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7 #시라는별 37 

가장 늙고 가장 젊은 날 
- 행복한책읽기 

오늘은 내가
살아온 나날 중 가장 늙은 날
살아갈 나날 중 가장 젊은 날 
내가 가장 늙고 가장 젊은 날
늙어 서럽고 젊어 설레는 날 ​

이 나이쯤 되면 
뭔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더니 
뭔가 쥐고 있을 줄 알았더니
별거 없는 나를 보게 될 줄이야 
이럴 리 없는 나와 마주할 줄이야  

그렇다 해도 
별거였던 일들을 별것 아닌 일들로
만든 별별스런 내가 있었고 
별것 아닌 나를 세상 별것인 양 
바라보는 이들이 있기에 

오 늘 도 산 다 


엄마 생일이라고 딸이 건넨 책들을 받아들고 속으로 피식 웃고 겉으로 푸하 웃었다. 

˝내 어머니는 괴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한 번씩 그렇다. 그렇지만 나는 괴물을 사랑한다. 그 힘이 나마저 괴물이 되지 않게 했다.˝( 《푸른 침실로 가는 길》)

딸이 내게 하고 싶은 말을 책으로 대신 전하는 듯했다. ‘엄마, 괴물은 되지 말아 주세요.‘ 괴물까진 되고 싶지 않은데, 흠, 중딩 딸보다 내가 더 격한 사춘기를 겪는 듯하다. ㅠㅠ

딸은 3년 전부터 엄마 생일 선물로 책을 고른다. 재작년엔 초딩 딸의 안목에 깜놀했고, 작년엔 내가 원하는 책을 사주었으며, 올해는 엄마 취향을 크게 빗나갔다. 물론 내색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읽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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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5-17 04: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것 하나 멋지지 않은 선물이 없네요. 꽃, 책, 케잌..행복한님은 좋으시겠당 ^^ 생일 축하드려요!!!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0:03   좋아요 3 | URL
하하. 가족은 힘이자 짐입니다. 양가적 감정을 젤 크게 느끼게 하는 존재들이죠. 한님도 아시지요. 축하 달게 받겠슴다. 제가 요즘 응원이 필요한 때라.^^;;;; 고마워요~~~~~

붕붕툐툐 2021-05-17 06: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야~ 중학생 딸이 엄마 생일 선물로 책 고르는 거 실환가요? 진짜 기특하네요~👍
행복한 책읽기님 선물이 풍성합니다!! 꽃도 다 너무 예뻐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0:06   좋아요 3 | URL
히히히. 딸은 클수록 엄마 속을 좀 볼 줄 아네요. 물론 책보다 자신들을 더 사랑해 달라고 말하지요. 툐툐님의 진심 축하가 진심 전해져 이 아침에 기분 업업 됐어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5-17 08: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완전 멋지내요. 시도 좋고 사진은 더 뿌듯하네요 ^^ 행복한 책읽기님의 생일을 축하드려요~!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0:09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감사해요. 사실 저 사진 속처럼 뿌듯한 때는 진짜 순간이랍니다. 저런 순간에 기대 긴긴 시간을 버틴답니다.^^

syo 2021-05-17 09: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기님 축하합니다 ㅎㅎㅎㅎ 꽃과 케잌과 책이라니,
뭐 아름다움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노라 하는 조합인가요ㅎ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0:14   좋아요 4 | URL
ㅎㅎㅎ syo님 따라해봤으유. 사실 생일 돌아오는 거 싫답니다. 세월 가는 건 막을 수 없으니, 굴러가는 세월 마차에 꽃과 케익과 책이라도 싣고 올해도 덜컹덜컹 가볼라구요^^

잠자냥 2021-05-17 10: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꽃, 케익, 책 참 예쁩니다.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0:16   좋아요 4 | URL
그죠. 인생 뭐, 이 나이에 저 세 가지를 챙겨주는 사람들 옆에 둔 것도 대단한 복이다 싶다가도, 아이고 여태 뭐하고 살았나 하는 자괴감도 든다는.^^;;;

미미 2021-05-17 1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별스런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별빛같은 아이들이네요!😊😘
예쁘고 근사합니당~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0:18   좋아요 4 | URL
빙고!! 별빛같다는 걸 바로 알아봐 주시는 미미님. 역쉬. 아이들은 애물단지이자 별사탕들이랍니다.^^

scott 2021-05-17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새벽 시에 눈뜨자 마자 댓글 썼는데 ㅠ.ㅠ
짠돌이 알라딘 사이트 넘 불안정,,,

예쁜 따님의 꽃다발과 케익 책 선물 옆에
전 이런거 놓고 갑니다~~

(`“ •. (`“•.¸🌹¸.•“´) ¸. •“´)
🌸«•🍃 LOVING MOM🍃•“»🌸
(¸. • “´(¸.•“´🌹 `“•)` “° •.¸)

사랑스러운 따님 맛나는거 많이 해주기~

전 저나이때 부모님 생신날 선물 조공하고
제 생일 날 더 큰거 바랬었음 (=‘▼‘=)

행복한책읽기 2021-05-17 23:59   좋아요 1 | URL
scott 님~~~~ 넘넘넘넘 예쁘다요. 아. 이모티콘 꽃다발 같아요. 감사감사. 울애들도 scott님처럼 되로 주고 말로 받으려 해요. 특히 딸이 그렇습니다. ㅋㅋㅋ
알라딘은 제가 이노~~옴 할게요.^^

희선 2021-05-17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 님 태어난 날 축하합니다 좋은 날이었을 것 같네요 그날이 지나도 늘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5-18 00:00   좋아요 1 | URL
희선님 고마워요. 비 내리는 좋은 날이었어요. 힘 내 살아볼 작정입니다. 얼마나 힘을 내려나 몰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