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당혹스럽다.

어떤 대학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을 쏴서 잡혀갔는데, 이번엔 내가 석궁이라도 구해서 어느 대학교수를 쏘러 가야겠다. 단국대 의대 교수님으로 알려진 마태우스님 말이다.
세상에, 그렇게 리뷰랑 페이퍼랑 싹 감추어놓고 수긍이 가지 않는 페이퍼 달랑 하나 남겨놓고 처음처럼 마시며 수양하러 간다고 하시니, 황당하다 못해 분노스럽다. ㅠ.ㅠ

나는 홈페이지 블로그 기타등등 참 많이 해본 축에 끼고, 인터넷으로 사귄 친구들도 많고, 어찌보면 지금 가장 친한 친구들이 내 홈피 통해 만난 인터넷 친구들이다. 요사이는 알라딘의 다정스러우면서도 지적인 분위기에 폭 빠져서 에헤라디야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 만난 '친구'들, 대개는 학교 직장 동네친구들 범주에 속한다. 학연 지연 업무 이런 것 빼놓으면 '순전히 좋아서' 만나게 되는 친구는 정작 많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다르다. 적어도 내가 틴에이저는 아니니 채팅으로 사람 만나 너 여자니 남자니 하면서 사귈 일은 없겠고, 거개는 서로의 글들을 통해 조금씩 알게 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만난 친구는 내가 어느 학교 나온 어디 사는 몇 살 누구인지 하는 것이 아니라 얘가 무슨 책을 좋아하는지, 얘는 왜 축구를 좋아하는지, 쟤는 왜 참이슬을 좋아하다가 처음처럼으로 노선을 바꾸었는지, 얘는 여행가서 무슨 사진을 찍어왔는지, 이렇게 계산 통하지 않는 것들로 가까워지게 된다.
인터넷이건 핸펀이건 삐삐건 손으로쓴 편지이건, 사람과 사람 사이 메신저라는 것은 똑같다. 그런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만남에 차이가 있다면, 첫째는 인터넷의 경우 때와 장소 안 가리고 연결해줄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사전정보나 계산없는 만남의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인터넷 만남의 좋은 점만 따지자면 그렇다. 그것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면 그것도 좋고.

그런데 글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주게 마련이다. 말로 하는 것보다 글은 더 상처를 많이 준다. 왜냐? 글은 글이니깐... 말로 들은 것은 기억에서 퇴색되고 또 불분명해지는데 글로 남겨버리면 문자의 힘이란 것이 확 생겨나서 아주 가슴에 콕콕 박히고, 또 그걸 되새겨 두고두고 쳐다보면서 분노와 증오를 부추기는 일도 생긴다.

그런 감정적인 것 말고 또한 인터넷 만남에서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바로 마태우스님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마태우스님이 오프라인 모임을 주최할 때 간 적도 없고 마태우스님이 힘들게 알라딘 마을을 아껴가며 보살필 때 기여한 바가 없으니 뭐라 말할 자격이 없지만, 마태우스님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그냥 내 기분대로 말을 하는 것이다. 정말 섭하다... 사람은 사람에게 '기대치'라는 것이 생겨나는데, "누가 너더러 나한테 기대하랬니" 해버리면 나쁜 겁니다. 마태우스님이 우째 저런 짓을...

더군다나, 이번주 호주 오픈 주간이다. 어제 호주 오픈 샤라포바 경기랑 나달 경기 보고서 오늘 테니스 얘기로 잡담 하나 올리려고 했는데 유일한 대화상대가 될 마태우스님이 사라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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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7-01-1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엔리꼬 2007-01-17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고픈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오란 댓글 몇번 썼더니 이제 힘빠져서 쓸 이야기도 없네요.. 저도 석궁을 빨리 구해볼까봐요..

paviana 2007-01-1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궁가지고 가실때 저도 갈래요.우리 체포단이라도 만들어볼까요? 흑흑흑

마냐 2007-01-1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포단 단장을 맡아주셍. 단원 모집 공고라도 낼까.

로쟈 2007-01-1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콩가서 사람됐다는 분이 무슨 수양을 더 하시려는지 모르겠네요. 괴물이 되시려나...

딸기 2007-01-1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 -_-+ (이 표정 뭔지 알지? 이 덩치큰 깐죽이)

내 생각에도 석궁은 쫌 무섭고 해서, 안그래도 마냐님한테 얘기해놓았는데
메신저 응답이 엄써...

울보 2007-01-1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귀가 아주 많이 간지럽겠어요,,
아마 금방돌아오시겠지요,,

해적오리 2007-01-17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요근래 페이퍼에 마태님이 자신을 야생마라고 하시던데.. ^^;;;;
마태님 그래도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저도 오늘 그 페이퍼보고 많이 많이 서운했어요..

2007-01-17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7-01-17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저도 바람구두님께 -_-+

Mephistopheles 2007-01-1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궁보단..말고삐와 안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니 이런 심각한 내용속에서 왜 난 "애마부인"이 생각나는 것인지..거참..

2007-01-17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7-01-17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결국... 제가 떠야하나요... 저 야생마고, 미인입니다..
아아아아악~~ 돌 던지지 마세요...
제가 제대로 얻어맞았으면 그냥 까무라치고 말텐데 어설프게 맞아서 많이 아파서 그래요... -_-;;;;

마노아 2007-01-18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많이 섭해요. 어여 돌아오세요ㅠ.ㅠ

딸기 2007-01-1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들께서 올리신 댓글들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아파요.. ㅠ.ㅠ
그리고 안 속삭이고 큰소리로 말씀하신(ㅋㅋ) 여러분들, 어제 마냐님이 마태님이랑 통화하셨다는데... ㅠ.ㅠ 정말 속상하네요. 많이 힘드신가 봅니다.

비연 2007-01-1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통화하셨군요...많이 힘드시다니...에궁.