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오리지널과 짝퉁

왼쪽이 오리지널 "박가분", 오른쪽이 짝퉁의 전설(?) "촌가분"

신문 광고에까지 등장한 한국 최초의 화장품 '박가분(朴家粉)'과 짝퉁의 원조 '촌가분(村家粉)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짝퉁사례가 아닐까.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 찍으면 남이 된다지만,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요즘 같으면 저작권 침해로 당장 걸릴만한 카피..

이외에도 국내에서 최초로 만든 전화기, TV 등 다양한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사진은 주인의 양해를 구하고 어렵게 촬영한 것~


얼마전 서울 마포구 창전동 6-32 와우공원 입구에 들어선 근현대디자인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1916년 두산그룹의 모태인 박승직 상점에서 만든 '박가분'은 당시 엄청난 히트상품으로 '촌가분'과 같은 짝퉁의 원조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짝퉁의 원조를 만들어내는 도화선이 된 '박가분'과 '촌가분' 모두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곳에 가면 근현대 골동품들을 볼 수 있는데, 골동품이라고 해서 아주 먼 옛날 것들이 아니라 우리가 자라면서 봐왔고 가지고 놀던 제품들이 있어 정겹다.

아마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손녀들이 함께 가서 보면 좋을 듯...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들만할 때 봤음직한 물건들, 그리고 7~80년대 한창 젊은 시절 생활상을 알아볼 수 있는 손때묻은 물건들이 많아 정겹다. 

 

근현대디자인박물관 입구


박물관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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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media.daum.net/economic/industry/view.html?cateid=1038&newsid=20080506074008310&cp=mk&RIGHT_TOPIC=R3

 

◆지식의 대통합 / ③ 지식도 아웃소싱하라◆



 
1986년부터 8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푸마. 급기야 1993년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다. 당시 푸마가 선택한 카드는 30세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요헨 자이츠(Jochen Zeitz). 그가 취임하던 1993년 회사는 3690만유로 적자상태였다. 게다가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의 명성에 눌려 있었고 투자할 돈도 없었다.

그런데 취임 1년인 1994년 푸마는 흑자기업으로 돌아섰고, 이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2억6900만유로 순이익을 내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푸마에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자이츠는 스포츠 용품에 가장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그가 찾아낸 지식은 '스포츠 용품의 패션 브랜드화'였다. 하지만 내부 지식으로 보통의 스포츠 용품을 패션상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외부 지식에 눈을 돌린 자이츠는 21세의 스케이트 보더인 안토니오 베르토네(Antonio Bertone)를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새로운 사업부서의 책임자로 임명한다. 패션지향적인 새로운 사고와 지식을 회사 안에 불어넣기 위한 시도였다. 곧이어 1998년 푸마의 베르토네팀은 외부지식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데 눈을 돌린다. 독일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와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그의 패션지식을 제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나아가 자이츠는 푸마를 '오픈-소스 디자인 기업'으로 전환시켰다. 프랑스 디자이너 줄리 벳(Xuly Bet), 일본 디자이너 미하라 야스히로(Yasuhiro Mihara)와의 협업을 통해 스포츠 산업 자체를 패션산업으로 바꿔놓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패셔니스타(Fashionistaㆍ뛰어난 패션 감각과 심미안으로 대중의 유행을 이끄는 사람)로부터 호평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통해 푸마는 스포츠 용품 브랜드를 패션 브랜드로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9년 연속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고, 23억달러의 매출과 업계 최대 이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스포츠 용품에 대한 사내 제조 지식과 패션 디자이너의 회사 밖 디자인 지식을 결합해 '지식의 대통합' 효과를 거둔 것이다.

지식의 아웃소싱이 회사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푸마의 CEO 자이츠는 회사 밖 지식을 활용해 '소비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 브랜드'로 상품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외부 지식의 힘으로 기업회생에 성공한 자이츠는 현재까지 CEO 자리를 유지하면서 푸마의 지속적인 도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외부 지식의 활용은 업계에 널리 확산되고 있다. 아디다스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의 제휴를 2010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운동화 반스는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와, 컨버스는 존 바르바토스와 협업을 통해 수준 높은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덴마크 오디오 회사인 뱅앤올룹슨(B & 0)은 신제품을 만들 때 디자인을 먼저 정하고, 그후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뱅앤올룹슨에는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의 지시를 따르면 자유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신에 회사 밖 지식을 무한대로 활용한다.

실제로 뱅앤올룹슨의 수석 디자이너 데이비드는 여전히 계약직 프리랜서로 남아 있다. 뱅앤올룹슨의 이러한 디자인 철학을 구현하는 곳은 컨셉트 개발부(Concept Developer)다. 이 조직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엔지니어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일단 디자인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엔지니어, 생산 개발자 등은 디자이너의 뜻에 따라 조화롭게 움직인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주방용품 업체 알레시(Alessi)는 철저하게 아웃소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한다. 유일한 디자인 관련 부서인 알레시 리서치 센터(Centro Studio Alessi)에서는 세계 각지 디자이너들이 응모한 작품을 검토하며, 여러 대학과 단체에서 워크숍을 진행한다. 알레시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디자이너만 200명이 넘는다.

국내 가전업체들도 정보기술(IT)과 패션 디자인 지식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유명디자이너인 앙드레김과 가전제품 디자인 제휴를 맺고 다양한 디자인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출시했다.

LG 프라다폰, 삼성의 아르마니폰과 아르마니TV 등도 'IT지식과 디자인 지식'을 결합한 지식 대통합의 산물이다.

이제 기업이 전지전능할 필요는 없다. 회사 밖에서 지식을 아웃소싱해 효율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최은수(팀장) / 장용승 기자 / 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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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궁금해하던 내용인데  http://carlog.enclean.com/main/log.do?clgId=29&logId=3791에 있어서 퍼왔습니다. Ferrariboy(mschumi)이란 닉네임쓰시는 분이 올려주신 내용이네요.

아주 쉽게 사진까지 첨부해놨네요. 이제 좀 차에 대해 감이 잡히네요.

 

이 차는 해치백이다, 또는 원박스카이다, 밴이다자동차를 접해본 독자라면 이러한 말들을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해치백, 원박스카, …. 도대체 어떻게 생긴 자동차를 그렇게 부르는 것인지 의문을 가져 본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용어는 자동차를 차체 스타일에 따라 분류할 때 쓴다. 이번 글에서는 자동차는 어떤 종류의 스타일이 있으며 어떻게 부르는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1. 세단(sedan)



세단은 3박스 카의 미국식 표현으로서 앞쪽에는 엔진실이 객실과 분명하게 구분되어 튀어나와 있으며 뒤쪽에는 짐을 실을 수 있는 트렁크가 각지게 튀어나와 있다.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바로 세단 스타일의 차이며 세계에서도 제일 일반적인 승용차의 형태이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차를 설룬(saloon) 이라 부르고, 프랑스에서는 베를린(berline),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리나(berlina), 독일에서는 리무지네(limousine)라고 한다.





대표적인 세단인 BMW E90 3시리즈



2. 쿠페(coupe)



쿠페는 2도어이며, 뒷좌석 부분의 천장이 짧고, 천장의 높이가 낮으며 스마트한 스타일의 차량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러한 차들은 뒷좌석보다는 앞좌석 승객을 위주로 설계되었고, 고성능 엔진을 달아 뛰어난 성능을 가진 차들도 많다. 쿠페 중에서 뒷 트렁크가 튀어나온 차를 노치백(notch-back)쿠페라고 하고, 뒷좌석 쪽 천장에서 뒷 범퍼까지 매끄럽고 경사지게 연결된 차를 패스트백(fastback)쿠페라고 한다.

 




480마력의 뛰어난 성능을 가진 닛산 GT-R R35



3. 해치백(hatchback)



해치백은 세단이나 쿠페의 뒤에 위로 잡아당겨 열 수 있는 문을 단 차량이다. 문을 열면 바로 뒤쪽 실내와 연결되며 뒷문에 창이 달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으나 칸막이로 구분해놓기도 한다. 2박스 카라고도 한다.




대표적 핫 해치(Hot hatch)인 폭스바겐 골프 R32



4. 컨버터블(Convertible)


컨버터블은 차의 지붕이 없거나 탈착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드롭헤드(drophead), 카브리올레(cabriolet)라고 부르기도 하며 특히 지붕이 아예 없는 차들은 로드스터(roadst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붕의 재료에 따라 하드탑과 소프트탑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럭셔리 컨버터블 벤틀리 아주레

 

5. 하드탑(Hard Top)

 

컨버터블 중에서 지붕이 딱딱한 재질(금속, 플라스틱, 카본 등)로 된 차량을 말한다. 대부분 지붕을 접거나 탈착할 수 있지만 탈착이 불가능하도록 만든 차량도 있다.




전동식 하드탑을 가진 메르세데스 벤츠 SLK-Class


6. 소프트탑(Soft Top)

컨버터블 중에서 지붕이 부드러운 재질(, 비닐 등)로 된 차량을 말한다. 대부분 지붕을 수동이나 자동으로 접을 수 있다. 간혹 앞좌석의 천장은 그대로 두고 뒷좌석 부분의 천장만 소프트탑으로 만든 차량도 있다.




쌍용 코란도 소프트탑

 

7. 웨건(Wagon)


웨건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마차에 그 뿌리가 있으며, 세단의 트렁크 부분까지 천장을 연장하고 옆 공간에 창문이나 철판을, 뒤에는 해치(hatch)스타일의 뒷문을 달아 화물공간을 확보한 차이다. 사람과 어느 정도 커다란 짐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어 다용도로 쓰인다. 짐칸에도 접이식 좌석을 달아 상황에 따라 펴서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웨건인 현대 아반떼 투어링

 

8. 밴(Van)


뒤에 박스 형태의 짐칸을 갖추고 화물을 운반하는 차량을 말하며 화물칸에는 창문 대신 철판을 쓰기도 한다. 왜건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는데 왜건은 인원 수송의 비중이 높은 반면 밴은 화물 수송의 비중이 높다.





업무용으로 인기가 높았던 현대 엑셀 VX


9. 리무진(Limousine)



차체의 중간 부분을 늘려 실내를 키우고 고급스럽게 만들어 뒷좌석 승객의 거주성을 최우선으로 한 스타일이다. 차체를 늘린 부분에 창문이 없는 형식은 스트레치드 리무진(stretched limousine) 이라고 하며 대부분 세단 형식의 차량을 기본으로 하지만 근래에는 쿠페나 해치백, 심지어는 SUV리무진도 있다. 독일에서는 풀만(pullman)이라고 부른다.




세계 최고급 리무진인 메르세데스 벤츠 S600 Pullman

 

10. 원박스(One Box)

 

차체의 엔진실 부분과 객실 부분, 트렁크 부분의 구별이 없이 한 개의 박스(box)로 이루어진 차를 원박스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전방조종 승합차가 이에 해당되며 인원이나 화물을 많이 수송할 수 있고 실내의 활용도가 높지만 정면충돌시 앞좌석 승객의 안전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근래에는 차체 앞쪽을 조금 튀어나오게 해 충격흡수를 잘 하도록 만든다.




국산 원박스카의 대명사였던 기아 봉고




11. 2박스(2 box)


엔진실과 객실의 구별은 명확하지만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는 차를 2박스카라고 한다. 쿠페나 해치백 스타일의 자동차가 이에 해당된다.





뛰어난 핸들링을 자랑하는 BMW 미니 쿠퍼


 

12. 3박스(3 box)



엔진실, 객실, 트렁크가 확실하게 구분된 차를 3박스카라고 한다. 엔진실, 객실, 트렁크를 각각의 박스로 보고 이들 3가지의 박스를 합쳐서 만든 차체라 하여 생긴 명칭이다. 객실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어 승객 거주성과 안전성이 좋다.

현대의 베스트셀러 아반떼 HD

 

 

13.  1.5박스(1.5box)




의전용으로 널리 쓰이는 스타크래프트 밴


원박스카와 2박스카의 중간형태로 엔진실과 객실의 구별이 2박스카보다 모호한 형태의 차이다. 엔진은 엔진실과 객실의 앞부분에 걸쳐 설치되어 있으며 원박스카의 소음과 안전성을 보완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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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인간을 생각하는 디자인이 다양한 곳에 접목되네요.

장거리 노선 여행하다보면 정말 이코노미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마음에 들어서 옮겨봅니다.

출처: http://bbs5.worldn.media.daum.net/griffin/do/photo/read?bbsId=413&articleId=201596&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

 

장거리 여행에서 가장 힘들고 지치는 순간은 좁고 불편한 이코노미 좌석에 갇혀 지내는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코노미석도 편안하고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항공기 객실 디자인 전문업체인 톰슨 솔루션이 개발을 했는데 곡선형 칸막이로 인해서

옆사람과 직접 얼굴을 마주치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좌석을 어긋나게 배열함으로써 창가쪽 승객이 다른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복도를 나갈 수 있다는 점!!

이 이코노미석은 2010년에 보잉 767 시리즈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음.. 이건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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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로서 아이를 어머님께 맡기고 있는 저로서는 너무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흔히 혼자 벌어서는 먹고는 살아도 저축하기는 어렵다고는 하는데 참 현실적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 거기에 평생을 희생하시고, 나머지 여생까지 자식을 위해 희생하시는 어머니.

어머니는 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거기다 이젠 손주까지~

과연 저희는 아이의 자녀들을 돌봐주게 될까요. 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출처: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view.html?cateid=1026&newsid=20080417130309402&cp=ohmynews&RIGHT_TOPIC=R4

 

[[오마이뉴스 정현순 기자]"어, 뭐야? 둘째는 안 봐준다더니 얘는 왜 데리고 나왔어?"
"왜는 내가 요즘 얘 보느라고 한동안 못나왔잖아. 이젠 날도 따뜻하니까 나왔지." 15일 친구 K가 몇 달 만에 모임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것도 둘째 외손자를 데리고. 다른 모임에는 안 가도 이 모임에는 그래도 편하기 때문에 나왔노라고 K는 말했다.

친구의 딸은 맞벌이 부부다. 사위는 지방에 근무하고 딸은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 교사다. 그의 딸 부부는 일주일에 혹은 이 주일에 한번 만나는 주말부부인 셈. 친구들도 K가 둘째 손자를 데리고 나오자 "진짜 봐주는 거냐"면서 모두들 의아해한다.

친구 K가 첫손자를 봐주면서 둘째는 절대 못 봐준다고 했을 때 난 '그럼 그렇지 손자 봐주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하면서 동지애를 느꼈었다. 하지만 K가 둘째를 봐준다고 하니 배신감(?)같은 묘한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일말의 자책감 같은 것이리라.

"내가 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데..."





직장 여성들에게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친정이나 시댁에 신세를 지기도 하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직장을 스스로 포기하기도 한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아무튼 교사인 K의 딸은 둘째를 낳고 2년간 휴직을 했다. 그리고 지난 3월에 복직을 해서 친구가 둘째손자를 봐주게 된 것이다. 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둘째는 절대 안 봐준다고 하더니 어쩐 일로 봐주네."
"어쩐 일은…. 힘들게 공부해서 들어가기 어렵다는 교대에 들어가서 힘들게 선생이 되었는데 말이 그렇지 어떻게 안 봐준다고 그래. 그렇다고 내가 집에서 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데."

그는 첫손자를 22개월 동안 키웠다. 그는 첫손자를 봐주면서 무척 힘들어했다. 그러면서 못 봐준다는 말을 반복했다.

"둘째는 나도 몰라. 지들이 알아서 하라고 해."
그리곤 딸이 둘째를 낳고 휴직을 하자 그는 잠시 편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딸이 둘째를 낳고 산후조리가 끝나자마자 K는 딸아이 집을 왔다갔다 하면서 손자들을 다시 봐주기 시작했다.

딸이 직장 휴직을 했지만 K의 손자 보기는 계속됐다. 아들 둘만 키우기는 딸이 너무 힘들어 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큰손자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와서 며칠씩 재우기도 하고, 그가 딸집에 가서 며칠씩 자고 오기도 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딸이 복직을 하게 된 것이다. 딸아이가 복직을 하게 되면서 버스로 네 정거장 거리에 있던 집도 불편했는지, 지난 2월에는 딸이 친정집이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오기까지 했다. 친구K의 본격적인 둘째 손자 보기가 시작된 것이다. 둘째는 21개월. 기저귀 신세 면할 때까지만이라도 봐주기로 했단다.

"손자들 아플 때 제일 힘들어"

친구K를 만난 날 난 외손자 봐주면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외손자들인데 친할머니가 안 봐주고 자기가 2명이나 봐 주는 것이 약 오르지 않니? 어떤 외할머니는 그런 생각하면 괜히 성질난다고 하던데." "글쎄 시어머니가 아주 멀리 살아서 그런지 그런 생각은 안 들어. 시집이 가까이 살면 나도 그런 마음이 들었을지도 몰라도." "자기 손자들 보면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야?" "아무래도 아이들이 아플 때가 가장 힘들지." 사실 내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식들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손자들을 돌봐주다가 손자들이 아프면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드는게. 손자들이 제 엄마 아빠한테 있어도 아플 때 되면 아픈 것을 알면서도 왜 그리 미안한지. 그는 평소 깔끔한 성격이라 육아방법에 대해서는 딸과 큰 갈등은 없는 듯 했다. "자기 수고비 받아서 돈 많이 모았겠다. 한 달에 수고비는 얼마나 받아?"
"용돈 수준보다는 좀 더 많이 받지.(정확한 액수를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50만원 이상은 받는 눈치였다) 그런데 그게 그렇더라. 힘들다가도 그거 생각하면 힘든 줄도 모르겠어."

그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면서 통장이 두둑하겠다는 느낌도 들었다. 웬만한 어려움은 참을 수 있다는 듯.

요즘 친구K의 5살 된 큰손자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그래서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의 딸이 어린이집에 들러 큰손자를 데리고 친정으로 온단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작은손자만 데리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큰 손자는 할머니 집에서 재운다고 했다.

전에는 두 손자와 딸 모두 같이 친정에서 잤지만, 남자아이 둘이라서 모이면 전쟁터가 따로 없다고. 두 손자가 만나면 집안이 말 그대로 초토화가 되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통에 결국 딸과 친정엄마가 각자의 집에서 한명씩 나누어 자고 있다고 했다. 딸이 둘을 모두 데리고 집으로 가면 아침에 둘을 데리고 오기도 힘들고 해서. 결국 친구K는 두 손자를 번갈아가면서 봐주고 있는 셈이다.

난 나쁜 할머니일까





손자 보기를 외면한 나는 나쁜 엄마일까? 친구를 보면서 딸과 손자들 생각이 많이 났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21개월된 친구K의 둘째 손자는 보채거나 마구 돌아다니지 않았다. 낯가림도 큰손자만큼 심하지도 않았다.

"둘째 얘는 굉장히 순하다. 낯도 잘 안 가리고."
"응 얘는 지 형하고 떼어놓으면 봐줄만 해. 하지만 둘이 붙여놓으면 개구장이도 그런 개구장이가 없어. 이젠 형한테 대들기도 하고 갑자기 밀치기도 하고 해." 점심을 먹는 동안 그가 손자에게 생선가시를 발라주고 뜨거운 것을 식혀 먹이고, 매운음식을 가리면서 살갑게 보살펴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린이집에서 놀고 있을 손자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우리는 점심을 잘 먹고 공원으로 놀러 갔다. 그의 손자가 아주 재미있게 잘 뛰어 놀았다. 같이 있는 동안 울음소리 한 번 나지 않았다.

공원에서 잘 놀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그가 손자를 등에 업는다. 손자는 신이나 했다. 할머니 등에 업히더니 엉덩이를 들썩들썩하고, 손으로는 좋아서 그런지 할머니 등을 치면서 해맑게 웃었다. 손자를 업은 친구가 그렇게 멀어져갔다.

난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안심하고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 그의 딸과, 지금쯤 어린이 집에 있을 두 손자 그리고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내 딸이 떠올랐다. 내 딸은 안심하고 일하고 있을까?

내가 큰손자를 못 봐준다고 했을 때 딸아이는 외국인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 난 그런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자를 못 봐준다고 했다. 딸아이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딸아이는 10개월이 지나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곤 둘째를 낳았고, 그 아이가 5개월 되었을 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손자를 봐줄 때 수고비란 것도 받았지만 그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어 무척 힘들었다. 내가 손자 봐주기를 거절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친구K를 보면서 손자들과 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그날 난 집에 돌아가 어린이집에 있는 손자들을 내가 찾았다. 그리곤 4살 된 작은 손자를 아주 오랜만에 업었다. 다른 때와는 달리 녀석의 어리광이 한껏 늘어졌다.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함무니, 나 컹(형) 아니야, 나 아기야" 하면서 등에 쫙 엎드린다. 녀석의 그런 어리광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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