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 세계문학전집5

읽고, 또 읽고

동물농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동물농장 
  세계문학전집5 

  동물농장은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직접 읽게 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우화다. 이솝우화처럼 동물들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즉, 인간들을 빗대어 본 이야기다. 인간들에게 끊임없는 욕망이 있듯이 그 욕망은 동물들을 타락시키고 빈부격차와 소외와 독재, 탄압, 통제를 만들어낸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 동물들은 인간을 몰아내고 농장을 탈취하지만, 그들이 그리던 꿈같은 이상적인 세상은 결국 만들 수 없었다. 인간들이 지금도 어디에서나 전쟁을 벌이고 있고 권력을 탐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해를 입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록 동물로 그려졌지만, 인간들을 그리고 있는 그들은 결코 이상적인 평등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렇기 때문에 참 씁쓸하고 슬픈 이야기로 읽힐 수밖에 없다. 
  이 「동물농장」은 사회주의자인 작가가 당시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를 비판하기 위해 쓴 책이다. 이상적인 사회주의를 망치고 권력을 탐한 공산주의는 결국 일당 독재하 체제로 많은 것을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서 나 역시 여러 공산주의 국가의 몰락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바로 우리 앞에 있는 북학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읽고 몰입할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우화가 가진 힘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실제 이것을 인간들의 이야기로 만들었다면 지루한 이야기로 읽히지 않을 터이지만, 이것이 우화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타자화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아닌 동물로 바꿔놓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좀 더 객관화된 시점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돌이켜볼 수 있다. 아무튼 이 책이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에도 읽힐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우화이며 또한 보편타당한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들의 탐욕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공산주의  뿐만 아니라 독재나 전쟁 그리고 인간들의 이기심은 언제나 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이 동물농장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고, 새삼 주위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으로 널리 읽히는 것이겠지만. 앞으로도 이 책은 꾸준히 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결국 동물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국 욕심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참 슬픈 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뒤편에는 작가의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수필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읽었다. 공감 가는 면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분은 분량도 굉장히 짧고 몰입도도 강하고 느끼는 바도 크기 때문에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도 이 동물농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