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하이드님이 며느리도모르는 회원이시라길래, 나도 한번 계산을 뽑아봤다.
그동안 알라딘에서 책 산 돈, 배송료 빼고 2,8**,**0원.
한 가게에서 이렇게 물건을 많이 산 것은 처음인 듯. 심지어 결혼할 때 가구점에서 가구 몽땅 샀을 때에도 저 가격은 안 나왔었고 가전제품도 한 가게에서 몽땅 샀지만 저것보단 쌌었는데 말이다.

결론: 나는 지적이고 책을 좋아하고 돈도 많은 여인이다. 룰룰루.

그런데. 6일 주문했는데 왜 아직도 출고작업중인 것인가.
덕택에 고전 겸 소설을 못 읽고, 잡다한 것들만 읽고 있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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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1-13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콤마가 없어서 몇번을 다시 보았습니다..
이정도면 며느리도 몰라가 아니라 아들 손자도 모르는 회원으로 인정해 드리겠습니다.

숫자가 좋아서 캡쳐 하고 갑니다..
993799


딸기 2005-01-1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캡쳐 고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숫자가 여러개 들어있군요!

콤마 집어넣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좀 고쳤습니다. ^^

제 생각엔, 아들 손자는 알아도 되는데, '남편도몰라 회원'으로 해야할 것 같애요.

가을산 2005-01-1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강렬한 이름과 사진이네요!

가을산 2005-01-1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문 액수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어디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교봉은 바로 뜨는 것 같던데....

딸기 2005-01-1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바꿨는데 벌써 쪽팔려지고 있습니다.

딸기 2005-01-1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일이 더했습니다. 겹겹이 쪽팔리군요.

하이드 2005-01-14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이 완전 맘에 듭니다. /결론: 나는 지적이고 책을 좋아하고 돈도 많은 여인이다. 룰룰루./ 저의 결론은 좀 다르긴 하지만서도.




깍두기 2005-01-1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쇼의 압박을 심하게 받고 계시나 봅니다. 딸기가 뱀딸기가 되다니....^^

저도 알라딘에 얼마를 퍼부었는지 조사차 가 보아야겠습니다^^

반딧불,, 2005-01-1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뱀딸기?? 어..이상타 ..그런 이름은 즐찾에 없었는데 하면서 말예요.

참, 뱀딸기 울아들이 좋아합니다. 생긴게 이쁘다구요. 꽃도 이쁘답니다.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 한 번 보세요. 털 떼고 먹어도 안 죽는답니다^^

반딧불,, 2005-01-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이게 원래 봄에 많이 나는데,

요새는 날이 이상해서 겨울에도 안예쁘게 있더군요.



그리고, 아..저는 아직 골드도 아닙니다만, 그래도 꾸준하게 구입하는 것이 어디야 하고 자신만만이옵니다ㅠㅠㅠ

nemuko 2005-01-1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딸기가 저거였군요. 대문에 걸린 사진 멋져요. 어디서 저런 맞춤사진을 구하셨는지...^^

urblue 2005-01-1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딸기님이 직접 찍은 사진 아닌가요? ^^

딸기 2005-01-1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뱀딸기는 저렇게 생겼군요. 저는 서울 토박이입니다만, 어릴 때에는 산에 올라가서 산딸기 많이 따먹었어요. 그때 뱀딸기라는 게 있다는 것도 알았고, 먹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았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보네요. 사진 고맙습니다, 운빈현님. 근데 반딧불님, 저거 먹어도 되나보죠? 먹으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제 사진에 대한 반응이 좋군요. 기쁩니다. 일본 어느 사이트에서 용케 발견해 업어온 사진이랍니다. ^^

마태우스 2005-01-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폭설로 인해 배송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딸기 2005-01-1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으하하 ^^

sooninara 2005-01-1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남편만 몰라요 회원'이라고 하는게 좋겠죠?^^

뱀쇼쇼쇼..기대하겠습니다..

숨은아이 2005-01-1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지호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분명 저자 소개에는 물리학 박사라고 나와있는데, 그러니 물리학에 대한 책인 줄 알고 펼쳐들었는데 세르비아에서 울린 두 발의 총성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앞의 4분의1 정도는 지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지진의 원인은 무엇인가.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왜 그렇게 어려운가, 아니 불가능한가. 그러더니 역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경제 얘기도 나온다. 대체 이 책은 무슨 책인가. 진정 유비쿼티(책의 원제목)를 책 한권 안에서 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물리학 박사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어떤 얘기를 꺼내고 싶어서 다종다양한 세상사와 자연계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일까.

굳이 말하자면 '역사물리학'이다. 저자 스스로 이런 용어를 내뱉긴 했지만, 이런 분야는 없다. 하지만 과학에도 '역사'(시간의 흐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아주 최근의 것은 아니다. 정적인, 예측가능한, 평형적 과학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동적이고 변화하는, 예측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과학을 해보려는 시도는 이미 30년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여기에 새로운 이름(네트워크 과학)이 붙고, 새로운 실험들이 가능해진 데에는 분명 컴퓨터의 영향이 한몫 했을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과학(비평형 물리학)이라고 했지만 여기에도 법칙은 있다. 이 법칙을 찾는 것, 무엇이 세르비아의 총성 두 발로 전쟁을 일으키고 대규모 지진으로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지, 이 복잡다단한 세상, 예측 불가능해보이는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을 찾는 것이 책의 목표다. 지진으로 시작해 경제와 역사를 아우르는 저널리스틱한 감각으로 저자는 '멱함수의 법칙'이란 것을 선보인다. 자연/세계에는 스스로 임계상태(아슬아슬한 균형 혹은 균형이 무너지는 시점)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멱함수 법칙을 따른다는 것. '멱함수'라는 말에 주눅들지 말자. 큰 사건과 작은 사건들 사이에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원인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 그것만 알아두면 된다. 큰 지진은 적게 일어나고 작은 지진은 많이 일어난다. 바꿔 말하면, 단층의 움직임이 임계상태에 이르기 전까지는 작은 지진들만 일어나지만 지층의 스트레스가 임계상태에 이르면 드디어 큰 지진이 일어난다. 그러니 큰 지진이건 작은 지진이건 원인은 똑같고, 다만 규모의 차이만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규모를 결정하는가. 무엇이 고베 지진같은 초대형 지진을 일으키는가, 왜 테러리스트의 총성 두 발이 전쟁으로 이어졌는가. 저자는 프랜시스 크릭의 '얼어붙은 우연'이라는 말은 인용함으로써 이 질문에 답한다. 세상은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단층 속의 바위들도, 생태계의 종들도, 주식시장의 인간들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아주 작은 우연이 하필이면 네트워크의 약한 고리에 떨어짐으로써 '격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건의 흐름(역사)을 제대로 보려면 네트워크를 알아야 한다. 물론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가 (결과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복잡계의 진화 방향은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남는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물리학책이라기보다는 '과학이 할 수 없는 일들'을 '과학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세르비아의 총성으로 시작된 이 책은 지진이라는 자연과학적 소재를 넘어 인간들의 움직임으로 뻗어나간다. 자본시장의 움직임과 전쟁 같은 것들로. 세계/역사를 이해하는 또하나의 방법으로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세상은 평형이 아니다"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예측불가능성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므로. 
'인간은 누구나 탐욕스럽다/인간은 자기 이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고전경제학의 기본 전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실제로는 이 전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식시장의 컴퓨터 시스템을 아무리 잘 고쳐도 블랙 먼데이는 언제든 닥칠 수 있다. 사람들의 불안감,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시장의 스트레스가 임계상태에 도달하는 바로 그 순간, 아주 작은 손동작 하나가 블랙 먼데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평형계(정적/합리적인 세계)에 대한 확신을 버리자, 낙관론과 합리주의를 경계하자!

책을 읽는다고 1차 대전의 원인이 손에 잡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 모래 한 알이 모래더미를 무너지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한 알의 모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네트워크 전체의 불안정성이었다는 것, 임계상태라는 개념을 알아놓는 것으로도 복잡한 세상을 좀더 단순하게 보는데에 도움이 된다는 것. 그것만 이해한다 해도 책을 읽는 의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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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1-1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뱀딸기....>ㅂ< 뱀쇼 하시려구요? 큭큭큭! 브리핑 보다가 쓰러졌습니다.ㅎㅎㅎ

딸기 2005-01-13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제가 어제 판다 가게를 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알라딘이 방해를 해요...
 

"준비에브, 말해 줘. 사람이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을까?"
너는 책을 읽다 말고 입을 꼭 다문 채 곰곰이 깊은 생각에 빠졌어. 넌 고사리와 귀뚜라미와 벌을 생각하며 적당히 대답할 말을 찾았던 거야.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지.
"음, 벌들도 사랑 때문에 죽거든."
아, 우리는 그제야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
"준비에브, 애인이 뭐야?"
우리는 네 얼굴이 빨개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넌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어. 우리가 그 질문을 하자마자 넌 달빛을 받아 반짝이던 연못의 수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지. 그런 네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물에 비치는 달빛 같은 사람이라야 너의 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
"준비에브, 애인 있어?"
이번에는 네 얼굴이 정말 빨갛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아니었어. 넌 깔깔대고 웃으며 고개만 내저었지.
네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한 계절은 꽃을 피우고, 한 계절은 열매를 맺고, 다시 어떤 계절은 사랑을 가져다주었지. 인생은 그렇게 쉬웠어.

+++

사랑만 있다면, 정말로 인생은 그렇게 쉬운 것일까.

생텍쥐페리,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에서 한 구절.

"네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한 계절은 꽃을 피우고, 한 계절은 열매를 맺고, 다시 어떤 계절은 사랑을 가져다주었지. 인생은 그렇게 쉬웠어."

어쩌면 인생은 정말로 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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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1-1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새롭습니다.



망각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해도, 이런 것들은 안 잊어버리는 특별한 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딸기 2005-01-13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 혹은 기억창고에 넣어둘 문장 하나만 찾는다 해도 보람 있을 것 같아요. 안 잊어버리는 머리속 특별한 방을 만들려고 저도 많이 시도를 해보다가 이젠 포기했어요. 그냥 인터넷에 올려놓고 있답니다.

마태우스 2005-01-1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 뱀딸기로 닉넴 바꾸면서 은근슬쩍 넘어가시려 하는 것 같은데, 인생은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저희는 모두 뱀쇼를 기대합니다.

딸기 2005-01-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엉...
 

이 텅빈 책방에 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순전히 내 공이다(당연하잖아?).
내가 여기저기 많이 들락거리니깐 여기저기서 많은 분들이 오신다. 세상은 역시 기브 앤 테이크.

근데... 근데...

손님이 많이 오니깐 방문자 수가 점점 높아지고(당연하지!)
4444도 얼마 안 남았다.
뱀쇼를 하려면... 뱀... 뱀... 뱀을 구해야하는데...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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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쇼 못하시면 거한 이벤트...알죠?^^

딸기 2005-01-1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어깨를 두드리면서) 몰라요~

딸기 2005-01-1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이미지가 꼭 뱀같아요. 새벽별님이 뱀을 해주세요!

하이드 2005-01-1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3699

제가 또 뱀띱니다. 것도 백사띠 ㅎㅎ 백코러스정도는 해드립죠.


딸기 2005-01-1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하

그럼 우리 뱀쇼단을 조직해볼까요 ^^

마태우스 2005-01-1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전히 내 공이다...> 순전히 내공이다.... 썰렁한가요?

뱀쇼가 정말 기대됩니다. 하핫.

딸기 2005-01-1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안 썰렁해요. 멋져요!

뱀쇼... 헉... 안되면 개쇼라도 할테니깐... 벤지 빌려주세요

반딧불,, 2005-01-1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ㅎㅎㅎ

초록색 천 뱀도 인정해 드릴께요.

nemuko 2005-01-1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 구하기 힘들면 장어나 미꾸라지도 대충 비슷하지 않을까요...
(써 놓고 제가 봐도 싸~~~해지네요. ㅠ.ㅜ)

딸기 2005-01-1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어! 미꾸라지!

아웅... 추어탕 먹고싶어요...

다음달에 서울로 돌아가거든요. 반드시 추어탕을 먹어주리라. 불끈!

딸기 2005-01-1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저 뱀고기는 안 먹어요

하이드 2005-01-13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딸기'님 설마, 닉에 '뱀' 붙인걸로 뱀쇼를 대신하려는건 아니시죠? ^^

urblue 2005-01-1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뱀딸기로의 변신은 뱀쇼가 아니라구요. ㅎㅎ

딸기 2005-01-1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괜히 뱀 얘기 해가지고.. 돌아서서 울고 있음)

nemuko 2005-01-13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핑에 갑자기 뱀딸기가 뜨길래 전 딸기님 유사품인줄 알았어요....(역시 싸~~하죠^^)

딸기 2005-01-1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딸기가 실제로 있지 않나요? 산딸기 말고 뱀딸기.

고양이 2005-02-20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뱀띠인데 복등화로 표현되는 뱀띠랍니다.
 

어젯밤 꽤 늦게까지 책을 읽었다. 나로서는... 좀체로 없는 일이라고 해도 되겠다. 무려 새벽 2시까지 깨어있으면서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를 읽었으니. 재미있었다. 하지만 길을 물을 때에는 위대한 스승에게 물어야 의미가 있지.

나는 파인만을 좋아한다. 파인만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책 속의 일화 하나를 소개하면

"많은 물리학자들은 쿼크와 같은 관찰 불가능한 입자가 실재라는 생각은 좀 심하지 않느냐고 생각했다. 파인만은 그런 문제를 들이대면, 의사의 명령 때문에 형이상학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대꾸하곤 했다."

그러니 매력적이고도 남는 인물이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묻기엔 파인만은 너무 거시기하지 않나? 이력상 여러가지 쟁점(맨해튼 프로젝트)은 논외로 치더라도 말이다. 길을 물으려면 역시 파인만이 아닌 아인슈타인에게 물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직접 밝힌, '아인슈타인이 보는 세상'.

내가 보는 세상

우리 인간의 운명이란 얼마나 기묘한가! 우리 모두는 저마다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인생의) 목적을 감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무슨 목적 때문에 왔다 가는지 모르고 있다. 그렇지만 깊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일상 생활을 통해 자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미소와 안녕에 우리 자신의 행복이 온통 걸려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공감이란 유대로 그들의 운명과 엮이어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산다는 점을 알고 있다.
나는 매일 골백번씩 내 자신의 내면의 삶과 외형적 생활이 살아있거나 이미 숨진 다른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에 의지한다는 점과, 따라서 내가 받았거나 현재 받고 있는 것만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스스로 되새기고 있다. 나는 검소한 생활에 크게 마음이 끌리고 또 내가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지나치게 많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때로는 강박감을 느끼면서 인식하고 있다.

나는 계급의 구별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결국 폭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또 소박하고 분수를 지키는 삶이 심신 양면에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중략)
나의 정치적 이상은 민주주의다. 모든 사람은 개체로서 존중받고 그 누구도 우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의 過나 功이 없이 동료들로부터 과도한 찬사와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운명의 장난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된 원인은 미력이나마 내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알게 된 몇가지 개념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어느 조직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는 한 사람이 머리를 짜내고 지도하고 또 전반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도를 받는 사람들은 강제를 당해서는 안 되고 그들의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나는 천재적인 독재자들의 뒤를 악당들이 계승한다는 걸 불변의 법칙으로 믿고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오늘날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체제에 항상 열성적으로 반대해 왔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집단 생활의 가장 좋지 않은 형태로서 내가 혐오하는 군대 문제로 화제가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이 밴드의 선율에 맞춰 4열 종대로 행진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그를 여지없이 경멸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 큼직한 두뇌를 갖게 되었다면 이는 오로지 실수 때문이다. 그에겐 보호막이 없는 척수만 있어도 될 것이다.
문명의 재앙을 상징하는 이런 행위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없어져야 한다. 명령에 따라 발휘되는 용맹성과 무분별한 폭력, 애국심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온갖 메스껍고 어리석은 행위야말로 내가 몸서리치게 혐오하는 것이다. 나에게 전쟁이란 얼마나 혐오스럽고 비열하게 비치는가! 나는 그런 가증스러운 일에 끼어드느니 차라리 난도질을 당하겠다. 나는 인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만약 상업적 정치적 이해 관계자들이 교육과 언론을 통해 사람들의 건전한 의식을 조직적으로 타락시키지 않았다면 이런 악귀는 오래 전에 사라졌을 것으로 믿는다.
 

언제 읽든, 이 사람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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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인슈타인, 너무 멋지군요. 이 할아버지의 헝클어진 머리를 전 언제나 좋아했어요.

근데 딸기님, 글씨 좀 크게 써 주시면 안될랑가요?(애교) 저는 노안이라 님의 글을 읽고 싶어도 못 읽을 때가 많아요ㅠ.ㅠ

딸기 2005-01-1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헛 그러셨군요! 앞으론 조심할께요. 글씨야, 커져라, 글씨야 커져라...



혹시 저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인슈타인의 나의 세계관'(중심 刊)을 읽어보세요. 절대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깍두기 2005-01-12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찾아보고 보관함에 넣을게요^^

딸기 2005-01-1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벌써 댓글이... 저 수정하고 있었단 말예요!

깍두기 2005-01-12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때문에 수정까지....(감격!)

책은 찾아보고, 보관함에 넣고, 님의 리뷰에 땡스투 누루고, 그러고 왔어요^^

딸기 2005-01-1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로 보답해주시니 앞으로도 고객감동 서비스로... 글자 크기를 키우겠습니다.

urblue 2005-01-1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주문한 책 중 두 권은 딸기님께 땡스투 했습니다. 방드르디하고 잘못 들어선 길에서. ^^

마냐 2005-01-13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깍두기님 지적, 정말 고맙군요....글구, 아인슈타인의 멋진 글은 더 고맙구.

딸기 2005-01-1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럼 마냐님도... 노안...

블루님, 땡스투 고맙습니다. 이히히.

nemuko 2005-01-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인슈타인.... 이름만 알고. 과학자라는 것만 알았지 그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니 상상 밖입니다. 저만 알고 다 아는 사실이었을까요...^^ 골방에 쳐박혀 연구만 했던 할아버지가 아니었나봐요. 저도 땡스투 할께요~~~

딸기 2005-01-1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인슈타인에 대해서는 DHA 우유 이름이라고밖에 생각을 안 했더랬는데요(웃음) 여기저기서 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더군요.

첨엔 미국 대통령에게 핵무기 개발을 종용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었대요. 핵무기를 만들어서 히틀러를 무찔러야 한다고... 물론 나중엔 생각이 바뀌었고, 핵무기 반대운동을 했었죠. (촘스키는 그러더군요. 아인슈타인과 버틀란드 러셀의 차이는 뭐냐? 아인슈타인은 연구실 안에 있었고, 러셀은 밖으로 뛰쳐나갔다... 뭐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아인슈타인의 '사회운동'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아인슈타인의 머리 속에는

1. 상대성 이론

2. 만물이론(통일장 이론)

3. 전쟁과 핵 문제

4. 시오니즘과 이스라엘 건국

5. 세계정부 구상 --

이 밖에도 여러가지가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책 꼭 읽어보세요.

아인슈타인을 'DHA'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확실하게 바꿔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