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만 없는 아이들 -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
은유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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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사막에서도 지분이 없던 존재들˝을 살아 있는 존재들로 각인시켜 줘 고마운 책. 비슷한 경험이 있어 아이들의 감정에 더 동화되어 읽었다. 은유 작가, 인권 활동가들, 민혁의 친구들처럼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삐걱대면서도 굴러간다.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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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 - 1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1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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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재독. 부모가 되어서인지 아낙네들의 삶이 쑤욱 다가온다. 대사들이 쫀득쫀득 맛나다. 인물을 선악의 이분법이 아닌 다각적 시선으로 그려내는 박경리 작가의 통찰과 작법에는 여전히 감탄. 저자의 말대로 이 작품에는 ˝세상에 태어나 삶을 잇는 서러움˝이 배어 있어 짠하고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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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7-24 17: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삶을 잇는 서러움 ㅠㅠㅠ 토지에 딱 맞는 말같아요 ~

행복한책읽기 2021-08-08 17:52   좋아요 3 | URL
그렇습니다. 딱 맞는. 나이 들어 읽으니 그 설움이 훨씬 폐부 깊숙이 느껴지는 거 있죠.

새파랑 2021-07-24 17: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책읽기님 토지의 재독을 하시는군요~!! 완전 응원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8-08 17:52   좋아요 2 | URL
응원 감사해요. 거북이 걸음으로 읽는 중요^^;;

붕붕툐툐 2021-07-24 1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토지 너무 좋죠~ 저도 5년 후쯤엔 재독하고 싶어요~~ 파이팅!!

행복한책읽기 2021-08-08 17:54   좋아요 2 | URL
툐툐님 덕이에요. 언제고 재독하리라 품고 있던 책인데 저번에 광고해주셔 기억 소환. 진짜 엄마 돼서 읽으니 훨~~~씬 좋아요. 저 70 되면 삼독하고프다는.^^;;;

청아 2021-07-24 20: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아직 1독도 못해봤는데요, 저도 재독할 책만 남기는게 목표~♡

행복한책읽기 2021-08-08 17:55   좋아요 3 | URL
헐. 재독할 책만. 엄청난 꿈입니다. 저는 꿈조차 꿔본 적이 없지만 미미님 꿈 응원할래요.^^

라로 2021-08-05 2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0년 정도 전에 <토지> 다 읽고 나서 느꼈던 감동과 뿌듯함을 다시 느끼고 싶네요. 재독,,,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에요!! (저희집 주차장에 박스에 고이 담겨 있;;;)

행복한책읽기 2021-08-08 17:57   좋아요 3 | URL
주차장이 얼마나 깨끗하길래. 역시 미쿡은 다르군요. 그래요. 라로님 재독할 때 저도 슬쩍 또 끼어들어볼까요^^

scott 2021-08-06 00: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토지 9번째 n년째 멈춰 있는데

올해 토지 완독 목표를 세웠지만

다른 책으로만 시선이~ ㅎㅎ

행복한 책읽기님 완!독 ! 응원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8-08 18:02   좋아요 4 | URL
ㅋ 어쩌면 scott님에겐 이 책의 사투리가 영어나 일어보다 안 읽힐것 같아요. 이 책 여러분들이랑 같이 읽는데 젊은사람들. 갱상도 아닌 사람들 무지 어려워하더라구요. scott님은 어떠셨어요? 궁금궁금.^^;;; 응원 감사합니다. ^^
 
살아남은 자의 아픔 - 투신자살한 아우슈비츠 생존작가의 시집
프리모 레비 지음, 이산하 엮음 / 노마드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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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은 시집.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경험한 자(레비)의 고백과 그 비슷한 지점에 닿아본 자(이산하)의 감정 이입이 아름답다. 울컥한 만큼 따듯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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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 신데렐라
리베카 솔닛 지음, 아서 래컴 그림, 홍한별 옮김 / 반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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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닛다운 신데렐라 변신 이야기였다. 도움이 필요하니? 마법은 요술봉이 아닌 진솔한 대화로부터 일어난다. 나다운 사람이 되었니? 그럼 너와 같던 사람들을 반겨주고 먹여주고 안아주렴. 친구가 되어주렴. 남을 돕는 길이 해방의 길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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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7-15 0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좋으네요! 해방의 길로 향하는...진솔한 대화.환대.친구.친절한 손길. 이 모든 것들의 앞서...나 다운 사람이 되었니?의 물음이 크게 다가오네요.
 

20210712 #시라는별 48 

생각하지 않은 죄 
ㅡ 아돌프 아이히만에게 
- 프리모 레비 

바람이 평원을 가로질러 자유로이 불어오고 
거센 파도가 끊임없이 해변으로 몰아친다. 
인간은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땅은 그에게 꽃과 열매를 선사한다. 
인간은 고된 노동과 기쁨 속에 살아가고 
희망과 공포 속에서도 고귀한 자손들을 남긴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의 저승사자인 그대가 나타났고 
짐승처럼 우리들은 죽음의 쇠사슬에 묶여버렸다. 
우리가 만난다면 그대는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여전히 신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겠는가? 
그럼 어느 신에게 말인가? 
또 기꺼이 무덤에라도 뛰어들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미완성의 작품을 아쉬워하는 예술가들처럼 
아직 살아있는 1300만의 생명에 대해 통탄이라도 할 텐가? 
오~ 죽음의 화신이여 

우리는 그대에게 결코 한 순간의 죽음을 바라지 않으며
그 어느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장수하기를 바란다. 
단지 500만 년 동안만 불면으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가스실에서 숨져간 모든 이들의 신음과 비명소리가 
매일 밤 그대를 방문해 강한 위로를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살아남은 자의 아픔>>은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쓴 시들을 제주 4.3 사건의 진실을 폭로한 장시 <한라산>의 저자 이산하가 편역한 시집이다. 이 시집은 얼마 전 율별엠제이님의 읽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제야 안 것이 적잖이 아쉽다. 나는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를 몇 년 전 읽다 내려놓았다. 그가 겪은 참혹한 현실을 대면하기 힘들어서라기보다는 그저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책장을
덮어버린 걸로 기억한다. 시간이 흘러 레비는 이렇게 시로 내게 다시 왔다.

총3부로 구성되었고 59편의 시가 실려 있다. 여러 시에 저자 자신이나 편역자의 주석이 곁들여져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나는 저자와 비슷한 일을 겪은 이산하 시인이 프리모 레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해 해설을 먼저 읽었다. 여느 평론가들이 쓴 시평들과 차원을 달리한다. ˝피가 뜨거운 24살의 한 이탈리아 청년˝이 겪은 아우슈비츠에서의 생존담을 영화처럼 그려내며 읽는 이의 가슴을 때리고 적신다. 좋은 해설이란 이런 거겠구나 하는 느낌이다.

<생각하지 않은 죄>에 대해 이산하 시인이 쓴 주석으로 내 감상을 대신한다. 프리모 레비의 글처럼 편역자의 주석도 절제되어 있고 담담하다. 

* 아돌프 아이히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 총책임자였다가 종전 후 1급 국제전범으로 수배되자 아르헨티나로 도피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15년 간의 끈질긴 추적으로 1960년에 체포된 그는 예루살렘 나치전범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1962년 처형되었다. 법정 최후진술에서 아이히만이 말했다.
˝나는 단지 명령을 따랐을 뿐이며, 저 신 앞에서는 유죄지만 이 법 앞에서는 무죄다.˝ 
검사가 사형을 구형하며 말했다. 
˝의심하지 않은 죄, 생각하지 않은 죄, 그리고 행동하지 않은 죄 . . . 그것이 피고의 진짜 죄다.˝ 
미국 ‘뉴요크‘ 특판원으로 참관한 방청석의 여성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말했다. 
˝자기 생각 없이 남의 생각대로 산 것과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가장 큰 죄다.˝ 
이날, 프리모 레비는 아이히만의 재판에 참관하려다 끝내 가지 않고, 혼자 조용히 이 시를 썼다. 


날마다 누군가가 죽어 나가는 ˝도축장 같은 수용소˝에서 스물네 살 청년 프리모 레비는 살아남기 위한 한 방책으로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읽은 책들은 주로 고전이었고, 책을 읽은 후에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하루의 삶을 되새기고 존재의 의미를 물었다고 한다. 그 참담한 죽음의 수용소에서 그리 꼿꼿이 살 수 있는 이가 몇이나 있었을까.

그리스로마신화 
단테의 신곡 
호머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 
루소의 참회록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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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7-12 00: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제 새벽에는 우울한 기사를 봤습니다 친구라고 하면서 두 사람이 한사람을 가두고 괴롭히다 죽게 한 거였어요 한 친구는 학교 다닐 때도 죽은 사람을 괴롭혔다고 하더군요 그런 게 학교를 마치고도 이어지다니... 왜 그 사람들은 남을 그렇게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해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거 여러 번 본 듯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하는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행복한책읽기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7-12 15:05   좋아요 3 | URL
ㅠㅠㅠ 정말 우울한 기사네요. 저런 일은 결코 없어지지는 않나 봐요. 희선님 말대로 자신이 하는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야죠. 그래야 세상이 좀더 살만해질 거잖아요. 그죠. 희선님도 이번 주 즐겁게. 활기차게.^^

청아 2021-07-12 0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도 훌륭하고 프리모 레비의 시도 무척 좋으네요! 자정넘어 책 찜하게 하시다니😭👍
굿밤 되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1-07-12 15:06   좋아요 3 | URL
찜하게 만들었다니 뿌듯. 저는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다 바로 구매해버렸습니다. 제게는 소장용 소장용.^^

scott 2021-07-12 00: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페이퍼 훌륭!!
[ 자기 생각 없이 남의 생각대로 산 것과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가장 큰 죄]
이런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읽고 세상을 예의 주시 하며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 하지 말기!!

행복한 책읽기님 페이퍼 읽은 1人!
의심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채 곧바로 페이퍼 속에 담긴 책 장바구니로 ~@@@,(전,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만 안읽어 봤네요. 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7-12 15:08   좋아요 4 | URL
역쉬 scott님. <태양의 나라> 외 다 읽으셨다니. 그저 감탄 감탄. 이따금 scott님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얼마나 많은 책과 정보가 굴러다닐까 궁금해서리. ㅋㅋ

새파랑 2021-07-12 09: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읽기님의 시 사랑은 전 세계 글로벌하네요~!! 프레모 레비의 <생각하지 않은 죄> 이 시는 아픔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네요 ㅜㅜ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행복한책읽기 2021-07-12 15:11   좋아요 4 | URL
어머. 무슨 말씀. 글로벌은 새파랑님이죠. 전세계 소설들을 섭식 중이시잖아요. 번역 시는 좀 읽기 힘든데, 이 시집은 잘 읽힙니다. 편역자 이산하 시인의 내공 덕인듯 해요.

mini74 2021-07-12 10: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프리머 레비ㅠㅠ 그 곳의 지옥보다 살아남은 자의 아픔이 더 힘들었던걸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주기율표는 쉽게 넘어갔는데 저도 이것이 인간인가는 읽기가 힘들었어요 ㅠㅠ 좋은 글 고맙습니다 *^^*

행복한책읽기 2021-07-12 15:16   좋아요 3 | URL
레비는 수용소라는 하나의 지옥을 통과하고, 수용소 밖이라는 또하나의 지옥에 들어선 것 같아요. 지옥을 경험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여생이 대개가 그런 듯해요. 슬프고 아프게도 말이죠. 이런 비극들이 정말 더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얄라알라 2021-07-12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책읽기 님, 몇 년의 공백을 걸쳐 다시 프리머 레비를 만났을 때는 시로 만나신 거네요. 저는 아직 입문전인데 제가 이 시집을 읽는다해도 행복한 책읽기님처럼 해설 먼저 볼 것 같아요. 이산하 시인이 편역의 적임자였을 거라는 생각이 이 리뷰 읽으며 드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07-13 12:16   좋아요 1 | URL
네. 레비가 적임자를 만나, 독자들은 청년 레비를 정말 실감나게 만날 수 있어요. 북사랑님 레비 입문을 이 시집으로다^^
아, 글고 솔닛의 신데렐라는 벌써 읽는 중이요. 딸과 같이 읽고파 주문해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