 것
노정권, 서민대중 파트너로 안고가야

=우선 지난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출신 10명이 국회에 들어갔습니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비정규직 문제가 점점 중요한 주제로 대두되고 있고, 거대 보수 언론의 힘도 조금씩 약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독도 문제로 일본과 마찰이 있는데, 이런 대외적인 문제 제기가 국내에서도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운동에 힘을 줄 수 있을 거예요. 미국의 이라크 파병·방위비 분담 요구로 인해서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 이와 맞물려 국내 질서를 조금 더 공정하게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날 거라고 봐요. 이런 움직임이 모두 사회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하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말하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는 것이 결국엔 성장중심을 말하는 것이죠. 국민들이 이런 점을 인식해야 하는데, ‘선순환’이니 ‘소득 2만불’이니 하는 데에 현혹되고 있는 거죠. 실제로는 삶이 아주 팍팍해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자꾸 커지고 있거든요. 과거 정권이 ‘안보 이데올로기’를 퍼뜨렸다면 지금은 ‘불안 이데올로기’인 것 같아요. 사회 구성원들이 자아실현 같은 데에는 관심도 못 가지고, 심지어 젊은 대학생들도 취업걱정에 사로잡혀 있어요. 결국 경제동물화하는 사회 분위기가 퍼지고, 계층 상승의 가망성은 보이지 않고 사회는 더욱 험악해지는 겁니다. 노동운동에서도 노동자들이 자기 정체성보다는 자본주의적 심성에 포섭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좀 비관적인 편이예요.

=성장과 분배 문제를 말할 때 자꾸 이런 얘기를 합니다. ‘분배에 치중하다보면 성장을 못한다,’‘빵을 우선 키워놓고 난 뒤에 갈라먹어야 한다’라고요. 이런 얘기는 자본주의가 생긴 이래 늘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빵을 키워놓아도 누가 그걸 갈라줍니까? 아무도 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계속 구호만 나오는 거죠. 사실, 지금 같은 생산 수준에서 분배를 잘만 하면 모두가 잘 살 수 있습니다. 지금 국민소득이 1만달러라고 하면, 한달에 한사람의 소득이 대략 100만원이란 얘기고, 한가족이 4명이라고 할 때 4백만원이 되죠. 이렇게 계산하면 모두 먹고살 만한 소득이잖아요. 문제는 부가 집중되어있다는 겁니다. 한번 주위를 둘러 보세요, 돈이 없어서 병원에도 못가고 자살하고 노인들은 외롭고…. 은행에 앉아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봐도, 일은 정규직보다 더 많이 하면서 봉급은 반인데다 사회보험 혜택도 못받잖아요.

=일부에서는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까?

=위험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10%밖에 안돼요. 전체 노동자 가운데 이 10%는 자기 먹고 살기도 힘들고 자기 권리 옹호하기에도 바쁩니다. 그들은 나머지 90%를 위해 뭔가 해낼 방법이 없어요.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이 자기 봉급 깎아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아닙니다. 지난번 민주노총의 사회적 교섭 참여 논란 때 민주노총 사람에게 “자꾸 노사정위원회 들어가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어요. 대신, ‘어떻게 비정규직을 조직화하고 그들과 연대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조 조직률 10%라고 하면 주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인데, 이들이 대기업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문제에서는 힘이 안됩니다. 또 정규직은 갈수록 줄어들지 않겠어요?

줄담배와 줄커피로 이어진 2시간30분의 대담 끝에, 김 교수는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제시했다. ‘노동자·시민·자본가가 함께 참여하는, 좀더 평등한 자본주의.’ 이런 세상은 언제쯤 오게 될까?

=민주노총으로서도 비정규직 문제가 어떻게 거론되도록 해야 할지 고민이 많더군요. 현장에서는 비정규직 조직화가 잘 안 이뤄지고, 현재 법체계에서도 어렵고… 그래서 가능한 어떤 틀이라도 얻어내려고 한 것이 노사정위 복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노동운동에서는 노조가 힘이 셀 때에만 무언가 얻어낼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노 대통령이 노동정책을 펼치면서 노조하고 상의하는 것 봤습니까? 그건 노조가 힘이 약하다는 뜻이예요. 힘이 약할 땐 타협으로는 별 소득이 없어요. 이건 역사가 증명하는 겁니다. 그래서 민주노총 상층부가 이 문제를 좀 안이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가 아직 분배냐 성장이냐하는 틀거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공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결국 노동자입니다. 이 부가가치를 이윤과 임금으로 나누는데, 임금도 분배의 문제이고 이윤도 마찬가지예요. 이윤 중에서 사내유보와 배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분배입니다. 그런데 분배를 얘기할 때 항상 임금만 가지고 말합니다. 임금이 너무 많으니 깎자고요. 우리나라 노동자 임금은 노동생산성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타결되고 있습니다. 주주들이 배당을 많이 요구하는데, 이를 좀더 합리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당을 줄여서 사내유보로 돌리고 재투자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임금을 말할 때, 기업이 직접 노동자에게 주는 부분을 ‘직접적 임금’이라고 하고, 사회보장을 통해 노동자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간접적 임금’이라고 합니다. 외국의 경우는 노동자들이 병원비·교육비·연금 등 얼마나 많은 간접적 임금을 받습니까? 우리는 그렇지 못하죠. 간접적 임금으로 받지 못하는 부분은 직접적 임금으로 커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임금이 높다는 거예요. 모든 국민이 세금 잘 내서 사회복지를 늘리면 직접적 임금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죠.

홍세화 과거 정권이 ‘안보 이데올로기’ 를 퍼뜨렸다면
지금은 ‘불안 이데올로기’ 인 것 같아
노동운동에서도 노동자들이 자기 정체성보다는
자본주의적 심성에 포섭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교수님은 대체로 우리 사회의 변혁을 낙관적으로 보시는군요.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것은 어느 정도 낙관하십니까?

=신자유주의로 인해 유럽에서는 실업문제도 제대로 해결 못하고 사회복지도 후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실행하기가 어려워졌어요. 5월에 있을 영국 총선에서는 아마 보수당이든, 노동당이든 사회보장제도를 더 축소하겠다는 얘기를 꺼내지 못할 거예요. 외국도 이런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선진국 쪽에서 먼저 무너질 것입니다. 그 다음에 후진국으로 신자유주의 해체가 넘어오겠죠. 그래서 우리가 자꾸 현재 서구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잡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후진국에서는 선진국보다 더 빈부격차가 심하고, 실업자는 많고, 외국 자본의 횡포는 심해서, 반발이 거세질 것이고요. 결국 세계적인 민중연대가 상당히 진척될 가능성이 큽니다.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가 터져나오고, 후진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시작되면, 신자유주의는 수년내에 막을 내릴 것이라고 봐요. 신자유주의를 이끄는 미국의 힘은 군사력에서 나옵니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죠. 그래서 반전운동도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무너지고 난 뒤의 대안은 무엇입니까?

=자본 쪽에서도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불만이 폭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예요. 자본 이동을 너무 자유롭게 해서 금융공황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것을 규제하는 방법을 연구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이런 쪽이 힘을 얻을 것이고요. 또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평등주의적인 사회를 요구할 거예요. 자본과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그 안에서 수익성 위주로만 가는 방식에 규제를 가하게 될 것이고, 생태 문제를 포함해 모든 결정에 더 많은 사람이 주체로 참여하는 경제형태로 갈 것입니다. 복지국가가 되살아나면서 좀더 평등하고, 좀더 많이 참여하고, 계획성이 더 많이 도입되는 자본주의입니다. 복지국가의 개념에서, 기본적으로는 자본가가 주도권을 갖겠지만, 노동자와 일반 시민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한단계 높은 수준의 자본주의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도 해결되고, 우리 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개선되길 바랍니다. 경제학자로서, 이런 개선을 위해 노 대통령에게 충고 한마디를 던지신다면요?

=노 정권의 정치적 기반은 사실 취약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를 민주적이고 평화롭고 공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 정권이 서민 대중을 자기 파트너로 삼을 수 밖에 없어요. 노동자 계급, 노동조합의 조직된 힘을 안고 가야합니다. 그들과 함께 기업도 개혁해 나가고, 전체 사회도 바꿔나가는 게 올바른 길입니다. 노 정권이 한국사회에 이바지하는 방법은 이것입니다.

정리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수행 교수는 1980년대 학생 운동권이 성서처럼 읽었던 마르크스 경제학의 고전 <자본론>의 국내 첫 번역자로 잘 알려져 있다. 61~67년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석사과정을 마쳤다. 외환은행에 입사해 런던지점에서 일하다, 당시 국내에서는 금서였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접한 뒤 직장을 그만두고 런던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해 본격적인 ‘비주류 경제학’ 연구에 들어갔다. 7년만에 석·박사를 마치고 귀국해 82년부터 한신대에서 교수직을 시작했다가 학장 불신임안 사태로 해직됐다. 89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옮겨 지금까지 강단에 서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마르크스 경제학’‘마르크스경제학 특수연구’ 등 학부·대학원에서 3개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경제변동론> <정치경제학 원론> <알기쉬운 정치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의 쟁점들> 등이 있다. <자본론>은 89~90년 3권이 번역·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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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1 15: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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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1 1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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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2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나중에 읽어봐야지. 오늘은 이모티콘에 마음을 빼앗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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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4-2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로드무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